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2-09)> 불시에 찾아온 장염(腸炎)
필자는 지난 주 수요일(1월 26일) 복통(腹痛)이 약간 있어 동네 내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장염(腸炎) 진단을 받고 약을 약국에서 5일분을 구입했다. 문제는 약을 5일 동안 복용한 다음 날인 설 연휴가 시작되는 1월 31일부터 심한 복통과 설사가 났지만, 병원은 휴진하기에 집에 있는 일반 위장약을 복용했다.
마침 동네병원 원장이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기에 설 다음날 오후에 연락을 했더니 장염 약을 2일분을 주셔서 현재 복용하고 있다. 내일은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장염으로 인한 식욕감퇴로 식사는 맛있는 다양한 설 명절 음식을 옆에 두고, 흰죽과 계란찜, 두부, 콩나물국을 조금씩 먹고 있다.
장염(Enteritis)이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하며, 위의 염증인 위염(胃炎)과 합쳐서 위장염(Gastroenteritis)이라고 한다. 장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감염성 장염의 경우 여러 바이러스, 세균, 원충 등이 있다. 또한 장염은 이부프로펜과 같은 일부 약물, 코카인과 같은 불법 약물, 방사선 치료, 크론병(Crohn’s disease)과 같은 자가면역질환(自家免疫疾患, Autoimmune disease)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설사, 구토, 식욕감퇴, 복부 통증, 출혈, 점액과 같은 대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는 바이러스성 장염이 많아 설사를 하면 보통 장염이란 진단을 붙이지만, 성인의 장염은 원인에 따라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단순히 증상만 가지고는 원인을 알 수 없기에 혈액검사, 대변검사, 내시경검사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심하지 않은 급성 장염은 의학적 치료 없이 며칠 내로 증상이 완화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정맥수액요법, 약물,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장염은 탈수(脫水)의 위험이 있으므로 수분과 전해질(電解質)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와 아동은 탈수에 취약하여 심각한 건강문제가 될 수 있다. 장염 예방을 위하여 개인위생을 철저히 실천하고 음식물을 조리할 때 깨끗이 다루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염에 좋은 음식에는 양배추, 연근(蓮根), 매실(梅實) 등이 있다. 적당량의 죽을 졸인 연근과 삶은 양배추를 반찬으로 먹으면 좋다. 여기에 소량의 매실 엑기스나 죽염(천일염)을 따뜻한 물에 타서 수시로 마시도록 한다. 매실 성분인 카테킨(Catechin)은 폴리페놀(polyphenol) 일종으로 장내 유해균 번식과 염증의 확산을 막아준다. 연근의 끈적끈적한 뮤신(mucin) 성분은 염증 발생을 억제하며, 비타민U가 풍부한 양배추는 소화를 돕고 장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장염에 나쁜 음식은 위장에 자극을 주는 차갑거나, 기름지거나,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피해야 할 음식에는 밀가루나 인스턴트식품, 찬 음료, 아이스크림,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 등이 있다. 우유도 장염에는 좋지 않은 식품이다. 장염은 불시에 찾아 와서 사람의 기력을 쏙 빼놓는 질환이므로 항상 음식 섭취에 조심하여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3 February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