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태] 책임지는 정치인이 됩시다.

[hyon_tai]

 성남FC의 구단주 이재명 시장이 뜨거운 감자다. 심판 판정이 하루 이틀 문제가 되었던 것도 아니다. 일개 기자, 일반 팬이 아니라 ‘시장님’이신 구단주가 문제를 제기하니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것도 사실이다. 또 다시 프로축구연맹은 ‘악역’을 맡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이 기회를 살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여론에서 지적하듯 연맹의 권한에 ‘성역’이 존재해서는 안 되고 심판 판정이 더욱 공정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번 이재명 시장 사태는 정치인의 손에 K리그가 놀아나고 있는 형국일 뿐이다. 프로축구연맹도 기자도 모두 노련한 정치인에게 놀아났을 뿐이다. 어느 새 그가 승부조작을 운운하면서 K리그의 이미지를 불과 3년 전처럼 ‘부패한 리그’로 만들어버렸던 것은 잊혀지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하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버렸다. 애초 게재했던 SNS의 내용과 논리가 허술한 것은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다. 이미 많은 기사들이 지적한 바이다. 사실 너무도 축구에 대해 무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답변하거나 언급할 가치도 없는 일들이다. 하지만 내가 그에게 분노하는 이유는 성남FC의 구단주가 완벽한 정치인으로서 이번 일을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K리그의 발전을 바란다고 하면서, K리그 판을 흔들고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1. ‘축구팬’으로서의 측면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특정한 목적을 가질 수도 있다. 돈이 목적일 수도 있고 광고 효과를 노리는 것이 목적일 수도 있으며, 그저 팀을 운영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승부자체는 정정당당하게 이뤄져야 한다. 만수르를 구단주로 가진 팀이 유리한 것은 팀을 구성할 선수와 감독을 영입하는 것까지이다. 경기 내에선 동등하게 경쟁해야 한다. 더불어 심판이 공정해야 한다. 하지만 심판도 사람이므로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심판이 최선을 다해 공정한 판정을 내리고 있으며, 판정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리그가 운영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승부조작에 대한 이야기는 함부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 승부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은 리그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근거가 없다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축구는 기본적으로 판정에 시비가 있을 수 있는 스포츠이다. ‘승강제도 없고 일주일에 6일씩 해서 인기가 많은’ 야구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세세하게 아웃인지 세이프인지를 골라낼 수도 있다. 하지만 축구에서 어깨싸움이냐 푸싱이냐를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심판마다 판정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새로운 규칙을 적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반칙으로 판정할지 그 정도에 차이가 있다.) 게다가 넓은 축구장을 심판이 전부 따라다닐 순 없기에 오심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1986년 월드컵에서도 ‘신의 손’ 사건이 있었고 2010년 월드컵에서도 잉글랜드는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성공시킨 한 골을 오심으로 잃어야 했다. 오심이 없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축구팬들은 그런 것이 불가피한 것임을 알고 있다. 억울하더라도 받아들인다. 심판이 잘못보아서 억울하지만, 그도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계엔 이런 말이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다.’

 오심 자체가 있었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시민구단인 성남FC를 노렸다는 사실은 스스로도 입증하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축구엔 오심이 있을 수밖에 없고, 억울한 판정은 한 경기에도 수차례 나온다. 다른 팀들은 오심의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을까. 판정 불만은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도 마찬가지로 있다. ‘돈 없고 빽 없어서’가 아니라는 말이다. 잉글랜드에서도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심판에게 특혜를 본다는 지적이 종종 나오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프리미어리그를 ‘부패한 조작리그’라고 하면서 전체 판을 흔든 이는 없었다.

 성남FC의 구단주는 기자회견을 하는 중에 FC바르셀로나를 이탈리아 팀이라고 했다고 한다. 바르셀로나라는 거대 도시를 이탈리아의 도시로 생각한 것 자체도 놀랍지만, 축구에 관심이 있는 인물이라면 그런 말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30을 넘긴 우리 누이도 광주FC는 몰라도 FC바르셀로나가 스페인 팀이라는 것은 안다. 성남FC의 구단주는  축구도 잘 모르고, 축구판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2. ‘구단주’로서의 측면

