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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60
씬1. 국회의사당 전경
씬2. 동, 복도쯤
(삼삼오오 모여있는 의원들과 기자들.. 강모와 태섭이 뭔가 이야기하며 나오는데..
일각에서 필연과 오의원, 몇몇 여당의원들이 모여서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필연, 강모와 시선 마주치자.. 차갑게 웃는다. 강모, 지지 않고 웃어주는데..
이때, 젊은 직원이 나와서 소리친다)
직원 : 청문회 시작합니다. 다들 입장해 주십시오..!
씬3. 동, 청문회장
(증인석에 강모가 있고.. 태섭과 오의원들이 앉아 있다. 내정자 자리의 조필연이 있고.. 홍기, 의사봉 두드리고..)
홍기 : 다시 속개하겠습니다. 오세관 의원부터 질의하세요.
오의원 : 증인은 분명 비자금 장부라고 하셨습니까?
강모 : 예.
오의원 : 그 비자금의 주인이 전직 대통령이구요.
강모 : 맞습니다.
오의원 : 그 장부.. 증인이 갖고 있습니까?
강모 : ...
오의원 : 여긴 국횝니다. 만약 조금의 거짓이라도 있으면.. 위증죄와 국회모독제가 적용될 거예요.
강모 : .. (필연을 보면)
필연 : .. (웃는다)
오의원 : 증인..! 어서 대답해요..!
강모 : (홍기에게) 위원장님께 묻겠습니다. 의장님께서도 그 장부를 보신 적 있으시죠?
필연 : ..!! (굳는데)
홍기 : .. (주저한다)
강모 : 잘못 말씀하시면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전 국민을 모독하시게 됩니다. 양심껏 대답해 주시죠.
홍기 : .. 증인 말대로.. 비자금 장부, 본 적이 있습니다.
좌중 : .. (술렁인다)
강모 : 위원장님뿐만 아니라.. 87년 서울의 밤 행사 때, 몇몇 분이 보셨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이 안에도 계시는군요.
(두세 명의 의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태섭 : 위원장님,.. 비자금 장부뿐만 아니라, 조필연 내정자의 그동안 행적을 철저히 파헤치기 위해서
청문회가 오늘 하루로는 부족합니다. 연장하길 건의합니다.
야당 1 : 재청합니다.
야당 2 : 삼청합니다.
(필연, 놀라는데..! 강모, 필연과 시선 마주치자 차갑게 웃어 보인다)
씬4. 동, 로비
(태섭과 강모, 정연, 영국이 걸어 나오는데... 몰려드는 기자들..)
기자 1 : 비자금 장부를 가지고 계시는 겁니까?
기자 2 : 청문회가 연장 됐는데, 그동안 비자금장부를 제출하실 생각입니까?
기자 3 : 그 장부를 조필연 내정자가 작성한 게 틀림없나요?
(강모, 멈추고 돌아보면 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 다들 받아 적을 준비를 하며 강모의 답변을 기다리는데..)
강모 : 모든 진실은.. 다음 청문회 때 밝혀질 겁니다.
(강모와 태섭, 정연, 영국들이 밖으로 나가고.. 그 뒤쪽.. 필연과 민우, 재춘이 그들을 보고 있다)
필연 : (노려보며) 저놈.. 어떡하든 시간을 벌어보려고 잔꾀를 부리는 거다.
민우 : 자신만만해 보이는데.. 만약 장부를 가지고 있으면 어떡하실 건데요?
필연 : ..! 아냐, 그럴 리 없어..
민우 : 이강모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 거만 명심하세요. (간다)
필연 : .. (불안해진다)
씬5. 조필연 사무실 전경
필연 : (E)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씬6. 동, 안
(필연이 핏대를 올리며 전화중이다. 고재춘이 있고..)
필연 : (수화기 들고) 지금 이강모가 혈안이 돼서 이성모를 찾고 있어..! 우리가 먼저 찾아내야 된단 말야..!!
정식 : (F) 못 찾은 걸, 저보고 만들어내란 말입니까?
필연 : 야, 황정식..!! (하다가, 이럴게 아니다, 흥분 가라앉히며) 아무튼.. 이유 불문하고, 자네가 먼저 찾아내야 돼.
내말, 알아들어?
씬7. 정식 사무실 안 (속초)
정식 : (수화기 들고) 조만간 좋은 소식 전해드릴 테니, 기다려 보세요. 참, 저번 청문회 잘 봤습니다. 다음에 연락드리죠.
(수화기 놓는다)
비서 : 이성모를.. 안 보낼 생각이세요?
정식 : 국무총리가 될지 안될 지도 모르는데.. 물건을 쉽게 내줘선 안 돼지. 거래에서 제일 중요한 게 타이밍이거든.
비서 : ..?
정식 : 두고 봐라.. 우리한테 이성모가 큰 기회를 줄 테니까..
씬8. 어느 지하창고 안
(방탄조끼를 성모가 한쪽 구석에서 멍하게 있다.
두 명의 사내가 있고.. 사내1은 신문을 보고 있고.. 다른 사내는 탁자에 다리를 걸치고 잠이 든 채..
성모, 마치 소중한 것을 품듯이 방탄조끼를 안는데.)
씬9. 만보 플라자 로비 (다른 날, 낮)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민우와 성중, 조필연과 오의원, 한명석들, 국회의원 부인들...
그 뒤로 ‘축, 만보플라자 개관’ 플래카드가 걸려 있고.. 민우의 득의양양한 표정위로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며..)
- 시간경과
(민우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우 : ... 만보플라자는, 우리 만보건설의 삼십년 건축 기술이 총 망라된 야심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언하건데, 강남 개발사에 획을 긋는 대표적 명소가 될 겁니다.
기자 : 이미 건물분양이 다 끝났다고 들었는데요.
민우 : 다음 달부터 입주가 시작될 겁니다. 자, 그럼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죠. 각 층별로 저희 직원들이 안내를 할 겁니다.
(기자들이 흩어진다. 민우.. 성중에게 건물 설명을 듣고 있는 한명석에게 다가가고..)
민우 : 바쁘실 텐데, 참석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장님.
명석 : 초대한 인사들이... 국회의원님 사모님들이 많네요.
민우 : 저희 백화점에 일등 고객들이 되실 분들이니까요.
명석 : .. 예정보다 완공시기가 훨씬 앞당겨졌는데.. 혹시 아버님의 인사청문회와 관련 있는 거 아니에요?
민우 : 그만큼 우리 만보건설의 기술적인 우위를 대외에 과시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목례하고 간다)
성중 : .. (따라가고)
명석 : ... (뭔가 불안하게 보는데)
씬10. 동, 복도
(민우와 성중이 걸어가고 있다. 이때, 어디선가 철근 끊어지는 소리가 챙, 하며 들린다)
민우 :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습니까?
성중 : 네? 피아노 소리가 들린 것도 같은데... 별일 아닐 겁니다.
민우 : ... (둘러본다)
씬11. 몽타주
- 빈 사무실 공간... 아직 집기들이 들어서지 않은 그곳.. 불이 꺼져 어두운데.. 천정에서 흙무더기가 후두둑 떨어진다.
- 빈 화장실 안... 역시 불이 꺼져서 어둡다. 천정에서 새어나온 물이 변기 위로 떨어지고 있고...
- 어느 공간 벽... 쩍 벌어진 채, 갈라져서 있는 모습이다.
씬12. 한강건설, 회장실
(강모가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이때, 노크소리.. 정연이 급히 들어선다)
정연 : 강모야..! 속초에서, 고사장한테 연락 왔어.
강모 : 형, 찾았데?
정연 : 형은 못 찾았는데... 정식이가 데리고 있다는 소문이야.
