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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2회 :: 우정만으론 목마르다 】방송일: 2005.04.08.
씬1/ 헬스장 (N/ENG)
거울 앞. 정민, 멍 색깔이 누렇게 변한 눈을 보고 있고
동직, 한심스러운 듯
동직 내가 여자라면, 이렇게 좋아한단 말 한마디 하기 힘든 남자 안좋아한다.
정민 멍만 빠지믄 한다니까.. 나 먼저 샤워한다.
정민, 락카로 들어가고 동직, 답답하다.
동직 (정민 뒤에 대고) 차... 이거저거 다 재고 언제 얘기하냐? 미자 결혼한 다음에?
미자 (OFF) 무슨 소리야?
동직, 힉? 놀라 보면 미자, 다가오는
미자 내 결혼이 뭐. 나 결혼 못했다고 흉보고 있었어?
동직 아니~~ (하다 뭔가 작정한) 야, 얘기 좀 하자.
미자 해~
동직 (여기서? 그래 까짓 거!) 너.. 진짜 몰라?
미자 뭘?
동직 정민이가 너 좋아하는 거~
미자 (띵!) 뭐?
동직 정민이가 너 좋아하잖아~ 눈치 못챘어?
미자 (반신반의) 왜 또 실없는 장난이야..?
동직 (정색) 야! 내가 아무리 그런 거 갖구 장난하겠냐?
미자 (얼떨떨한)
씬2/ 헬스장 남자락카 (N/ENG)
정민, 머리 말리고 있는데
동직, 약간 찔리는 표정으로 다가와서
동직 미안하다. 얘기했다.
정민 응?
동직 내가 대신 미자한테 말해줬다구~ 니가 하두 답답하게 굴길래.
정민 (설마..) ..뭘?
동직 니가 좋아한다구!!
정민 (뭣이? 하다가 설마하며 외면) ...나 장난칠 기분 아니다.
동직 야! 내가 아무리 그런 거 갖구 장난하겠냐?
정민 (설마하며 빤히 보다가 정말이냐는 표정)
동직 (끄덕 끄덕)
정민 (철렁) 진짜? (황당하고 어이없어 동직을 보다가) 이걸 진짜 죽여~버려 (때릴
듯 다가오는데)
동직 (피하며) 왜~ 나 진지하게 얘기했어~ 미자두 진짜루 알아들었구.
정민 (신경질나서 동직 가슴팍을 양손으로 퍽 밀치며) 야! 그걸 왜 니가 말해~~ 왜?
(이번엔 벽으로 밀어붙이며) 내가 멋지게 다 준비해 놨는데! (신경질나 어쩔 줄 모르
고 서성이며) 아이씨!
동직 (미안한) 야 그래두 나 말 잘했어~~ 이렇게 좋아하는 게 찐한 우정인지 사랑인
지 확실히 몰랐는데, 근데! 그게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더라! 그리고 미자 니가 혹시나
안받아주면 친구관계까지 쫑날까봐 겁나서! 널 못볼까봐 겁나서! 그래서 얘기하기 힘
들었다!
정민 (씨... 말은 맞다는 표정)
동직 뭐, 틀려?
정민 (누그러지며) 아니.. 말은 맞는데.. (의외) 근데 너 언제부터 말을 그렇게 잘
했냐?
동직 그러게. 지영이 앞에선 맨날 헛소리만 해댔는데 남얘기 해줄 땐 술술 잘 나오대
?
정민 (... 궁금) 그래서? ...미자씨가 뭐래?
동직 그냥 좀 얼떨떨해 하지.. (툭 치며) 야, 어쨌든 잘 해봐라!
정민 (인상쓰며) 시끄러. 너 땜에 벌써 스타일 다 구겼어~? (신경질나는) 아씨 뭐야
이게~~ 아직 눈도 이 모양인데!
동직 (정색하며) 그리구 사람들 많은 데선 이런 장면 곤란하다. 이미지두 있구.. (하
는데)
정민 (급기야 동직멱살 잡고) 이 자식이 뭘 잘했다구..