 이번 사건에서 성남FC의 구단주는 많은 이득을 얻고 있다. 외압에도 소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자-기득권에 맞서고 있다는 이미지를 얻었다. 성남FC의 구단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만, 동시에 성남시라는 지자체의 수장이다. 이재명 시장 혹은 성남FC구단주는 자신을 두 가지 직책 중 어떤 것으로 소개할까. 당연히 성남시장으로서 성남FC의 구단주가 된 만큼 ‘시장’이란 직위로 소개하지 않을까. 성남 같이 큰 도시의 시장이라... 프로축구연맹이 건들이기에 쉬운 약자는 아니다. 과연 그를 구단주로서 보자면 이번 사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엄연한 성남FC의 구단주로서 이재명 시장은 K리그를 구성하는 일원이다. 그런 자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SNS라는 많은 이들에게 매체를 통해 그러한 발언을 하지 말아야 했다. K리그는 그 스스로가 언급한 것처럼 승부조작으로 내홍을 겪었다. 수많은 선수가 퇴출당했고 리그 자체의 존폐가 논의되는 등 위기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승부조작 혹은 심판판정이 불합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K리그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킨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결과겠으나 이번 사태에서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제시한 것은 ‘정황’일 뿐이지 ‘증거’는 아니다. 큰 화제가 되었던 일들을 돌아보건대, ‘의혹’이 생기는 순간 이미지는 추락할 수 있다.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더이상 언론에 언급되지도 않으면 명예회복의 기회는 잡기 힘들다. 그 사실은 여론의 이른바 ‘때리기’에 시달린 정치인들을 수없이도 봐왔을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더욱 잘 아는 일일 것이다. 게다가 K리그는 이재명 성남FC 구단주의 글에서 언급한대로 전력이 있는 만큼, K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자각이 있었다면 근거도 없이 이런 발언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스스로가 이끌고 있는 구단이다. 오심으로 피해를 보아 강등될까봐 부들부들 화를 내며 SNS에 글을 쓸 만큼 사랑하는 성남FC가 바로 ‘부패하고 미리가 만연한’ K리그에 소속되어 있다. K리그의 위상 추락은 성남FC에게도 좋을 리가 없다. 자신이 제기한 의혹을 확증할 수도 없으면서 수십억의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시민 구단이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K리그에 소속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전 시민들은 물론 전 국민이 볼 수 있는 SNS에 해야만 했을까. 누구를 위한 지적이고 누구를 위한 폭로였나. 축구에 관한 스캔들, 특히 승부조작이 얼마나 큰 파장을 미치는지 알고 있었다면, 성남FC를 아끼는 구단주로서 결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3. ‘정치인’으로서의 측면

 이재명 시장은 축구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도 아니고, 구단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도 아닌 것 같다. 성남FC의 구단주이자 성남시장인 그가 이번 사건에서 갖는 또 하나의 측면이 존재한다. 시장 혹은 정치인으로서의 측면이다.

 이재명 시장과 관련해서 언론이 주목한 점은 그가 보인 ‘승부조작’의 뉘앙스였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이 정말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성남이 강등되었을 때에 대한 변명을 준비한 것처럼 보인다. 먼저 성남FC의 FA컵 우승을 내세우면서 이번 시즌 성남FC는 강팀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K리그에서 하위 스플릿에 간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50억원 규모의 스폰서를 유치했다는 것도 ‘굳이’ 자랑하면서 K리그 챌린지로 내려간다면 구단의 규모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리그에서 원래도 높은 순위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제외하고, 강등권 싸움 중이지만 끝내 성남FC가 강등된다면 그것은 심판의 ‘오심’ 때문이라고 했다. 논지는 ‘우리가 강등되더라도 그건 구단에서 운영을 잘못해서도 아니고 실력이 탓도 아니고 연맹이 잘못해서 그런 것이니 내년에 성남FC의 운영 규모가 축소되어도 그건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인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물론 어떻게 읽는가 나름이겠지만.

 이재명 시장이 얼마나 능수능란한(!) 정치인인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성남FC로 전환하는 시절 이재명 시장은 성남의 축구팬들의 열정을 경험했다. 이번 시즌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FA컵에서는 우승하는 등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차라리 우승을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인지도 몰랐겠다. 하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거머쥐면서 팀의 규모를 확충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강등위기였다. 성남FC가 강등되었다고 한다면, 내년 K리그 챌린지에 적합한 규모로 팀을 축소하면서 ACL을 병행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성남의 축구팬들은 FA컵 우승팀으로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랄 것이다. 금전적인 문제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없다면 그 비난의 화살은 구단 그리고 구단주인 시장 본인에게 쏠릴 수 있다. 국제 경기에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하면 여론도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정치인으로서 부정적 이미지는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이런 의도는 발언 시점에서도 읽을 수 있다. 강등된 이후 이런 발언을 했다면 면피용 발언으로 성남시민에게 비춰졌을 것이다. 살아남은 이후라면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강등을 결정짓기 직전의 시점에 이런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동시에 성남FC의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싸울 ‘시점’과 ‘전장’을 정하는 데에는 익숙할 수밖에 없다.