강모 : ..!! (크게 놀라는데)
씬13. 달리는 차 안
(시덕이 운전 중이고.. 소태와 정연, 강모가 타고 있다)
강모 : 지연수란 여자는?
정연 : 지금 고사장이 데리고 있데.
강모 : 형, 어딨는지 모르고?
정연 : 고 사장 말로는, 형, 찾느라.. 정신이 반쯤 나갔데나 봐.
소태 : 참, 대단한 여자네. 그럼, 그동안, 그 수발을 다 들었다는 거네?
강모 : 형은 우리가 찾을 테니까, 정연이 니가 연수씨 좀 만나 봐.
정연 : 알았어, 강모야.
씬14. 요정집 방안
(민우가 특별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 너댓명과 만나고 있다)
민우 : 전 사업갑니다. 투자를 하면 반드시 이윤을 뽑아내는 게 제 전문이죠.
박의원 : 조회장.. 지금 사업 얘길 하자는 게 아니라..
민우 : 압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제 아버지에 대한 지지가 어렵다는 말씀 아니십니까?
박의원 : 조회장도 알다시피, 지난 번 청문회로 조필연 후보의 국민들 이미지가 너무 나빠졌어요.
민우 : 박의원님, 저한테 받은 돈 삼억이죠?
박의원 : ..!! (놀란다)
민우 : (좌중을 보며) 여기 계신 분들, 도합 십억이 훨씬 넘는군요.
박의원 : 이봐요. 조회장..
민우 : 전 사업가라고 했습니다. 투자를 했으니... 의원님들께서 수단방법 가리지 마시고, 제 아버지, 국회 인준 받아내세요.
안 그러면.. 신문 일면에, 의원님들 이름이 올라가 있을 겁니다.
좌중 : .. (눈치 보며)
필연 : .. (E, 웃음소리)
씬15. 동, 다른 방 안
(필연과 재춘, 오의원이 있고..)
필연 : 여당의원들은 걱정 할 거 없어.
오의원 : 비자금 장부는 어떻게 되는 건가?
필연 : 이강모가 갖고 있다면, 왜 진작 안 내놨겠어? 어떡하든 날 막아보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거야.
오의원 : (잔 들고) 그럼.. 자네 미리 축하해도 되는 거겠지?
필연 : (건배한다) 두고 봐.. 총리만 되면.. 제일 먼저 이강모와 황태섭부터 잘근잘근 밟아줄 테니..
씬16. 한옥집 방안
(태섭, 경옥이 차를 마시고 있다)
경옥 : 내일, 이차 청문횐데, 저하고 차 마실 시간 있는 거예요?
태섭 : (본다) 경옥아.. 어쩌면 이번 청문회.. 내 정치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
경옥 : ..? (본다)
태섭 : 강모가 성모를 못 찾아내면.. 조필연을 막을 길이 영영 없어질 거야.
경옥 : 그래서요? 조필연 껴안고 한강물에라도 뛰어 들게요?
태섭 :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강모한테, 그만 용서를 구하고 싶은 심정이야.
경옥 : ... 당신, 지금 무슨 생각하시는 거예요?
태섭 : 만약에 말야.. 내가 가진 거 다 버리고 빈 털털이가 되도.. 구박 같은 거, 안할 거냐?
경옥 : ...
태섭 : 그래두.. 나 같은 놈, 남편이라고 데리고 살아줄 자신 있니?
경옥 : 당신 이미 부자잖아요.
태섭 : ..? (본다)
경옥 : 나 같은 마누라에, 정연이 같은 딸이 있는데.. 더 뭘 바래요?
태섭 : ...
경옥 : 내 걱정 말고.. 당신,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무겁다 싶으면, 돈이든 권력이든 다 버려두 돼요.
난.. 당신하고 정연이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태섭 : ... (손을 잡는다) 그래.. 고맙다, 경옥아.. 이 황태섭한텐... 부귀영화 다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돼, 경옥아...
경옥 : (웃음 짓는데)
씬17. 어느 건물 앞 (속초)
(깨끗한 사 오층 짜리 건물 앞.. 승용차 안에 강모와 시덕, 소태가 앉아 있고..
이때, 정식이 비서와 함께 건물 안에서 나온다. 비서가 문을 열어주면, 정식이 뒷자리에 오르고.. 출발하는 승용차..
강모의 승용차가 뒤따라가며..)
씬18. 지하창고 안
(비서와 함께 들어서는 정식.. 사내 1, 2가 오셨습니까, 사장님... 인사를 하고..
성모,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벽 쪽에 붙는다. 조끼를 보호하려고 손으로 감싼 채..)
정식 : 별일 없지?
사내 1 : 보기보다 얌전합니다.
정식 : (다가가서, 그 앞에 쭈그려 앉고) 잘 모셔야지.. 귀한 물건인데..
성모 : .. (몸을 움추린채, 노려본다)
정식 : 야, 그 조끼 좀 벗어 봐.
성모 : .. (얼른 외면하듯 돌아앉는다)
정식 : 보기엔 방탄조끼같이 생겼는데.. 진짜 아니지? 벗어 보라니까?
(정식, 조끼에 손을 대는데.. 성모, 난폭하게 변하더니 정식을 확 밀어 버린다. 나가떨어지는 정식..)
비서 : 괜찮으세요?
정식 : 아, 이 자식.. 힘 무지 세네? 왜? 조끼 안에 금덩어리라도.. (뭔가 생각난 듯, 사내들에게) 야, 저 옷 벗겨?
비서 : 네?
정식 : 조끼, 벗기라구..!!
(사내들이 달려들며 성모의 조끼를 벗긴다. 성모, 발버둥치며 안 뺏기려고.. 거칠게 조끼를 벗겨내는 사내들..
성모, 달려들면 사내들이 쓰러뜨리는데..)
정식 : 야, 그만 하고, 그 조끼, 뜯어 봐.
(비서와 사내들이 칼로 조끼를 뜯어낸다)
비서 : (뭔가가 만져지며) 사장님.. 이 안에 뭐가 있습니다.
(정식, 급하게 조끼 안을 뒤지더니 비자금 장부를 빼내든다. 크게 놀라며 펼쳐보는 정식..)
비서 : 이게 대체 뭡니까?
정식 : (미친 듯이 웃는다) 이거.. 보물지도야, 노다지라고.. (좋아서 웃는데)
(이때, 성모가 달려들며 장부를 확 낚아채더니 그대로 품고 엎드린다)
정식 : 이 자식이..! 야, 뺏어.!!
(사내들이 마구 발로 짓밟기 시작한다. 성모, 온몸으로 장부를 지키는데..
이때, 문이 확 열리더니 강모와 소태, 시덕이 뛰어든다)
강모 : 형..!!
정식 : ..! (강모를 보자, 놀라서) 저놈들 막아..!
(사내들이 각목들을 집어 들고 달려든다. 강모, 사내를 후려치며 돌진하고.. 소태와 시덕도 나머지 사내를 제압하는데..
정식, 그 틈을 타서 재빠르게 도망치는데.. 나머지 사내들도 도망치고..
강모, 천천히 성모에게 다가간다. 성모, 웅크린 채 장부를 품에 안고..)
강모 : ... (눈물 고인다) 형..
성모 : ...
강모 : 나야, 형...
성모 : .. (그제야 본다, 멍하게)
강모 : 나, 강모야.. 형 동생... 강모라고..
(성모, 강모에게 천진한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손에 든 장부를 건넨다.
강모, 놀라서 장부를 열어보는데... 눈물이 고여 오기 시작하고.. 성모, 웃는데..
강모, 성모를 미친 듯이 끌어안으며..)
