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전래 동화 한 토막 –
한 농부가 가난해서 노동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었을 때는 아주 건강하더니 부자가 되고 나서는 몸도 비대해지고 게을러졌을 뿐 아니라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게 됐다. 부자는 좋다는 보약을 다 구해 먹기도 했고 훌륭한 의사의 치료도 받아보았지만 증세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이웃나라의 한 고명한 의사가 그와 같은 증세의 병을 잘 고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증세를 자세히 적은 편지를 띄웠다. 부자는 얼마 후 그 의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답장을 받았다.
“당신 몸 속에는 지금 무서운 벌레가 살고 있소. 나에게는 그 벌레를 죽일 수 있는 특효약이 있으니 이리로 오기만 하면 당신의 병을 고칠 수 있소. 마차를 타면 덜컹거리는 통에 벌레가 놀란 나머지 몸 속에서 소동을 벌여 당신은 죽게 되니 꼭 걸어서 와야 합니다.”
그 부자가 먼 길을 걸어서 의사에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의 고질병이 다 나아 특별한 약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
머리가 지끈지끈할 때면 걸어라. 꿈이 다 무너졌다고 생각되어 별 희망도 없다고 느낄 때는 걸어라. 계속 걷다 보면 머릿속은 단순한 생리적 사고에서부터 삶의 본질적 가치에 이르는 복잡다단한 생각으로 채워 진다.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웠다가 비워지고, 비워졌다가 다시 채워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어떤 영감이 떠오르거나 새로운 사고를 창조해 낸다. 행복해지려면 걷기를 습관화하여 열심히 걸어라.
매사추세츠 병원 알렉산더 리프 박사는 세계의 건강 장수하는 사람들을 연구한 바 대부분 걷는 것을 습관으로 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걷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매일 오랜 시간 활발하게 걷는 것을 잠자는 것이나 식사하는 것처럼 습관화 할 수 있다면 건강장수는 이미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그는 결론을 내렸다.
필자는 18여 년간 열심히 걸어 건강을 다졌고 오래 전부터 워크홀릭(walkholic)이 되었다. 그래서 걷는 것이 즐겁다.
지난 10월 13일 저녁 9시 우리 걷기 매니아들은 상암동 월드컵역에 모였다. 여정은 그 곳에서 성산대교, 양화, 서강, 마포, 원효대교를 지나 한강대교,동작,잠수교를 도강하여 밤참을 먹고 다시 한남,동호,성수,영동, 잠실대교를 지나 다시 잠실철교로 도강,올림픽,천호대교, 광진교를 건너 올림픽공원까지 40km(100리)를 무박으로 걷는 코스였다.
한강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다리를 치장한 불빛, 주변 빌딩들의 랜드마크, 한강물위에 뜬 형형색색의 그림자 등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걸어 잠수교를 건넌 지점 반포광장(20km)에 도착하니, 밤12시 30분. 후미 팀이 도착하여 막걸리를 곁들인 야채 죽으로 밤참을 때웠다.
잠시 휴식한 후 우리 선두 몇몇은(필자보다는 대개 20여세 아래이지만) 좀 빡세게 걸어 볼 양으로 필자가 앞으로 치고 나가니 모두가 뒤따라와 광진교까지 14km를 2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빨리 걷는다고 상을 주거나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닌데, 누구나 은근히 경쟁심이 발현되는 것 같다. 그런 중에도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을 바라보면서 내 살아온 지난 날을 반추 해보며 반성하고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뇌리에 그려보기도 했다.
오늘 밤은 별빛도 총총하고 바람도 없고 기온도 걷기엔 딱 알맞았다.이제 남은 6km를 후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천천히 걸어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 도착하니 아직도 미명인 10월 14일 새벽 4시 반경이었다. 완보기념 촬영을 하고 막걸리와 굴 국밥으로 속을 데우니 노곤하지만 기분 좋은 밤이었다.
장거리를 자주 걸어 보지만 걸을 때는 다리도 뻐근하고 졸리기도 하고 때로는 짜증도 나지만 완보했을 때의 성취감으로 보상되는 희열에 도취되어 다리도 몸도 맘도 평온 바로 그 것이었다. 울트라 도보(100km)를 걸을 때마다 이 번만 걷고 그만 한다 하면서도 때가 되면 또 걸으니 그 게 워크홀릭인가?
54동문들도 한번 시도해봄즉 하다고 생각해서 퍼오기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