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문화 심리학 / 김정운 문화 심리학자
1.안단테 콘 모토(Andante Con Moto) :느리게 그러나
활기차게
시간이 지배하는 시대. 속도가 성패를 좌우한다. ‘빨리’하는 것이
실력이고, 시간을 얼마나 능숙하게 관리하느냐가 성공여부를 가늠한다. 속도가 ‘경쟁력’인 세상 속에서 클래식 음악에 몰입하는 게 한가한 사람들의
사치가 아니다.
세상이 속도 속으로 함몰하면서부터 반성을 잃어가고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여유와 반성’마저도 어렵게 하고 있다.
콘 모토(con moto)는 ‘움직임을 가지고’ 연주하라는
지시어이다. ‘빠르게 활기를 가지고’ 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콘 모토는 정적 속의 움직임, 내면의 동인(動因)에 이끌려 필연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살아있는 힘이다.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와 베토벤의 <열정>에서 만나는 ‘안단테 콘 모토’는 조용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완력으로 우리를 이끈다.
베토벤이 내뿜는 열정의 에네르기도 결국은 콘 모토의 엄숙한 휴식이
있었기에 잉태될 수 있는 것, 샘물처럼 솟아나는 슈베르트의 음율도 콘 모토에 실린 심장의 동계(動悸)와 함께 하기에 가슴 시린 동경의 노래가 될 수 있다.
2.리츄얼(Ritual) :의식
사랑은
리츄얼이다. 리츄얼은 일상에서 반복되는 일정한 행동패턴을 의미한다.
형태상
습관과 리츄얼은 같은 현상이다. 그러나 심리적 차이가 있다.
습관은 ‘의미부여’과정이 생략되고,그저
반복되는 행동 패턴이다.
리츄얼은 반복되는 행동 패턴과 일정한 정서적 반응에 의미부여 과정이 동반된다.
그 예로
아내를 볼때 ‘사랑 받는다는 느낌’,’가슴 설레는 느낌’이 있고 ‘뭔가 가슴 뿌듯한 느낌’이
동반되면 그 행동은 ‘리츄얼’이다. 그런 저런 느낌이 없으면 단지 습관일 뿐이다. 사랑이 식은 것(?)이다.
리츄얼이
다양한 삶은 풍요롭다. 나이가 들수록 여성의 삶은 남성보다 정서적으로 풍요롭다.
개인을
떠나 사회유지에도 리츄얼이 있다. 그 예로 독일은 2차 대전후
전쟁 도발 이유를 권위주의적 사회 구조에서 찾았다. 권력자에 대한 복종과 충성을 강요하는 집단 리츄얼을
철저하게 해체 했다.
독일대학에는
졸업식이 없다. 졸업식 가운도 없다. 졸업식을 집단으로 모여
권위를 확인하는 세리머니로 이해해서다. 그러나 리츄얼이 나치 독일의 경우처럼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문화란
특정한 정서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리츄얼이 없는 삶은 정서가 건조한 삶이다.
내 삶이
행복하려면 반복되는 정서적 경험이 풍요로워야 한다. 음악회,미술관
관람,문화 행사,독서,취미
생활,여행… 내 삶의 보통 일상에서도 즐거운 리츄얼을 다양하게 개발하면 즐거워진다. 즐거운 정서적 경험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즐거운 시간, 혼자서도 자신을 잘 도닥여 주기,잘 쉬게 해주기,위로해 주기,맛있는 것 사주기,좋은
상상으로 칭찬하고 격려해주기…나이 들수록 이런 사소하지만 즐거운 리츄얼이 우리 삶을 구원해준다.
3.내 존재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확인되어야 한다.
내가 즐거워하는
일로 존재를 확인하면 관계에서 확인되는 존재 역시 언젠가는 다시 작동하게 된다.
사회적
지위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사회적 지위는 곧 사라진다.
사장, 회장, 완장…예로 처칠을 들 수있다. 처칠은 일이 조금 잘되면 흥분 잘하고 잘난 체 잘했다. 다 자기가
잘 나서였다는 식이다. 일이 잘못 되면 낙담에 우울 증상으로 울기도 잘 했다.까다로운 자였다.
처칠 여비서
토로하길, 2차 대전 히틀러와 싸운게 아니라 처칠과 싸웠어요. 그
아내도 질려 버렸다.
그런 치명적
약점 투성이인 그가 어찌 세기 영웅이 됐을까. 존재 확인 기술이 달랐기 때문이다.
힘든 시간에
항상 그림을 그렸다. 아내가 쉬겠다고 혼자 떠난 크루즈 여행에서 처칠과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따뜻하고
친절한 영국 신사와 함께하며 불륜의 시간을 가진걸 알면서도 그는 그림을 그렸다.
그에게는
마지막 존재 확인 방식이 그림그리기였다. 사회적 지위가 사라져도 사랑하는 아내가 배신해도…존재가 확인되면
사회적 지위는 부산물로 얻어지게 되어 있다. 아내도 다시 돌아왔다.
덤으로
처칠은 우리에게 우아하게 나이들어가는 방법을 한가지 알려준다. 자신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개발하라는
것이다 시간 날 때 자신의 옷을 스스로 디자인해 입었다. 군복 스타일 옷. 독한 시가 물고 있는 것. 나만의 개성을 살릴 것…나 지금 행복, 옷, 모자, 안경, 취미, 목수일, 가드닝, 사진, 글쓰기, 전화하기, 글 투고, 자주 들르는 곳, 쉬는
곳, 자주 만나는 사람, 즐겨 찾는 글 카페, 잘 듣는 노래, 좋아하는 프로,…
내 스타일, 팜스타일, 팜스문학관, 팜스카페, 팜스리조트, 지금 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