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씨즌이 다가오니 취뽀도 활기를 띄는군요. 작년 이후로 안들어왔지만 저도 요샌 자주 들어오네요 ㅋ
특히 이곳 은행게시판에는 현직자의 하소연하는 글들도 종종 올라오고 아리따운 여성분들의 사진들도 가끔 올라와서 참 자주오는 게시판중 하나입니다 -_-;;;
하지만 현직자의 힘들다는 글에 그것도 각오안했냐, 거기도 못들어가서 안달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돈 받으면서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라는 리플들을 볼때면,
1년도 못참고 나온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은행업무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이 고액연봉과 복지만 쫓아서 은행에대한 환상만 갖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물론 작년에 저도 PB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대기업들 다 마다하고 은행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업무가 저에게는 너무 안 맞았을뿐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위해 사표를 냈습니다
저는 주로 기업대출과 무역금융 쪽을 담당했는데 8시에 출근하면 그날그날 대출만기일이 되는 손님들과 외화대출 이자내야할 손님, 해외에서 돈 들어온거, 신용장 오픈한거 만기 등등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의 만기를 관리해줘야 하는 손님들의 리스트를 살펴봅니다
환율체크해서 적당히 맞추고 대출만기되는 손님 신용도 살펴보고 하다보면 9시가 되고 간단한 아침조회를 하고나면 9시 30분이 되면서 손님들이 오기 시작합니다
물론 대부계는 일반 손님들이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지만 업체손님들 몇분만 와도 2~3시간은 훌쩍 지나갑니다~ 그래서 근무시간 중에는 아침에 체크했던 손님들에게 연락을 할 시간도 대출조건을 살펴볼 시간도 거의 없습니다...결국 4시 30분 셔터문 내리고 일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래서 늦게 끝나는 거죠
이때 그날그날의 만기손님을 실수로 관리 안해주면 연체이자를 제가 물어야할뿐 아니라(17%) 그보다 더 무서운건 나도 잊고 손님도 잊고 그냥 넘어갔을 경우 손님 신용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다는...ㅎㄷㄷ
그래서 항상 긴장해야 하고 항상 무언가에 쫓겨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베테랑 10년차 행원도 실수하는 법이고 옆에 고참행원들도 만기일자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때는 진짜 손님들로부터 별별 쌍욕 다 들어먹고 연체이자 대신 내주고 그러는거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토, 일요일은 출근을 안하지만 작년 그 날짜는 공휴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월요일이 되면 3일치가 밀려 있습니다...그래서 은행원들은 일요일 저녁부터 미칠려고 하죠 ㅋㅋ 그래서 너무 많은 일이 밀릴까봐 강제는 아니지만 동기들 몇몇은 주말에 나가서 월요일날 할일 미리 해놓기도 하더라구여~
진짜 일 많고 바쁜 지점에 있는 동기는 한주도 빠지지 않고 매주 토요일날 출근 했습니다
당장 일이 밀리는데 손님들의 항의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그게 더 편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실적의 압박!!!
보통 카드, 펀드, 보험등의 실적이 매일매일 메일로 발표가 되고 잘한 사람은 시상도 하고 그럽니다
카드가 평균 하루에 1~2개 씩으로 1년에 300개 이상이 떨어지고 펀드, 보험도 엄청난 양이 내려옵니다
물론 이걸 다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하는 사람도 있기는 있더군요 그것도 목표량의 300%를 -_-;;;
그나마 창구에 있는 사람들은 워낙 손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하기가 조금은 수월합니다
그러나 대부계는 오는 손님들이 돈이 없어서 돈 빌리러 오는 손님, 아니면 거의 매일오는 항상 상대하는 기업체들의 경리과 직원분들 입니다
돈 없어서 돈 빌리러 오는 손님들에게 펀드하라 그러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십니다 ㅋㅋ
하긴 돈 필요해서 돈 빌리러 왔는데 투자를 하라니...