씬3/ 헬스장 (N/ENG)
미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운동하는 시늉만 하면서
계속 흘끔흘끔 남자락카쪽 살피는
미자 (E) 내 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못된 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였단 말
이야? 나를.. 좋아한다고?
미자, 피식.. 설레는 웃음 나는데
정민과 동직, 옷 갈아입고 나온다.
미자와 정민, 눈이 마주치자 멈칫..
동직, 둘 사이 분위기를 즐기는 듯 흠~하며 가버리고
둘 사이에 타이틀 흐르고 <타이틀-우정만으론 목마르다>
미자, 계속 운동을 하기도 뭐해 대충 어정쩡하게 하는데
정민, 다가온다.
둘사이에, 잠시 어색한 침묵 흐르다가
정민 흠..! 얘기좀.. 하죠.
미자 (뭐.. 끄덕끄덕) 그러죠.
정민 ... 나가서 기다리께요.
미자 (그러라고 끄덕끄덕)
씬4/ 까페 (N)
정민과 미자, 약간 어색하게 있는
정민 놀랬지.
미자 어.. 좀..
정민 (미자를 제대로 못쳐다보고) ... 아씨 미치겠네.
미자 왜?
정민 ... 쑥스러워서.
미자 (허! 웃음이 난다) 뭐? 정민씨가 쑥스러?
정민 웃지마.. 난 진심이야.
미자 (궁금한) 근데 왜 지금까진 안쑥스러워 했어?
정민 아 안쑥스러운 척 한거지... 속으로는..
미자 속으로는 뭐?
정민 ... 두근두근했지.. (아- 쑥스러워!)
미자 (허~ 놀랍고 신기해 뚫어지게 보는)
정민 그니까 내 말은 그냥 정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지..
미자 (떠보는) 그럼 스물일곱 이하에 쭉쭉빵빵 걸들은 다 어쩌고?
정민 아이참, 그거야 철없을 때 얘기고~
지영 (OFF) 둘이 뭐야~
지영과 윤아, 들어오고
정민과 대충 표정으로 인사한다.
윤아 (미자보고) 너는 우리보다 정민씨랑 더 붙어다니는 거 같다?
미/정 (민망)
지영 그냥 사겨라 사겨~
미/정 (화끈!)
지영 (옆에 앉으며) 무슨 얘기 하구 있었어?
미자 (당황) 어? 어... 뭐 그냥 사는 얘기지 뭐.
윤아 (분위기 감지) 뭐야. 둘이 비밀 얘기야?
미자 (펄쩍! 웃으며) 아니~~ 비밀 얘기는 무슨! (버벅) 저기.. 정민씨가~ 요새 몸이
좀 안좋다고 해서~
지영 어디가 안좋은데?
정민 어? 어~ 여기 가슴쪽이 좀.. 그러네? (의미있게 미자보는 표정위로)
지영 (OFF) 그러니까 담배 좀 끊어!
윤아 (OFF) 미자랑 오랜만에 술이나 한잔 하자. 요즘엔 얘랑 만나기두 힘들어...
씬5/ 거리일각 (N/ENG)
정민, 맥빠져 걸어가는
정민 (투덜댄다) 이래저래 타이밍 골때린다... (하다가 갑자기) 아니! 싸가지 그거한
테 좋아한단 말 들었을 땐 얼굴까지 시뻘개지면서 흥분하더니.. 나한텐 왜 그렇게 덤
덤해? 씨.. (갑자기 신경질나 전화걸며) 이게 다 동직이 그 자식이 나서는 바람에! (
통화됐다) 야 이 자식아! (응?) 여보세요? 자냐?!
E (뚜뚜 끊긴 소리)
정민 야 임마! 남의 인생 망쳐놓고 너는 퍼져 자냐? 자?! (휴대폰 확 덮고) 에이씨!
근사한 데 가서 선물 딱! 꽃다발 딱! 주면서, 딱! (뭐라고 할 지는 모르겠는) 응? 딱~
! 그렇게 할라 그랬는데...
