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
구룡포에서 대보를 거쳐서 대동배 그리고 도구리 IC까지 한바퀴 돌아본 초하의
계절은 그리움이 가득한 하루의 순간이고 막연한 동경의 그림자를 한꺼풀 벗겨
내고 마음안의 조급함을 털어낸 햇살과 그리고 마눌과 함께한 생동의 길이였다
마눌과 내가 수년간 고생만 하고는 부도라는 허망의 껍질을 떨어내고 마지막 정
리를 하기위해 찾아간 호미곶 온천랜드는 삶의 온기는 어디로 간데없고 낯선곳
을 찾은것처럼 눈에 익지않아 한참동안 주차장에서 건물만 올려다 보았다
이제야 끝났다는 작은 위로와 너무 힘든시간이 나를 울렸다는 현실이 너무 칙칙
하게 가슴을 짖눌려와서 그럴까?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아쉬움을 달래
려고 마눌의 동의없이 포항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구룡포를 향해 달려간다
10 수년간 나와 동고동락 하는 봉고차는 눈물의 길이든 행복의 길이든 잘달려 주
었고 오늘도 슬픔을 잊기위한 애틋한 속내를 아는듯이 역시 잘 달리고있다
구룡포에서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옛도로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지금 한창 공사
중인 새도로에 인차들을 빼았기고 마을 진입로 노릇만 할테지만 아직은 나름대로
중심 도로로서 잘 이용되고 포항 가는길 내내 멋진조망과 풍광을 보여준다
구룡포 시가지를 벗어난 동해바닷가
구룡포 시가지를 벗어나서 삼정 마을까지 오른쪽으로 보여지는 광활한 동해바다
는 깊게 들이치는 하얀 파도와 옹기종기 모여앉은 마을이 마치 한폭의 그림이다
뒤돌아본 구룡포방향(직전 사진 찍은곳)
삼정리 마을안의 작은 해수욕장은 이제 곧 여름이 시작되면 활기찬 해수욕 객들
로 가득찰 것이지만 지금은 바람만이 백사장을 불어나고 미처 청소 되지않은 넓
다란 모래밭만이 눈앞을 채우고 한켠의 녹쓴 드럼통만이 스산하였다
삼정마을 해수욕장
삼정마을 고개를 넘어간 두일포 표석앞의 작은 바위위의 오랜 세월 견뎌온 소나
무는 자신의 높이를 바위에다 맞추며 바위를 감싸안고 자라고 있고 역광속의 바
다는 그리움의 파편처럼 하얀 반짝임으로 지금을 노래하고 있다
두일포 바위와 소나무
도로 좌우의 작은 논들의 지난겨울 맨살은 이젠 푸른 벼들의 천국이 되어버렸고
갈길은 왼쪽의 내림길을 깊숙히 돌아가서 마을을 반바퀴 돌아 대나무밭 뒤켠으
로 앞길을 열고있고 마을앞 바다는 서걱이는 자갈과 파도의 즐거운 합창이다
자갈밭 해수욕장
주유소를 지나간뒤 또다른 마을을 왼쪽으로 돌아들면 동으로 뻗어나간 긴 암초
밭 낚시터에 닫고나서 포말이 덮칠듯 부셔지는 바닷가에서 야생화와 즐거운 대
화를 나누고 야생화 꽃길따라 풀밭 언덕을 넘어 걸으며 그림속의 내가 된다
부셔지는 파도와 언덕위의 집
작은포구와 언덕배기 소나무
해송이 바다를 가리듯 크게 자라난 대보항 가는길을 길게 따라들고 누군든 한번
은 들렸을 등대 박물관이 자리한 호미곶 공원을 지나서 대보마을 안길을 돌아오
르면 길가의 조경꽃들이 색색으로 반겨맞고 황금빛 보리들은 물결을 이룬다
대보면 사무소앞 도로변의 조경꽃들
대보면 사무소앞의 대보면가 표석앞에서 넓다란 보리밭 언덕배기를 한참동안 휘
돌아보고 KBS 송신소 옆길을 따라들어 호미곶 꼬리가 마지막으로 바다에 잠겨든
수중 암초지대를 보리밭 사이에서 내려다보고 바다와 보리내음을 가슴에 담는다
보리밭과 kbs 송신탑
이곳의 독수리 바위는 포항 사람이래도 잘찾지 못하는 호미곶 구석자 리에 있어
호젖하게 산책하며 이상하게 생긴 바위와 그것을 이루는 바위의 암석구조를 잘
살필수있고 옛적 일본배의 암초지대 조난비도 볼수있어 좋다
수중 암초지대와 일본배 조난비
작은포구 뒤켠으로 파도가 잦아질듯 이어들어온 암초지대는 아마 온갖 해산물의
보고 일테지만 어촌계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아무나 들어 갈수없고 파도와 물 깊