그리고 업체손님들은 더이상 권유하지도 못합니다~~ 이미 하고 있는데 수십개기 때문에 -_-;;
결국 친구나 친척분들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책임자분께서 기업체 하나 뚫어서 거기 카드 쫘악 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점장님의 영업능력이 뛰어난 지점들의 행원들은 진짜 편합니다 완전 누워서 떡먹기
지점장님들이 큰 거래처 하나 뚫어 오시면 거기 직원들거 카드 몇백개씩 한번에 가져옵니다
그럼 1/n 해가지고 각자 할당에 추가하는 거죠...1,2등 하는 지점들 거의 대부분이 이런 케이스 입니다
저는 한번은 은행일 안하고 지점장님의 지인이 근무하는 모 백화점의 허가를 받아서 백화점으로 카드영업 하러 나간적이 있었는데 다들 300장 정도는 기대했는데 고작 40장 정도한게 다였습니다
그만큼 카드영업이 어렵고 대부분 카드를 갖고 있고 대부분 귀찮아서 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는 각종 공모전, 마케터, 인턴, 국토대장정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정도로 성격이 활발하고 처음보는 사람과도 농담 따먹기 할 정도로 번죽이 좋습니다~
그래서 은행일도 적성에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매일매일 뭔가에 쫓겨사는 기분, 더이상 손 벌릴곳도 없는 현실, 10년차 고참행원분도 옆에서 저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장래성 등등을 보고
여기서 1년을 있으면 절대 못 그만두겠다...이렇게 하기 싫은 일을 평생 할수는 없다라고 생각해서
리스크가 큰 선택이었지만 사표를 내고 다시 지긋지긋한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매일매일 남 대출관리를 해주기 보다는 내가 직접 기업의 돈을 관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기업 재무팀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그쪽으로 원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공부는 못했지만 타고난 번죽과 말빨로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며 현재 최종합격을 한 곳과 여러군데 1,2차면접, 최종발표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은행보다 돈도 적게주고 대기업 재무팀이라는 곳이 은행만큼 야근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야근하는 것은 별로 상관하지 않고 매일매일 뭔가에 쫓겨사는 기분이 안 드는 것이 고액연봉을 다 커버할 만큼 값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리고 은행권 연봉이 좀 부풀려진게 있는데 언론 보도에서 h은행 초봉이 모든 기업, 금융권 통틀어서 1위인 4800이라고 하는데...그럼 월 400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한분도 없겠죠??
실수령액은 평달에는 200 조금 넘고 3, 6, 9, 12, 추석, 설날에 보너스가 140~150 정도 나옵니다
그럼 월평균 270~280 정도 되겠네요...그리고 당장 쓸수는 없지만 은행에서 노후를 대비해서 연금 넣어주는게 월 2~30 정도 되는데 저는 퇴직하니까 그거 빼서 넣어주더군요~
그럼 토탈금액이 월평균 300정도는 되겠네요 헉.....쓰고보니 많기는 많네 ㅡ,.ㅡ
물론 개인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치는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 다 이겨내고라도 나는 돈 많이 벌고 싶다, 안정된 생활 누리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은행이 딱입니다~ 월 300이상 찍어주는 직장 대한민국에는 많지 않거든요
제 생각에는 대학때 동아리 회장이나 학생회 활동 하셨던 분들 은행 제격입니다
실제로 인사팀에서도 그런분들 많이 좋아라 합니다 ㅋㅋ
그러나 자신의 성격이 좀 내성적이고 안 좋은일 있으면 마음에 담아두고 활발하지 못한 분들은 정말 비추입니다~ 여성동기들중에 대부분이 한번씩은 울었을 정도로 별의별 손님이 다 오는 곳입니다
그런거 무덤덤하게 흘려보낼수 있는 분이여야 은행생활 오래할 수 있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참 길어졌네요~*
저는 은행업무를 여러분들이 좀 이해하시라고 안좋은 면만 쓴거 같은데 은행일이 적성에 맞는 사람들은 고액연봉에 최상의 복지에 이만한 직장이 없다고도 합니다
다 개인적인 관점의 차이이니까 판단은 여러분들이 하시고 모두 원하는 곳 취뽀하세요!