 처음 이슈가 되었을 때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자신이 발언이 과했다고 인정했으면 끝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기자들은 그의 글 중 ‘승부조작’이란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만큼 K리그에서 민감한 사안이기에 기자들의 눈은 그 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는 새로운 구도를 잡았다. 자신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수호자로 위치를 바꿨다. 축구 기자들은 연맹의 앞잡이로 위치시켜, 판정에 대한 문제는 제기하지 않으면서 ‘불쌍한’ 시민구단의 구단주인 이재명을 탄압하는 이들로 만들었다. 이재명 성남FC 구단주는 프로축구연맹도 마찬가지로 다뤘다. 공식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전에 판정시비와 승부조작 논란에 화들짝 해서 선량한 구단주를 혼낸다는 구도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연맹이 해온 ‘나쁜 짓’ 덕분에 그러한 구도는 정확히 맞아들었다.

 그렇게 해서 얻는 장점은 순수하게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가 징계를 받는 ‘순교자’로서의 이미지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 현재 ‘언론의 자유’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 이재명 성남FC 구단주는 글쓴이 본인 같은 축구팬에겐 나쁜 정치인이 되었지만, 많은 시민들에게 민주주의 핵심인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성남FC의 팬을 비롯한 성남 시민에게는 좋은 구단주, 시장님으로 남을 수도 있다. ‘우리 고장 팀이 불리한 판정을 많이 받았다고 하던데, 구단주 or 시장님이 나서주신 덕분에 마지막 경기 이기면서 K리그 클래식 잔류도 했구나.’하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언론에 수없이 노출되면서 그는 매우 정당하게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 다른 시민(도민?) 구단의 구단주가 끼어들어서 아예 이상한 소리를 한 덕에, ‘한나라당 당대표까지 지낸 인물보단 낫네.‘라는 평가를 네티즌 사이에서 받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 이 정도 화제가 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 다.

4. 성남FC의 구단주는 K리그를 망치고 있다.

 우선 전제하고 싶은 것이 있다. K리그는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비판이 필요하고 때론 강하게 잘못된 점을 끊어낼 수도 있어야 한다. 프로축구연맹에서도 이재명 시장의 발언을 잘 듣고 연맹의 차원에서도 이번 사태를 빚어내게 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신뢰를 잃어왔던 것이 결국 자신들의 전문 분야인 축구에서 한 정치인에게 끌려 다니는 형국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규정도 현실에 맞게 교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축구계 역시도 더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언급했듯, 우리 사회의 수많은 곳들이 그렇듯 부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스스로 이끌고 있는 성남시에 대해서 완벽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묻고 싶다. ‘시장님. 성남에서는 불합리한 일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나요? 불합리한 일이 몇 차례 일어나면 성남시 전부가 불합리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확실하게 모르면서 설치면 주변에서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문제가 많다고는 해도 프로축구연맹 그리고 무엇보다도 팬들이 일궈낸 K리그라는 결과물을 이제 구단주로서 갓 걸음마를 뗀 ‘정치인’ 한 명이 이런 식으로 마구 근거도 없이 욕하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는 언급했듯 축구 자체도 잘 모르는 사람으로 보이고 구단주로서도 그렇게 성숙한 처신을 보이지도 못했다. 화제 거리로서 좋은 인물일 수는 있으나 축구 발전을 위해선 거의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인물이다. 어떤 사안이든 제 3자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사안, 특히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다뤄야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일개 시민인 내가 시정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한다면 이재명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재명 시장으로선 어이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이다. 축구를 잘 모르는 ‘정치인’ 구단주가 뛰어들었다. 이재명 시장이 ‘정치꾼’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인생을 위해 수작을 부린 것이든, 정말 시민구단의 ‘초보’ 구단주로서 나선 것이든 그는 K리그를 망치고 있다.

