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나온 은희경의 책.
2년반이 걸렸다는데..
솔직히 책한권 쓰기에 적당한 기간이라는 건 정해져있지 않아서,
읽어보고 난 다음.. 그래 그정도 걸렸겠다..하면,
적당한 기간이라 생각해도 될테지만,
비밀과 거짓말은 좀 오래걸렸다는 생각이 든다.
따옴표하나 없는 문장을 읽어내려가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고..
그래도 맞는말인데 내가 그렇게 표현하고 드러내지 못했던 문장에서는 감탄을 반복하며 읽었다.
음.. 이런것이야 말로 작가가 자기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것과 동시에 독자에게 줄수 있는
이해와.. 동감이라는 선물이구나.. 싶었다.
책 분위기는.. 꼭 표지색과 닮아있었다.
주인공 영준은.. 모범생으로 컸음에도.. 전혀 모범생이 아니었고
자신이 찍는 영화에서 굳이 대사를 통하지 않고도 그가 말하고자하는 내용이 모두 표현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촬영을 하는.. 속에 있는 말들을 좀처럼 꺼내지 않는 부류의 사람으로
성장한다. 동생 영우와의 대비도..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누그러지는 두사람의 관계도
어느 격렬한 싸움뒤에 극적인 화해가 아닌 잔잔한 흐름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녹녹함이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존재니 부재니 하는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책을 읽는 또하나의 재미.
맘에 드는 글귀를 읽고 또 읽는 것.
이번에도 역시, 발견하고 말았다.
성장이란 자신이 서 있는 시간과 공간을 자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위치한 보잘것없는 좌표를 읽게 되면,
그때 비로소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년들은 일찍부터 자기라는 존재를 자각하지만,
그것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을 만나기까지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소년이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한 가지 연료는 환멸이다. |
첫댓글 이책 읽고 싶어서 목록에다가 적어놨었는데..좋은 감상평 감사해요~^^
아.. 저는 중간까지 읽다가 조금 지루한 느낌에 그냥 접고말았다는.. ㅡ.ㅡ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