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환은 원주의 번화가에서 ‘천석’이라는 밥집을 하고 있다. 그 밥집을 시작할 때 장일순은 최정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니가 여기서 손님을 하늘처럼 섬기며 쟁반을 3년만 나르다 보면 나보다 훨씬 큰 사람이 될 것이다. 아주 큰 도인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리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하늘의 일로 여기고 늘 마음 챙기기에 거짓이 없으면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서 큰 깨우침을 얻을 수 있으리라. 크게 자랄 수 있으리라.---p. 본문 중에서
설날에 원주 시장이 장일순에게 새해 인사를 와서 돈이 든 봉투 하나를 놓고 갔다. 장일순은 안 받으려 했으나 시장은 막무가내였다. 시장이 돌아가고 바로 뒤로 천주교 벽지 보건팀에서 여럿이 함께 장일순에게 세배를 하러 왔다. 세배를 주고받은 뒤 장일순이 곁에 놓여 있는 봉투를 집어 그들에게 주며 말했다.
“이 거, 시장님이 여러분에게 드리라고 놓고가신 거야. 갖다 잘 쓰세요.”
벽지 보건팀은 그런 줄 알고 봉투를 받아들고 장일순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얼마 뒤에 어떤 모임에서 벽지 보건 팀의 리더인 독일 사람 지그리드 지그버드가 원주 시장을 만났다. 돈 봉투 생각이 나서 지그리드는 고맙다고 시장에게 인사를 했다. 그 일 있은 뒤로는 원주 시장이 봉투 가져오는 일이 없어졌다 한다.---p.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