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종종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의문과 만나게 됩니다.
(1) 동생이 집에 있다.
(2) 할머니께서 집에 계시다.
(3) 동생이 집에 있는다.
(4) 할머니께서 집에 계신다.
(5) 동생이 집에 있었다.
(6) 할머니께서 집에 계셨다.
(7) 동생이 집에 있겠다.
(8) 할머니께서 집에 계시겠다.
높임표현과 시제 연습을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이 위와 같이 썼습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저는 직관대로 (3)은 틀렸다. 그냥 "동생이 집에 있다"로 써야 한다....했더니
사전에 "있다"는 동사라고 나와 있는데 왜 "-ㄴ/는다"어미를 쓸 수 없느냐고 했습니다.
순간....띠용~~~ 정말, 그런 겁니다.
"있다"가 "없다"의 반의어라고 본다면 품사는 형용사인데,
그렇다면 '있다"의 높임 표현인 "계시다"도 형용사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런~~ 한국어를 6년째 가르치는,한국어교육 전공이란 사람이 어째 이런 의문을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걸까요.... ㅜ.ㅜ
"있는다"라는 표현은 (3)과 같은 문장에서 정말 오류인가요?
그렇다면 왜 그런 거지요?
제 직관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문법적인 지식이 부족하여 설명하지 못한 것인지..헛갈립니다. 에공
가르쳐 주세요오~~
많이 부족한 선생임을 다시 절감합니다.
그러나, '교학상장'이란 말로 자신을 위로합니다. ㅎㅎ
보통 <동생이 집에 있다>라고 한다면 거기서 <있다>는 형용사로 쓰인 걸로 봐야할 겁니다. 보통 말에서 동사는 원형을 쓰지 않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서 <집에 간다>고 하지 <집에 가다>라고는 말하지 않지요. 그리고 (3)번 예문에서는 <있는다>는 당연히 동사로 쓰인 걸로 봐야하구요. 형용사라면 <없는다>로 쓸 수 없는 것처럼 <있는다>라고 쓸 수 없으니까요.
에고...배우시다니요, 출전까지 정확히 짚어 주시면서...암튼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이 되는 것도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국학생들에겐 한국어 교사가 한국인의 전형이 될 테니까요. 알면서도...알면서도....알수록...더 어렵습니다...ㅎㅎㅎ
앗, 감사합니다. 강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와봤더니 친절한 답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덕분에 저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국어가 모국어인, 이제 막 초급을 벗어나 중급으로 진입한 학생들에게 잘 설명하는 숙제만 남았네요. 중국유학생들을 가르치느라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다음 학기에 시작되는 중앙아시아 학생들의 수업은 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벌써 머리가 아픕니다. 하지만 나이 먹어서 공부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스무살 때는 그렇게 하기 싫었던 공부가..역시..늦바람이 무섭긴 하나 봅니다. ㅋㅋㅋ
첫댓글 이런, 오래간만입니다, 나빌레라님. 우리말 직관에 의하면 일단 (3)번은 이상합니다. 그런데 <나 (다른 데 가지 않고 너 기다리면서) 집에 있는다>는 이상하지 않네요. 그렇다면 <동생은 (다른 데 가지 않고 누이를 기다리면서) 집에 있는다>도 말이 될 것같네요.
보통 <동생이 집에 있다>라고 한다면 거기서 <있다>는 형용사로 쓰인 걸로 봐야할 겁니다. 보통 말에서 동사는 원형을 쓰지 않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서 <집에 간다>고 하지 <집에 가다>라고는 말하지 않지요. 그리고 (3)번 예문에서는 <있는다>는 당연히 동사로 쓰인 걸로 봐야하구요. 형용사라면 <없는다>로 쓸 수 없는 것처럼 <있는다>라고 쓸 수 없으니까요.
그러므로 (3)번 문장은 (1)번 문장의 시제활용형이 아니라고 봐야할 겁니다.
나빌레라님 덕분에 <교학상장>이란 말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나는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생각을 하는 방법>으로 지식을 늘리려고 하는데, 그건 사자성어로 뭐라고 하지요?
교학상장(敎學相長)...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이군요. 저도 오늘 좋은 단어 배우고 갑니다.
실히 가르치면서 더 많이 배우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창피 당하지 않으려고 공부를 더 하게 되고... ^^
에고...배우시다니요, 출전까지 정확히 짚어 주시면서...암튼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이 되는 것도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국학생들에겐 한국어 교사가 한국인의 전형이 될 테니까요. 알면서도...알면서도....알수록...더 어렵습니다...ㅎㅎㅎ
앗, 감사합니다. 강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와봤더니 친절한 답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덕분에 저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국어가 모국어인, 이제 막 초급을 벗어나 중급으로 진입한 학생들에게 잘 설명하는 숙제만 남았네요. 중국유학생들을 가르치느라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다음 학기에 시작되는 중앙아시아 학생들의 수업은 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벌써 머리가 아픕니다. 하지만 나이 먹어서 공부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스무살 때는 그렇게 하기 싫었던 공부가..역시..늦바람이 무섭긴 하나 봅니다. ㅋㅋㅋ
좋은 일입니다. 공부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거든요. 인생의 의미고 뭐고 따질 겨를도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ㅋㅋㅋ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생각을 하는 방법으로 지식을 늘리는 것"...을 사자성어로 바꾼다면...음...작은큰통님의 "겸양지덕"??? 뭐 그 정도가 될까요? "알지도 못하면서" <=== 이건 정말 겸손이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ㅎㅎㅎ
잘못 가셨네요. (3)의 '있는다'는 맞는 표현입니다. 어디에 머물다의 뜻으로 '사람이 어디에 있다'를 사용하면 완전히 동작이므로 진행도 가능하여 난 이 곳에 있는다. 그럼 너는 어디 있을래? 아주 자연스러운 말이 되지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