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5 월 3 일 월요일 맑아짐
오늘은 동네 부역이 있는 날인데
급한 일이 생겨 참석을 못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
영주에 들러 그동안 미루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보기로 했다.
지난 10 년동안 써본 호미중에 가장 좋았던
영주 대장간 호미를 단골 철물점에서 찾아보니
철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취급할수 없다 하여 다른 호미를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영주 대장간을 직접 찾아갔다.
그곳도 이미 시세에 발맞추어 우리가 원하는
옛날 호미를 찾아볼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사장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의 요구대로 호미 스무자루를 주문을 넣었다.
철물점에서는 보기 힘든 왼손잡이용 호미도 보인다.
기념으로 하나 장만하였더니
뜻밖에 마음씨 좋은 사장이
살짝 금이 간 튼튼한 낫 한자루를 나무 자를때 쓰라며 선물을 한다.
풀천지와 비슷한 연배로 친구처럼 정이드는 순간이 되었다.
앞으로 참된 세월이 돌아오면
대장간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될것이다.
풀향기 아내가 풀천지에게 주문한 생일선물들이다.
압력솥 후라이팬 찜기 싸구려 신발등
어차피 사야될걸 사면서도 선물 고맙다며 행복해한다.
풀향기 아내는 착한 바보이다...^^
영주 맛집을 한군데 소개해 본다.
국물도 하나없이 딸랑 쫄면 하나만 파는 집이 있다.
현대식 건물로 변모되어 아쉽지만
영주에선 상당히 유명한 쫄면 집이다.
주로 여자 손님들 위주로
끊임없이 들고나는 홀을 꽉채운 손님들과
줄을 서서 포장해 가는 손님들의 북적거림을 눈으로 먼저 보고나니
입으로 맛보기도 전에 기대를 충족시킨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 한입에 베어문 쫄면의 맛은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았다...^^
나중 애들에게 맛보여 주면 무어라 할까 ?
밀가루 쫄깃한 면발에 양배추 듬뿍 넣고
파 썰고 오이 썰고 당근 채썰고 단무지 채썰고
고추장 끼얹어 삶은 달걀 반쪽 얹었을 뿐인데
국물도 하나없이 한그릇에 4,000 원 곱배기는 5,000 원인데
오랫만에 음식장사 돈번다는걸 실감해 보았다.
아무리 비싸도 3,000 원이 넘으면 안될것 같았다...^^
아마도 소박한 농부의 생각일 것이다.
모두가 단골손님일것 같은 수많은 여자들은
조금도 그런 표정을 찾아볼수 없었으니까...^^
돌아오는길에 고생하고 있는 애들 생각하여
시원한 맥주와 맛있게 잘하는 단골집에 들러
풀향기 아내가 좋아하는 족발을 사왔는데
이번에 귀농한 후배가
지나갔지만 미처 답례 못한
풀향기 아내의 생일을 위하여 케잌을 사왔다.
그러더니 신이나서 케잌에 대해 설명을 해댄다.
절의 스님들이 주로 좋은것만 먹기 때문에
가끔씩 불량식품을 좋아하는데 케잌을 좋아하여
파리 바게뜨와 뚜레쥬르 빵집 중에
뚜레쥬르 빵만 좋아한댄다.
그 이유는 파리 바게뜨 빵에는 개미들이 끓지 않는데
뚜레쥬르 빵에는 개미들이 달려든다 한다.
당연히 방부제 처리를 하지 않는 뚜레쥬르 빵이 좋다는 얘기이다.
봉화에 볼일 보러 나갔다가
새로 생긴 뚜레쥬르 빵집을 보고 반가워
뚜레쥬르 케잌으로 풀향기 아내의 생일 선물을 사온것이다.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초를 두개 꼽아놓고
언제나 이팔 청춘처럼 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의미라며 즐거워 한다.
생각지 않은 따뜻한 인정에
풀향기 아내의 마음이 행복한 감동으로 젖어든다.
좋은 인연이란 무엇보다 좋은 인생의 선물이다.
외롭고 힘든 귀농의 세월을 잘 헤쳐나가
풀천지보다 더 당당한 세월을 일구어 나가길 바래본다.
한 이틀 절룩거린 풀향기 아내가
어젯밤 풀천지가 주물러주고
푹 쉬면서 정겨운 마음의 선물들로
삐어있는 발도 다 나았다며 함박웃음을 웃는다.
그래 ~ 이제부터 다시
이팔청춘처럼 건강한 행복으로
즐겁게 저물어 가야겠다...^^
첫댓글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엿보면서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풀천지의 소박한 일상을
늘 어여삐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래 ~ 이제부터 다시
이팔청춘처럼 건강한 행복으로
즐겁게 저물어 가야겠다...^^
ㅡ 나도~! 크흐~
철없는 행복을 위하여...^^
중앙 분식 제가 여고 시절 부터 있었답니다.......행복한 생일을 보내셨군요~~풀천지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행복해졌답니다~~^^*
정겨운 추억같은 곳이더군요.
양배추 가득환 쫄면의 맛보다
망설임없이 찾아드는 하오의 추억만 실컷 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