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음(陣中吟)-진중에서 시를 읊다
이순신(李舜臣;1545-1598)
天步西門遠(천보서문원) : 나라님 행차는 서쪽 관문으로 멀어지고
東宮北地危(동궁북지위) : 동궁전하는 북쪽 변경에서 위험에 처해있다
孤臣憂國日(고신우국일) : 외로운 신하 나라 일 걱정하는 날
壯士樹勳時(장사수훈시) : 장사들은 공을 세울 때이다
誓海魚龍動(서해어용동) :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盟山草木知(맹산초목지) : 산들에 맹서하니 초목이 알아준다.
讐夷如盡滅(수이여진멸) : 이 원수들을 다 죽일 수 있다면
雖死不爲辭(수사부위사) : 비록 죽을 지라도 사양하지 않으리

<감상1>-오세주
이 시는 임진왜란 때에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반드시 구해내겠다는 충무공의 의지와
결의를 담은 우국충정의 시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경련<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산들에 맹서하니 초목이 안다.)>은
충무공의 칼에 새긴 검명으로 유명하다.
1, 2구를 보자
天步西門遠(천보서문원) : 나라님 행차는 서쪽 관문으로 멀어지고
東宮北地危(동궁북지위) : 동궁전하는 북쪽 변경에서 위험에 처해있다
<天步>는 <천자(天)의 걸음(步)>이다. “임금의 행차”를 뜻한다
<西門>은 <서쪽(西) 관문(門)>이다. “서쪽 국경”을 뜻한다
<遠>은 멀리 쫓기어 서울에서 멀어짐을 뜻한다.
<東宮>은 <東(동쪽) 宮(궁궐)>이다. 정궁의 동쪽에 있는 “세자의 궁궐”을 뜻한다.
여기서는 세자궁에 사는 “세자”를 의미한다.
<北地>는 <北(북쪽)地(땅)>이다. “북쪽 국경지역”을 뜻한다.
<危>은 “위험하다”란 뜻이다.
1, 2구에서는, 작자가 속한 공동체인 나라의 상황이 위험에 빠져 있음을 표현했다.
임금은 서울에서 쫓겨 서쪽 국경으로 피하고, 세자는 서쪽 국경으로 달아나는 극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임금과 세자는 국가 권력의 상징으로서 그 나라 수도에서 국민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백성과 땅을 버리고 쫓겨 피해 있는 것이다.
3, 4구를 보자
孤臣憂國日(고신우국일) : 외로운 신하 나라 일 걱정하는 날
壯士樹勳時(장사수훈시) : 장사들은 공을 세울 때이다
<孤臣>은 <외로운(孤) 신하(臣)>이다. “임금의 신임을 못 받는 신하”를 뜻하며,
여기서는 자신을 낮추어 하는 말이다
<憂國日>은 <나라(國)를 근심하는(憂) 날(日)>이다. “ 정말로 나라를 근심해야 하는 때”임을 나타낸다.
<壯士>는 <씩씩한(壯) 선비, 무사(士)>이다. “신체 건강한 한창 때의 인재”를 뜻한다.
<樹勳時>는 <樹공훈(勳)을 심을(樹) 때(時)>이다.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여 일할 때”임을 나타낸다.
3, 4 구에서는, 나라가 위기의 성격을 구명하고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이름 없는 외로운 신하들이 나라 일을 걱정해야 하고, 숨어 있는 장사들이 공적을 세워야 할 때라는 것이다.
평소의 충성심과 능력을 발휘할 기회라고 외치고 있다.
나아가서 진정한 신하, 진정한 장사라면 이러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5, 6구를 보자
誓海魚龍動(서해어용동) :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盟山草木知(맹산초목지) : 산들에 맹서하니 초목이 알아준다.
<誓>은 “서약하다”
<海魚>은 <바다(海)의 물고기(魚)>이다
<龍動>은 <용(龍)이 움직인다(動)>이다.
<盟>은 “맹서하다”
<山草>은 <산(山)의 풀(草)>이다. “산의 나무와 풀”을 뜻한다
<木知>은 <나무(木)가 알아준다(知)>이다.
5, 6구는, 나라의 어려움을 구하기 위해 숨어 있는 신하와 장사들이 나라를 구할 뜻과 행동을 맹서하면
이 정성에 감동되어 미물인 바다의 고기와 산천의 초목까지도 알아보고 협조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결국 평범한 백성들의 숨어 있는 힘을 숨어 있는 지도자들이 선도하여 나타나면
그들이 모두 일어나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7, 8구절을 보자
讐夷如盡滅(수이여진멸) : 이 원수들을 다 죽일 수 있다면
雖死不爲辭(수사부위사) : 비록 죽을 지라도 사양하지 않으리.
