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은 남해에서.. [벽방산 / 경남 통영, 고성]
2017. 3. 12 [일]
평택종주산악회 56명
안정사 주차장 - 가섭암 - 의상암 - 갈림길 - 전망바위 - [벽방산] - 무애암 - 은월리 쉼터 -
엄홍길 전시관 - 당동리 광동초교 (약 4시간 20분)
춘기 속에 피어난 해무는 산 초록에 잠겨 시간 밖의 외인이 된듯하다. 한껏 물오른 해풍은
봄날의 촉수되어 산허리를 곱게 색칠하며 분칠된 산자락을 부여잡는다. 도도한 봄빛은 산문에
다가가 초록 그늘에 몸을 녹인다. 깜짝 놀란 초목은 자기 모습을 숨기며 빛에 감긴다.
봄빛에 정화되어 산그림자 자욱이 산길에 접한다. 온몸에 휘감기는 다도해의 풍광이 두 눈 속에
사르르 떨어져 봄눈처럼 전해진다. 애릿한 봄 향이 허공을 타 산 병풍 깊이 가득히 젖어든다.
어느 새 와버린 봄. 시간은 세월에 기댄 비순하고 비열한 속물 같다.
붉은빛에 감싸인 도덕능선엔 봄 길이 자욱이 기다리고 있다. 달아나버린 겨울은 시기 속에
잔재한 시간을 흡수하며 산목의 높이를 키우고 또 다른 생애를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모른다. 그가 언제 빛과 바람을 겨울산의 입자로 되돌릴 수 있는가를...
갈고 닦인 푸른 낯빛을 해양의 숲 언저리에 쌓인 은방울로 가까이, 멀리 쪽빛을 채워낸다.
목마름으로 버틴 시름은 봄바람이 치는 순한 물가에 고이 내려놓는다. 습한 고요 속에 머무는
다도의 봄소리는 가냘픈 곡조로 피어나 바람 속 허공을 타고 있다. 봄기운은 먼 분홍빛의 요원한
색깔처럼 나의 마음에 想想이 되어버린다.
아스라이 전해오는 옥녀와 앵산, 대금산, 미륵산이 눈부시게 하얀 고깔을 쓰고 있다. 겹겹이
이으며 흩어진 섬초들. 외로운 마음이라도 봄이 오는 소리 그 안에서 천연덕스럽게 구르며
구르며 살고 있다. 은빛 잔물결속에 어둠을 버려 밝은 그림자가 되어있는 거제 산군 산방산,
계룡산, 노자산, 가라산, 망산이 오랜 공백을 버리고 사뿐히 허공 위를 걷고 있다. 기다렸던 봄의
산방처럼 은은하게 비쳐드는 봄빛에 마음이 나태해진다.
「빛과 다도해의 물결과 봄 산의 정취에 철없던 시절처럼 어린 순수가 웃고 있는 듯합니다.」
「가슴이 풀어지는 저 풍경, 너무 아련해 집니다. 봄의 전령 남도에서의 그 느낌은 아주
여린 순수에 불과합니다.」
「저 사이사이를 떠돌며 그 속에 동화될 수만 있다면... 너무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오직 눈빛과
마음으로만 간직할 것입니다.」
봄의 빈자리가 없다. 차갑게 피웠다 고독을 파하고 홀로이 사그러진 시기의 생명은 늘 제자리다.
비취에 취한 섬 통영 도산면을 두 눈에 담고 와룡산과 수우도, 사량도에 긴 해무가 파도쳐도
빛과 바람을 베고 허망을 벗고 쭉 뻗은 봄의 길을 난다. 바다가 깊어진 지난 슬픔을 덮는다.
남해의 쪽빛이 잠잠히 그 슬픔을 듣는다.
