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디지털 수요 선점 경쟁
SKT, 빅데이터 기반한 문자 광고
전용몰 입점 업체에 무료 제공
네이버, 입점 앞둔 상인 창업 교육
결제 시스템 이용 수수료도 면제
KT.유플러스, 신규 가입 매장에
광고 서비스. 와이파이 등 지원
서울 양천구의 고구마 말랭이 제조업체 봄날인터내셔널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주요 판매처였던 편의점과 마트의 손님이 뚝 끊기며 주문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이 회사 허성민 대표는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할 방법이 절실했는데, IT(정보기술) 업체들이 제공하는 소상공인 지원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업체는 지난 5월 SK텔레콤이 운용하는 온라인몰 '티딜'에 입점했고, 티딜이 제공하는 빅데이터 문자 홍보 덕에 매출이 빠르게 회복됐다. 허 대표는 "현재 전체 매출의 60%가 온라인에서 나온다"면서 "두 달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IT 기업들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일상생활이 비대면 위주로 바뀌어가는 '코로나 뉴노멀' 시대가 열리면서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IT업계에선 "산간 농가나 골목 식당도 온라인 판매와 스마트 주문 등의 서비스를 찾고 있다"면서 "폭발하는 '디지털 전환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양한 공짜 혜택 "입점하세요"
SK 텔레콤의 '티딜' 서비스는 광고 수신에 동의한 SK텔레콤 고객(약2800만명)을 대상으로 문자 광고를 보내주는 서비스다. 중소기업와 소상공인이 티딜 전용몰에 입점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경쟁력은 SK텔레콤 고객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입점 업체의 상품을 가장 필요할 만한 고객에게 홍보해 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T멤버십으로 빵을 할인해 산 실적이 많은 홍대 인근의 20대 여성 고객을 골라 이 동네 소상공인 빵집의 새 초콜릿 케이크 상품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를 현재 무료 제공하고 있다. 초기에 가능한 한 많은 입점 업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3분기 중 티딜을 별도의 앱 서비스로 분리해 키울 예정이다.
네이버도 온라인 쇼핑 사업 육성을 위해 소상공인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려은 소상공인에게 '제품 사진 예쁘게 찍기' '창업 준비하기' 등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무료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네이버 예약' 이용 수수료도 전액 면제해준다. 네이버 측은 "가게 정보만 등록하면 고객들이 네이버 검색을 통해 예약부터 선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며 "네이버페이를 써도 수수료가 없고, 별도 광고비도 없어 소상공인의 수익성을 높여 준다"고 했다. 2017년 월평균 1만3000개였던 신규 스마트스토어 개설 수는 올 3~4월엔 3만 5000개로 크게 늘어났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투자 확대
KT는 소상공인이 가게 내에 설치한 TV를 광고판처럼 쓸 수 있는 '우리가게tv'서비스를 소상공인에게 3년간 무상 제공하고 있다. KT의 IPTV 서비스인 '올레tv'에 가입하고, 매장 광고 이미지나 문자를 전송하면 이를 TV를 통해 노출해 준다. 이 서비스가 소문을 타면서 우리가게tv에 가입한 고객은 최근 3만명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새로 매장을 여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LG유플러스의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면 카드 결제 단말기와 와이파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당장은 적지 않은 투자비가 들어가지만,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추구하면서 고객도 유치할 수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디지털 수요가 급증하는 지금이 고객을 늘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출처 : 조선경제 2020년 7월 23일 목요일 오로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