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하얀 눈길 위에 총총 걸음으로 모여드는 발자국들.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한 미소로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6년 전 원삼면에는 '엄지회'라는 봉사 단체가 결성되었다.
매월 밑반찬을 만들어서 독거 어르신 가정이나 장애우 가정에 전해드리다 보니 지금은 반찬을 전해드리는 수가 45 가정에 달했고,
회원들도 30여 명으로 늘어났다.
매월 두 번째 화요일은 반찬 봉사하는 날이다.
봉사하는 사무실이 임시건물이라 춥고 불편한 환경이지만 어김없이 다들 참석하시어 연탄난로보다 더 따뜻한 사랑을 함께
만들어 나눈다.
매월 일정 회비를 내어 주시고, 귀한 시간도 내어 주시고, 반찬도 손수 만들며 각 가정에 나누어 드리는 일까지,
힘들기도 하실 텐데 모두들 즐거워하신다.
오늘은 생선튀김과 불고기, 나물 반찬을 했다.
통통한 생선 살에 튀김가루를 입혀서 자글자글 끓는 기름에 튀겨내고, 새로 짠 들기름을 듬뿍 넣어 조물조물사랑으로
버무란 나물 반찬, 입안에 군침이 사르르 돌게 하는 먹음직스럽게 양념한 불고기를 익혀낸다.
맛나게 요리한 음식들을 마흔 다섯 개의 도시락 가방에 나누어 담고, 엄지회 회원님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차에 오른다.
방문하는 45가구는 독거 어르신 댁과 장애우 가정이다.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 건강하신지 안부를 묻고 정성껏 만든 음식을 전해드리면 '감사합니다.
염치없게도 이날이 기다려집니다' 하신다.
굵은 주름 속에서 베어 나오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밝은 웃음마저 잃어가는 외로운 사람들,
잠시 그분들 삶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특별한 것도 아닌데 받으시면서 무척 고마워하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가득 차오르는 기쁨과 보람을 안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집으로 향하곤 한다.
앞으로는 반찬뿐 아니라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을 찾아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랑을 나누는 일도 해볼 계획을 하고 있다.
지나가는 시간의 틈새에 잠깐 옆을 돌아보고 살피며, 나눔을 실천하는 작은 사랑이 누군가에게 기쁨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노력의 대가 치고는 대단한 보상이 아니겠는가.
올해는 더 많은 이웃을 살피고, 더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더 벅찬 보람으로, 더욱 아름다운 인생을 장식할 것이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도 인생의 큰 활력소가 된다.
행복의 사랑 열차를 함께 타고 달리는 우리 엄지회 회원님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정충희(용인특례시 처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