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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말씀과 함께하는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통독이
1.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언젠가 '미국 사람보다 영어를 훨씬 더 잘하는' 선배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선배님은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 하십니까? 마치 미국의 전문적인 성우처럼 영어를 하는군요!"사실 눈을 가리고 그 선배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절대로 미국 사람이 말하고 있다고 느끼지 한국 사람이 말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또한 미국이라곤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그 선배가 그런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 각각의 발음기호에 맞도록 철사로 혀가 들어갈 모양을 만들어 잘못된 발음을 하면 입에서 피가 나도록 입에 넣어 발음 연습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본인은 '노력'에 관한 열정적인 강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선배는 이렇게 물었다. "Are you a Christian?" 그리고 나서 나의 긍정을 확인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Then, why don't you pray?" 이 말을 들은 본인은 상당한 충격과 도전을 받았다.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 선배가 가장 장조한 것은 노력이 아니라 기도였던 것이다.
참으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언어학습에 있어서도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사 속히 능통하게 해 주실 것을 간구해야 한다. 하나님은 언어를 창조하신 분이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영어를 사용하겠다는 마음으로 간구할 때 바벨탑 사건으로 혼잡해진 언어가 다시 하나로 회복되는 사도행전 2장의 역사가 나의 삶 가운데서도 일어날 것이다. 기억하라, 기도하며 진행하는 영어공부는 그렇지 않은 영어공부보다 30배, 60배, 100배의 효과가 나타난다.
2.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영어를 공부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자신의 주위에 자신보다 영어 실력이 못한 사람들만 포진하고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 경우 '이제 나도 이만하면 영어를 꽤 잘하는 거야!'라는 마음이 들기 쉽다.
그 때야 말로 가장 조심해야 할 때이다. 그와 같은 생각에 안주하면 영어실력의 향상은 그 날로 끝이 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자신보다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과 교제하며 항상 그에게서 자극과 도전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더욱 좋기로는 정말로 훌륭한 영어의 스승을 두는 것이다. 영어공부에 있어서 스승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만약 당신에게 영어공부의 좋은 스승(mentor)이 있어서 당신과 함께 생활하며 개인적으로 지도해 줄 수 있다면 당신은 정말로 복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 스승이 없다면 찾아보려고 노력하라. 그래도 없다면 내가 그런 스승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공부하라. 누군가가 나를 통해 영어에 대성을 이룬다면 얼마나 뿌듯하겠는가? 기억하라, 정글을 한번 지나가 본 안내자는 정글을 모르는 나를 무사히 정글 너머로 데려다 줄 수 있다.
아울러 당신이 만약 토플이나 토익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다면 스스로 겸비하라. 토플이나 토익의 고득점은 영어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토플이나 토익의 고득점자 10명의 실력을 살펴보면 각기 천차만별이다. 알량한 시험으로 '하늘 위의 하늘'은 측량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알라.
3.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어느 정도 영어실력을 쌓은 후 자신의 영어실력을 가장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의 영어공부를 지도하는 것이다.
이것은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 자신이 철저히 예습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것이다. 실제로 학습법 중 가장 탁월한 것이 바로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여기에다 값없이 거저 가르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심으로 더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는 본인의 경험으로 보증할 수 있다.
본인이 대학시절 언젠가 한 친한 선배가 본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라원준씨, 그렇게 열심히 후배들을 지도해봤자 다 헛것입니다. 저들은 언젠가는 다 배신하고 떠나갈 겁니다.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실속을 챙기세요." 물론 그 선배는 본인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선배의 말대로 대부분의 후배들은 아낌없이 베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영어공부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런 베풂을 통해 가장 축복받은 것은 본인이라고 주저없이 말할 수 있다. 비록 당시에는 고달팠으나 돌이켜 보았을 때 후배들을 위하여 밤을 새며 준비해 갔던 영어가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을 대하여는 내가 그들에게 영어를 잘 지도하여 실력자가 되게 만들겠다는 결심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를 통해 배우는 사람에게 내가 실제로 그들의 실력을 향상시켜 주겠다는 야망은 어쩌면 과욕에 불과하다. 내가 그들과 함께 늘 생활하며 멘토링 하듯이 지도할 수 없다면 나를 통한 실력 향상은 요원하다.
