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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moonshapedpool.tistory.com/79
원문: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9c939p/it_was_a_different_time
조니 레이진은 찢어지게 가난했고, 모두가 그걸 알고 있었다. 조니는 고물 처리장에 있는 트레일러에서 어머니와 함께 공짜로 살고 있었는데, 그 둘이 키우는 더러운 개 세 마리가 쥐와 어린애들을 쫓아 주기 때문이었다. 둘은 끔찍한 호더(*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사람)들이어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전부 버렸을 물건들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트레일러 한쪽 벽면에는 바퀴가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 세발 자전거들이 녹슬고 개 오줌으로 뒤덮인 채 곧 무너질 것만 같이 쌓여 있었다 모두 조니가 몇 년동안 모은 것들이었다. 마치 반만 완성된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 작품 같았다.
트레일러 안쪽에도 너무 쓰잘데기 없는 것들이 많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뭔가를 넘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조니의 어머니는 적어도 50살은 되어 보였는데, 그녀는 커다란 담요를 둘러싼 채 집안의 금속 물건들에 여기저기 걸리고 다니면서 항상 춥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거긴 냄새도 심각했다. 오래된 개밥이랑 해충 스프레이 냄새. 하지만 조니한테는 플레이스테이션 3이 있었고, 본체가 테이프로 둘둘 싸여 있긴 해도 꽤 잘 작동했다. 나는 게임기가 없었기에 원래라면 안 갔을 그 냄새나고 더러운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곤 했다.
나는 조니를 이용하는 게 아니야, 하고 난 혼자 생각했다. 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고, 다른 애들이 조니를 놀릴 때도 난 항상 걔 편을 들어 줬다. 조니는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일주일에 한 번 조니를 불러서 샤워를 하게 해 주고 엄마가 조니의 낡은 옷을 세탁해 줄 동안 아빠는 와플과 베이컨을 구워 메이플 시럽을 뿌려주곤 했다. 조니는 내가 갖지 못한 형제나 다름이 없었고, 만약 조니의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리집에서 당장 조니를 입양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니가 우리랑 같이 살지 않은 건 조니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분도 최선을 다하고 계실 거야," 엄마는 동정으로 인해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남편을 잃는 일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힘드셨겠지."
그래서 조니 레이진은 계속 고물 처리장에 살았다. 사실, 조니는 그 편을 선호했다. 다른 동갑내기 아이들에 비해 엄청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었으니.
조니는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물건을 팔면서 돈을 벌고자 했다. 고물 처리장에서 찾은 보물들만이 아니었다. 조니는 훌륭한 수집가였다. 시민회관이나 도서관에 있는 분실물 상자를 털기도 했고, 길거리를 꼼꼼히 살피며 다니면서 동전이나 누군가 떨어뜨린 물건을 줍곤 했다. 그러면서 찾은 건 대부분 쓰레기였지만, 가끔 꽤 좋은 걸 발견해서 20달러에 팔기도 했다. 그런 상황이 오면 나는 항상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조니는 그 돈을 곧바로 사탕이나 소다를 사는 데에 전부 날리고 평소엔 못 사는 것들을 질리도록 사곤 했으니까.
그래서 조니가 가방에 초콜릿, 사탕, 그리고 탄산 음료들을 가득 가지고 와서 매일같이 팔기 시작했을 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조니가 가져온 밀수품들을 달려들듯이 사갔다. 전부 시중 가격의 10퍼센트 정도에 팔았으니.
아이들은 조니가 밤마다 어디선가 찾아가지고 온 물건들의 겉모습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80년대 디자인의 커다란 캔음료들. 나는 처음엔 유통기한이 지난 것에 대해 걱정했지만, 조니가 가져온 것들은 바로 지난 주에 만들어진 듯이 맛이 좋아서 나도 돈을 주고 사먹고는 했다.
더 이상한 건 조니가 새 옷을 입고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였다. 아니, 사실 새 옷이라고 하긴 좀 그런 게, 그것들은 몇십 년 전의 유물들이었다. 그 탄산음료 캔들처럼. 하지만 옷들의 색깔은 바래지 않고 선명했고, 옷감은 포장을 뜯은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접힘 자국이나 비닐 포장 냄새가 남아 있었다. 조니가 입고 온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 티셔츠를 보고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조니는 마이클 잭슨 전성기 시절의 빨간 자켓 주머니에 동전을 짤랑거리며 나를 보고 씩 웃었다. 조니는 무슨 오래된 뮤직 비디오에서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학교 끝나고 폴아웃 게임 사러 갈 건데", 조니가 엄지를 들어 쇼핑몰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같이 갈래?"