씬6/ 미자방 (N)
미자, 침대 위에 웅크리고 앉아
벅차고 설레고 복잡한 표정
미자 (E) 정민씨가 날 좋아한다.. 정민씨가 나를.. 좋아한다.. (ON) 하--
미자, 진정이 안돼 양손으로 뺨을 감싸면서 회상
# <두 남자와 미친 개나리>편.
1.미자, 김밥 싸들고 정민사무실에 등장하는 장면
2. 레스토랑에 정민에게 실망하는 미자..
정민, 씁쓸한 표정을 짓는 장면
미자, 아련한 감정에 빠지는 듯
미자 (E) 그 남자도 날 좋아했다고?
미자, 아우! 확 눕는데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미자 잠은 다 잤다.. 아우~~
미자, 엎드렸다가
다시 바로 누워 베개로 얼굴을 감쌌다가..
씬/ 동네 전경 (D)
씬7/ 마당 + 대문 앞 (D)
영옥, 장독대에 쪼그려 앉아 항아리를 닦는데,
한 놈(승헌, 7세)이 대문 앞을 후다닥 달려서는
마당으로 들어와 문 뒤에 숨어서 조용히 밖을 살펴본다.
영옥, 요놈이 뭐하는 짓인가 싶어 내려보는데,
남아1 (OFF, 우렁찬) 송창렬 봤어, 야도!
남아2 (OFF) 아씨...
그제야 숨바꼭질임을 안 영옥, 피식 웃는데,
남아1 (OFF) 리어커 뒤에 이정인 야도!
남아3 (OFF) 아씨...
계단을 돌아서 내려오는 또래 남자 아이 세명,
술래인 남아1, 두리번거리다가 한 곳을 향해
지들끼리 숨죽여 키득거리며 요?다!하는 제스쳐.
남아1, 살금살금 그리(카메라 정면 집)로 가서는
남아1 (문을 확 열며) 여?다! (하는데 아무도 없다) 어어?
숨어서보는 승헌, 입을 막으며 웃음을 참는데
영옥, 그런 애들이 재밌다.
남아1 아씨... (계단을 내려와 하늘보며 목청껏) 못 찾겠다 꾀꼬리!
그 말에 승헌, 문 뒤에서 나와
승헌 (두 발로 폴짝 뛰어 나오며) 짜잔!
철렁해서 놀라는 남아들.
남아들 (낮게, 호들갑스럽게) 야아, 여기 숨으면 어뜩해? / 반칙이야. / 큰일 나 너.
승헌 왜애?
남아1 여긴 마귀할멈네란 말야.
영옥 ??
남아3 얘 이사 온지 얼마 안되서 몰라서 그래.
영옥 (스윽 일어나) 뭔 할멈? (하는뎨)
남아들 (위를 보곤) 히익! 마귀할멈이다!
기겁하며 후다닥 도망가는 애들.
멋모르고 같이 도망가는 승헌.
영옥 잉? (어정쩡하게 일어난 채로) 마.귀..? 내가?
*승헌, 착하면서 호기심이 많은 아이.
씬8/ 주방 (D)
영옥, 뚱해서 바가지며 쑤세미 닦아 놓는데,
영숙 혜옥 우현, 콩나물 다듬으며 큭큭대고,
혜옥 그르게, 얼마나 팍팍하게 굴었으면 애들이 그래.
영숙 거 성질 좀 죽이라고 그렇게 말해도.
영옥 (뚱) 조무래기들이 하는 얘기 갖고 무슨.
영숙 아 그런 조무래기한테까지 팍팍한 노인네로 찍힐 거 뭐 있수?
영옥 (퉁박) 애들은 노인넨 다~~ 무서워해. 늙으면 다~~ 마귀할멈 같다 그래.
우현 모르셨어요? 애들이 진~짜 사돈어른 무서워해요. 사돈어른 보고 진~짜 마귀할멈
이라고 그래요.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애들이 지네 엄마한테 물어본대잖아요. 쌍문동
마귀할멈이랑 드라큐라랑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크크크...
영옥 (그 정도까지)
혜옥 (놀리는) 에으, 당연히 우리 언니가 이기지. 드라큐라 걘 쪽도 못 써.
