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예술극장과 문화공작소 상상마루의 홍연식 원작 조정일 극본 윤태식 연출의 마당 씨의 식탁
공연명 마당 씨의 식탁
공연단체 동양예술극장&(주)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원작 홍연식
극본 조정일
연출 윤태식
공연기간 2018년 4월 13일~5월 13일
공연장소 동양예술극장 2관
관람일시 4월 28일 오후 8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동양예술극장(사장 유인택)과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대표 엄동열)의 홍연식 원작, 조정일 극본, 윤태식 연출의 <마당 씨의 식탁>을 관람했다.
홍연식은 1971년 출생하였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했다. 1992년 소년챔프 신인공모로 만화계에 데뷔하였고 2001년 『키요라』로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 신인상, 2012년『불편하고 행복하게』 2015년『마당 씨의 식탁』으로 문화체육부장관상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최근 작품들은 중국을 비롯하여 유럽 및 북미에 수출, 출간되었다. 현재 3부작으로 기획된 ‘마당 씨’ 시리즈 차기작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후 『불편하고 행복하게』 의 노부부 버전인 『이랑고랑 너구리 부부』 를 펴낼 계획이다.
조정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출신으로 연극 <달의 뒤쪽>, <터미널 中 나에게 쓰는 편지>, <더 로스트 中 에덴>, 연희극 <자라>, <만보와 별별머리>, 오페라 <선비>를 발표 공연했다.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 <산새>로 등단하고, 2013년 전통연희 페스티벌 <자라>로 대상수상, 2014년 전통연희 페스티벌 <만보와 별별 머리>로 역시 대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작가다.
윤태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출신으로 연극 <1930 모단걸 다이어리>, 오페라 <카르멘>, <Cosi Fan Tutte> 뮤지컬 <타이거>, <걸스나잇>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공연된 오페라 <선비>를 연출하고 뉴욕 카네기 홀에서도 공연한 KAC 한국예술원 교수다.
무대는 배경 왼쪽에 한그루의 나무가 있다. 오른 쪽이 주택의 거실로 출입문 옆에 차일을 친 창문이 있다. 그 옆에 서랍장, 냉장고가 있고 상수 쪽 벽에는 체경, 개스 레인지, 냄비, 조리대 아래위로 그릇 장이 있고 그 옆으로 방 출입구가 있다. 작은 상을 들여다 식사를 하고, 집의 왼쪽은 마당과 집 뒤쪽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젊은 만화가의 집, 부모의 집 거실, 침상과 침대머리에 대에 링거를 걸어 병원으로 설정하고, 베개를 어린이로, 쥐, 고양이, 토종닭 역은 연기자가 구현해 낸다.
마당 씨 가족이 빌린 집은 아담한 단독에 텃밭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봄이 오면 바뀌게 될 마당의 풍경”을 기대하게 하는 집이다. 그런데 마당 씨네 가족보다 먼저 터를 잡은 쥐가 나타나고, 마당 씨는 눈길을 걸어 읍내에 나가 쥐를 잡는 끈끈이와 어묵을 사가지고 돌아온다. 마당 씨는 아내와 함께 밥을 지어 먹는다. 마당 씨는 생각한다. “가족과 함께 먹는 따뜻한 음식이 있어 겨울밤이 행복하다”고.
첫 장면을 보면 마치 ‘삼시세끼’처럼 조용한 전원에서 근처의 푸성귀로 요리를 해 먹는 남자의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마당 씨의 ‘식탁’은 요리한 음식이 차려지는 식탁이 아니라 가족의 삶이 함께 하는 곳이다.
장면이 바뀌면 마당씨의 부모님은 서울에 있는 반 지하에 살고 있다. 마당 씨는 아버지를 불편해 한다. 건설노동자였던 아버지는 술로 고된 노동을 달랬고, 술에 취해 돌아오면 늘 큰소리가 났다. 노동과 술로 육체는 망가졌고, 지금은 술에 의지해 산다. 마당씨는 어머니를 연민한다. 젊고 예뻤던 어머니는 가난과 폭력이 뒤섞인 삶을 힘겹게 꾸리다가 심장병을 얻고 지금은 약에 의지해 산다.