다만 그들이 나를 볼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여 잘 가르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영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그리하면 그들은 영어공부가 힘들어질 때마다 나를 떠올리며 계속해서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에 나온 말을 원용하면 "영어를 그자리에서 삶아먹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영어를 잡는 법을 가르치라!"
4. 문장의 일점 일획이라도...
영어로 된 문장을 접할 때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부분에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영어에서는 부정관사 'a'와 정관사 'the'의 유무에 따라 문장의 뜻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여 엉뚱한 해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단수와 복수, 인칭대명사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시제의 차이, 수치의 정확한 이해 등을 무시하는 바람에 원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옮기는 경우가 많음을 명심해야 한다.
영어를 '적당히' 하다보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평소에는 잘 번역(통역)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평범한 표현을 정반대로 번역(통역)해버리고 마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루살이는 걸러 내고 약대는 삼키는' 번역자(통역자)들의 악몽이 아닌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길은 평소에 작은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자세이다.
5. 너희가 쉽다고 무시하는도다
당신은 혹시 대학생들 사이에서 한때 유행하던 풍조를 기억하고 있는가? 다름 아니라 타임지를 옆구리에 끼고 캠퍼스를 다니며 마치 자신이 타임지를 줄줄 읽을 수 있는 실력자인 것처럼 겉멋을 부리던 시절을 기억하느냐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그들 중에 타임지를 막힘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이처럼 영어 공부에서 자신의 실력을 착각하는 것만큼 영어의 진보를 더디게 만드는 것이 없다. 진정으로 영어를 잘 하고자 한다면 쉬운 문장을 끊임없이 읽고 체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떤 이들은 TEV와 같은 역본의 영어 성경이 너무 쉽다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로 금물이다. 미안하지만 본인은 아직까지 그 쉬운(?) TEV를 완벽하게 해석하는 사람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또한 해석한다 하더라도 한 면을 30분만에 해석하는 사람과 10분만에 해석하는 사람,30초만에 해석하는 사람의 실력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쉬운 문장을 많이 접하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무술의 고수 역시 쉬운 기본 동작을 끊임없이 연마하여 무의식적으로도 그 동작이 나올 수 있도록 체득해 놓은 사람들이 아닌가. 만약 무술의 기본기를 연마하지도 않고 화려한 무술 동작만 흉내내며 고수라고 자처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잠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그의 진정한 실력은 곧 들통나게 되어 있는 법이다
6. 읽는 것을 깨닫느뇨?
영어로 된 문장을 읽을 때, 잘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무시하고 지나치라고 친절하게(?) 충고하는 분들이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어려운 문장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이 과연 받아들일 만한 것일까?
사실 영어를 잘 한다는 말은 남들이 해석할 수 없는 문장을 내가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남들이 다 아는 쉬운 문장을 해석하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어려운 문장을 만나면 '이상한 일 당하는 것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그 문장의 정확한 뜻을 알기 전까지는 '가게 하지 아니하겠다'는 굳건한 자세로 덤벼들어야 한다.
본인의 경우 한 문장을 두고 한 시간 이상 씨름하며 그 뜻을 헤아려 보려고 애썼던 적이 많았다. 놀라운 것은 우리가 그렇게 할 때 불현듯 문장의 뜻이 깨달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득도하듯' 깨달은 문장은 그와 유사한 문장이 이 다음에 다시 나온다 하더라도 순식간에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그 뜻을 알아내지 못한 문장은 시간 낭비가 아닌가? 그것 역시 걱정하지 말라. 당시에는 뜻을 알아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와 유사한 문장을 다시 만나면 그 뜻을 알 수 있게 될 확률이 이전보다 월등히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7. 내 형제들아... 많이 영문법 선생이 되지 말라
중고등학교 시절 그 지긋지긋했던 영문법 시간을 기억하는가? 관계대명사의 선행사니, will-shall-shall, shall will-will 하며 뜻도 모르고 따라하던 내용들을 말이다. 또한 맨투맨이나 성문종합영어와 같은 문법책은 어떤가? 세계의 유명한 연설문을 모아 놓았다는 그책들의 예문은 왜 그렇게 따분했는지! 그것이 바로 문법책의 결정적인 단점이다. 따분하고 지루하여 도무지 공부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또한 문법책은 그것이 문법책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것까지 포함하여 모든 문법을 다 모아놓았다는 약점이 있다. ('문법책에 없는'문법이 있어서는 책장사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그렇지만 영어로 된 문장을 1년을 읽어도 한번도 나오지 않는 문법을 왜 우리가 그렇게 정성들여 암기해 두어야만 한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비효율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것뿐인가? 문법을 공부하는 '작태'를 살펴보자. 머리에 띠를 띠고 1과-명사부터 시작하여, 2과-동사, 3과-조동사, 4과-부사...의 순서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런 가상한 노력은 다섯과만 지나면 그 전에 공부했던 것은 몽땅 잊어버리는 비극으로 결론지어진다. 문법책의 마지막 열 번째 장을 덮으며 '책을 한 권 뗐다'는 뿌듯함에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우리들에게 주님은 이렇게 물으신다. "그 나머지 아홉과는 어디 있느냐?"