영숙 (웃으면서도 혜옥 눈치주는)
우현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백설공주 얘기해주면서, 마귀할멈은 어디에 살까요? 그러
면, ‘부록이 아저씨네요’ 그런대요. 크크크...
영옥 (듣기 싫은데)
우현 (눈치 없이) 한참 반지의 제왕 유행할 때는 잠깐 골룸으로 통했었는데요, 아무
래도 골룸은 친근하고 코믹한 이미지가 있어서 그랬는지, 그냥 다시 마귀할멈이라고
하더라구요.
영옥 (OL) 자넨 뭘로 통하는 줄 알어? 바리깡이라고 그러드라! 맨날 눈썹 밀고 다닌
다고! (휙 나가는)
우현 (눈썹이 안 보이는, 띵!한 얼굴에서)
혜옥 (OFF) 언니 삐졌어 삐졌어.
씬9/ 방송국 연습실 (D)
미자,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미자 (E) 화이트데이날.. 그날 말 하려고 했던 걸까..?
현우, 들어오는
현우 점심 안먹어요?
미자 (철렁! 현우를 빤히 보는)
현우 (이상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미자 아뇨..
현우 ... 밥 안먹어요?
미자 ... 먹어야죠..
씬10/ 구내식당 (D/ENG)
미자와 현우, 밥먹는데
미자, 밥이 잘 넘어가질 않는다.
현우 (미자보고) 왜요? 맛없어요?
미자 에? 에 좀..
현우 (난감) 아.. 나가서 먹을 걸 그랬나..
미자 아니에요~ (먹는)
현우 먹기 싫으면 억지로 먹지 마요.
미자 (먹으며) 남기면 다 버리는데.. 우리 할머닌 음식 버리면 죄받는데요.
현우 그래도 먹기 싫으면.. (갑자기 미자밥을 왕창 덜어 가며) 제가 먹을테니까 미자
씬 딴 거 먹어요.
미자 (철렁.. 감동인데)
이때 휴대폰 울리고
미자, 발신자를 보더니 뜨끔! 슬쩍 현우 눈치를 보며 받는다.
미자 여보세요.
정민 (F) 어.. 점심.. 먹었어?
미자 먹는 중이야..
정민 (F) 이따 저녁때.. 시간좀 내줄 수 있어?
미자 뭐... 별 일은 없는데..
정민 (F) 그럼 이따 저녁때 봐.
미자 어.. 그래.. (끊는데)
현우 (밥먹으며) 정민씨에요?
미자 에? 아 아니에요~ 그냥 친구에요~ 학교때 친구. (E/스스로 놀란) 어머! 나 왜
거짓말을 하고 난리야?
미자, 스스로 너무 당황스러운
씬11/ 마당 + 대문 앞 (D)
#영숙, 장독대에서 고추장 푸고 있는데,
영옥, 현관에서 나오며
영옥 식초 말고 또 살 꺼 없어?
영숙 두부 괜찮으면 한모만 사와요.
#영옥, 마당에 나와서 보면
남아3,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힘에 부치는지 낑낑거리는데,
아무렇지 않게 그 옆을 지나쳐 올라가던 영옥,
아까 들은 얘기도 있고 해서,
도로 내려와서 자전거를 끌어 당겨 주며,
영옥 (상냥하게) 아우~ 무겁지?
하는데 이 꼬마애, 으앙앙~~ 울음 터지며
자전거를 둔 채로 그냥 도로 가버린다.
겁에 질려 도망가는 것.
영옥 (황당해 자전거 잡은 채로) 아니... 얘! 얘!
영숙 (큭큭큭) 마귀할멈이 무섭긴 무섭나 보네.
영옥 (아이 쪽을 향해, 꽥) 내가 잡아먹냐?? 잡아먹어??
영옥, 쯧! 기분이 영 아니다.
에잉, 자전거를 대충 놔버린다.
씬12/ 슈퍼 (D) - ENG
주인, 식초와 두부를 담은 봉지를 건네고
영옥 (받으며) 얼마에요?
주인 2400원이요.
영옥 (오천원짜리 건네며) 여기...