이가 일정치 않아서 사고가 자주 일어나 함부로 갈수없는 곳이다
독수리바위
호미숲 해맞이터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파도가 돌아들고 되 나가는 너울이 크게
생성되며 수중암초를 씻어내는 물결이 무서울 정도로 파란 깊은속을 감추고있다
포말과 너울이 깊이를 숨기는 수중암초
독수리바위 옆의 암초지대와 부셔지는 파도
파도와 사진으로 마음 나눠 내는중에 영일만 만내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검은 그림
자를 보았으니 내지식이 맞는다면 아마 우리해군의 잠수함 일것으로 추정되는 함
정이 우연히 내 사진속에 추억으로 담겨지게 돼었다
우리나라의 해군 잠수함
이제 길은 바닷가를 약간 벗어나서 영일만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 길을 만들고
왼쪽은 산자락이 내려와서 바다에 발 담그고 오른쪽은 너른 영일만의 뱃길이 수많
은 화물선과 고깃배들의 왕래로 분주하며 그곁을 작은 파도가 넘쳐난다
언덕위에서 내려다본 포구마을
잠 자는듯한 포구와 아스라한 포철 산업 현장이 불협 화음처럼 안 어울릴것 같은데
도 이렇게 어울어지고 파도 씻겨간 수없는 세월은 전설이 되고 역사가 되어 포항바
다 갈매기들과 함께 내마음속에 자리하고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것이다
다시 낮아진 도로는 바닷가와 만나고 백가지 암초로 이루어진 백석을 옆 지나고 장
군바위 앞까지 돌아가서 또다시 역사와 만나게 나를 이끌어주고 파도가 끌고 가는
자갈들의 비명으로 가득찬 해변에서 멈추어선 나는 나그네 발길을 여기에 남긴다
백석 전경
장군바위와 마을
어느새 도로옆은 산길로 바뀌고 흥환리 마을의 해수욕장 옆을 지나며 나의 옛적 추
억이 남겨진 백사장으로 한달음 추억여행 하는데 백사장에서 도다리 잡으러 수없이
찾아들어 릴 낚시대를 던져넣던 기억이 다시 새록 새록 되살아난다
흥환마을 해수욕장
해당화가 만개한 찻길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야생화중에 하나인
지라 발길을 멈추고 꽃밭을 찾아들어 노랗고 빨간 동고리(해당화열매) 몇개를 따서
잊혀진 옛날 배고픈 시절의 입맛을 찾기위해 입안에 넣으며 눈감아 보았다
해당화 꽃밭과 그넘어 포항제철
해당화 꽃밭 넘어로 제철의 본산인 포항제철 포항공장 건물들이 보여지고 그앞길에
고요한 바다와 해변의 작은 파도를 보게되고 하얀꽃과 붉은꽃이 대비되는 꽃밭에다
내가 가진 추억이 작은듯 하지만 그래도 남겨두고 돌아선다
올라선 도로위에서 오른쪽 숲아래 바닷가의 하선대는 곁눈질로 감상하고 왼쪽 도로
옆 빙혈 구멍의 찬바람을 느껴 보았지만 날씨가 덥지않아 찬 느낌은 못느꼈다
하선대 전경
얼마나 왔는지 미처 느낄 틈도없이 운전과 사진 찍기에 골몰 하다보니 어느새 임곡
휴게소 앞인데 카메라는 메모리 부족을 알리며 더이상 추억 만들기를 거부하고 때
늦은 점심 시간을 맞이 하려고 서둘러 포항으로 찾아 들었다
[[보리밭 돌다지친
털복숭이 해풍 하나
바위타는 파도와
전설 곰 삭은 이야길 나누고있다
해와 달
연오랑 세오녀
토끼와 호랑이
어디서 찾아오는지도 모르는
기나긴 이야기는
아직도 끈김없이 이어지고있다
씻겨간 자갈하나
쓰러진 소나무
뽑혀진 주춧돌 에도 생명이 살아있고
작은배 지난 물골길
바람덮은 파도
인적없는 백사장에도 이야기는 살아있다
해뜨는 영일만
돌고래 꼬리넘어
이어질 역사앞에
나는 아무도 모르는 무명으로 살아 가련다
그것이 내 사는 방식이며 운명 일지니......]]
天下山路(하늘아래 산가는길) 光海 ㅡ 글 그림 ㅡ
첫댓글 7번국도의 멋진 길들 눈에 선합니다.담에는 구룡포 거쳐 양포-감포-정자로 해서 넘어 오소. 담길 멋진 사진과 글들로....
오늘처럼 비오는날 수평선이 희미하게 내려앉은 7번국도의 바닷길을 또 다시 가보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