"당연하지." 나는 책가방을 매며 말했다. 걷는 동안, 조니는 이상하게 듣기 싫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시계 또한 다른 것들과 같이 몇십 년은 된 듯한 스와치 제품이었다. 나는 조니가 일부러 계속 티내는 걸 알고 있었다. 조니는 내가 자기 물건들이 어디서 났는지 엄청 궁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던 거다. 하지만 나는 죽어도 먼저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있지, 나 요즘 에밋 몰을 탐험하고 다녔어. 호숫가에 있는 곳 말야." 조니는 드디어 10분간의 침묵을 깨고 말을 꺼냈다.
"세상에, 조니! 이 물건들을 전부 거기서 가져왔단 말야?"
"응."
"하지만 거기는 버려진 지 엄청 오래된 곳이잖아. 아무것도 없을 텐데."
내가 조니의 얘기를 혼자 곱씹는 동안 조니는 그저 계속 씨익 웃기만 했다. 쓰고 있는 오래된 레이커스 야구모자 챙 밑으로 곁눈질을 보내면서 말이다.
에밋 몰은 옛날에는 굉장히 인기있는 곳이었다. 엄마에 의하면 70년대만 해도 그곳은 마을의 중심가였다고 한다. 아이들이 호숫가의 공원에서 공을 차고 노는 동안 부모들은 반짝이는 크롬과 금속으로 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층을 오가며 쇼핑을 즐겼다. 거대한 지하 주차장이 있었기에 주차할 곳을 찾는 건 문제가 아니었고, 안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게들이 입점해 있었다. 그 당시의 최신 사치품들로 가득 채워진 채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않았다. 모두들 그 얘기를 알고 있었다. 1981년의 어느 월요일, 어느 아이의 시체가 1층의 중이층에서 발견된 것이다.
경비원이 그 십대를 죽이고, 얼굴을 흉기로 짓뭉개고, 현장에서 도망쳤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엄마 얘기를 듣자 하니 그 경비원에 대한 혐의는 별 증거가 없었지만, 최저시급을 받고 야간에 일하는 흑인 신분으로서는 좋은 변호사를 고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애가 누군지는 아무도 몰랐다. 이빨과 턱을 다시 조각조각 맞춰 보았지만 어느 치과 기록에도 일치하는 내용이 없었다. 1980년답게 처음에는 모두가 그 일이 있었다는 걸 무시하려고 했고, 유죄판정이 났으니 전부 없었던 일이 된 것처럼 살아가려고 했다.
시대가 시대다 보니 그랬나 보다. 하지만 그 후 몰 안쪽에 입점한 상점 주인들이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신고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데 들리는 발소리, 속삭임, 혼자 움직이는 물건들 등등. 사람들이 귀신을 봤다는 소문도 퍼지기 시작하자 쇼핑몰의 인기는 점점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상점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몰이 완전히 유기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1983년 여름, 출입구들에 자물쇠가 걸리며 그곳은 영원히 폐쇄되었다.
30년 후, 에밋 몰은 여전히 호숫가 곁에 자리잡고 있었다. 전부 철거하기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팔기엔 너무 소문이 나쁘고. 심지어는 노숙자들도 그곳을 피해 다른 곳에서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어두운 역사를 가지지 않은 곳도 널렸기에.
"사실 이건 비밀이야." 조니가 말했다. "비밀 지킬 수 있어?"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좋아. 오늘밤 10시 반쯤에 몰래 집에서 나와. 몰에서 만나자. 손전등이랑 책가방도 가져와. 둘 다 필요할 거야."
"알았어."
그러고 나선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조니가 새로 산 게임을 열심히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저녁을 먹으러 집에 갔을 때쯤엔 조니가 보여준다던 에밋 몰의 비밀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잊혀진 후였다.
우리집에서 에밋 몰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였고 나는 아빠가 잠들 때까지 기다리느라 좀 늦게 나와야 했다. 에밋 몰로 가는 갈라진 아스팔트길 사이로 자란 잡초들에 도달했을 때 조니가 손전등을 발치에 비춘 채로 나를 불렀다. "빨리 와, 안 그럼 늦는다고!"
대체 30년동안 변함없이 있는 곳에 가는데 뭐에 늦는다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는 빈 책가방을 둘러맸고 서둘러 조니를 따라 몰 주변에 길게 자란 풀들을 헤치며 들어갔다. 쇼핑몰 입구는 여전히 철로 된 셔터로 막혀 있었고 녹슨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하지만 셔터 옆쪽을 누가 발로 차 놓았는지 휘어져서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생겨 있었다.