이런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문법책이 아니라 영어로 된 많은 문장을 읽는 수밖에 없다. "영어실력은 그 사람이 읽은 영어로 된 책의 페이지 수에 정비례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다양한 문장을 읽으며 정확한 독해를 하기 위해 애쓰다보면 문법은 저절로 정복되는 것이다. 많은 문장을 읽는 것이 좋은 이유중의 하나는 문법책과는 달리 중요한 문법이 훨씬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여담이지만 책두께로 따지자면 영어성경 만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본인의 경우 중고등학교 시절 영문법 시험을 치를 때면 사지선다형 문제에 대비하여 항상 '사각연필'을 준비해 들어갈 정도로 문법에는 문외한이었고 문법책을 한번도'정식으로' 공부해본 적이 없지만 독해를 많이 한 지금은 문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전혀 없다. 차라리 문법은 거의 틀리지 않으므로 이 부분에서만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보다 낫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제는 제발 문법을 잊어버리라
8. 이 모든 것 위에 어휘력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영어공부를 하면서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좌절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아득한 절망감을 말이다. 하지만 밑 빠진 독을 메우는 좋은 방법이 있다. 단어를 많이 암기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단어를 암기하지 않고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시지프스의 신화를 연상케 할 따름이다. 도무지 발전이 없거나 있더라도 극히 미미할 따름이다.
어떤 사람들은 '좋은 전자사전이 있는데 뭐하러 단어를 암기한단 말인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실제로 모 전자사전의 광고 카피를 보면 "뒤적이면 뒤쳐진다!'라고 하며 책으로 된 사전이 아니라 전자사전을 쓸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그 광고 카피는 전자사전도 버릴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외국인을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언제 전자사전을 꺼내 '뒤적일' 시간이 있단 말인가? 따라서 그 광고카피 대로라면 결론은 뻔하다. 사전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어를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실제로 단어를 계속 암기하며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얼마 안가 서서히 밑 빠진 독의 아랫부분이 메워짐을 느낄 수 있다. 언젠가 '단어의 충만한 수가 차는' 그 날부터는 길어온 물을 독에 붓는 족족 독이 그득하게 차는 것을 보며 기뻐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단어 암기법은 이미 설명한 바니 이를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길을 가다가 만난 모르는 단어를 '해가 지도록 품지 말고' 그날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 뜻을 알고 단잠을 청하는 습관을 들이라.
9. 영어사전은 알파와 오메가라
언젠가 어떤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대한민국에서 사전 없이 타임지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선생님께서 타임지가 얼마나 어렵게 느껴졌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영어공부에서 영어사전이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 권위를 그분의 말씀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전을 늘 들고 다니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사전 없이 읽고 말겠다'는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한 원대한 목표가없는 사람은 평생 사전을 손에서 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사전에서 '손을 뗄' 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죽어라고 사전을 사용해야 함은 당연하다. 사전 중에서도 특히 영영사전을 권하고 싶다. 영영사전은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다 그 단어를 풀이한 단어의 뜻을 몰라 다시 그 단어를 찾는 일이 반복되는 귀찮음은 있지만 그것을 사용함으로서 얻는 유익은 이런 귀찮음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사실 귀찮음 자체가 영어공부 아닌가!)
영어공부 초기에 영영사전을 선택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찾아보고자 하는 단어의 단순한 동의어와 반의어를 나열해 놓은 'thesarus'가 아니라 반드시 정식으로 뜻풀이를 해 놓은 'dictionary'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뜻풀이를 많이 읽다보면 어떤 단어를 영어로 풀이해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되기 때문이다. 물론 충분히 그런 능력이 길러졌으면 'thesarus'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한 가지만 더 충고하자만 절대로 '영영한사전'은 사지 말라는 것이다. 영영한사전을 사용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한글로 된 설명부분에만 눈이 가기 때문에 절대로 영영사전을 사용하는 효과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한정된 지면에 영어와 우리말 설명을 다 실어야 하기 때문에 설명의 '부실화'를 피할 도리가 없다.
