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이길섭
주방 창 너머 자작나무 위로
빗방울 지는 모습 바라보며
시부모 상 차리던 새색시가
새아기 먹일 감자전 부친다.
푸석푸석한 다리 딛고 서서
인덕션 앞에서 부침개질한다.
내가 이런 모습 떠올리는 사이,
아기를 얼싸안고 식탁에 앉아
캔맥주를 삼키는 아들의 아내!
어쩌다 세월이 이렇게 하면서
굽이굽이 살아온 삶을 뇐다.
내 마음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은
애틋하게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
탁배기 넘기려 고개 젖히다가
ㅡ고향집, 겨울
이길섭
함박눈 내리는 날, 괴화산 아래
빈대떡집에서 탁배기 한 잔 마주한다.
목구멍 넘기려 고개 젖히다가
내리는 눈발 따라 마음 먼 산을 넘는다.
호박넝쿨 널브러진 돌담 위에
젖은 눈이 한 켜 두 켜 쌓일 텐데.
오가는 이 없는 산중에
외로움 달래는 고향 집 뜨락에서
낙엽들, 콩나물국이라도 끓여 먹고 있는지.
웃방 고구마 통가리 들락거리다가
밤이면 천정에서 달음박질 경주하던
서생원 일가족, 집 떠나 잘살고 있는지.
궁시렁궁시렁 부엉이 날갯죽지 위
눈더미 두께를 더하면
뒷산 소나무 곁가지들 견디지 못하고
툭툭, 소리를 지르며 부러져 내리겠지.
길지 않은 시간 건너 되돌아온 빈대떡집.
그리움 몇 채 눈발로 날아와 쌓인다.
가로수 가지마다 하얗게 쌓인다.
가득 부은 탁배기 잔에서 흔들리는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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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새
Re: 4월 6일 합평시 올립니다.
이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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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6 07:3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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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르침에 깊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