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마당에 지난 주일부터 쓸지 않은 낙엽들이 뒹굽니다.
낙엽들 가운데 작고 빨간 담쟁이덩굴 잎이 섞여 있습니다.
담을 빙 둘러봐도 안 보이는데…
밖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 막다른 골목, 교회 문 가까이에서 고개 들어 하늘 보니, 울긋불긋 꽃단풍!
향나무 타고 오른 담쟁이덩굴이 맨 꼭대기까지, 언뜻 보면 향나무에 꽃을 피웠습니다.
엉뚱한(?), 낯선 곳에 발을 디뎠습니다.
영적 동반 강사 모임에서 심리 상담과 영적 동반의 관계를 살펴보자 하여,
<현대정신분석과 기독교 영성>을 읽습니다.
대상관계 이론, 자기심리학, 애착 이론, 상호주관주의, 정신화~
애착 이론은 전에 한 번 다룬 적이 있어 반갑네요.
국내 학자들이 널리 읽히고자 쓴 글이라 그런지 읽기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대상 관계’란 뭘까? 평소 궁금하던 참에 잘 됐다 싶습니다.
프로이트(고전 정신분석)는 인간의 가장 근본 동기를 욕구 추구로 보았는데,
대상관계 이론은 그 동기를 대상 추구로 옮겼으니, 정신분석의 혁신!
여기서 대상(object)은 관계 맺는 타인, 아기에게는 양육자(엄마), 환자에게는 분석가, 신자에게는 하나님~
대상관계 이론에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대상을 추구하는, 즉 관계를 지향하는 존재,
따라서 치유와 성숙에 있어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돌보는 존재, 따뜻한 (충분히 좋은) 엄마의 안아줌이 미숙한 자아를 정체성을 가진 자기로 발달하게 한답니다.
성찰 질문) 충분히 좋은 엄마, 충분히 좋은 목사, 충분히 좋은 영성지도자, 충분히 좋은 교우인가?
우리 교회는 안아주기(촉진적) 환경인가?
대상관계 이론가 중에서 리주토의 <살아 있는 신의 탄생>이 흥미롭습니다.
한 개인의 발달 과정에서 하나님 표상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하나님 표상이 형성되는 과정이 곧, 살아있는 하나님의 탄생 과정!
전 생애에 걸쳐 이 표상(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대상이 마음속에 형성한 하나의 상)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제목에 끌려 사서 읽다 말다 되풀이한 책, 이제야 읽을 만하겠네요.
여전히 낯선 개념, 역동(逆動 dynamics)!
샬롬~
2024.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