 그가 축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정치인으로서 이러한 일들을 전개시켰다고 한다면 그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K리그에 해를 끼친 것이 분명하다. 그는 구단주로서 팀의 운영에 관해서만큼은 ‘축구인’의 자세를 조금이라도 가져야 했다. 언급했듯 승부가 성남FC에게만 불리하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입증하지도 못했는데, 이재명 시장의 발언으로 K리그의 이미지는 또다시 악화되었다.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성남FC의 피해를 이야기하고자 했다면 확실한 근거를 제시했어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표’를 잃지 않기 위해 성남FC의 강등에 대비한 발언이었다고 한다면, 그는 너무도 무책임하게 K리그 팬과 K리그 관계자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는데, 이것은 스스로 입증하지도 못할 이야기로 명예를 훼손했으니 더한 처벌을 가해도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이재명 시장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한 K리그의 이미지 악화는 시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성남FC의 이미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재명 시장은 스스로의 얼굴에 침을 뱉어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성남시에 해를 끼칠 수도 있었다.

 반대로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성남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로 이러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가정해보자. SNS에 올린 글들은 공정한 경기운영과 심판판정을 옳게 바꾸는 것을 목적으로 했을 것이다. 목적은 정당하다. 하지만 그가 취한 수단은 어떠했는가. 그는 승부조작 혹은 편파판정과 관련된 이야기로 리그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다른 방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은 없었나? 혹은 K리그를 그렇게 표현해야만 했는가?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그것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박정희가 이룩한 ‘조국 근대화’라는 가치를 고스란히 공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그가 철저하게 짓밟은 민주주의와 서민들의 희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목적만 강조하다보면 소외당한 다른 요소들을 놓치기 마련이다. 목적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과정에서 희생될 수 있는 것, 상처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K리그의 심판과 판정 수준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해도, 그 수단이 K리그 전체가 부패한 것처럼 묘사하고 시민 구단이 일방적 피해를 입은 것처럼 표현하여 K리그 전체를 폄하한 것은 반드시 사과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그가 진정 한국 축구에 '애정'이 있었다면 이렇게 무책임하게 굴어선 옳지 않다.

 

 성남에 거주하는 18세 유명 아이돌이 성남시는 부패한 도시라는 내용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이것이 큰 이슈가 되었고 시 당국에서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가 진행되었다. 한편 시의 운영이 완벽하진 않았기에 지역 일간지에서는 유명 아이돌이 어떤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확실하게 알고 싶어 했다. 그러자 유명 아이돌은 기자들은 시 당국의 앞잡이며 자신의 말을 막는다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한다. 물론 실제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요즘 누군가의 행보와 닮아 있다. 아이돌보다는 훨씬 똑똑하고 잘난 사람답게 현재 그 누군가는 언론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여론을 주도하면서 자신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프로축구연맹은 맹비난에 시달려야 했고 K리그는 타격을 입었다. 이재명 시장이 K리그를 위해 무엇을 했기에, 어떤 자격으로 이렇게 큰 아픔을 주는 것인가. 사실 이재명 시장에게 축구인 혹은 구단주로서의 자세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상식적인 사람이길 바란다. 그런 정치인이 되어주길 바란다. 자신이 한 말,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져주는 정치인을 기대할 뿐이다. 대통령에 올랐던 한 군인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국민을 제 손으로 학살했다. 자신의 정치 생활을 위해 무고한 다른 이들, 다른 것들을 희생시키지 않길 바란다. 자신이 벌인 일에 책임도 지지 않고 빠져나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살아가는 일은 없어야, 우리 정치도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에도 진정한 발전이 있지 않겠는가.

 http://blog.naver.com/hyon_tai

[미르No.9]

공감가네요

[Bintin]

아래 비유가 뭔가 와닿게 잘 쓰셨네요.

[bigbird]

격공

[축구손님]

공감합니다.. 쩝..

[SSSHHH]

공감합니다. 방법적으로도 잘못됐고 진짜 제가 하고싶은말을 다 써주셨네요

[KI청용]

긴글 잘 읽었습니다

[완전짱이솅]

전혀.. 쓸데없는 말만 적으셨네요.

[Artem Dzyuba]

기존에 연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

[hyon_tai]

아뇨. 이재명 시장이 못할 말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글에도 썼지만 심판 판정 문제는 고질적인 것이란 것도 알고요. 다만 그것을 표출하는 과정 그리고 논란이 된 후에 대응하는 방식이 옳지 않았단 이야기죠. 안 그래도 예민한 문제인데 제대로 확증할 수도 없으면서 승부조작 뉘앙스가 분명히 느껴지는 발언을 한 건 경솔했다고 생각하고요. 글에도 썼듯 연맹도 치열하게 반성해야 될 부분이 있고요. 이재명 시장이 정치인으로서 능수능란하게 음직이면서 K리그를 흔들어 놓은 것을 지적하긴 하지만제가 연맹의 편에 서있는 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