만리창벽이라는 단애를 안고 봄 바다에 어른거리는 지평선을 떠다 벽방의 이름 앞에 선뜻
내놓고 싶은 마음이 인다. 우수적인 흐름이 짙어지는 수면에 아릿한 놀빛이 안득이며 내 곁으로
젖어온다. 세차게 피어대는 봄빛 속으로 고독이 잠든 하얀 삼림에 봄 나비가 춤을 춘다. 초봄,
그 절정이 되어가는 곳 남해. 동초님은 가고 샛님이 따라오는 아득한 번민 속 시간에 메인 몸은
허공중으로 점점 헤집어진다.
바다는 시린 세월을 승화시킨 산 증인이다. 긴긴 생애를 이어오며 옛날의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그 흔적과 자욱은 시기의 단상을 넘어선 우리의 영원함이다. 소복하게 쌓여진 지난날의
이야기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 어느 날에도 그대로 있는 바다의 정중동. 늘 적요하다.
잔잔히 퍼져오는 하늘, 산맥, 강물, 구름, 안개의 바람 새 풍경은 무엇으로 표현하리. 그저
넉넉함으로 비유할까. 3월의 시간 속에 묻혀가는 그 풍경은 정다움 외엔 홀로이 이는 습관적인
적막. 문득 겨울의 빛깔과 봄으로의 향기가 마주 친다.
파랗게 보이는 바람을 넘고 은초록 바다를 보면서 붉은 산벽에 몸을 기대었다. 바다는 먼 날을
그리며 제 몸을 수없이 날라 물 청벽을 쌓았다. 늘 해오던 대로 홀로이거나, 가버린 시간을
잊거나... 고독한 자유에 기대어선 그 시간은 다도해의 바람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거류, 문암, 구절산의 풋풋함이 시간의 결리를 흐린 채 하얀 하늘이 되어 봄 결의 산성을 이루고
있다. 하늘 밑에 누운 흰 구름은 계절의 순리를 아는 듯 우수수 그 안의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봄은 멀기에 아직은 유목민... 어느새 순리 찾아 봄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지 않았다.
아니, 오는 것일까? 온 것일까?
◈◈◈
봄의 손길이 닿은 모든 곳에 생명의 움틈은 초록의 춘색으로 물들어져 있다. 그 따스함을 품고
수수한 봄의 정기를 느끼신 고문님, 회장님이하 회원님과 산우님들께, 평온했던 산행
감사드립니다. 또한 장거리 산행 수고 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준비하신 뒷풀이 후식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수고하시는 이년헌 고문님과
여성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TIP : 벽방산 상봉에서 다도해의 풍광에 취하며 스케치 하고서 빠르게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불리는
'거류산정'으로 향하던 중 무애암 도로에서 등산화의 왼쪽 밑창이 떨어져 나갔는지를 알아차렸다.
이게 웬일인가. 무릎이 시원치 않아 도무지 갈수가 없었다. 착잡한 마음을 접으며 동광초교로
갈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은 아쉬움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김중훈 대장님, 허성석 대장님 감사드립니다.]
2017. 3. 13
첫댓글 봄맞이 산행 통영벽방산 이은광 전대장님과 함께해서 즐거웠구요
멋진영상과 산행후기 잘보고갑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여유로운 모습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즐거운 산행 했나봐요. 다들 행복해 보입니다. 멋진 영상 잘보고 갑니다.
아산 신화님 어제 통영 벽방 거류산행 좋았읍니다
고생하셨읍니다~~~
벽방산 산행 수고하셨어요.
멋있는 사진들 잘보고 갑니다.
신화님의 영상과 산행기 보면 신화님의 정성과 모든 마음이 다 들어있네요
멋지게 써 내려간 글 감동적이고 다시봐도 명품 글 정말 감사합니다
늘 지금 처럼 멋진 모습 보여주세요
수고하셨어요
엄홍길 기념관에서 반가웠어요
새봄맞이 멋진산행이었어요
등산화 때문에 고생하셨어요 거류산은 아쉬웠지만 가셨던곳이니
후회는 없을듯합니다 ㅎㅎ ㅎㅎ
맛있는 점심 잘먹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멋진 후기글과 멋진 사진 즐감하고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와이드 화면으로 보여주는 산길 풍경이 시원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