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25회 황금도깨비상 대상작.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소재와 사실적이고 탁월한 장면 묘사가 돋보이는 그림으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물고기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이 푸르게 보인다는 걸 알고 있을까?’ 하는 작가의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작가는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물고기들이 본다면 이곳은 무슨 색일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고, 평범한 일상 속을 찬찬히 둘러보다 그 풍경에 상상을 곁들여 <이상한 하루>를 탄생시켰다.
< 이상한 하루>는 표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왠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세상에 이런 횟집'이라는 간판이 시선을 끈다. 그런데 횟집 앞에 있는 수족관은 여느 수족관과 같이 평범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그렇게 호기심을 안은 채 첫 장을 넘기면 ‘임시 휴업'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수족관이 텅 비어 있다.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놀이터 모래밭과 작은 꽃잎들 사이로 숨어든 도다리, 정원용 가위에 대적하며 집게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린 꽂게 형제, 하얀 벚꽃 잎 사이로 몸을 감춘 복어,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모호한 어딘가에서 헤엄치고 있는 가리비 등 익숙한 풍경과 상상의 세계가 낯설면서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또 정확하고 꼼꼼한 그림과 대조되는 담백하고 간결한 글 덕분에 독자는 그림에 몰입할 수 있다.
이처럼 <이상한 하루>는 참신한 소재로 독자들의 이목을 끈 다음, 이야기가 시작됨에 따라 독자들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본격적으로 독자들은 마치 숨은그림찾기하듯 그림 한 장 한 장을 들여다보게 된다. 금붕어와 알록달록한 분홍빛 꽃밭 그리고 토끼가 함께 어우러진 주황빛 배경의 몽환적인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도 자유롭게 상상력을 확장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