"여기로 들어가면 돼." 조니가 구멍 안으로 가방을 던지고는 기어들어가며 말했다.
나는 의심을 접어두며 재빨리 따라들어갔고, 곧 깨진 유리와 더러운 비닐쪼가리로 가득한 로비에 서 있게 되었다.
"빨리 와" 조니가 몰 안쪽으로 들어가며 불렀다. 조니의 운동화가 유리 조각들을 밟는 소리가 났다. 텅 빈 매장들은 어두운 동굴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것 같았는데, 우리가 든 손전등의 불빛이 스쳐갈 때마다 안쪽에서 이상한 그림자들이 움직였다.
앞쪽에 푸드코트 같은 게 보였다. 아니, 한때 푸드코트였던 곳의 잔해라고 해야 하나. 부서진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들 몇 개가 나뒹굴고 있었는데, 그 사이들로 심하게 자란 고사리들이 모여 작은 숲을 이루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물웅덩이가 깊게 고여 있었고, 조니는 얕은 물을 밟으머 뛰어가 버려진 지 오래인 에스컬레이터에 다다랐다. 조니의 발에 뭔가 작고 썩은 식물같은 것이 감겨 있었다.
"지하층은 다 물에 잠겼어." 금속 계단을 올라가며 조니가 말했다. "호수 물이 침투해서 바닥이 잠겼나 봐. 내려가볼 용기만 있으면 물고기도 볼 수 있어."
몸이 떨렸다. 나는 폐쇄된 공간이나 깊고 어두운 물은 항상 불편했다. 그 둘이 합쳐진 곳은 절대로 안 갈 거였다.
윗층에 도달하자 조니는 시계를 확인하고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딱 맞춰서 왔어."
"이제 뭐하는 건데?"
"쉿. 그냥 보고 듣기만 해, 응? 좀 있으면 알게 될 거야."
우리는 침묵 속에서 1분정도 서 있었어서, 내 귀는 아주 작은 소리라도 들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밑에 있는 물에 잠긴 푸드코트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만 들렸다. 하지만 계속 듣자하니 텅 빈 쇼핑몰의 침묵 속으로 희미하게 다른 소리가 섞여오기 시작했다.
오래된 엘리베이터 음악.
멀리서 들려오는 듯 기괴하고, 조그맣고, 얇은 소리였고, 마치 이젠 없는 물건을 통해 메아리치듯 왜곡된 소리였다. 소름돋는 공포 때문에 구역질이 날 것 같았고,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은 떨리기 시작했다. 조니가 어깨에 손을 얹어 주기 전까지는.
"괜찮아. 내가 몇십 번이고 해본 거야. 진정해도 돼."
희미한 형광빛이 시야의 구석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음악은 점점 커지며 진짜처럼 들려 왔다. 눈 깜짝할 사이, 옆에 있던 매장들이 더 이상 시커먼 구멍들이 아닌 걸 깨달았다. 대신, 미약한 회뿌연 빛이 어둠을 겉어내고 그 옛날 거기 있었을 모든 것들의 유령같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말도 안 돼" 내가 중얼거렸다.
조니가 조그맣게 웃었다. "완전 소름끼치지? 오후 11시 11분만 되면 항상 이래. 매일 매시간 딱 맞춰서 말야."
조니는 내 팔을 잡고 금이 간 바닥을 따라 어느 한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향해 뛰었다.
"여기는 셜리스 캔디라는 곳이야." 눈살을 찌푸린 채 조니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자, 존재하지도 않는 유리창 위에 희미하고 창백한 네온사인 글씨가 휘갈겨져 있었다. "엄마가 말해준 곳이야. 엄마는 여기서 파는 밀크셰이크를 정말 좋아했어."
음악이 더 크게 들렸다. 보이지 않는 스피커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정도였다. 가게 안의 썩은 카펫과 물에 잠긴 천장 타일들 위엔 흐릿한 선반들의 하얀 선들이 겹쳐져 보였다. 마치 네거티브 필름에 스크래치가 난 것 같았다.
"잘 봐봐." 조니가 유령 선반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음악이 정점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 그때가 돼야 물건을 집을 수 있어."
조니가 만져지지 않는 선반 위로 손을 올렸다. 음악은 점점 작게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음악이 점점 부풀어오르듯 크게 들려왔다. 마치 다른 시대에서 우리 귀로 음악을 직접 꽂아넣는 것 같았다.
