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잠언 15장 1 - 11절
1 부드러운 대답은 화를 가라앉히지만, 과격한 말은 노를 일으킨다.
2 지혜 있는 자의 혀는 지식을 전달하지만, 어리석은 자의 입은 미련을 토해 낸다.
3 여호와의 눈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 악인이나 선인 모두를 보고 계신다.
4 온화한 말은 생명나무와 같지만, 잔인한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
5 미련한 사람은 자기 아버지의 징계를 업신여기나, 책망을 듣는 자는 슬기롭다.
6 의인의 집에는 많은 재물이 있지만, 악인의 소득은 오히려 괴로울 뿐이다.
7 지혜로운 자의 입술은 지식을 전파하나,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8 악인의 제사는 여호와께서 미워하시지만, 정직한 자의 기도는 기뻐하신다.
9 악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의를 따라가는 자는 기뻐하신다.
10 바른 길에서 떠나는 자는 엄중한 처벌을 받고, 책망을 싫어하는 자는 죽는다.
11 무덤과 사망도 여호와 앞에는 환히 드러난다. 하물며 여호와께서 사람의 마음을 어찌 모르시겠는가?
<묵 상>
본문은 솔로몬왕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의 단편 어록들입니다. 형식은 거의 대부분의 구절에서 정반대의 의미가 교차되어 나타납니다. 이를 반의대구법이라 합니다. 의인과 악인, 지혜자와 우매자의 삶을 대조해서 보여줍니다.
1. 의인과 악인의 언어, 결과(1-11절)
"부드러운 대답은 화를 가라앉히지만, 과격한 말은 노를 일으킨다."(1절) '부드럽고 순한 말'과 '과격한 말'을 서로 대조하고 있습니다. 잠언의 내용 중에는 언어생활에 관한 것이 가장 많습니다.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말이기 때문입니다.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언어는 그 표현이 변화무쌍해서 말하는 모습에 따라 억양과 뉘앙스를 조금만 바꾸어도 그 뜻이 정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표정이나 몸짓으로 하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들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언어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내용의 중요성은 10%가 넘지 않고, 그것을 말하는 사람의 표정, 몸짓, 음색, 말의 고저 등이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말이 중요하면서도 어렵습니다. 말의 능력, 언어의 능력은 탁월한데 소통의 능력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말은 잘해요'라고 비꼬는 것입니다. 옳은 말은 잘하는데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하고는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잠언에서 언어에 관한 것이 반복되어 나오는 이유는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그렇게 강조를 해도 사람들이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대응하며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감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만 많습니다. 여기서 ‘부드럽다'는 '순하다' , ‘상냥하다’, ‘온화하다’라는 의미입니다. '가라앉히다'는 ‘쉬게 하다’, ‘돌이키다’, ‘되돌리다’, ‘떠나다’는 의미입니다. '과격하다'는 ‘분노하다’, ‘뜨겁게 달아오르다’, ‘불타다’에서 온 단어로서 ‘불쾌하게 하다’, ‘비틀고 왜곡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부드럽고 상냥한 대답은 불같은 분노로 뜨겁게 달아올라 과격해진 상대의 마음을 순하고 온화하게 하여서 화나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린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이 불같이 화를 내다가, 상대가 아주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격려할 때에 “내가 이러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화를 가라앉히는 것입니다. ‘과격한 말’은 단순히 거칠고 험한 정도의 말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내어 고통을 주는 말을 의미합니다. 그런 말을 듣고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지혜 있는 사람의 말과 미련한 사람의 말을 대조해서 보여줍니다.
"온화한 말은 생명나무와 같지만, 잔인한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4절)
"지혜로운 자의 입술은 지식을 전파하나,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7절)
그리고 2절이 이렇게 증거 합니다. "지혜 있는 자의 혀는 지식을 전달하지만, 어리석은 자의 입은 미련을 토해 낸다."(2절) 여기서 ‘전달하다’는 '베풀다'라는 뜻입니다. '잔치와 같은 일을 차리어 벌이다’와 ‘남에게 돈을 주거나 일을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는 의미입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잔치나, 돈 대신에 지식을 전달한다고 말해 줍니다. 좀 더 원문에 가깝게 직역하면 “지혜가 있는 사람은 적합하고 알맞은 지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가져다준다”입니다. 그런데 미련한 사람은 미련한 것을 토해 낸다고 합니다. 여기서 '토해내다'는 ‘쏟다’, ‘끓어오르다’, ‘소동을 일으켜 혼란하게 하다’입니다. 국을 끓일 때에 한 순간 방심하면 끓어 넘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처럼 미련한 사람은 자신의 입을 벌리자마자 그 입 속에서 끓어 넘치는 국물처럼 미련함을 쏟아 낸 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말이 자신에게 올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온화한 말은 ‘생명나무’라고 합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말이 자신을 살린다는 것입니다.
악인과 의인에 관하여 대조해서 말합니다.
"의인의 집에는 많은 재물이 있지만, 악인의 소득은 오히려 괴로울 뿐이다."(6절)
"악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의를 따라가는 자는 기뻐하신다."(9절)
또 8절이 이렇게 증거 합니다. "악인의 제사는 여호와께서 미워하시지만, 정직한 자의 기도는 기뻐하신다."(8절) 당시에 ‘제사’를 드리려면 반드시 제물이 있어야 합니다. 제물을 집에서부터 성전까지 끌고 가든지, 성전에서 파는 짐승을 사서 드리든지 했습니다.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고가 있어야 했고, 많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기도는 몸만 가서 손을 모으면 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악한 사람의 제사는 미워하시고, 정직한 사람의 기도만 기뻐하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제사’를 받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악한 사람’을 받지 않으셨고, ‘정직한 사람’을 받으셨습니다. 즉 제사와 기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것을 드리는 사람이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제사를 드릴 것인가, 기도를 드릴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고,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함을 말해 줍니다.
<오늘의 기도>
온화한 말로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아버지 하나님! 내가 살아가는 끝없는 인생 가운데에서, 부드러운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부드러운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온화하고, 상냥한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친절한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지혜의 음성을 듣고, 그 값진 충고를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오랫동안 눌러 왔던 분노의 감정이 몸 전체를 갉아먹지 않도록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정서적 결핍과 감정적 핍절의식을 주님의 풍성한 사랑으로 채워 주옵소서. 제사의 제물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자신의 사람됨에는 신경 쓰지 못했던 어리석음을 벗어버리게 하옵소서. 날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나 자신이 산 제물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