주인, 거스름돈 만드는데, 영옥의 눈에
초콜릿(에이비씨 초콜릿 같은 낱개 포장된)이
띈다. 들은 말도 있고 해서...
영옥 (집어들고) 이건... 얼마유?
씬13/ 동네 일각1 (D) - ENG
#영옥, 혹시 지나가는 애 없나 살피며 오는데
승헌과 남아1, 신나서 뛰어오다가 영옥을 보자
멈춰 서서 정자로 걸으며 꾸벅 인사하고
영옥 어 그래.
승/남1 (얼른 가려는데)
영옥 (애들 잡고, 허둥지둥 초콜릿 봉지를 뜯어서는 몇 개 내밀며) 자.
승/남1 (안 받고 쭈뼛쭈뼛)
영옥 괜찮아. 먹어먹어. (손에 쥐어주는)
승/남1 (어렵게) 고맙습니다. (하곤 후다닥 도망가듯 달려가는)
영옥 (뿌듯하니 보는)
#애들, 몇 명이 둘러앉아 공기하는데,
어린아이들 틈바구니에 쑤욱 들어오는 영옥의 얼굴.
영옥 공기놀이 해?
애들, 화들짝 놀라 엉덩방아 찧는 아이들.
영옥 (초콜릿 꺼내) 자, 먹어. 먹어먹어.
애들, 받아들고 겁먹어 멍하니 있는.
씬14/ 레스토랑 (D/ENG)
정민, 웨이터와 얘기하며 사전답사하고 있다.
정민 여기 통째로 빌리는 덴 얼마에요?
웨이터 네?
정민 다른 손님 안받고 그냥 통째로 빌려주는 덴 얼마 하냐구요.
웨이터 (난감) 글쎄... 그래본 적은 없는데, 저희 저녁 매출이 보통 오륙백만원 이상
이니까 그 정도..
정민 (오륙백만원!!) 아.. 그건 그냥 궁금해서~ 어, 이 자리가 제일 좋을 거 같네요.
웨이터 예, 그럼 이 자리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정민 도착하기 전에 촛불이랑 다 준비해 주시구요~
웨이터 예. 알겠습니다.
정민 (자리를 보며 긴장하는 듯하다 자기눈 가리키며) 좀 이상하죠?
정민의 눈은 누런 멍이 아직 안빠졌다.
웨이터 예.. 좀..
정민, 자켓 주머니에서 옅은색 선글라서 꺼내 쓰고
정민 어때요. 이러면 좀 낫나?
웨이터 예! 훨씬 낫네요!
정민 음.. (준비 완료된 표정)
씬15/ 방송국 일각 (D)
자판기 앞. 현우, 미자에게 커피 뽑아준다.
현우 그거밖에 안먹구 괜찮아요? 배 안고파요?
미자 네 괜찮아요.
현우 이따 저녁때 운동 갈거죠? 같이 가요.
미자 어.. 나 오늘 운동 안갈건데..
현우 왜요? 약속있어요?
미자 에.. 친구가 잠깐 보자고 해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
현우 아 네...
미자 (E) 어머 또 거짓말! 나 왜이래?
현우 미자씨.
미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네!
현우 무슨 걱정 있어요?
미자 아니요? (최대한 밝게) 아니 제가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가족들 다 건강하고
회사에 별 일 없고, 걱정할 게 너무 없어서 걱정이지. (해놓고는/E) 아후... 차라리
말을 말지.
현우 (뭔가 이상한 느낌)
미자 (대충 미소로 넘기려는 표정)
씬16/ 동네 일각2 (D) - ENG
어린 아이의 손에 가득 담긴 초콜렛.
어린 아이들의 승헌과 남아1,2,3이
영옥이가 준 초코렛을 보며 심각한 표정들이다.
남아1 마귀할멈은 뭐 먹고 사는 줄 알아?
승헌 ... (초코렛 보며) 쪼꼬렛?
남아1 바보. 마귀할멈은 애들을 좋아해. 쪼꼬렛에 먹으면 잠자는 약 넣어서, 애들한테
자꾸 쪼꼬렛 주는 거야. 그거 먹고 잠들면, 펄펄 끓인 물에 넣어서 잡아먹을라구.