강모 : 미안해, 형.. 미안해.. 미안해 형.. (우는데)
소태, 시덕 : .. (눈물 고인 채)
씬19. 국회 전경 (다음 날, 낮)
씬20. 청문회장
(조필연이 나와 있고.. 오의원과 태섭들이 앉아 있다. 그 뒤에 기자들과 TV 카메라가 돌고 있는데..)
홍기 : 황태섭 의원, 질의하세요.
태섭 : (잠시 필연을 보다가) 우선 질의에 앞서.. 제 얘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강남을 개발하던 초창기에..
심한 자금난을 겪었던 적이 있었죠. 돈이 너무 필요해서.. 무슨 짓이든 다 할 판이었습니다. (필연을 본다)
그때.. 나한테 악마가 다가와 속삭였어요. 형제와도 같던 친구를.. 제 손으로 죽이고.. 밀수된 금괴를 빼앗으라고요.
필연 : ..!! (깜짝 놀라서 몸을 일으키는데)
태섭 : 전. 그만 악마의 꾐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건네받은 권총으로 사람을 죽이려고 갔더랬죠.
필연 : 위원장..! 여긴 인사청문회 자립니다..!!
홍기 : (태섭에게) 계속해 보세요.
태섭 : 전 사실.. 이 자리에 있을 자격 없는 사람입니다. 저 때문에.. 제 친구가 총에 맞아 죽었으니까요.
좌중 : .. (웅성거린다)
필연 : 이봐요, 위원장..!
홍기 : 내정자는 가만 좀 계세요..!!
태섭 : 나 대신 총을 쏴서 친구를 죽인 사람.. 바로 저, 조필연입니다.
(좌중, 크게 놀라며..!!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 기자들, 바쁘게 받아 적으며..)
필연 : (카메라를 응시한다) 속지 마세요, 국민 여러분..! 지금 저 사람이 증거도 없이 날 모함하고 있어요..!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는 거란 말입니다..!!
태섭 : 넌 살인마야, 조필연..! 내 친구를 죽였고.. 나까지 목 졸라 죽이려고 했어..!! 그것도 모자라서 오병탁 의원까지 죽였다고..!!
필연 : 거짓말입니다. 이건, 음해에요..! 인권모독입니다..!!
강모 : (E) 거짓말 아닙니다..!!
(좌중, 보면... 강모가 휠체어를 끌고 들어선다. 성모가 앉아 있고.. 그 뒤로 정연이 따라 들어선다.
필연, 성모를 보자 크게 놀라는데..!!
성모, 필연을 보더니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떤다. 정연이 진정시키듯이 어깨에 손을 얹어주며..)
강모 : 그때, 총에 맞은 분이.. 제 아버집니다.
필연 : 너, 입 닥치지 못해?
강모 : 그리고.. 오병탁의원도 저 사람이 죽였습니다.
오의원 : 뭣들 하는 겁니까? 어서, 저 사람들 끌어내세요..!
(이때, 장내 방송으로 조필연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강모 : (E) 당신은, 증거 인멸을 위해 시신까지 화장 처리를 했어. 참 치밀하 게 짠 계획이었는데... 한 가지 결정적 실수를 했더군.
필연 : (E) 웃기지마. 실수란 건 있을 수 없어. 계획은 완벽했으니까...
강모 : (E) (웃는다) 당신.. 지금 금방 시인했어.
필연 : (E) 뭐?
강모 : (E) 오병탁의원을 죽인 걸 시인했다고...
씬21. 동, 방송실 안
(소태와 시덕이 와 있다. 테입이 돌아가고 있고..)
씬22. 다시 청문회장
강모 : (E) 날 죽이겠다?
필연 : (E) 네 놈만 없애면.. 그 증거도 영영 사라지고 말 테니까..
강모 : (E) 나 하나 죽인다고 사라질 수 있을까?
필연 : (E) 누구? 이성모? 그 놈은 감히 어른의 비자금 장부를 작성했어.
눈앞에서 죽여 없앤다고.. 어떤 놈이 감히 나한테 죄를 묻겠나?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강모, 장부를 꺼내들더니 카메라 앞에 내보인다)
강모 : 이건.. 조필연이 작성한... 비자금 장붑니다.
(카메라 플래쉬가 일제히 터진다. 당황하는 오의원...
강모, 필연을 보는데.. 필연, 휘청거리며 털썩 자리에 주저앉는다. 강모를 노려보며..)
씬23. 만보 플라자 전경
씬24. 동, 복도
(미주와 선화가 다가온다)
선화 : 조민우 회장이 건물 한번 근사하게 지었다 얘..
(이때, 민우와 성중이 걸어오다가.. 마주치는 민우와 미주...)
미주 : 그동안 제 영화에 투자한 사람.. 혹시 민우씨 인가요?
민우 : 내가 왜? (차갑게 보며) 그런 쓸데없는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지?
미주 : ...
민우 : (성중에게) 오늘부터 극장에 건다는 영화, 차수정씨 영홥니까?
성중 : 네... 일곱 시에 시사회가 있습니다.
민우 : 계약서에, 관객 안 들면 영화 내릴 수 있단 조항 넣었겠죠.
성중 : 예. 회장님.
민우 : (미주에게) 영화 내리고 싶지 않으면... 흥행 시킬 생각이나 하는 게 좋을 거야. (차갑게 간다)
미주 : ... (그런 민우의 뒷모습을 보는데, 마음 무겁게)
씬25. 동, 대기실
(미주가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는 중이다. 선화가 옆에 있고..)
선화 : 민우씨.. 이제 너한테 털끝만큼도 감정 없는 거 같더라.
미주 : ...
선화 : 하긴, 세월이 얼만데... 아직 너 사랑한다는 게 이상하지.
(이때, 빠지직 하는 전류 소리와 함께 전구가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미주 : (불안하게) 왜 이래?
선화 : 새로 지은 건물이라더니... 벌써 전구가 나갔나?
미주 : 나가서, 여기 전구 갈아 달라구 얘기 해.
선화 : 어, 알았어. (나간다)
(이때, 또다시 빠지직 하는 소리가 들리고.. 심하게 깜빡거리는 불빛..
미주, 화장하던 손 멈추고 불안하게)
씬26. 몽타주
(건물 천정 슬라브가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씬27. 동 오층, 엘리베이터 앞
(민우와 성중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민우 : 지금쯤 청문회가 끝났을 겁니다.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세요.
성중 : ... 알겠습니다. 회장님..
(이때, 문이 열리면 민우와 성중이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씬28. 몽타주
- 대기실...
여전히 깜빡거리는 불빛.. 불안해진 미주, 천장을 올려다보며 콤팩트를 화장대 위로 내려놓는데..
이미 건물 바닥이 많이 기울어진 상태... 콤팩트가 한쪽으로 쭉 미끄러지더니.. 바닥으로 떨어진다.
- 엘리베이터 안..
심하게 흔들리더니 빠지직, 전기가 깜빡인다. 민우와 성중이 얼른 벽에 기대며.. 민우, 인상 쓰며 올려다보는데..
- 미주, 떨어진 콤팩트를 짚으려는데... 벽면 거울이 떨어지며 박살나고...
엄청난 굉음과 함께... 블랙 화면... 미주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씬29. 동, 엘리베이터 안
(어둠속에 쓰러져 있는 민우와 성중.. 고요가 흐르더니..)
성중 :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민우 :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성중이 지프라이터를 켠다. 민우, 이마에 피를 흘리고 있고..
이때,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 민우, 얼른 전화기를 집어 드는데..)
남자 : (F, 다급하게) 회장님, 지금 어디계십니까?
민우 : 여기 엘리베이터에요. 무슨 일입니까?
남자 : 큰일 났습니다, 회장님..! 건물이...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민우 : ..!! (놀라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건물이 무너지다니?