<讐如->는 <비유하면(讐) -같다(如)>이다. 비유의 대상물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盡滅>은 <다하다(盡) 멸망시키다(滅)> 이다. 없애버리고 멸해버리다.
<雖死>는 <비록(雖) 죽을지라도(死)> 이다. “誰”는 “양보”의 뜻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不爲辭>는 <사양(辭) 하지(爲) 않으리(不)> 이다
7, 8구에서는,
나라의 어려움을 구하기 위해서는 숨어 있는 신하와 장사들이 나라를 구할 뜻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일에 작가 자신이 앞장 설 것이며, 이러한 일이 성공하여 침략군을 다 물리치고 나라를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은 목숨 버려도 좋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자.
1, 2구에서는 작가의 갈등 상황을 제시한다.
임금과 세자가 도망가는 국가존망의 위기를 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 상황이 염려스럽고 불만스러운 것이다.
3, 4구에서는, 이러한 상황의 극복을 위해서는 숨어있는 신하와 장사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5, 6구에서는 나라를 구하려 나서는 일은 명분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하늘의 도음을 얻음은 물론 말못하는
미물인 산천초목과 바다의 생물들도 알고 도와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7, 8구에서는 나라를 구하는 일에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일이 있더라도 참여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 시는 다소 교훈적이고 이념적인 내용을 다룬 것으로 순수한 문예 작품으로 보기에는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에서, 보다 높은 가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는 충무공의
고귀한 생각과 이를 실제 행동으로까지 옮기는 충무공의 결단과 용기를 본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바쳐서 나라를 구한
충무공의 역사적 행적을 우리는 알고있다.
따라서 자신의 소신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 충무공의 생애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 시는 이런 면에서 비장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좋은 문학 작품이란 독자가 작품을 읽음으로써 작가가 경험한 정서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몰 때, 이 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비장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완전한 문학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제가 담임을 했던때에 우리반 학생들의 굳센의지를 키워주기위해 자주 들려주었던 이순신 장군의 한시입니다. 그 중에서도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라는 구절은 장군이 칼에 새겨 항상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씀으로 학생들에게 서예로 써주면서 암기하도록 하고 그 뜻을 새겨보도록 하기도 하였던 글귀입니다.
陳中吟(진중음)
天步西門遠 천보서문원
東宮北地危 동궁북지위
孤臣憂國日 고신우국일
壯士樹勳時 장사수훈시
誓海魚龍動 서해어룡동
盟山草木知 맹산초목지
讐夷如盡滅 수이여진멸
雖死不爲辭 수사불위사
임금의 행차는 서쪽에서 멀어지고,
왕자는 북쪽 땅에서 위태롭다.
외로운 신하는 나라를 걱정할 때이고
사나이는 공훈을 세워야 할 시기로다.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도 감동하고
산이 맹세하니 초목도 알아준다.
원수를 모두 멸할 수 있다면
비록 죽음일지라도 사양하지 않겠노라.
이해와 감상
왜적의 침입으로 어려워진 조국을 걱정하며,
조국을 구해야겠다고 맹세하는 충무공의 각오를 읊음
'진중음'의 이 구절은 이순신이 그의 큰칼에 새겼던 유명한 검명으로, 백의종군한 그가 현실의 평가를 넘어서 역사는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목숨걸고 다짐한 것이며, 그 웅장한 흡인력은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주먹을 쥐게 한다. 하여 후대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읊었으며, 추사 김정희 또한 제주도의 척박한 유배지에서 즐겨 썼던 것이다. 그런데 백범은 유일당 운동의 격랑 중에 회갑을 맞이하여 이순신과 같은 믿음으로 임정고수를 다짐한 것이기도합니다.
백범은 해방 직후에도 이순신 장군의 '진중음'을 즐겨 인용하셨답니다. 반일 독립투쟁기에 그는 외교일변도의 이승만과는 달리 젊은 민족운동가의 실력 투쟁을 중시하면서 남이의 패기를 노래하기하였습니다. 그러나 백범은 임시정부의 틀을 넘는 민족운동의 대동단결이나 좌우합작보다는 임정에 대한 각별한 집착을 이순신의 믿음으로 노래하였셨답니다
제가 가끔 학생들에게 훈화자료로 활용하는 이순신장군의 말씀이니 다시한번 강조하여 봅니다.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이충무공 전서' 중 15권에 실린 "진중음"으로 임금의 피난 소식을 접한 후 나라의 앞날을 근심하면서 충신의 굳센 의지와 장부의 기개 및 충혼을 표현한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