승헌 ... (겁먹은) 진짜?
씬17/ 동네 일각3 (D) - ENG
철망 너머로 아래를 내려보는
승헌과 남아 세명의 호기심 어린 눈들.
남아2 던져 줘봐.
남아1 (초코렛을 까 던지는)
보면, 우리 안의 개에게 초콜릿을 준 것.
개, 초코렛 냄새를 맡다가 먹기 시작하는데
승헌 ... (진지) 죽을 꺼야.
남아1 ... (답답) 잠만 자는 거라니까.
애들, 진지하게 가만 보는데
남아2의 어깨에 천천히 닿는 어떤 손.
돌아보면 영옥이다. 뜨아!! 남아2의 눈엔
영옥의 미소띈 얼굴이 괴기스럽게 보이고,
놀라 입 벌린 채로 꼼짝도 못하는데,
영옥, 그 입에 상냥하게 초콜렛을 넣어준다.
뱉지도 못하고 입 벌린 채로 가만있는.
(승헌과 남아1과 3은 보지 못했다)
씬18/ 거실 (D)
영숙과 혜옥, TV를 보는데,
영옥, 이제 들어온 듯 조끼를 벗는데
혜옥 애들이 그냥 넙죽 받아먹어?
영옥 (뚱) 쪼꼬렛 싫어하는 애도 있나.
영숙 그래도 마귀할멈이란 소린 듣기 싫었나보네.
영옥 싫긴...
영숙 이젠 그만 팍팍하게 구슈. 다 늙어 어린애한테까지 밉보이면 그 노인네 상대해
줄 사람 없수.
영옥 (괜히 주방으로 가며) 밥 멀었어?
영숙/혜 (피식)
씬19/ 대문 앞 / 옆 (D)
(3번 카메라 정면 쪽의) 담벼락 아래서
쪼그려 앉아있는 남아 셋과 승헌.
연실 영옥의 집을 힐끗거리며 낮게
남아1 마귀할멈은... 사랑을 받으면 마법이 풀린데.
승헌 어떻게?
남아1 (승헌을 상대로 액션을 보이며) 마귀할멈 흰 머리 하나를 뽑아서 손에 쥐어주고
, (승헌의 손을 감싸는) 같이 두 손을 꼭 잡고,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세 번하고, (뽀뽀) 볼에 뽀뽀해주면, 마법이 풀리면서... 이쁜 여자가 된대.
승헌 이쁜 여자?
씬20/ 레스토랑 (N/ENG)
미자,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가면
은은한 촛불에 꽃다발, 선물까지 준비한 정민이
앉아있다가 일어난다.
미자, 얼떨떨한 표정
정민 왔어?
미자 뭐야 다..? (앉는)
정민 (웨이터 보내며 앉는) 주문은 좀 이따가 할게요.
웨이터 예. (가고)
정민, 꽃다발과 선물을 미자에게 주며
정민 원래 이런 분위기에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미자 뭐야 진짜.. (감동적이기도 하다)
정민 반지는 너무 빠른 거 같애서.. 목걸이로 골랐어.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미자, 귀금속 케이스 열어보면 목걸이 있고
미자 아 뭘 이런 걸 다 샀어~
정민 그래도 명색이 고백하는 자린데 악세사리 하나 정돈 있어야지~
미자 (의심스런 눈초리) 역시..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해..
정민 (펄쩍) 아 진짜 왜그래~~ 내가 여자 안만난 지가 백만년이구만!
씬21/ 마당 (저녁. 노을진 정도)
마당 계단 끝에 앉아 마늘을 까는 영옥 영숙 혜옥.
혜옥, 마늘 까다가 문을 보고, 응?하는 표정.
보면, 잔뜩 겁먹어 문 앞에 서 있는 승헌.
영옥 (반색) 아우, 할미집에 놀러왔어? 들어와. 들어와.
승헌 (겁먹었지만 앞으로 가고)
영옥 (쓰다듬으며) 아우, 난 이 동네서 얘가 젤 귀엽더라.
승헌 (겁먹었으나) 할머니 마법을 풀어주러 왔어요.