마당 씨의 부모님은 열심히 살았지만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가난은 가족의 따뜻함도, 건강한 내일도, 함께 둘러앉을 식탁도 빼앗아 간다. 마당 씨와 동생 마루 씨 모두 폭력적인 아버지를 피해 철이 들자마자 집을 나와 독립했다. 마당 씨의 아내가 건강이 나빠진 두 분을 지하방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 “우리가 모시면 되잖아요?”라고 말하지만, 마당 씨는 단호하게 “그것은 내가 그토록 떠나려 했던 세계와 내가 지키고 가꾸는 세계와의 충돌”이라며 반대한다. 아버지의 권위와 폭력적인 세계에서 탈출해 자신의 세계를 꾸린 마당 씨는 이제 권위도, 폭력도, 건강도 남지 않은 부모님의 세계를 지켜본다.
여기에 쥐가 등장하고 고양이가 등장을 하고 토종닭도 등장을 한다. 1인 다 역을 하는 출연자의 놀라운 기량이 펼쳐진다.
정신없이 달려왔던 지난 시절, 평범한 한국의 아버지들은 가족과 자신을 돌보지 않고 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 시절을 지나 늙고 병든 육체만 남은 아버지들은 혼자 남아 가족의 겉을 돌아다닐 뿐이다. 아버지의 곁에서 가족을 지키던 어머니들도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을 뿐이다.
마당 씨의 어머니는 건강이 악화되어 정밀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다. 세월은 겨울에서 봄을 지나간다.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고, 돌아와 텃밭을 가꾸고 만화를 그린다. 마당 씨의 텃밭이 더욱 푸르게 변할 때쯤 어머니가 쓰러진다. 큰 병원으로 옮기고, 응급실에 대기한다. 마당 씨는 어린 시절 작은 입식 부엌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을 추억한다. “젊고 날씬한 엄마”와 심장병으로 입원한 늙은 엄마가 교차된다. 어머니 머리맡에서 간병을 하다가 잠이 든 마당 씨, 그 때 어머니가 살며시 일어나 몸에 붙은 의료기를 떼어내고 어디론지 가버린다. 잠시 후 동생 마루 씨가 뛰어 들어오면서 어머니의 죽음을 알린다.
대단원은 마당 씨네 방 식탁이 차려진다. 어머니가 생전의 모습으로 음식을 장만한다. 가족들이 등장하면 어머니의 모습은 사라진다. 아버지와 동생이 마당 씨의 아내가 차려준 만두 국을 시식한다. 마당 씨의 아내가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당연히 어머니가 만들어준 만두 국에 비교가 아니 된다. 그러나 아버지를 비롯해 동생 마루 씨까지 모두 맛있다고들 하면서 식탁에 둘러앉아 즐거운 표정으로 만둣국을 먹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순택과 서승원이 마당 씨로 교대로 출연한다. 정혜지가 어머니, 이주형이 아버지, 이지원이 아내와 윗집 아줌마, 황성현이 동생 마루 씨와 주치의, 사진사, 쥐, 고양이 그리고 토종닭으로 출연한다. 남녀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은 물론 1인 다 역의 연기력에 이르기까지 수준급으로 관객을 완전히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엄동열, 기획총괄 정달영, 매니저 조 양, 홍보마케팅 박다빈, 안무 이주형, 조연출 이지은, 음악감독 작곡 주영민, 무대감독 한희태, 무대디자인 박성민, 조명디자인성미림, 음향디자인 박효진, 의장디자인 도 연, 분장디자인 김숙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어우러져, 동양예술극장(사장 유인택)과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대표 엄동열)의 홍연식 원작, 조정일 극본, 윤태식 연출의 <마당 씨의 식탁>을 연출가와 연기자들의 놀라운 기량이 드러나, 남녀노소 누구나 보아도 좋을 건강하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4월 2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