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이는/헤르만 헤세
밤이면 나의 베개는
비석처럼 날 덧없이 바라본다
홀로 있는 것이,
당신의 머리카락에 싸여 있지 않는 것이
이처럼 쓰라리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적막한 집에 홀로 누워
등불을 끄고는
당신의 손을 잡으려고
가만히 두 손을 뻗으며
뜨거운 입술을 살며시 당신 입에 대고
지치기까지 애무한다.
그러나 갑자기 눈을 뜨면
주위엔 차가운 밤이 깔리고
창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아, 그대의 금발은 어디 있는가?
달콤한 그 입술은 어디 있는가?
지금은 어느 기쁨도 슬픔이 되고,
포도주 잔마다 독이 된다
홀로 있는 것,
홀로 당신 없이 있다는 것,
그것이 이리 쓰린 것은 미처 몰랐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나라원]===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는 1877년 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태어나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조부 헤르만 군데르트는 우수한 신학자로 인도에서 다년간 포교에 종사하였고, 그의 인격과 함께 인도학과 수천 권의 장서는 헤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았다. 헤세는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 어려운 주(州) 시험을 돌파하여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인을 꿈꾼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탈주, 한때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갔으나 일 년도 못 되어 퇴학하고, 서점의 수습 점원이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병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시계공장에서 삼 년간 일하면서 문학수업을 시작했다.
----------해외저자사전에서 발췌-----------
부산에는 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도 이슬비를 뿌려댑니다.
오늘도 커피 한 잔을 들고
비오는 창밖을 봅니다.
이 시는 밤에 감상하여야 감동을 주는데....
홀로 있다는 것은 외로운 것입니다.
때로는 홀로 있고 싶을 때가 있으나
어쩔 수 없이 홀로 있는 때는
슬픔이,
보고픔이,
어느새 곁에 있습니다.
외로울 때는 가끔 이 노래를 듣습니다.
깊은 밤 남자가 홀로 울 때는
위로의 말일랑은 하지 마세요
세상에 있는 말은 모두 다 해준다 해도
파도 같은 그 슬픔은
그 슬픔은 달래지 못한다오
불을 끄고 남자가 홀로 울 때는
한잔 술도 섣불리 권치 마세요
세상에 있는 술은 모두 다 마신다 해도
낙엽같이 외로운 정
외로운 정은 달래지 못한다오
비를 맞은 남자가 홀로 울때는
위로의 말일랑은 하지 마세요
세상에 있는 말은 모두 다 해준다해도
파도 같은 그 슬픔은
그 슬픔은 달래지 못한다오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벚꽃이 휘날리는 날을 기다리며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