영옥 응?
혜옥 뭘 풀어?
승헌 (영옥의 머리에서 흰 머리를 뽑는다)
영숙/혜 (뭐하는 건가?)
영옥 잉? (뭐하는 건가 하다가) 아이구 할미 흰머리 뽑아주러 온 거야? (귀여워) 아
이구...
승헌 (흰머리를 영옥의 손에 쥐어주고 감싸잡는)
영옥 (잉? 뭐하는 건가?)
승헌 사랑합니다...
영옥 (감격!)
영숙/혜 (사랑?)
승헌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영옥 아이구, 아이구, (꾸벅) 고맙습니다.
승헌 (마지막으로 천천히 영옥의 볼에 뽀뽀를 하는데)
영옥 (너무 좋아) 아우 아우 이뻐라...
승헌 (변하길 바라고 가만 보는)
영옥 그래, 뭐 주까? 할미가 뭐 주까?
승헌 (가만 보는)
영옥 응? (꺼내며) 쪼꼬렛 주까?
승헌 ... (기어이 울음 터지며, 크게) 안 풀려~ 안 이뻐져~ 으아앙~~~
영옥 ... 왜 그래? 응? 왜 울어? (잡고)
승현 (잡힌 채로 발버둥치며) 안 이뻐져~~~ 아아앙~~
씬/ 집 외경 (N)
(OFF) 깔깔 웃는 우현의 웃음소리
씬11/ 거실 + 할머니방 (N)
#거실. 배잡고 데굴데굴 구르는 우현.
영숙과 혜옥은 키득키득거리는데
#방. 영옥, 분하고 민망해 앉아있다.
#거실. 우현 으흐흐... (소리치는 흉내) 안 이뻐져~ 으흐흐...
#방. 영옥 (빽) 그만 안 해?
#거실. 우현 (입 막는다. 쉽게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씬/12 대문 앞 (N)
부록, 승헌의 엄마와 마주 서 있는데,
엄마의 손을 잡고 아직도 흐느끼는 승헌.
엄마 아우 죄송해요.
부록 애들이 그런 건데요 뭐. (승헌 머리 쓰다듬으며) 예끼, 마귀할멈이 어딨어 이놈
아.
씬/13 할머니방 (N)
영옥 (뿔난 표정으로 거울-카메라-을 보며) 마귀할머엄?
분해서 가만히 거울을 노려보다가...
순간 마귀할멈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슬쩍 미소를 지어 보이는 모습에서.
씬22/ 레스토랑 (N/ENG)
미자와 정민, 식사하고 있다.
미자는 그 동안이 너무 궁금했는지 질문을 쏟아내는
미자 근데 왜 갑자기 내가 좋아졌어?
정민 갑자기 아니야.. 좀 오래됐어.
미자 언제부턴데?
정민 (곰곰) 그니까.. 그때 왜 내가 쫑내자 어쩌자 하면서 술을 쫑낸다고 했을 때~
미자 (그때??) 어..
정민 사실은 그게 친구사이 쫑내고 사귀자는 얘기 할라고 그랬는데. 그냥 뭔가 감정
이 뭔지 확실하지가 않은 거 같아서..
미자 그럼 언제부터 확실해졌는데?
정민 음.. 그 바로 다음날부터. 계속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어.
미자 근데 왜 안했어?
정민 ...
미자 왜 안했는데~ 용기가 없었어?
정민 뭐... 그런 셈이지..
미자 지피디가 나 좋다고 했을 땐 왜 가만 있었어?
정민 ... 그냥.. 미자씨도 좀 좋아하는 거 같고 그래서..
미자 (엥??) 그러다 내가 지피디한테 그냥 가버리면 어쩔라구
정민 (넉살웃음) 안 갔잖아~
미자 (엥?) 뭐야~? 나한테 그렇게 자신있어?
정민 (어리둥절) 뭐가~
미자 (따지듯) 아무 때라두 정민씨가 좋다고 말만 하면 내가 정민씨한테 넘어올 줄
아는 거냐구~
정민 (기가 막힌다) 아니.. 그걸 뭐 그렇게 생각해? 지금 사람 취조해? 난 기껏 용기
내서 좋아한다고 고백했는데..
