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하중도의 가을 코스모스 길을 거닐어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이곳까지 가는 차편과 지리를 잘 아는 관계로
앞장 서게 됩니다.
하늘열차를 탈 때 아홉명이 분산 해서 타도록 유도를 하며
차안으로 들어 섭니다.
학생들이 자리를 비켜 주는 것을 보니
이미 우리의 청춘은 학생들이 보기에 빛 바래져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하중도에서 분홍색 ,자주색, 하양색 코스모스 꽃들이
가을향기를 지니고 우리를 곱게 맞이 할때 우리는 다시금 소녀가 되었습니다.
귤을 한박스 가지고 온 친구, 과자를 사가지고 온 친구, 초코렛을 가지고 온 친구
사탕을 가지고 온 친구, 사과를 가지고 온 친구들의 넉넉한 마음과
호젓한 분위기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면서
우리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습니다.
모임의 멤버인 총동창회장 홍00친구는 학교 동창회 임원들 행사준비 관계로
바빠 참석못할 형편인데도 하중도까지 와서 코스모스를 보고야 일찍 자리를 뜨며 손을 흔들어 주더군요.
그가 맡은 일에 열정을 쏟고 책임을 다하는 친구라는 것을 느낍니다.
코스모스밭을 보던
어느 친구는 이곳을 보고 태어나서 처음 온 곳이라 말하고
어느 친구는 방송에서 이곳 소개를 했는데 어떤 방법으로 가야하는지를 몰랐다고 하면서 알게 되어 고맙다고 합니다.
저는 여인들의 자태가 지닌 아홉종류의 아름다운 빛깔과 여인들이 쏟아내는 언어에 잠시 중심을 잃고 맙니다.
코스모스 꽃속에 파묻혀 둘이나 셋이서 짝을 지어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는 길.
나비 네마리가 앞장서서 날아갑니다. 그들이 무리지어 날개를 팔랑이며 날아가는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코스모스에 잠자리가 한마리 앉아 있습니다. 그의 날개는 투명한 옷, 그의 몸은 황금과 붉은 줄무늬 색으로 사치합니다.
금호강물 속에는 백로가 서 있습니다. 그는 온몸을 감싼 하얀 옷 덕분에 오리종류보다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이 섬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람개비와 허수아비가 이질감을 나타낸다는 점입니다.
이 하중도는 황토성분이 들어간 흙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걸어 다녀도 발이 아프지 않아서 좋습니다.
우리 아홉명은 가을향기를 마음껏 들이 마시면서 추억을 쌓았습니다.
저는 당분간 코스모스 향기덕분에 마음이 맑아질 것 같습니다.
(오늘 코스: 대백프라자 십일층 식사(풀*채)- 하늘열차- 북구청역 하차- 북구3버스탐- 하중도 도착-산보와 사진찍기-다시금 북구3호버스 탐- 북구청역도착- 신남역에서 친구몇명 내림- 명덕역에서 한명내림- 대봉역에서 한명내림- 그다음 수성시장역에서 한명내림- 황금역에서 한명내림- 지산역에서 한명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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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하중도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입니다.
첫댓글 실제보다 사진이 훨씬 은은한 것이 언뜻 몽환적(夢幻的), fantasy 이런 단어들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