성중 : ..!! (놀라는데)
남자 : (F) 거기 가만히 계십시오, 곧 구조대가 갈 겁니다. (끊긴다)
민우 : 이봐요.. 김부장.. 김부장..!!
성중 : 우리 만보플라자가.. 무너졌단 말씀이십니까?
민우 : ..!! (갑자기 생각난 듯) 미주... 미주가... 오층 대기실에 있어요...
(민우, 미친 듯이 엘리베이터 문을 여는데... 안 열린다.)
민우 : (두드리며) 문 열어.. 문 열란 말이야.
성중 : 회장님 그만하세요. 이러다가.. 엘리베이터 추락하고 맙니다.
민우 : (울부짖으며) 저 안에 미주가 있습니다. 미주가 있다구요..!!
성중 : (안타깝게) 회장님..!
씬30. 강모 아파트 안
(들어서는 강모가 성모를 데리고 들어선다. 시덕과 소태가 따라 들어서고...)
강모 : 오늘 부터 형, 여기서 나하구 사는 거야. 알았지?
성모 : .. (어린애처럼 둘러보며, 소파에 앉고)
강모 : (시계 본다) 미주, 영화 시사회 일곱시랬지?
시덕 : 어, 늦었어. 서둘러야 돼.
(이때, 성모가 리모컨으로 TV를 켠다. ‘만보플라자 붕괴’라는 자막과 함께 뉴스가 시작되고 있고...)
앵커 : (E) 방금 들어온 속봅니다. 강남에 위치한 오 층짜리 신축 건물인 만보플라자가 붕괴됐습니다.
강모 : ..!! (놀라며 TV를 본다)
소태 : 저게 무슨 말이야? 만보플라자가 무너지다니?
- 인서트
(만보 플라자가 무너지는 자료화면... 위로 앵커 멘트...)
앵커 : 지금 보시고 계시는 영상은, SBC 기자가 차수정양의 영화 시사회 취재를 갔다가 촬영한 영상입니다.
다행이 시사회 전이라 인명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명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차수정씨가 아직 건물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강모 : ..!! (크게 놀란다)
씬31. 건물, 대기실 안
(깜깜한 실내... 건물이 무너진 잔해 속에 미주가 쓰러져 있다. 미주,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기절 한 채 신음을 하는데..)
씬32. 대책 본부 천막 (밤)
(사방에서 들리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고...
여기저기에 난 상처로 인해 옷에 피가 배어 있는 민우와 성중... 구조대원들과, 설계 도면을 보며..)
민우 : (도면을 가리키며) 미주가 어디 있는지 내가 제일 잘 압니다..! 내가 들어가야 구할 수 있어요...!!
성중 : 회장님...!
대원 : 지금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건 위험합니다.
민우 : ..!! (탁자 내리치며) 시간 더 끌다 추가 붕괴라도 있게 되면, 미주 죽는다구요..!
(벌떡 일어서서) 내가 안내 할 테니까... 따라들 오세요.
(민우, 막무가내로 간다. 대원들이 따라가고.. 성중, 안타깝고 불안하게..)
씬33. 조필연 집 안
(술상을 쓸어버리는 필연, 재춘의 멱살을 잡는다. 명자가 옆에 있고..)
필연 : 너 지금 뭐랬어? 무너지다니.. 뭐가 무너졌다는 거야?
재춘 : 민우가 지은... 만보플라자가...
필연 : 건물이 왜 무너져.! 어떻게 무너지냐구.!
(명자, 급히 TV를 켠다)
- 인써트 (TV)
(자료화면... 건물 잔해들.. 인명 구조하는 모습들... 그 위로 ‘만보플라자 붕괴’ 자막이 선명하고..)
앵커 : (E) 만보 플라자 붕괴 사고 현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검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부실공사에 두고,
조민우 회장과 건축 담당자를 곧 소환할 예정입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긴급 성명을 내고..
명자 : 여보..! 우리 민우, 어떡해요..? 우리 이제 어떡하냐구요..!
필연 : ... (넋이 나간듯) 아냐.. 이건 음해야.. 누군가가... 누군가가 이 조필연을 죽이려구 공작을 꾸민 거야..
재춘 : (안타깝게) 의원님..!
필연 : 이강모 짓이야.. 이강모가 지 아버지 죽인 보복으로.. 테러를 자행한 거야.. 권총.. 권총 어딨어... 권총..!! (실성한 사람처럼)
재춘 : (잡으며, 울먹) 의원님..!!
명자 : (소리친다) 정신 좀 차려요, 제발..!!
씬34. 건물, 대기실 안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미주.. 이때, 밖에서 들리는 민우 목소리..)
민우 : (E) 미주야..! 이미주... 미주야..!!
(미주, 조금씩 의식이 돌아온다. 미주의 흐릿한 시야로 어두운 실내에 밖에서부터 나오는 후래쉬 불빛이 보인다)
민우 : (E) 미주야...! 이미주..!!
미주 : ... 미, 민우씨?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의식을 잃는데.. 그 위로..)
민우 : (E) 피나잖아, 이 바보야..!
- 인서트 (29회 45씬)
미주 : .. 괜찮아요.
민우 : 벼, 병원 가자.
미주 : (헤 웃으며) 이깟 걸루 무슨 병원이에요? 반창고 붙이면...
민우 : 업혀.. 얼른..!
미주 : (당혹) 별거 아니에요. 괜찮으니까..
(민우, 미주, 번쩍 안아서 들어 올린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미주, 창피해서...)
씬35. 동 밖, 공터 (현실)
(민우가 미주를 안고 뛰어 나온다. 엠블란스가 대기해 있고..)
민우 : 비켜요..! 비켜..!! 미주야, 정신 차려..! 정신 차려, 미주야..!!
(대기해 있던 의사가 급히 엠블란스 문을 열어주고..
민우, 미주를 태우고는 급히 올라탄다. 엠블란스가 싸이렌을 울리며 출발하는데..)
씬36. 도로 / 승용차 안
(시덕이 운전 중이고.. 강모 초조하게..)
강모 : 좀 더 빨리 달려, 시덕아.
시덕 : 알았어.
(이때, 카폰이 울린다. 강모, 다급하게 수화기 드는데..)
정연 : (F) 강모야..! 지금 어디야?
강모 : 사고 현장으로 가는 중이야.
정연 : (F) 미주 구했데. 지금 병원에 있어.
강모 : ..!! 어느 병원이야?
씬37. 병원 복도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강모와 시덕.. 급박하게 가는데..)
씬38. 병실 안
(미주가 머리에 붕대를 하고 누워 있다. 의사, 간호사가 있고.. 이때, 급히 들어서는 강모와 시덕...)
강모 : 미주야..!
미주 : ... (잠이 든 듯이)
강모 : (의사에게) 차수정, 오빱니다. 지금 상태가 어떤 겁니까?
의사 : 다행이, 갈비뼈에 금이 간 거 외엔 큰 부상은 없습니다.
강모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의사 : 인사는 제가 아니라, 차수정씨 구해준 분께서 받으셔야 합니다. 늦게 발견됐으면 과다출혈로 큰 일이 날 뻔 했거든요.
(의사, 미소 보이며 간호사와 함께 나가고..
강모, 안도하며 미주를 보는데.. 미주, 몸을 움직이더니.. 서서히 눈을 뜨며 의식을 차린다)
강모 : 미주야..! 정신 들어? 오빠야..
미주 : .. (본다) 오.. 빠...
강모 : 그래, 미주야. 다행이다.. 천만다행이야..
씬39. 동, 문 밖 / 병실 안
(열려진 문으로 민우가 들여다보고 있다. 눈물 가득한 채... 민우, 쓸쓸하게 걸어 나오는데..