원서떨어진거랑 내성적인거는 아무 상관없을 듯 한데요...ㅋ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흘러다니다 여기와서 또 다시한번 깊게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은 글이네요 ^^ 설마 이거 보고 충격받으신분들은 은행 입사하면 돈주고 돈받는 일만 한다고 생각하신건 아니겠지요 전 은행영업보다 소히 조금 더 힘들다는 영업 했었는데요 자기가 하기 나름입니다 사정이 생겨 회사에서 나왔지만 영업만큼 보람있는 일도 없어요 그리고 재미도 있구요 너무 이글에 겁먹지마세요 사람마다 다른거니까요 ㅎㅎ
감사합니다. 취업설명회 특히 은행들은 힘들다고 하지만 이런 말까지는 선배님들도 안 해주시는데.. 그리고 설명회 들으면 딱 비전이 그려지던데.. 현실을 잘 몰랐습니다. 이 정도일줄은.. 그런데 아시죠? 100명 뽑으면 만명 이상 지원하는거 석박사. 해외대학 나온 사람도 지원 한다는 거. 은행이 많이 뽑잖아요. 대기업 특히 부별로 인문계 한자리 수 뽑는 곳 많고. 요즘은 경쟁이 치열하니 금융 생각 안 해본 사람도 은행 많이 넣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말 듣고노 아니구나 한 사람도 또 쓰는 것 같아요. 글 쓰신분 대단하시네요. 재취업도 이리 빨리하고 몇 군데나 붙고.. 취준생 화이팅!!!!!!!!!!!!!!!!!!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정도 일 줄은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현실은 은행에 남으시는 분들이 나오시는 분들보다 많다는 것이고,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는 개인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핵심은 취업은 적성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게 답이라는 것입니다. 가끔 신의 직장에서도 그만두고 나오시는 분이 있으니깐요. 아무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글 볼 때마다....역시 공기업 밖에 없는건가 ...
공감갑니다. 은행에서1년 8개월 근무하였는데, 정말 카드, 방카 영업 압박에 정말 자살 충동을 많이 느꼈습니다. 돈박는 것도 서글픕니다. 포부가 있어서 결국 그만뒀습니다. 지금 구직 활동하고 있는 백수이지만, 전혀 후회없습니다. 은행 다니는 동안 스트레스가 심해서, 저 20대 여자인데 원형 탈모증까지 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은행에 들어가면, 일단 신입은 70개정도 카드를 지인들로부터 받아와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쁨받지 못하죠~ (지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의 적성을 꼭 생각해서 지원하세요. 은행은 발이 넓은 사람, 손님들한테 부탁 잘 하는 사람이 잘 적응하는 것 같아요.
도라에몽님&꼭 이루자^^님 말씀에 절대 동감입니다.!! 저도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님들 말씀처럼 매일매일 무언가에 쫓기듯 영업시간을 보내고 은행 셔터가 내려간 순간부터 마감업무와 여러 잔업무.....그리고 실적에 대한 압박...정말 싫습니다. 그래서 뛰쳐 나왔지요...ㅋㅋㅋ 30대 백수이지만 후회없습니다. 돈도 중요하지만,,전 제자신이 더 소중하니깐요..아마 계속 그곳에 다녔다면 점점 시들어 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을것 같습니다. 물론 개개인 차이가 있으니깐...뭐라 말씀드리기그렇지만,,,사회생활의 첫발은 굉장히 중요합니다.본인의 적성을 꼭꼭꼭 생각하시고 지원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 전체적으로 거의 맞는 말씀입니다.(은행 수년차)..님의 선택에 찬사를 보냅니다..저는 이제와서 관둘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고..지금이라도 월급 2/3정도만 주는 공기업이나 아니면 절반이라도 마음편한 공무원 자리가 있다면 당장 사표내겠습니다.
솔직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