미자 (약간 미안한)
정민 미자씬.. 어때?
미자 뭐가?
정민 나.. 어떠냐구.
미자 (빤히 보는)
정민 (쑥스러운 듯 살짝 미소)
미자 (가만 생각하다) 사실은 나두 정민씨 좀 좋아했었어~
정민 (두근!) 진짜?
미자 (끄덕끄덕)
정민 그럼 우리.. 이제 된 거야?
미자 뭐가 돼?
정민 미자씨도 나 좋아한대매~
미자 차... 좋아했었다구~ 지금이 아니라~
정민 지금은 왜 아닌데?
미자 (딱히 말 못하는)
정민 (약간 불쾌해하며) 혹시.. 싸가지 때문에 그래?
미자 싸가지?? 내가 싸가지라고 안부른 지가 언젠데!
정민 (기가 막힌) 허... 아 네~ 그럼 그 지피디님 때문에 그러세요?
미자 (가만 보다가) 지금 질투하는 거야?
정민 (헉!)
미자 지금 지피디 질투하는 거냐구~
정민 (어찌할 바를 모르다 확) 아니 그게 아니라 미자씨도 나 좋아했대매~ 근데 뭐가
문제야~
미자 (기가 막힌) 허! ...진짜 그렇게 자신이 있나보네?
정민 (자신없는) 뭐가..
미자 좋다고 말만 하면 내가 바로 얼씨구나 좋다! 예쓰! 그런 대답을 할 줄 안거야?
정민 (더 자신없는) 아니 난.. 그게 아니구...
미자 어제 좋아한다고 그러더니, 오늘은 바로 질투하고, 화내고! (어이없는) 너무 점
프했단 생각 안해?
정민 ... 난 화낸 건 아닌데..
씬23/ 거리일각 (N/ENG)
미자와 정민, 걷고 있는데
미자, 꽃다발이 너무 크고 무거워 힘들어하는
정민 내가 들어줄게.
미자 (어쩔까 하다 주는)
정민 (꽃다발보며) 참.. 주고받을 땐 멋있는데 갖고 다니는 건 영~ 모양 빠져..
미자 차... (웃는)
정민 (미자보고) 화 풀렸어?
미자 (뾰루퉁) 내가 뭐 화 났었나?
정민 그래? 그럼 됐구~ (다행이라는 듯 웃는다)
씬24/ 대문 앞 (N)
미자를 바래다 준 정민, 꽃다발을 다시 건내주고
정민 들어가.
미자 어. 잘 가..
정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구.. 편하게, 편하게 생각해~
미자 (편하지만은 않은 미소) 어..
미자, 들어가고 정민, 잠시 그대로 서 있다.
정민 편하게.. 편하게 이 오빠랑 만나자! 응? 미자야.
정민, 기대에 차 부풀어 오르는 표정
씬25/ 미자방 (N)
미자, 일기장을 펴놓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미자 (E) 정민씰 좋아했는데 왜 나는 선뜻 예스란 대답이 안나왔을까.. (일기장에
끄적이며) 자존심 때문에? (갸웃하다 끄덕끄덕/ON) 그런 것도 있고.. (하다 철렁,,심호흡/E) 지피디... 지피디
때문에?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심장뛴다 갑자기 진정이 안되는) 이게 진정 꿈인가 생신가.. (ON) 두 남자가 나를
놀리나, 내 인생이 나를 놀리나..
미자, 아~ 믿기지 않는 듯한 탄성 내뱉으며 몽롱한 표정에서
F.O.
씬26/ 화이트백 - 에필로그(스크롤)
F.I. 미자, 남자와 포옹하고 고개들어 키스하는 포즈
(미자키에서 딱 잘라 남자얼굴은 전혀 안보인다)
씬27/ 미자방 (N) - 에필로그(스크롤)
미자, 헉!!하고 눈을 뜨는 얼굴.
놀란 표정에 눈만 꿈뻑꿈뻑하다가..
미자 ... 근데 누군질 모르겠네?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