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을 먹어도 저마다 느끼는 맛이 다르듯, 영화도 마찬가지다. 인테리어에 특별한 애정이 있는 여자라면 영화 속 인테리어도 남달라 보일 터. 감각 있는 그녀들의 눈을 사로잡은 인테리어가 괜찮은 영화 4편을 소개한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일본식 해석 「카모메 식당」
Story 핀란드 헬싱키에 ‘카모메(갈매기) 식당’을 연 일본인 아줌마 사치에. 그녀는 일본의 솔 푸드 오니기리(주먹밥)를 메인 메뉴로 내걸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식당은 한 달째 파리만 날린다. 그래도 매일 꿋꿋이 아침을 준비하는 그녀에게 ‘카모메 식당’은 하나 둘 찾아오는 손님들로 활기를 찾기 시작한다.
Inspiration 여자들이 꿈꾸는 주방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카모메 식당」은 전체적인 색감이나 가구, 그릇, 질서 정연한 스테인리스 스틸 냄비는 물론이고 주인공들이 입은 앞치마와 인디언 블루의 벽 패널까지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다. 이처럼 카모메 식당 구석구석이 정성스러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핀란드 브랜드 이딸라, 아라비아 핀란드, 마리메코, 아르텍 등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소품들을 대거 출현시켰기 때문.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식기와 냄비, 조리 도구는 이딸라와 아라비아 핀란드에서 협찬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싱크대와 테이블을 연출했고, 카모메 식당의 테이블과 의자는 모두 아르텍 제품이다. 주인공들이 입은 의상과 앞치마도 대부분 마리메코의 제품. 여기에 일본식 섬세함과 정갈한 음식,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주인공의 능숙한 요리 솜씨는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레몬트리」 기자 이지현 추천)
1 아르텍의 체어 N65·현대카드 PRIVIA
2 이딸라, 오리고의 스낵보울·쉐어마인드
3 아라비아 핀란드, 24h의 식기류·쉐어마인드
전형적인 일본 빈티지 느낌 「안경」
Story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간다. 그곳에는 마음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빙수 파는 아줌마 ‘사쿠라’, 생물 선생님 ‘하루나’가 있고 ‘타에코’는 이들의 독특한 생활 방식이 황당하기만 하다.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 지향 영화.
Inspiration 같은 감독의 전작 「카모메 식당」이 북유럽 스타일의 키친을 보여줬다면, 「안경」은 전형적인 일본 빈티지 스타일을 고수한다. 정갈하고 소박한 일본 음식을 담아 내는 식기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예스러운 하얀 도기와 나무 그릇이 주를 이루고, 영화에 나오는 가구들은 손때 묻은 빈티지 원목 가구가 대부분이다. 전체적인 색감 역시 강하지 않고 소재 본연의 내추럴 컬러를 사용하여 담백하게 연출했다. 영화에서 음식을 클로즈업한 화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소박하지만 에지 있는 스타일링이 손쉬운 테이블 세팅에 활용하기 좋을 듯.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승희 추천)
1 무지의 일본 식기·무인양품
Story 연예계에 냉담한 까칠한 정치부 기자 ‘피에르’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 ‘카티야’의 인터뷰를 맡게 된다. 서로 티격태격하다 인터뷰가 무산되어 돌아가던 길에 ‘피에르’가 다치게 되고, ‘카티야’는 그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치료해주면서 이들의 인터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Inspiration ‘밀폐된 공간에 머무는 두 남녀’라는 영화의 설정은 ‘카티야’의 아파트를 주 무대로 사용한다. 황량하고 허름한 스튜디오 형태의 이곳은 예상외로 눈요깃거리가 많은데, 주방의 원목 테이블에 매치한 프리츠 한센의 세븐 시리즈 의자와 하늘색 소파 옆에 놓인 놀의 튤립 암체어가 눈에 띈다. 이들 디자이너의 의자를 아파트 공간에 믹스 매치하여 자유로운 스튜디오 분위기를 살렸다. 위치에 상관없이 갖가지 스타일의 카펫을 펼쳐놓았고, 오간자 소재의 천을 늘어뜨려 침실 공간을 구획한 것, 히피 느낌의 빨간색 그물 침대와 욕실 벽의 빈티지 촛대 등 신선한 시도가 곳곳에 포진해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볼 것. (『코리아헤럴드』 기자 이지윤 추천)
1 프리츠 한센의 시리즈 7체어·현대카드PRIVIA
아메리칸 모던&클래식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Story 젊은 여자들만 사귀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플레이보이 ‘해리 샌본’, 그의 여자 친구의 엄마이자 스무 살 어린 젊은 미남 의사의 구애를 받고 있는 ‘에리카’. 서로 으르렁대는 사이지만 우연한 기회에 둘은 ‘에리카’의 별장에서 함께 지내게 되고, 서로 비슷한 나이에서 오는 편안함에 점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Inspiration 아메리칸 모던&클래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 집 안 전체가 화이트 톤의 모던한 느낌이지만 파스텔 컬러의 쿠션감 좋은 패브릭 소파나 클래식 디테일의 가구들이 고급스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체적으로 벽과 패브릭은 화이트나 연한 베이지 컬러로 가볍고 편안한 느낌이지만 테이블이나 플로어 스탠드, 책상 같은 딱딱한 소재들은 다크 브라운 컬러를 선택해 공간을 밋밋하지 않고 중후하게 연출했다. 여러 종류의 꽃이나 곳곳에 놓여 있는 쿠션, 스탠드 같은 소품도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니 눈여겨봐둘 것.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정민 추천)
1 헬레나 3인 패브릭 소파·까사미아
2 제시카 패브릭 소파·까사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