아무튼 본인은 학창시절 늘 Funk & Wagnals 영영사전을 품에 품고 다녔기에 이런 농담을 할 정도였다. "나는 총에 맞아도 죽지 않을 것이다!"
10. 만일 그리하려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
"영어단어를 어떻게 암기하면 가장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귀가 아프게 들어온 바다. '문장 가운데서 암기하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 답은 50점 이상 얻기 힘든 답이다. 물론 이것은 종이와 필기도구를 낭비하며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쓰는 무지막지한 단어 암기법보다야 훨씬 났지만 가장 효과적인 단어 암기법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단어를 암기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서는 최첨단의 연상암기법을 동원하는 것이 그 지름길이다.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놀랍게도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다. 우리의 생활 주변을 보면 영어로 된 단어나 표현들이 무수히 많다. 이처럼 '길에 널린' 단어를 주워담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디서 영어단어를 암기할 것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영화 제목, 상품명, 상호, 식당, 심지에 T셔츠에도 영어가 넘쳐난다. 우리가 조금만 호기심을 가지고 그 단어들의 뜻을 생각해보면 비교적 손쉽게 단어를 암기할 수 있다.
우리가 음료수 하나를 사서 마시더라도 그 곳에 있는 영어 단어만이라도 다 살펴본 후 버린다면 음료수 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거쳐간 개봉작 영화 제목만 유심히 살폈어도 무수한 단어를 암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회사 이름까지라도 연구 대상이 된다.
예를 들면 컴퓨터로 유명한 '삼보'의 영문 이름은 '트라이젬(trigem)'인데 왜 그런지 궁금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호기심을 가지고 'trigem'을 연구하다가 'tri'는 '3'을 가리키는 접두어이며 'gem'은 '보석'이라는 단어임을 알면 '삼보'가 '트라이젬'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아울러 'tricycle'은 '세발 자전거'가 됨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성경을 읽다가 'Trinity'라는 단어를 만나면 '3'과 관련된 단어임을 짐작하여 '삼위일체'라는 뜻을 유추하게 될런지 누가 알겠는가?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파헤쳐본 단어를 그날 잠자리에 들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비록 모든 단어가 생각 나지는 않더라도 몇몇 단어는 생각이 날 것이다. 그 단어는 적어도 2-3주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 단어를 2-3주 내에 '문장 가운데서' 만나면 그것을 암기한 상황이 연상되며 그 단어가 영구히 자기 것으로 정착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본인의 경험으로 이것은 효과 만점의 단어 암기법이다. 이것을 꾸준히 실천하면 '미국 사람에게 영어 단어의 뜻을 알려주는' 수준이 된다.
하지만 단어의 연상 암기법 중에도 '이단적인'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영어단어를 우리말의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에 '억지 춘향' 식으로 끼워 맞추어 암기하려는 노력이다. 예를 들면 'bear'는 '곰'이므로 "곰아 나무를 베어라"는 문장이나, 'attic'은 '다락방'이므로 "식인종 부부가 다락방에서 애 튀긴다"는 끔찍한 문장, 심지어는 'opinion'은 '의견'이므로 "업힌 년의 의견을 따른다"는 저질스러운 문장까지 동원되는 것이다.
이렇게 연상하여 암기하는 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정확한 발음이 전혀 무시된다는 데 있다. 또한 한 두 단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어느 세월에 그렇게 많은 단어를 그와 같은 '억지 연상법'으로 다 소화할 수 있겠는가? 나중에는 문장을 암기하려니 오히려 머리가 아플 지경이 된다.
결론적으로 단어 암기를 위해 우리는 일생 생활 가운데서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단어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11. 미리 준비케 하도록 권면하는 것이 필요한 줄 생각하였노니
언어학습에 있어서 예습이 9라면 복습은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예습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예습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다음의 예화를 깊이 생각해 보라.
