시급한 막중대사를 해결하려고 용맹정진을 하는 것 / 대원 큰스님
일주일 용맹정진이 참 중요한 것입니다.
사형 언도를 받은 사형수가 정해진 날짜가 되면 사형을 당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그날 사형을 당하지 않겠느냐'
이 문제가 너무 커서 그 사형수가 주야장천 용맹정진하는 일념으로 관세음보살을 불러
마침내 사형 언도를 면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사형 언도를 받아 놓은 것과 똑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죽음의 문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죽음의 문에 다다르는 목전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느냐,
아주 시급한 막중대사 앞에 우리가 놓여 있다는 말입니다.
그 일을 해결하려고 7일 동안 용맹정진을 한 것입니다.
운문 스님에게 어떤 분이 물었습니다.
"달마 스님이 벽을 보고 앉아 계신 뜻이 무엇입니까?“
"칠을 생각하고 있다(念七).“
다시 남전 스님에게 찾아가 물었습니다.
"달마 스님이 벽을 보고 앉아 계신 뜻이 무엇입니까?“
"하늘은 추워도 이불을 덮지 않느니라(天寒無被蓋).“
또 오조연(五祖演) 화상이 말하기를,
“길을 가다가 도를 깨달은 사람을 만나거든, 절대로 말로써 대하지 말고,
그렇다고 묵묵히 함구하는 것으로도 대하지 말라. 말해 보아라.
무엇으로 그를 대해야 하겠는가?
(路逢達道人 第一不得言語 不得默默 且道 箇甚麽處體悉)?“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여러분은 생사의 바다에서 헤매는 죄수요, 사형수입니다.
오늘은 7일 용맹정진을 회향하는 날입니다.
여러분이 사형 언도를 면했느냐,
아니면 아직도 사형을 받아야 할 신세로 남아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염념(念念)이 생사를 받고 있습니다.
날짜를 정해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찰나 찰나에 생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사람은 무상이 얼마나 빠른가를 절감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초일각도 쉬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오늘 깨달아서 해결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용맹정진한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영명연수 선사에게 어떤 분이 물었습니다.
"아미타불을 염불하면 비록 깨닫지 못했더라도 아미타부처님의 가피로
생사의 바다를 건너 극락세계에 갈 수가 있는데,
우리는 아미타불도 부르지 않고 화두만 들다가 깨닫지도 못하면
신세가 어떻게 됩니까?“
그러자 영명연수 선사가 말씀하셨습니다.
"왕대 씨를 심으면 왕대가 난다. 일생 동안 참선해서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상상근기가 되는 씨앗을 심었기 때문에,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치고 나면 악도에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다시 사바세계에 태어나면 천하를 호령하는 대영웅으로, 대근기를 가진 큰 인물로, 선지식으로 오게 되느니라.“
조주 스님의 도반 가운데 달정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조주 스님은 일대사를 이미 해 마쳤지만,
그 도반은 그 일을 마치지 못한 채 입적하였습니다.
그래서 조주 스님은 그 도반이 환생해서 찾아와 법을 물을 때까지
기다리느라 120세까지 사셨다는 것입니다.
그 도반이 다시 태어나 찾아와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조주 스님이 "무(無)." 하고 대답하자 바로 해결할 만큼
그분은 공부가 이미 무르익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참선한 사람은 이생에 비록 깨닫지 못했더라도
다시 태어나면 언하에 대오할 수 있는 큰 그릇으로 오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좋은 말씀입니까? 여러분은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주일 동안 용맹정진했고 지금은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앞으로도 일생 동안 화두를 놓치지 않고, 숨이 떨어질 때까지 화두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한 사람은
이 목숨을 마치고 다시 태어나면 천하를 호령하는 대영웅, 대선지식으로 온다는 것입니다.
한 번 들으면 천 가지를 몽땅 깨닫는(一聞千悟) 그런 근기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절대로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십시오. 그런 사람이 제일 빨리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염불한 사람은 아미타불의 덕택으로 극락세계에 갔다 하더라도
언제 깨달을지는 모릅니다. 화두를 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오래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깨닫지 못했다. 화두해서 헛일이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숨이 떨어질 때까지 화두를 밀어붙여 열심히 정진하면 반드시 깨닫게 되어 있고,
설사 깨닫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그저 열심히 정진하셔야 됩니다.
일주일 동안 정진하느라 모두 애쓰셨습니다. 입승 스님은 죽비를 맡아 애쓰셨고,
살림을 맡아 후원해 주신 분도 있었고,
많은 대중이 정진할 수 있도록 뒤에서 후원해 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정진하는 이 자리에는 복혜구족(福慧具足)이 있습니다. 복과 지혜를 함께 닦는 것입니다.
일생 동안 참선만 하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지혜는 닦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복까지 함께 닦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효 스님 당시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원효 스님께서 공양을 드시다가 밥을 반쯤 덜어 빈 그릇에 담아 놓으면
그것이 휙 날아가 깊은 산 바위 밑에서 도를 닦는 수행자에게 전해졌습니다.
그 사람은 도는 통했지만 밥 한 그릇 먹을 복이 없어서 원효 스님이 자기 공양을 나누어 주신 것입니다.
그 뒤 원효 스님이 그 수행자를 산에서 내려오게 하여 대중을 위해 공양주 소임을 맡게 했습니다.
공양주를 5년 하고 나니 구름같이 사람이 모여들고, 하는 일마다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잘 몰라서 가만히 앉아 정진만 하면 되는 줄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움직이고 행동하는 가운데서도 항상 화두를 놓치지 않고 참구해야 하고,
몸으로는 보살행을 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복혜구족입니다.
이 점을 여러분이 철저히 잘 알아야 됩니다.
이 학림사 도량이 얼마나 좋습니까?
부처님께서도 도량과 도반과 스승이 있는 곳에서 정진하라고 하셨습니다.
스승이 없는 곳에서 혼자서는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다 갖추어져 있는 이런 좋은 도량에 와서 여러분이 정진해서
비록 이번 생에 해마치지는 못했더라도 깨달음에 상당히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것입니다.
그동안 미진했던 일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십시오.
(2026.07.12 학림사 오등선원 용맹정진 회향 대원큰스님 법어)
출처 :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