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의 미니 단과대의 간호대 방을 남달리 사랑해 주시는 양박 카페지기님이시다.
이번 9월13일, 뉴욕동창회 가을 골프토너먼트에서 찍으신 사진을 동문동정/ 소모임에서 옮겨 왔다.
여러 동문 사진을 보다가 다리 위에서 고독하게 서 계시는 양 선배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사흘 동안 사랑하고, 평생 동안 그리워한 중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 너무 멋 있으시다.
게다가 양 박 선배님도 영화 속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처럼 사진작가가 아니신가....
그러면서 문득 이 가을에도 잘 어울릴 영화, 'The Bridge of Madison County'가 다시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우리 님들과 영화 줄거리를 다시 한번 더듬으며 사랑과 고독의 가을 속으로 함께 하고프다.
영화: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 1995년 미국영화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그트립
줄거리~~~
자신의 임종이 다가오자 어머니는 기독교인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을 해줄 것을 부탁하며 화장한 후,
집 근처 ‘로즈만 다리’에 뿌려 달라는 간곡한 유언을 합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아들과 딸은 변호사를 설득하여 어머니의 남긴 유품을
정리하다가‘내셔널 지오그라피’ 한 권과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교사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끼지만 남편의 반대로 교사직을 포기해야 했던 여인은
이탈리아 가곡을 듣고 있으면 팝송으로 바꾸는 딸과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문을 여닫는 남편과 아들,
그리고 식탁에서의 긴 침묵에 숨이 막힐 것 같습니다.
시계의 초침소리까지 들릴 것 같은 조용한 매디슨 카운티의 시골 동네로 연결되는 구불구불한 산길에
초록색 픽업 한 대가 아지랑이 같은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와서 멈추어 섭니다.
자신의 문 앞에 서있던 예이츠의 시를 좋아하는 감성적인 프란체스카는
조금 전에 남편과 두 남매를 축제에 떠나 보내고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는 픽업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초록색 픽업을 타고 온 남자는 그녀에게 이 근처에 지붕이 있는 다리를 아느냐고 묻습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킨케이드이고 내셔녈 지오그라피 잡지의 사진 기자입니다.
그녀는 다리의 위치를 설명하려다가 자신이 직접 안내하는 편이 훨씬 낫겠다고 생각하며
그와 함께 그 다리로 향합니다.
그 다리에서 그 사내는 사진을 찍고, 그녀는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데
사진 촬영이 끝나자 그는 감사의 표시로 들꽃 몇 송이를 그녀에게 건넵니다.
‘그 꽃엔 독이 있어요.’ 그녀의 말에 꽃을 떨어뜨리는 그 사내.
그의 놀란 모습을 보고 그녀는 활짝 웃으며 농담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한 즐거운 한 낮의 시간은 두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습니다.
다음 날, 그녀는 그녀가 좋아하는 예이츠의 시를 쓴 초대 편지를
지붕이 있는 다리에 꽂아 놓으며 그를 저녁 식사에 초대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날 밤을 함께 보내며 두 사람 모두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맛보지만 그들에게는 제한된 시간만 남아 있습니다.
사흘 동안의 꿈같은 시간이 흐르고
‘내가 사진을 찍어 온 것, 그리고 많은 곳을 다녀 본 것은
바로 당신을 만나고 사랑하기 위해서였고 이렇게 확신에 찬 감정을 느껴 본 것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오.’라며 설득하는 그를 떠나보내고
그녀는 축제에서 돌아온 가족들을 맞이합니다.
다음 날,남편과 시내에 나갔던 그녀는 교차로에서 그 사내의 초록색 픽업과 마주칩니다.
그녀의 차 앞을 가로 막은 채 꼼짝을 하지 않는 그 사내의 픽업을 바라보며
그녀는 수도 없이 차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놓았다 망설입니다.
그러나 당장에 문을 열고 달려가고 싶은 그녀의 눈물을 바라보는 남편의 걱정 어린 표정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지요.
그 사내의 초록색 픽업은 뒤에서 울리는 크랙션 소리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빗속에 멈추었다가 서서히 움직여 교차로 반대쪽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그녀의 남편은 ‘당신에게도 꿈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오.’하면서
말없이 남편 옆에 누워 미소를 짓는 그녀를 두고 이 세상을 떠납니다.