이때, 형사 두명이 다가온다)
형사 : 조민우씨? (신분증 내보이며) 경찰입니다.
민우 : ..
씬40. 조필연 집 전경 (이른 아침)
씬41. 동, 집 안 거실
(명자가 혼자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있다.
이때, 검찰과 경찰 몇 명이 거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검사 : 검찰에서 나왔습니다. 조필연씨, 지금 어딨습니까?
명자 : .. (보지 않고, 술 따르며) 여기 없어요.
검사 : (영장을 보여준다) 체포영장입니다. 어딨는 지 말해요.
명자 : 몰라요..! 나도 모른다구요..!!
씬42. 달리는 차 안
(어느 한적한 교외를 달리는 승용차.. 재춘이 운전 중이고 필연, 굳어진 채..)
재춘 : 지금..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필연 : ... 숨어있을 데가 있어.
재춘 : 숨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필연 : 너나 나나 이대로 잡히면 끝이야..! 남은 인생, 감옥 안에서 썩어야 한단 말이야..!!
재춘 : 하지만, 의원님..
필연 : 난 못 죽어... 죽을 수 없어..! 절대 안 죽는 단 말이다..!!
재춘 : .. (안타깝고)
필연 : 재춘아... 권토중래란 말이 있어. 비록 지금은 쫓기는 신세지만.. 다시 돌아올 땐 지축을 흔들며 흙먼지를 일으킬 거다.
이 조필연이.. 꼭 그렇게 할 거야.
(재춘의 눈엔 광기로만 보인다. 안타깝게 한숨 내쉬는데..)
씬43. 한강건설 회장실 안
(시덕과 소태가 와 있다)
강모 : (놀라며) 뭐? 조필연이 도망을 쳐?
시덕 : 경찰에서 방금 수배령이 떨어졌데.
소태 : 아주 발악을 하네, 발악을 해..
강모 : 대한민국 국민이 조필연 얼굴 다 알아. 결국은 체포될 거다... 조민우는 어떻게 됐어?
시덕 : 경찰에서 불구속 수사 중인 거 같아.
소태 : 불구속? 왜 불구속이야? 확 구속 시켜서 수사해야지.
강모 : .. (생각하는 눈빛)
씬44. 경찰서 복도
(민우와 변호사가 나오고 있다. 민우, 밤새 조사를 받은 듯이 거칠해진 모습이다)
민우 : 어떻게 될 거 같아요, 박 변호사?
변호사 : 최대한 형량을 줄여볼 순 있겠지만..
민우 : 실형을 피할 순 없단 말입니까?
변호사 : 공금횡령과 업무상 과실치상를 빠져나갈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민우, 침울하게.. 이때, 성중이 다가온다)
성중 : 회장님.. 지금 회사에.. 채권단이 몰려와 있습니다.
씬45. 만보건설 회의실
(은행관계자 너댓명과 정연, 민우, 성중이 앉아 있다. 대책의견이 오가는 중에도 민우는 묵묵부답이다)
채권 1 : 말씀해 보세요, 조회장. 만보건설을 회생시킬 대책이 대체 뭡니까?
민우 : ...
성중 : 시간을 좀 주십시오. 우리도 대책을 마련하려면..
채권 2 : 전 담보대로 쪼개서 파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용인 공장, 만보건설 본사, 조회장 개인 소유 재산과 임야 등을 최대한 빨리 처분하는 게...
정연 : 전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같은 업종에 인수를 권유해 보는 겁니다.
민우 : ..! (본다)
성중 : 우리 만보건설을.. 다른 기업에 입수합병 시키라는 겁니까?
정연 :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부채기한을 한시적으로 연장해주는 방식이라면..
분명 만보건설을 인수할 회사가 나올 겁니다.
채권 2 : 황정연 회장이 추천해 줄 회사라도...
정연 : 한강 건설 이강모 회장 어떠세요?
민우 : ..!! (놀란다)
성중 : 우리 만보건설을.. 한강건설로 넘기란 말씀이십니까?
채권 1 : 한강건설에서 맡아만 준다면 난 찬성입니다.
채권 2 : 나도 찬성이에요. 이강모 회장이라면 믿을 만합니다.
성중 : ..! (놀라서, 민우를 보며) 회장님?
민우 : ... (이를 악물어보지만, 방법이 없다)
정연 : .. (그런 민우를 보는데)
씬46. 동, 복도
(걸어 나오는 정연과 지나...)
지나 : 한강건설이.. 만보건설을 인수할 돈이 있을까요?
정연 : 우리 해피 신용금고에서 최대한 자금 만들어 봐야지.
지나 : 지금 우리 자금 보유 상황으론 어렵습니다.
정연 : (걸음 멈춘다) 해야 돼, 지나야.
지나 : 잘못하면, 금융 업무에 큰 차질을 줄 수도 있어요, 회장님.
정연 : 만보건설,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난 이번 기회,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
씬47. 강모 아파트 문 앞
(강모와 미주가 다가온다. 병원에서 갓 퇴원한 미주.. 이마에 작은 반창고가 붙어 있고.. 미주, 자못 설렌다.
강모, 초인종 누르는데..)
씬48. 동 안, 거실
(연수가 문을 열어주면 강모와 미주가 들어선다. 미주, 연수를 보면..)
강모 : 형 보살펴 주신 분이야.
미주 : 고맙습니다. (성모를 보면)
(성모, 어린애처럼 목수건을 두른 채 과일을 먹고 있고.. 미주, 그 모습이 놀라워서 천천히 다가간다)
미주 : 성모 오빠...
성모 : .. (돌아본다)
미주 : (다가온다, 눈물이 고여 오고) 나, 미주야, 오빠..
성모 : .. (보는데)
미주 : 나.. 몰라? 모르겠어? (울음 터지며) 미주라구, 큰 오빠..!
성모 : ... (웃는다)
미주 : 성모 오빠..! (울음 터지며 껴안는데) 왜 이렇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냐구.. 오빠.. 큰 오빠..!!
(미주, 성모를 껴안고 엉엉 우는데.. 성모, 웃는 얼굴에 눈물이 고이며.. 천천히 손을 들어서 미주를 안아준다.
강모, 눈물이 고여서..)
씬49. 신용금고, 회장실 안
(태섭과 경옥이 와 있다. 태섭, 탁자 위에 작은 서류가방을 올려놓는데..)
정연 : 이게 뭐에요?
태섭 : 열어 봐라.
(정연, 가방을 열면 각종 채권과 문서, 통장들이 들어 있고..)
경옥 : 내가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이야. 만보건설 인수해.
정연 : ..!! 엄마..?
경옥 : 이걸로, 내 사업 다 정리했어. 이젠 니가 맡아줘, 정연아.
정연 : 이거, 엄마가 평생 쌓아온 것들이잖아요. 제가 받을 수 없어요.
경옥 : 이거 다.. 내 딸 주려고 모아두었던 거야. 원래부터 니꺼 였어.
정연 : .. (눈물 고인다)
태섭 : 만보건설을 되찾는다니.. 꿈만 같구나. 강모라면.. 잘해 줄 거야.
정연 : 아버지..
태섭 : 우린 제주도로 내려갈 거야. 거기에.. 농장 봐둔 게 있어.
경옥 : 이젠 바라는 거 하나밖에 없어. 너,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는 거..
정연 : 엄마.. (경옥을 안는다)
경옥 : .. (안아주며)
태섭 : .. (흐뭇하게 보는데)
씬50. 별장 전경
(한적한 곳에 있는 아담한 별장이다. 조필연이 숨어 있는 곳...)
씬51. 동, 안
(재춘의 안내를 받으며 민우가 와 있다.