언젠가 우리 가족이 롯데월드에 간 일이 있었다. 그 날은 추석 바로 전날이었으며 예상 외로 롯데월드는 거의 텅텅 비어 있었다. 우리는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각자가 원하는 놀이기구를 바로바로 탔지만 이상하게도 별로 신이 나지 않았다. 하루 종일 놀고 돌아오는 길에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답이 떠올랐다. 문제는 우리가 '줄을 서서 기대하며 기다리지 않은 데' 있었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예습을 해 오지 않으면 영어공부에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다. 그저 무덤덤해 지는 것이다. 앞에서 선생님이 아무리 떠들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모르는 문장을 앞에 두고 고민 고민하며 예습을 해 온 사람은 선생님의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을 경험하며 자신이 왜 그것을 몰랐을까 하는 생각에 무릎을 치며 배움에 임하게 된다는 말이다.
본인의 경우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1시간의 영어공부를 위해 8시간 이상 예습하며 준비했던 것이 기억난다. 실제로 1시간의 공부를 위해 8시간 이상 예습하며 준비해 가면 물론 그날 학습할 부분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어떤 부분은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환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감사한 것은 이런 날들을 보내다 보면 언젠가 예습시간이 점점 줄어들어 마침내는 거의 예습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는 사실이다. 그 날이 바로 나의 영어실력이 '본궤도'로 진입하는 날이다.
결론적으로 언어공부에 있어서 복습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견딜 수 없을 때 하는 것이지 예습 시간을 할애하며 할 필요는 전혀 없다.
12. 내가 열심이 특심하오니
당신은 당구의 고수를 본 적이 있는가? 그는 자신이 칠 차례에서 3-4점씩 꾸준히 잡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한꺼번에 30-40점씩 잡고 게임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영어공부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영어공부에 관하여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표현이 바로 영어를 '매일 꾸준히' 공부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최상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영어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
성경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성경을 '매일 꾸준히' 읽는다고 성경의 전문가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성경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성경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집중적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일정한 기간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신학교가 필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본인은 영어공부를 로켓 발사에 즐겨 비유한다. 만약 로켓을 점화시킨 후 연료를 아껴가며 '매일 꾸준히' 조금씩만 태우면 육중한 로켓은 전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로켓을 제대로 발사하자면 엄청난 힘으로 폭발시켜 추진력을 내야만 이륙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작심하고'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은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보다 기특한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1단 로켓을 사용하여 영어공부라는 로켓을 발사시킨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1단 로켓의 연료가 다 연소되면(다시 말해 '작심삼일'이 되면), 더 이상의 연료가 없기에 그대로 추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한번 추락한 사람이 몸을 추스려 로켓을 다시 발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런 사람은 또다시 1단 로켓으로 무모하게 시작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그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며 발사와 추락을 계속하는 인생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로켓이 일단 지구의 엄청난 중력을 이긴 후 우주로 나가면 그 후로는 무중력이라는 무한한 자유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어공부 역시 한번 "뚫고 나가기만" 하면 평생 영어로부터는 자유로와지는 것이다.
진정으로 영어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어떤 기간을 '미친 듯이' 영어공부에만 전념하는 시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사람에 따라 6개월이 될 수도 있고 1년 혹은 2년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3단 로켓을 쏘아 올리는 작업인 것이다. 3단 로켓은 지구의 대기권을 벗어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만 일단 대기권을 뚫고 올라가기만 하면 중력을 벗어난 무한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단 영어를 '뚫어 놓으면' 일생동안 영어의 고민으로부터는 해결되는 것이다. 기억하라, '매일 꾸준히'는 영어공부의 좋은 습관은 될 수 있지만 영어실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는 없다
13.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
영어를 배우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과연 언제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어렸을 때부터'이다. 갓난아기가 자라가며 영어를 모국어로 배우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언어 학습법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불행히도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모국어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사람들은 '두번째 모태에 들어갔다 날 수' 없으므로 땅을 칠 일이 아닌가? 하지만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벌써 우리말에 능통하며(?) 이것 하나로 영어공부의 기본적인 준비는 갖춘 셈이다.
그렇다면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우리에게 있어서 영어공부의 가장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 놀랍게도 그 답은 영어를 가장 필요로 하지 않을 때이다. 영어를 절실하게 필요로 할수록 그 사람은 이미 영어공부를 하기에 늦어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영어공부는 가장 한가할 때, 다른 일에 대한 부담이 가장 적을 때 해 놓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이 말이 영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더러 영어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런 사람은 시기를 놓친 것이 애석하겠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