또다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그녀는 지붕이 있는 다리 사진이 실린
‘내셔녈 지오그라피’ 한 권과 그 사내의 유품이 들어있는 작은 소포를 받습니다.
그 사내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가장 소중히 여겼던 카메라 니콘F와
빛바랜 쪽지 하나를 그녀에게 보낸 것이지요.
'흰 나방이 날개 짓 할 때, 다시 저녁 식사를 하고 싶으면 오늘 밤 일이 끝난 후 들르세요,
언제라도 좋아요'
잠 못 이루던 그녀가 한밤중에 트럭을 몰고 가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꽂아 두었던
그 사내에게 보낸 쪽지가 빛이 바랜 채, 다시 그녀에게 돌아온 것입니다.
그녀는 일기를 통해 아들과 딸에게 말합니다.
그 때, 그 사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 대신 사는 동안 원 없이 가족들을 사랑했으니 죽어서는 그 사내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으니
그 사내에게 보내 줄 것을 간곡히 부탁을 합니다.
그녀의 소원대로 그녀는 화장을 한 후,
지붕이 있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위에 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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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내는 왜 볼품없는 시골 여인에게 처음으로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녀는 왜 떠돌이 사진작가에게 마음을 주었을까요?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예이츠의 시를 암송할 만큼 예민한 감성을 지닌 그녀에게
침묵과 조용함을 주는 메디슨 농가의 삶은 견디기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고
그런 그녀 앞에 늘 그리워하던 고향 이탈리아의 바리를 가본 남자가 나타난 것.
그녀가 선택하지 못한 길을 지켜주고 기다리는 남자로 그 사내가 그녀에게 느껴졌다는
이런 사랑의 조건 하나만으로도 이들의 사랑은 충분했습니다.
이 영화는 어머니가 자신들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에 화를 내며 믿을 수 없어하던 자식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어머니의 진실한 사랑이 자신들 때문에 좌절되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 사랑을 이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로버트가 보낸 편지~~
나의 사랑 푸란체스카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우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일를 하고 있을지 생각해 내려고 애쓴다오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
처음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속에서 본다면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오 나흘이든 4억광년이든 차이가 없을거요 그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나 로버트 킨케이드는
신이 포기한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하지 않겠오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만을 안고 살아가고 있오
당신의 로버트
나의 사랑 프란체스카,
반짝이는 저 별들을 나는 좋아했소. 밤에만 빛나는 셀 수 없는 저 별들을 너무나 좋아했소. 프란체스카!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억제할수 없어
눈보다 희고 핏빛보다 진한 애타는 이 글을 보내오. 마음에 새겨진 애정을 영원토록 맹세한 당신과 나였지만 차라리 촛불이라도 밝히고 싶은 이 허무함을 어찌 달랠 수 있으리요. 하염없는 방울방울의 눈물이 사나이의 뺨을 흘러내릴 때 불같은 사랑도 식어만 가는 건지. 뜨거운 피가 내 야윈 몸속의 혈관을 맴도는 한, 저 별이 밝고 밝게 나를 비춰주는 한, 내 가슴에 남아있는 사랑을 어쩌면 좋겠소!
젖가슴 속살보다 어여쁜 그 볼우물을 무슨 연유로 해서 눈물로 적셨는지, 알다가도 모를 야릇함을 당신만이 간직해야 했었는지? 보랏빛 꿈 이삭을 줍던 어느 날 나는 당신의 전부였음을 고백하지 않았든가? 먹구름이 한 줄기 소나기를 몰고오는 날에도,
백설의 대지 위에 사랑을 새겨놓은 날에도 어김없이 하늘을 처다보면서 환희의 밀어를 수놓곤 했었지. 한여름날 바닷가, 모래위에 쌓은 작은 성을 밀물이 스치면 그뿐인 것을 몇번이고 되풀이한 그런 참된 의지는 흐르는 세월속에 묻혀버려야만 하는지.. 하늘도 울고 땅도 울던 날 ! 찢어질 듯한 상흔을 안고 가슴 촉촉히 스며진
당신의 한 어린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했소. 해서 오늘처럼 별무리마저 잠든 한밤에는 모진 아픔과 통곡으로
지세운다는 것을 당신도 짐작하리라 믿소. 이런 꼭두새벽을 끌고오는 시간에 꺼질줄 모르고 타오르는 열정을 가누어야 했소. 지는 나무 잎새처럼 고독을 씹어야 했소. 프란체스카!