필연이 골프채를 들고 퍼팅 연습 중이고... 민우, 그 모습을 한심하게 보는데..)
재춘 : 민우 왔습니다.
필연 : (시선 주지 않고) 회사가 많이 어려울 텐데.. 날 보러 올 시간이 있는 거냐?
민우 : 생각보다 버틸 만 하신가보네요.
필연 : .. (못마땅하게 본다) 한심한 놈.. 대체 건물을 어떻게 지었길래 폭삭 무너져?
민우 : 그게 누구 때문인지 아세요? 그게 다..! (말하려다 그만둔다)
필연 : 긴말 필요 없어. 내가 나갈 때까지, 회사, 정상화 시켜.
민우 : ... 이제 다 끝났어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아버지나 나나 다 끝짱이라구요..!!
필연 : (차분하게, 본다) 여기, 오의원 별장이야. 여기 있는 한 누구도 날 못 찾아내.
민우 : 아버지... (제발)
필연 : 오의원 뿐만이 아니다. 박의원, 최의원, 홍의원.. 내 돈에 코가 꿰어 있는 놈들이 한 둘이 아냐. 알겠냐?
이 아버진 아직 끄떡없어. 민우, 너만 잘해주면 돼.
민우 : (악에 바쳐서) 회사.. 곧 한강건설에 인수됩니다.
필연 : ..!! 뭐?
민우 : 만보그룹, 이강모한테 빼앗길 거라구요..!
필연 : 무슨, 미친 소릴 지껄이는 거야..!!
민우 : ... 자수하세요.
필연 : 민우, 너..?
민우 : 자수하고, 죄값 받으시라구요..!
필연 : 이놈으 자식..!! (골프채를 휘두른다)
민우 : (손으로 잡으며, 확 땡긴다. 얼굴 가까이) 대체.. 그 욕망.. 언제 멈출 건데요..?
필연 : 멈추는 날이.. 내가 죽는 날이야. 나 안 죽는다..!
민우 : (눈물 글썽이며) 제발.. 이젠 그만 하세요, 아버지..
필연 : ... 민우야.. 이강모한테 빼앗기면 우린 지는 거야. 패배자가 되는 거라구.
민우 : .. (눈물)
필연 : 절대 포기하지 마.. 인생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어. 이 조필연 아들이라면... 끝까지 버텨서 이겨야 돼, 민우야..
민우 : ... 아버지를 이길 사람.. 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필연 : ...?
민우 : 아버지 욕심.. 제가 끝내드릴게요.
필연 : (굳어진다) 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민우 : (눈물 고인 채, 슬픈 미소) 제가.. 아버질 위해 마지막으로 해드릴 수 있는 거예요. (나간다)
필연 : 민우야..? 민우야...!! 저, 놈.. 저 놈 잡아, 얼른..!!
재춘 : .. (이미 포기한 채)
필연 : 저 놈 잡으란 소리 안 들려? 어서 잡아, 어서..!!
재춘 : (눈물 고인 채) 죄송합니다, 의원님.
(필연, 소리를 지르며 골프채를 휘두른다. 닥치는 대로 부수는데.. 재춘, 말릴 생각도 없이 망연하게..
필연, 제풀에 지쳐서 씩씩대는데.. 광기어린 눈빛에서...)
씬52. 어느 회의실 안 (다른 날, 낮)
(단상 뒤쪽에 ‘한강건설-만보건설, 인수합병 조인식’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채권단들이 와 있고...
맨 앞줄에 정연과 경옥, 태섭, 영국, 영출들이 앉아 있다. 문성중이 안타깝게..
맨 뒤쪽에 미주와 선화가 앉아서 그 광경을 보고 있고.. 시덕이 진행하고 있다)
시덕 : 이강모, 조민우회장께선 인수 합의서에 서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강모와 민우가 앞에 나온다. 잠시 시선 마주치는 두 사람..
민우, 차분하게 합의서에 싸인을 한다. 이를 보는 미주의 시선...
이어, 강모에게 합의서가 전달되면.. 강모, 서명을 하는데..
정연과 태섭, 경옥, 영출과 소태들의 감격에 겨운 모습들..)
시덕 : 이로서, 한강건설과 만보건설의 인수합병이 원만히 성사되었습니다.
(박수가 쏟아진다. 일어서서 환호하는 태섭과 소태, 영출들...)
민우 : 축하한다, 이강모. (메모지를 건넨다)
강모 : ...? (보는데)
민우 : 우리 아버지.. 여기 계셔.
강모 : ..!! (크게 놀란다)
민우 : 죄 값, 치루시면.. 너라도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민우, 걸어 나간다. 강모, 놀라서 메모지를 보는데..
뒤쪽의 미주가 안타깝게 민우를 본다. 민우, 시선 주지 않고 나가는데..)
씬53. 어느 도로
(승용차와 경찰차 두어 대가 급히 지나간다)
씬54. 승용차 안
(강모와 시덕, 소태가 타고 있고.. 강모, 진지해진 눈빛으로)
씬55. 별장 안, 거실
(무거운 분위기... 필연이 술을 마시고 있고.. 재춘이 그 옆에 침울하게 앉아 있다)
필연 : 재춘아.. 너도 날 만난 걸.. 후회 하냐?
재춘 : 의원님 덕분에.. 한생전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필연 : (흐흐 웃고) 그래.. 고맙구나... 너한테만은.. 꼭 승리자가 어떤 건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재춘 : 죄송합니다.. 제가 의원님을 보필 못해서.. (말을 못 잇는다)
필연 : 지금 내 모습.. 니 눈에 초라하거나.. 불쌍해 보이는 건 아니겠지?
재춘 : (눈물 참으며) 언제나 의원님은.. 제게 지존의 모습이셨습니다.
필연 : 지존.. 지존이라.. (하하 웃더니 품안에서 권총을 꺼낸다) 난 이 권총으로 마지막 승부를 벌여볼 참이야.
이강모 따위한테.. 패배자라는 말을 들을 순 없어. 두고봐라, 재춘아. 이강모, 죽을 거야. 그렇게라도.. 내가 이겨야겠어..
(필연, 탁자위에 총을 놓고는 술을 마신다. 재춘, 물끄러미 권총을 보는데..
이때, 밖에서 경찰 싸이렌이 울린다.
필연, 일어서더니 창밖을 내다보는데..)
씬56. 동, 별장 밖
(승용차과 경찰차가 다가와 선다. 차에서 내리는 강모와 시덕, 소태, 경찰들.. 강모, 별장 쪽을 노려보는데..)
씬57. 동, 거실 안
필연 : (창문을 내다보며, 웃는다) 봐라, 재춘아.. 하늘은 늘 내편이었어. 이강모가.. 이강모가 제 발로 여길 찾아와 줬어.
재춘 : ...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집어 든다)
필연 : (창밖을 보며) 어서 와라, 이강모.. 내가.. 내가 널 죽여주마.. 니 아버지처럼.. 끝장 내주마..
재춘 : .. (권총을 입에 가져간다, 눈물이 흥건한 채)
필연 : 놈이 들어오고 있어... 재춘아, 그 권총 얼른 나한테... (돌아보는데)
(필연의 얼굴에서 탕, 하는 총소리..!! 필연, 그대로 무표정으로.. 재춘, 탁자에 엎드려 죽어 있다.
필연, 넋을 잃은 듯이 다가가 손도 대지 못한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필연 : 재춘아..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재춘아..? 일어나.. 그 놈이 왔어. 이럴 시간 없어.. 일어나란 말이다..! 재춘아..!
(이때,.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형사들.. 권총을 겨눈 채..
필연, 넋을 잃은 듯이 재춘만 보고 있고..
