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났다
그 까닭을 알지 못한 채
어머니의 숨결 속에서
어둠을 지나 빛으로 왔다
세상은 묻지 않았다
나는 왜 왔는가
나는 다만 걸음을 옮기며
하루를 살아냈다
길 위에서 나는 자주 멈추었다
내 그림자가 나를 앞서가고
나는 그 그림자를 따라갔다
그러나 그림자는 언제나
내 발끝에서 흩어졌다
삶은 대답하지 않았다
죽음 또한 침묵했다
나는 그 사이의 고요 속에서
스스로를 바라보았다
꽃은 피고
바람은 스쳐가고
나는 그 사이에 잠시 머물렀다
머무름이 곧 이유였다
밤이 오면 별빛이 흩어지고
나는 그 별빛 속에
내 이름을 잊었다
잊음이 곧 존재였다
태어난 까닭을 찾지 않아도
이미 나는 이곳에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세상은 나를 통해 한 번 더 완성된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리라
그때에도 이유는 묻지 않으리라
돌아감이 곧 대답이기에
--- 한미르 ---
첫댓글
안녕하세요 이시간 우리 한미르님께서
오심에 반가움으로 마중을 드리고
고마움에 인사로 같이하는 시간이랍니다
하루도 행복하시고
감사에 마음을 드린답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