당신은 욕망속의 영원한 여인이었기에..
그렇기에 추억아, 너에게 말하리라. 안녕을 배우라고...
당신의 로버트
~~푸란체스카가 로버트에게 보낸 편지~~
나의 사랑 로버트,
바람이 붑니다.
앙상한 가지에 눈발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차라리 펑펑 쏟아지는 백설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황량한 벌판위엔 구슬픈 당신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한 시라도 못 참는 몰골입니다. 당신만의 보살핌 속에 당신만의 세계에서 나의 삶을, 우리의 삶을 승화시키고
풍성하게 살찌울 사랑을 애타게 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푸란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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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인기가 대단 했었군요.
꼭 2년전의 와글 거리는 글이 였군요. 꼭 2년전 벌써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지는 추억
위의 댓글 다신 회원님께 한 분씩 답글 달아 드리고 싶었는데 퍼온 글이라서 인지 댓글을 쓸 수 가 없어 이 곳에 한꺼번에 답글 올리겠습니다.
정희님,
감사합니다. 타임머신 타고 2년전으로 가 보니 제 모습이 새롭게 보임을 느낍니다. 읽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김선향님,
선향님이 올리신 이 영화 얘기를 보고 2년전의 이 글이 생각나 다시 올려 보았는데 애 쓰고 준비해 올리신 선향님의 글을 덮어 버린 것 같아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글이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적시적소 같아 여기에 올렸지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꾸뻑!!!!
댓글이 잘 안 쓰여지지요?
댓글을 빨리 쓰시고 등록을 눌러도 댓글이 안보이지만 목록을 누르시고 새로 열면 댓글이 붙어 있지요.
양인회선배님, 2년전 오늘, 9월13일에 이 글을 올렸었네요. 선향님 글을 읽고 연상되어 이 글을 올렸는데 2돐이 된 것을 알았습니다. 그동안도 지기님께서 불철주야 애 쓰신 덕분에 언제나 따뜻한 환영의 미소들이 있는 이 곳에 들러 쉴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요.
이순실님, 2년전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그 때를 생각하면 안타까웠던 것이 많았었지요. 현명하게 잘 하셨었어요.
남영희님, 여성들을 위한 영화...그 당시 후배 이성기부부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는데 우리 여성 둘은 영화가 끝난 후 감동으로 바로 못 일어 나고 있는데 남성들은 무덤덤...저는 클린트이스트우두에게 점수를 많이 주었던 영화였지요.
이글이 꼭 2년전 글이라고요? 우연의 1치.
선향님이 시작하셔서 여기까지... 저의 이 글때문에 선향님이 올리신 글의 빛이 바래지 않기를 다시 한번 바랩니다. 답글을 쓰고 등록을 누른 다음 답글의 바로 아래에 있는 목록을 누르니 답글이 뜨네여~~
저는 이희자님이 이 글로 인하여 2년전의 추억을 되새기시며 행복해 하실 님을 생각하니 오히려 많이 기쁩니다,전혀 신경 쓰시지 마시고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선향님의 고운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마음이 가벼워지네요.^^*
제 마음이 곱기도 하고 넓기도 합니다, 이희자님을 닮아서요, 감사합니다, 이희자님!
선향님, 영희님의 글에 답글이 안달려 다시 여기에 씁니다.
선향님, 마음이 고우시기로는 선향님, 영희님이 으뜸이시지요.^^*
영희님, 제 글을 갑자기 '베스트 글'이라 하시니 부끄럽군요. 영희님은 날마다 베스트 글인 '시'를 올려 주시는데요...
삼일간의 사랑 너무 애틋하지만 너무멋져요 .
김영희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댓글이 제 자리에 달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