그 뒤에 강모와 시덕, 소태가 들어선다. 강모, 참혹한 현장을 무표정으로 보는데..
형사들이 얼른 필연의 양팔을 꺾더니 뒤로 수갑을 채운다.
별 저항 없이 넋이 빠진 듯 끌려나오는 필연.. 강모 앞에서 멈춘다.
필연, 강모를 노려보는데...)
필연 : 뭐야..? 설마 날.. 이겼다고 생각하는 건가?
강모 : .. 아니.. 당신 이길 생각 같은 거.. 애초부터 없었어. 처음부터 내 상대는.. 당신이 아니니까..
필연 : 뭐?
강모 : 조필연 같은 인간이 잘 사는 세상.. 내가 이기고 싶었던 건.. 그 더럽고 악랄한 세상이었어.
나한테 당신.. 처음부터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알아?
필연 : .. (핫, 웃기 시작한다)
강모 : 이제 나도... 세상을 조금은.. 아주 조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당신이 비참하게 파멸해 줘서..
(필연, 미친 듯이, 실성한 사람처럼 마구 웃기 시작한다. 형사들에게 끌려 나가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는 필연..
그 웃음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강모, 꼼짝도 않고 서 있다. 이겼다는 기쁨보다는.. 뭔가 허탈한 모습이다)
씬58. 만보건설 회장실 안 (밤)
(민우가 회장 명패를 집어 들더니 휴지통에 툭 던져 놓는다. 이때, 들어서는 성중..)
성중 : 이제 그만.. 가시지요, 회장님.
민우 : 먼저 내려가 계세요.
성중 : 회장님께선..?
민우 : 저, 잠깐.. 옥상에서 바람좀 쐬다 내려갈게요.
씬59. 동, 로비
(아무도 없는 빈 로비.. 미주가 혼자 민우를 기다리며 서 있다.
서류가방을 들고 혼자 걸어 나오는 성중... 미주를 본다)
미주 : .. 민우씬..
성중 : 지금 옥상에 계십니다.
미주 : .. 저.. 혹시... 절 구한게 민우씨 인가요?
성중 : (보다가) 네. 회장님이 구하셨어요.
미주 : ...
성중 : 영화마다 투자를 해주신 분도.. 우리 회장님이세요.
미주 : ... (눈물이 고인다)
성중 : 회장님, 우주가 친자식이 아닌 거 알면서도...
미주 : (O.L) 자, 잠깐 만요.. 민우씨가 우주에 대해서 알아요?
성중 : 네... 알고 계십니다.
미주 : 근데.. 우주가 민우씨 아이가 아니라뇨?
성중 : ...? (보는데)
씬60. 동, 옥상
(민우가 밖을 내다보고 있다. 야경이 펼쳐져 있고...
민우, 눈물이 고여 오기 시작한다. 구두를 벗더니.. 천천히 난간 위에 오르는데...)
민우 : (뛰어 내리려는 듯 눈을 감는데)
미주 : 안돼요, 민우씨..!!
민우 : .. (눈을 뜬다)
미주 : (울며) 죽으면 안돼.. 죽지 말아요, 민우씨..!!
민우 : .. (돌아본다)
미주 : 제발.. 제발 내려와요... 거기서 내려 오라구요..!!
민우 : 다음에.. 이 다음에 새로 태어나면.. 그땐... 내가 니 오빠로 태어날게.
가족은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 평생 옆에서 지켜줄 수 있으니까..
미주 : 민우씨..
민우 : 미안해, 미주야... 나 너무 지쳤어. 더 버틸 수가 없어. (뛰어내리려는데)
미주 : (울부짖는다) 우주, 당신 아들이에요.
민우 : ..! (본다, 멍해져서)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우주가... 뭐?
미주 : .. (눈물 고여서) 당신 아들 맞아요.
민우 : (보는데)
미주 : 당신 아버지가 우주에 대해서 알고 있어요.
민우 : ..!! (충격,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고)
미주 : 당신이 그렇게 죽으면.. 나 평생 우주 똑바로 못 봐요.
민우 : ... (눈물이 고인다)
(미주, 손을 내민다. 민우, 눈물이 고인 채 보다가.. 미주의 손을 잡고.. 서서히 내려오고..
미주, 민우를 안고 운다. 두 사람, 말없이 껴안고 우는데..)
씬61. 교도소 전경 (낮)
판사 : (E) 사건번호 1316호... 피고 조민우에게 업무상과실치상과 공금횡령죄를 적용, 징역 이년을 선고한다.
씬62. 동, 감빵 안
(민우가 혼자 앉아 있다. 간수가 신문을 던져 주고...
수인복을 입고 미친 듯이 크게 웃고 있는 필연의 사진 위로.. -조필연씨, 최종심에서 원심대로 무기징역 확정판결- 타이틀 기사..
민우, 쓸쓸한 눈빛에서..)
씬63. 어느 전원주택 앞
(대문과 담장.. 정원이 펼쳐진 멋진 주택 앞... 문 앞에 빨간 편지함이 있고..
다가와 서는 승용차.. 강모, 차에서 내리더니 문을 열어주면 정연, 내리고..)
정연 : (딴 데 보며) 여기가 어디야?
강모 : .. (미소)
정연 : 여기 왜 데려 왔는데?
강모 : 저 집..
정연 : ..? (돌아본다, 멋지게 펼쳐진 집 대문)
강모 : 너 이런 집 갖고 싶다고 했잖아.
정연 : ..! (놀라서)
강모 : 저 안에.. 니가 원하는 거 다 있어. 큰 개.. 흰색 피아노.. 넓은 테라스.. 계절마다 장미꽃과 라일락이 필거구..
(정연, 보는데.. ‘황정연’ 이름이 새겨진 문패가 붙어 있고... 정연, 하나뿐인 그 문패가 왠지 쓸쓸해 보인다)
강모 : 어때, 맘에 들어?
정연 : 어.. 너무 좋은데.. 혼자 살기엔.. 너무 큰 거 같아..
강모 : 편지함 열어 봐.
정연 : ...?
(정연, 편지함을 열어보면.. 빨간 수첩이 나온다. 정연, 수첩을 알아보고는 크게 놀라는데..)
- 인써트 (31부, 5씬에서)
(정연, 마음을 독하게 먹고 수첩을 수면에 던지려는데.. 그러나 차마 던지지 못하고 멈칫한다.
이를 보는 강모..
정연, 눈물 흘리며 수첩을 강물로 집어던진다)
정연 : (E) 이 수첩.. 그때 내가 버렸던 건데..?
- 인서트 (31부 5-1씬)
(정연이 눈물을 훔치며 쓸쓸하게 그 자리를 떠난다.
물살에 밀려 강가로 흘러온 수첩.. 나타나는 강모... 막대기로 저어 수첩을 집어 든다.
물에 젖은 수첩을 쓱쓱 옷에 문질러 물기를 닦아내더니 펼쳐보면 그 안의 그림들이 번져 있는데...
안타깝게 젖은 눈으로 바라보는 강모..)
강모 : (E) 그때, 내가 다시 건졌어.
- 다시 현실
정연 : (놀라서) 그럼.. 그때부터 이걸 니가...?
강모 : 나한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거니까..
(정연, 수첩을 열어본다. 그림들이 물에 번져 있고... 정연,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데..
강모, 뒷 춤에서 문패 하나를 꺼내더니 슬그머니 황정연 이름 옆에 건다. ‘이강모’와 ‘황정연' 문패가 나란히..
정연, 눈물 흥건한 채 그 모습을 보는데)
강모 : 이 집, 너무 커서 너 혼자 관리 못할 거야. 그러니까.. (하다가) 그래, 솔직하게 말할게. 난 평생 혼자 살 자신 없거든?
