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우연한 기회에 일본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되었다. 7월에 열리기로 된 닝보청소년궁관현악단 초청 연주회 일로 머리가 좀 복잡하던 차, 못 이긴체하며 집사람의 권유를 받아들여 따라 나선 이번 크루즈 여행은 처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지금까지즐겨 다녔던 패키지 여행과는 사뭇 다른 여유와 즐거움을 주었다.
빡빡하게 짜여진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가이드의 재촉에 따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호텔을 옮겨 다니며 바쁘게 쏘다녀야했던 패키지여행은 그야말로 큰 고역이었다. 그래도 그 괴로운 여행을 계속하는건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 집을 나선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의 여유로움고 일상에서의 탈피를 즐기려는 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 영도에서 출발하는 크루즈船 클럽 화모니(Club Harmony)는 23,000톤 급으로 2년 전만해도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항구도시를 기항했던 이탈리아 선적의 선박이었다고 한다. 모두 9층으로 된 배안에는 800여개의 객실과 의무실, 안내 데스크, 스파, 포토숍, 갤러리, 레스토랑, 극장, 바, 카지노, 면세점, 카페, 식당, 스위트룸, 일광욕실, 풀,뷔페식당, 피트니스(헬스장), 사우나, 일광욕실 등의 시설이 배치되어 있었고 유명한 가수나 클럽 밴드, 뮤지컬 공연 등으로 승객들이 선상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어떤 경제학자가 쓴 글에 의하면, 세계 각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국민들의 의식 단계를 보면 일인당 국민소득이 10,000불이 되면 여행을 시작하고 20,000불이 되면 유럽여행을, 그리고 30,000불 시대가 오면 크루즈여행을 즐기게 되고, 40,000불 시대가 되면 요트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50,000불 시대가 되면 경비행기를 몰고 다니게 된다나.
이 클럽 하모니의 船主는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배를 인수하여 약 1년에 걸쳐 리모델링을 한 다음 지난 2월부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크루즈 여행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첫 출발이라 부산을 기점으로 하여 일본을 몇차례 운항한 다음 앞으로는 대만, 중국, 동남아 등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 본격적인 크루즈 여행사업을 정착시켜 멀지않아 우리나라의 주요 국익사업으로 성장 시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배안에서 근무하는 승무원 수는 모두 360명 가량 되는데 그중 우리나라 사람은 7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필리핀인을 위시해서 동남아 여러나라에서 선발한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번에 함께한 여행자 수는 400여명인데 정원 1,500여명에 비하면 너무 빈약한 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승무원들은 최선의 서비스로 승객들을 대했으며 열심히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첫날 기항지는 돗토리縣이었다. 사카이미나토市에서 하선하여 마츠에城을 올랐고 성 주위를 인공으로 파서 만든 호수, 해자(호리카와)를 유람선으로 돌았는데 이런 것까지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일본인들의 아이디어가 놀랍다. 다음에는 돗토리현 출신 유명한 일본의 만화가 미즈키 시케루의 만화 주인공을 주제로 한 조각 작품이 늘어선 미즈키 시게루의 거리를 관광했다.
(마쓰에 城)
다음 날은 도야마에 기항 했는데 배에서 내려 알펜루트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다시 케이블카로 다테야마, 거기서 다시 고원버스를 타고 비죠다이라에 이르러 그 유명한 雪壁을 감상했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이곳에선 눈이 되어 날리는데 여름에 보는 설경이 신기하기도 했다.
여행기간 동안 호텔을 옮겨 다닐 필요가 없으니 첫날 배정 받은 방에 가지고 간 가방을 모두 풀어 방안에 진열하여 오늘은 이옷 내일은 저옷 마음 내키는대로 갈아 입으니 얼마나 여유롭고 편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마 나이많은 사람들이 크루즈 여행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식당에서는 끼니마다 뷔페, 양식, 한식 등 다양한 메뉴로 승객들의 맙맛을 돋우었고 , 남자는 연미복에 나비 넥타이, 여자는 화려한 드래스로 한껏 멋을 부린 부부가 나란히 식탁에 앉아 포크로 찍고 나이프로 칼질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처음 가본 크루즈여행이라 우리는 준비가 미흡했지만, 이러한 승객을 위해 배안에 있는 의상 대여실에는 정장들이 가득차 있었다.
마지막 날 우리 일행은 아쉬움을 남기며 4박5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부산항에 내렸다.
우리가 남은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우리들의 Bucket list(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에 크루즈 여행도 목록에 한번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첫댓글 와!!! 호화유람선을 타고 여행을???
난 고작 영국에서 네델란드로, 스웨덴에서 핀랜드로 하룻밤을 이동하는 대형 유란선을 타보긴 했지만
제대로된 크루즈 여행은 꿈으로만 꿔 왔는데...
불부다....
서양에서는 좀 여유있으면 크루즈 여행을 한다고 하드군! 우리 나라도 크루즈 여행시대가 시작되어 다행이야. 전에 같으면 외국선사에 티켓팅을 했지. 이젠 우리국적선으로 크루즈 여행을 하게된것이 자랑스럽네. 은퇴 생활을 하면서 여유로운 크루즈 여행의 낭만을 즐기는 자네의 생활이 여유로와 보이네. 헹복한 크루즈 여행 축하하네!
좋은 안내를 해주어 고맙네. 한 번 해보고 싶은 데 경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
오래간 만일세. 잘 있겠지? 일반 패키지 여행보다는 돈이 더 들지.이번에는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라 홍보차원에서 4박5일에 옵션까지 모두 합해서 1인당 80만원 정도 들었어.
고맙네 좋은 소식 자주 들려주게나
그런 여행도 있었구나. 안국환 음악가가 웬 아가씨와 함께 ? 참으로 멋있는 여행이었네그려. 꿈만 같은 여행, 나도 더 늙기전에 크루즈를 타고 가 봐야겠는데?
몇년전부터 크루즈여행에 관심이 좀있었으나 용기를 못내어서 실행에 못 옮겼는데 용기가 대단하네.좋은 정보줘서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