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 발생한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6만 톤에 달하는 강물이 터널을 덮치듯 쏟아져 내리면서 피해 차량들이 대피할 겨를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충북도가 공개한 사고 당시 지하차도 CCTV 영상을 보면 범람한 미호강 흙탕물이 오른편에서 폭포수처럼 지하차도 입구를 덮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사흘간 계속된 폭우에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다량의 강물이 도로로 유입됐고, 지하차도가 마치 우수 저류조처럼 강물을 빨아들인 것입니다. 지하차도의 전체 길이는 685m이고, 이중 터널 구간은 430m이라고 합니다.
충북도는 터널 구간이 짧은 시간에 완전히 침수됐고, 그 물은 6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CCTV 분석결과 지하차도를 빠져나오지 못해 침수된 차량은 15대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경찰에 실종신고된 인원만 이날 9시 현재 11명입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당초 차량 19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했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버스 1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총 15대가 지하차도에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고 그는 이어 “이들 차량에 탑승한 정확한 인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현재까지 11명이 실종신고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행정당국의 미흡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침수 사고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지자체에 “교통통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연락을 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 등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했고,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 1구를 인양했다.
그런데 동아일보 취재 결과 사고 발생 4시간여 전인 15일 오전 4시 10분경 금강홍수통제소가 미호천교 지점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변경해 발령하면서 “청주시민은 유의하라”고 밝혔다. 또 금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이날 오전 6시 반 경 유선 전화로 청주시 흥덕구청에 전화해 교통통제나 주민대피 등 지자체의 관련 매뉴얼에 따른 조치해 달라고 했다”라며 “환경부에도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홍수경보 등 특보가 내려진다고 무조건 도로를 통제하는 건 아니고 도로 상황이나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체 실행계획을 세웠다”며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인근 하천 뚝방이 무너지고 3분 만에 물이 차면서 통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진행하는 미호강 광역도로 교량 공사 구간에 설치한 임시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이 지하차도로 들이쳤다”라며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50cm 정도 차야 교통통제를 하는데 사고 발생 전까지는 별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침수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한 차량은 버스 1대와 승용차등 모두 15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침수 당시 최소 20여명이 차량 안에 있는 걸로 추정된다”라며 “지금까지 이 가운데 9명을 구조하고 1명이 숨져 11명(실종신고 기준)이 고립된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동아일보. 청주=장기우 / 이정훈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9시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앞. 딸과 연락이 끊겼다는 50대 중년 여성은 소방 지휘통제실 옆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석에서 연신 울먹거리며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앉은 다른 이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 지하차도에는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 가족들은 속이 타는 표정으로 소방과 경찰 등을 향해 여러 차례 “수색을 서둘러 달라”고 했다. 사고 현장을 바라보던 김모 씨(62) 는 “오늘 만나기로 한 지인 두 명이 연락이 끊겼다. 여기에 갇힌 것으로 보이는데 나쁜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구조가 될 때 까지 이곳에서 기다리겠다”며 눈을 훔쳤다.
통제 중인 경찰 인력 사이에서 사고현장을 애타게 지켜보던 한 남성은 “오전에 부모님이 오송역에 가신다고 했는데 지금 연락이 안 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60대로 보이는 한 어르신이 뒤늦게 사고소식을 접하고 날이 저문 상황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고현장으로 뛰어오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소방대원은 “지금 지하차도에 물이 가득 차 있다. 물을 빼내도 금세 주변 하천과 내린 빗물로 채워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 관계자 여럿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구조 논의를 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회의 중간중간 “작업공간이 안 나온다”는 등 탄식도 들렸다.
해가 지면서 소방과 경찰 당국 등은 야간 작업에 돌입했다. 그나마 비가 대부분 그친 탓에 구조대는 물막이 작업과 배수 작업을 동시에 하면서 구조에 필요한 공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구조대 관계자는 “흙탕물이다보니 잠수부 투입에도 한계가 있다. 터널 천장부터 1m 정도 공간을 확보해야 구조 작업이 가능한 만큼 일단 배수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동아일보. 청주=이정훈 기자
워낙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뒤에 수습하다보면 꼭 비 때문만이 아니라 당국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얘기가 꼭 나옵니다.
이미 많은 비가 예보가 된 상태였고, 또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좀 더 치밀한 사전 방비가 필요했을 것인데 잠깐의 방심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지금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자는 얘기가 아니고 앞으로 더 올 거라는 극한 호우에 치밀하고 안전한 대책을 세우고 더 이상 인명 피해가 나지 않도록 방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