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절과 도용을 막기 위해, 다음 브런치, 네이버 찬란한 봄날 블로그, 강인한의 푸른 시의 방, 페북에 올립니다. 표절과 도용은 범죄입니다. 2024.8.26.>
<1>
“그 삼십삼 번지라는 것이 구조가 흡사 유곽이라는 느낌이 없지 않다. 한 번지에 십팔 가구가 죽―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서 창호가 똑같고 아궁이 모양이 똑같다.” 중략..... 이 18가구를 대표하는 대문이라는 것이 일각이 져서 외따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있다. 중략.....이렇게 생긴 33번지 대문에 그들 18가구의 문패를 몰아다 붙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략
■상황상징이다.■
이상은 오감도에서 보여주었던 상황상징과 논리 구조로 만드는 상징을 사용하고 있다.
33번지는 3.1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을 의미한다. 이는 곧 3.1 독립선언으로 독립한 상해임시정부를 말한다.
자세하게 살피면 이상이 만든 상황상징과 논리 구조로 만든 상징은 이렇다.
‘ 33인 – 흡사 유곽이라는 –18가구 –창호, 아궁이 모양이 똑같다. - 이 십팔 가구를 대표하는 대문이라는 것이 일각이 져서 외따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있다. - 33번지 대문’
“흡사 유곽이라는”이 이어지는 이상식 비유법인 “18가구”가 일본에 팔린 가구 즉 일본에 팔린 조선 민족이라는 상황상징의 논리 구조를 뒷받침한다.
- 유곽(遊廓)은 17세기 초반,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공창제하에서 법적 근거를 갖추고 국가권력의 허가를 얻어 성매매 영업을 하는 집결지를 말하였다. 중략...
[네이버 지식백과] 유곽 [遊廓]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유곽은 17세기에 일본에서 시작된 공창이다. 이상은 제국주의 일본 식민지배 노예로 사는 조선 민족의 삶이 일본이 만든 유곽에서 몸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은(흡사한) 치욕의 삶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창호” “아궁이” 모양이 똑같다는 것 역시 조선 민족의 삶의 방식과 살림살이가 똑같이 제국주의 일본 폭압의 식민지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3번지 대문”이 상해임시정부를 의미한다는 것을 이상은 이런 설명으로 알려준다.
“이 18가구를 대표하는 대문이라는 것이 일각이 져서 외따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있다.”이다. 즉 상해임시정부가 외따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다.
이하 중략.
<2>
“나는 조꼬만 「돋보기」를 꺼내 가지고 아내만이 사용하는 지리가미를 끄실러 가면서 불장난을 하고 논다. 평행광선을 굴절시켜서 한 초점에 모아 가지고 그 초점이 따끈따끈해지다가, 마지막에는 종이를 끄시르기 시작하고 가느다란 연기를 내면서 드디어 구멍을 뚫어 놓는 데까지에 이르는 고 얼마 안 되는 동안의 초조한 맛이 죽고 싶을 만치 내게는 재미있었다.” 중략
■행위상징이다.■
돋보기에 붙은 낫표 「」는 법령을 의미한다. ‘돋보기 법령’은 ‘군국주의 법령’이다.
특히 앞에 형용사 “조꼬만”을 붙인 이유는 오감도 시제5호 반동가리 왜놈과 연결된다. ‘반동가리 왜놈의 군국주의 법령’이라는 조롱이다.
이를 이상이 돋보기에 낫표「」를 붙여서 알려준다. 이어서 자세하게 군국주의를 설명한다.
“평행광선을 굴절시켜서 한 초점에 모아 가지고 그 초점이 따끈따끈해지다가, 마지막에는 종이를 끄시르기 시작하고”이다.
평행광선은 햇빛이고 태양을 상징하는 일장기를 의미한다. 동시에 일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평행광선)을 굴절시켜서 한 초점에 모아 가지고’라는 진술은 일극 체제, 군국주의를 의미한다. 이는 오감도 시제4호와 오감도 시제7호에서 시각상징으로 보여준 점( ‧ )이면서 조롱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내만이 사용하는 휴지가 끄시르기 시작하는” 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멸망할 것이 뻔한 전쟁을 일으켜 스스로 끄시르지는 것을 의미하는 행위상징이다.
이를 이상은 불장난이라고 조롱하면서 “죽고 싶을 만치 내게는 재미있었다.”고 한다. 군국주의로 일본이 멸망할 것이라는 통쾌한 비판이고 조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