조니는 다시 한 번 선반을 손으로 쓸었는데, 이번엔 선반이 잔상같지 않고 마치 이중 노출로 찍은 사진처럼 하나의 현실 위에 다른 현실이 겹쳐져 보이는 것 같았다. 조니의 손짓 한 번에 초코바 한 상자가 잡혀들었고 음악은 다시 조용히 줄어들었다. 조니는 초코바 상자를 가방에 넣었다.
"뭘 잡게 될지는 확실히 몰라." 조니가 유령같은 복도를 걸어가며 말했다. "그치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야."
두 시간 정도 우린 가게마다 돌아다니며 지나간 시대의 물건들을 쓸어모았다. 결국 음악은 완전히 줄어들어 버려진 쇼핑몰의 메아리치는 침묵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후 며칠 동안 나는 그곳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내가 이상한 꿈을 꾼 건지 환상을 본 건지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내 침대 밑에 있는 유통기한 지난 사탕 상자들과 우리집 TV옆에 둔 '신제품' 아타리 2600 게임기를 보면 꿈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믿기 힘들지만 사실이었다.
우린 거의 일주일 후 다시 그곳을 찾았다. 두 개의 세상이 겹치는 이상한 시간 동안 우리는 오래된 배경음악에 취한 채 잊혀진 보물들을 마구 집어댔다.
초반엔 이번이 더 쉽다고 느껴졌다. 미지의 공간에 대한 나의 공포는 사라져 있었다. 그런데 조니가 갑자기 내 팔을 붙잡고는 날 바닥으로 잡아끌며 주의를 주었다.
"왜?" 나는 썩은 리놀륨 바닥에 앉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속삭였다.
조니가 입술 위로 손가락을 갖다 대며 고개를 젓고는 우리 앞에 있는 흐릿한 선반들 사이를 가리켰다. 반대편에선 형상 하나가 움직이고 있었다. 선반들처럼 그 형상도 회뿌연 빛에 흐릿하기만 했는데, 확실히 사람 형상이었다. 그런데 어딘지 굉장히 위협적으로 보였다.
시야가 흐려지고, 갑자기 방광이 조여오면서 오줌을 지릴 것 같은 느낌이 덮쳐왔다. 그 형상이 우리를 향해 움직이자 조니는 내 옷자락을 꽉 움켜쥐고 나를 선반들 사이로 끌어당겨 난간이 있는 바깥으로 데리고 나간 후 다른 상점에 들어가서 숨었다. 조니도 나랑 비슷한 상태인 것 같았다. 눈은 커다래지고 숨소리는 엄청나게 거칠었으니 말이다.
"아니 저게 뭐야?" 목구멍에 목소리가 걸려서 안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난 살면서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었는데, 대체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도 몰랐다.
"유령이지." 조니가 헐떡댔다. "주의하면서 다녀야 해. 쟤들이 가끔 내가 있는 쪽으로 올 때가 있는데, 혹시라도 내가 눈에 띄면 쫓아오더라고."
"아 미친, 조니! 너 유령 얘기는 안 했잖아."
조니가 어둠 속으로 침을 뱉었다. "아니, 여기 자체가 유령 건물 아냐? 여기 대체 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건데, 루이스? 애초에 왜 사람들이 전부 여길 떠났겠냐고?"
나는 침을 꿀떡 삼키고는, 방금 일어난 일에 너무 몰입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것들한테 잡히면 어떻게 되는데?"
"몰라. 잡힌 적이 없으니까. 유령 세계로 끌려갈지도 모르고, 우리 생명을 뺏어서 자기들이 다시 부활할지도 모르지. 내가 유령 전문가는 아니잖아. 그냥 쟤네한테 잡히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건 딱 직감으로 느껴진다고. 너도 느꼈잖아, 안 그래? 너도 그것한테서 나쁜 기운이 감도는 걸 느꼈잖아. 마치 죽음이 다가오는 것 같이."
음악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시간은 거의 1시 11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유령 쇼핑몰이 문을 닫는 시간. 로비로 가면서 나는 백팩을 둘러맨 채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면 난 여기 다신 안 올래. 오래된 사탕이랑 고전 게임들 좀 얻겠다고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아."
조니는 말없이 문에 난 구멍 밑으로 기어나갔다. 나는 조니가 여기 몇 번이나 왔을까, 거의 잡힐 뻔한 적은 몇 번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조니가 멈추지 않고 계속 오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첫댓글 판타지소설같아
와 재밌다
와 그 치아기록도 없는 소년이 조니인거같은데...유령좀도둑을 잡으려는 경비가 낚아채서 그 시대로 넘어간건가??? 진짜 재밌다 그 환상특급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