나랑.. 결혼해 줄래?
정연 : .. (눈물 흘리는데)
강모 : 사랑해, 정연아..
(강모, 그런 정연의 얼굴에 키스를 한다. 두 사람.. 뜨겁게 키스하는데..)
씬64. 김포공항 안 (밤)
(밤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다.
성모, 휠체어에 앉아 있고... 그 옆, 연수가 있고.. 성모, 이전보다 더욱 상태가 나빠진 모습이다.
미주가 영국행 비행기를 타려는 중이고.. 강모와 시덕이 나와 있다)
미주 : 큰 오빠, 꼭 수술해야 하는 거야?
강모 : 안 그러면.. 아주 위험해 진데.
미주 : (안타깝게 성모에게) 큰오빠... 수술 이겨낼 수 있지?
성모 : ... (멍하다)
미주 : (눈물 흘리며 안아준다) 나 금방 다녀올게. 오빠, 우주 보구 싶어했잖아. 우주 데리고 올 테니까..
꼭... 꼭 수술 받고 나아야 돼, 알았지?
성모 : ...
시덕 : 얼른 들어가요, 시간 다 됐어요.
미주 : (눈물 훔치며) 다녀올게, 작은오빠.
(미주, 들어간다. 아쉬운 듯이 돌아보는데..
강모, 손을 흔들어주고.. 성모, 멍해진 표정위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씬65. 병원, 수술실 안
(성모가 이동 침대에 실려 다가온다.
수술실 앞에 강모와 정연, 연수, 태섭과 경옥이 있고..)
강모 : 형.. 우리 약속 한 거, 기억하지? 다신.. 떨어져서 살지 말자고 했잖아. 형하구 나하구 미주하구..
성모 : ...
강모 : 이겨내야 돼, 형..
태섭 : 성모, 충분히 이겨낼 거야. 걱정마라, 강모야.
(성모.. 잠시 또렷해진 시선으로 강모와 정연을 본다.
두 손을 힘겹게 뻗더니 강모와 정연의 손을 잡고는 두 사람의 손을 포개준다. 눈물이 고이는 강모와 정연...
이동침대가 수술실로 들어가는데.. 연수, 눈물 애써 참으며 미소 짓고..
환하게 웃는 성모.. 무겁게 닫히는 문..)
씬66. 교도소 문 앞
- 자막 2년 후
(민우가 출소를 한다. 가방을 둘러 맨 채... 아무도 맞이해주는 사람 없고..
민우, 잠시 하늘을 보더니.. 주머니에서 메모지와 비행기 티켓 한 장을 꺼내서 본다. 주소지가 영어로 쓰여 있고...
아련하게 메모지와 티켓을 보는 민우, 표정 그 위로...)
미주 : (E) 우주가 용돈 모아서 산 티켓이예요.
민우 : .. (빙긋 웃는데)
씬67. 납골당 안
(성모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강모, 그 앞에 있고.. 유골 앞에 놓여 있는 사진 한장과 메모지.. 강모, 메모지를 보는데..)
미주 : (E) 큰오빠.. 하늘나라에서 엄마 아빠하고 잘 있는 거지? 우리 우주, 이번에 미술 장학생 됐어.
보고 싶다, 성모 오빠.. 사랑해..
(강모, 눈물 고인 채 사진을 본다. 미주와 열 두살 정도의 우주.. 그리고 누군가 우주의 손을 잡은 남자의 팔쯤 나온 사진이다.
강모를 보는 정연의 마음이 무겁다)
씬68. 서울 전경 (밤)
- 자막, 2010년
씬69. 대 저택 앞
(마흔살 쯤의 세련된 남자가 영어로 대문 앞에서 된 주소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강모’라는 문패..
남자, 가방에서 바랜 종이를 꺼낸다. 입양 동이서... 이준모란 이름 위에 눈물 자욱이 번져 있고...
남자, 심호흡을 하고 벨을 누른다)
정연 : (E) 누구세요?
준모 : (영어) 실례합니다. 여기, 이강모씨 계십니까?
씬70. 펜트하우스 안 (1부, 4씬)
필연 : 배짱이 있거든 어서 날 쏴.. 아버지 원수를 갚아야지.. 어서.. 어서... 어서...
(강모, 방아쇠를 당긴다. 총성이 울리며 야경이 펼쳐진 대형 창문이 무너져 내린다. 야경 속으로 눈처럼 흩어지는 유리가루들...
바람이 몰아치더니 서류 종이들이 강모와 조필연 쪽으로 날린다)
강모 : 내 손에 당신, 그 더러운 피를 묻히라고? 그렇게 죽는 게 소원이면 당신 스스로 여기서 뛰어 내려.
필연 : 뭐?
강모 : 당신이 평생 꿈꿨던 저 도시라면... 무덤으로 손색없을 거야.
필연 : 이놈...! (달려든다)
(강모, 힘껏 밀치면 나동그라지는 필연...)
강모 : 이것만은 명심해. 당신들이 저지른 그 추악한 악행들.. 저 도시가 영원히 기억할 거라는 거.. (창가 쪽으로 다가간다)
필연 : 이놈..! 이강모, 이 놈...!!
씬71. 차 안
(소태가 운전 중이고... 강남의 번화가 거리.. 뒷좌석에 앉은 강모가, DMB 뉴스를 보고 있다)
앵커 : 전 국회의원 조필연씨가 오늘 저녁 아홉시경 강남 도곡동 소재, 모빌딩에서 투신자살을 했습니다.
소태 : 세상 참 좋아졌어요. 서울 속초간 고속 철도가 뚫리면 하루만에 출퇴 근 한다네요.
앵커 : (이어지며) 12대 국회의원을 지낸바 있는 조필연씨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 정신분열로 보호 감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 4일 정신병동을 탈출한 후 행적이 묘연하던 중에...
(강모, 뉴스를 보는 얼굴에 회한이 번지며 눈물이 고이는데.. 그 위로..)
강모 : (E) 어디까지 보여?
- 인써트 (24부 44씬)
미주 : 끝이 안 보여.
강모 : 니 눈에 보이는 데 까지가 다 우리 땅이야.
미주 : (소리친다) 에이, 거짓말...
성모 : (소리친다) 정말이야, 미주야.. 거기 다 우리 땅이야..!!
(강모, 그 땅을 보는데 문득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연 생각...
성모, 미소 지으며 강모를 보는데.. 무거워진 강모 표정에 가슴이 아프고.. 성모, 위로하듯 강모의 어깨를 다독여주는데..)
미주 : (E) 큰오빠..! 작은 오빠...!!
(미주가 빨리 오라며 손짓한다. 강모와 성모, 서로 시선 마주친다.)
성모 : 강모야, 저기.. (한쪽을 가리킨다)
(강모, 그쪽을 보는 순간 성모, 냅다 미주 쪽으로 뛰어간다. 강모, 속았구나.. 뛰어가는데...
두 사람, 달리기 시합하듯이 미주 쪽으로 전력을 다해...)
미주 : 성모 오빠..! 강모 오빠..!!
(미주, 팔을 활짝 벌려서 두 사람을 맞이하고... 세 사람, 한데 부둥켜안은 채 어린애처럼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는데..
그들 뒤로 광활하게 한없이 펼쳐진 개포지구 벌판... 강모와 성모, 미주의 천진난만한 모습위로...)
E : 핸드폰 벨 소리...
강모 : (E) 어.. 그래... 여보... 나 곧 집에 들어 갈 거야.
정연 : (E) 여보, 빨리와요. 당신 막내 동생, 준모씨가 찾아 왔어요...
* 유인식, 이창민 감독님, 배우분들, 스텝분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으아.... 대장정이 끝났다. 읽으면서도 감동에 벅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