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슬부슬 비가 오길래 홀로 숲으로 나갔어
그대와 늘 함께 걷던 길 놀랍게 달라 보여
그토록 찾아 봐도 안 보이더니 어느새 소리 없이
솟아 올라 온 고사리들
당신을 보내고 난 뒤 이렇게 훌쩍 자랐네
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수없이 생각해 봤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이렇게 살고 있어
그토록 찾아 봐도 안 보이더니 어느새 소리 없이
솟아 올라 온 고사리들
당신을 보내고 난 뒤 이렇게 훌쩍 자랐네
당신이 떠난 뒤 모든 게 변해 버렸네
당신을 보내고 난 뒤 이렇게 훌쩍 자랐네
당신이 떠나간 뒤 모든 게 변해 버렸네
모든 게 달라 보여
# 장필순이 부른 <고사리 장마> 가사다. 노래 제목이 너무 이뻐서 금방 기억되는 곡이다. 이렇게 예쁜 제목과 서정성 짙은 노래를 누가 만들었을까.
이적이다. 고사리 장마는 이적이 작사 작곡을 다 했다. 요즘 뜨는 트롯 가수 임영웅이 부른 노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하도 감미로워서 누가 만든 곡인가 했더니 이적이다.
역시 이적이랄까. 장필순도 노래를 참 잘 부르는데 고사리 장마는 장필순이 불러야 한다. 이런 노래는 부르기보다는 듣기에 더 좋은 곡이다. 특히 비 오는 날은 반복해서 듣는다.
가사 또한 시처럼 좋다. 아니 시다. 보통 유행가 가사는 너무 얌전하면 히트하기 어렵다고 해서 조금 유치하게 짓는단다. 사랑도 유치하긴 마찬가지.
예전에 봤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생각난다. 삼순이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뜸을 들이는 사이 한 여자가 나타나 뺏어갈 상황에 놓였다.
두 여자가 만나 기싸움을 한다.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다. 한 여자가 삼순에게 말했다.
"이 봐요. 잘 가고 있는 우리 사랑에 왜 껴들어서 이렇게 유치하게 굴어요?"
삼순도 지지 않고 한 방 제대로 날린다. "몰랐어요? 원래 사랑이란 유치한 거예요."
나도 유치한 사랑을 해본 적이 있기에 가슴에 쏙 박히는 말이었다. 나를 떠났던 여자에게 "오냐. 언 놈 만나서 얼마나 잘 사는지 보자." 했었다. 그 사랑보다 훨씬 유치한 것이 나였다.
고사리 장마 가사에는 떠난 사랑이 참으로 순하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후 고사리처럼 훌쩍 자란 마음, 인생이 아픔을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것처럼 사랑도 그런 것인가.
그럼 고사리 장마는 무얼 말하는 것일까. 내리는 비를 지칭하는 것은 분명한데 장필순의 이 노래를 알지 못했다면 이 단어를 몰랐을 것이다.
이름도 예쁜 고사리 장마는 제주에 이 맘때쯤 내리는 비를 말한단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고사리 나올 때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내일은 전국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고사리는 좋겠다.
첫댓글 이적이 가사를 잘 짖지요.
엄마가 학자겸 작가라 그 DNA를 물려 받으니요
노래는 처음 듣습니다.
아주 몽환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비오는 제주오름에서 들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리진님은 정말 모르는 게 없어셔요.^^
이적 같은 작가가 괜히 나왔겠습니까?
리진님 말씀처럼 그 디엔에이를 저도 인정합니다.ㅎ
@유현덕 뎃글 덧붙이는사이 답글 주셨네요.
이제는 현덕님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집니다.
참. 제주 고사리는 4,5월 비가 많이 오고나면 쑥 올라온다하여 고사리 장마라 한다는군요.
@리진 제가 아직 퇴근 전이라 오늘은 댓글 부지런을 좀 떨었습니다.^^
솔직하고 담백한 리진님의 디엔에이도 훌륭합니다,
누이 이야기는 얼추 끝났으니 이제 제 이야기를 슬슬 시작해 볼까요.ㅎ
이적 어머니 여성운동가이기도 해요
난
요즘 손태진이 부른 상사화에 꽂혔는데
장필순의 고사리 장마 검색해서
들어보니
그 정서가 나의 가슴을 가로지른 듯요
이로써
유현덕님을 뵈면 고사리 장마에
화두가 되겠습니다ㆍ
사랑이란 쪽 팔리기 시작할 때부터다ㆍㅎㅎ
크~~
윤슬님의 사랑 정의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하여 우리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잘 통하겠습니다.^^
화두든 화투든 멍석을 깔아야 성립되는 것,
고사리 억세지기 전에 얼른 만나요.ㅎ
@유현덕
네네
그 문제로
지금 방장님과 접선했습니다ㆍ
이 철이면 햇 고사리 삶아서 깔고
참 조기 올려 지지면
얼마나 맛 있는지..
옛날 구례 장터에서 먹었던
그 맛이 생각납니다.
장미 고사리...
이렇게 서정적이여야 하건만
ㅎ
어쩟거나 내일은 빗님이 오신다니
참 좋습니다.
고사리도 나도~~^^
깊은 밤 효주님이 아주 맛깔난 추억을 소환해 주셨습니다.
저도 어릴 적 고사리 지짐을 더러 먹었더랬지요.
우리집은 조기는 아니고 멸치였던 것 같아요.^^
제사 때도 빠지지 않던 나물이었습니다.
그나저나 풍류방 번개는 언제 하나요?
어느 분한테 3월에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4월이 다 가고 말았네요.
비님과 함께 촉촉한 주말 되세요.ㅎ
효주아네스 방장님은
이영자씨 보다 더많은
먹거리에 대해서 알고 계신듯~~~
우리 언제 만나요~~~
넘 뜸해서 보구싶어요~~~
어느날 티브이 화면 돌리다
임영웅의 바램을 듣는데..
햐~~남자 목소리가 이렇게
가슴을 울리나 하고..
그의 팬이 되었더랬는데~~
장필순의 목소리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짙게
베어 있어서..
“포크는 통기타와 어우러진 음악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정신을 말하는 것”
이라고 말하는 장필순은
포크계 여성가수의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요즘 음악도 못들었는데..
오늘은 안개자욱한 베란다 창문을 바라보며
장필순님과 함께 데이트를~~~
특히 '고사리장마'에 빠져보겠습니다.
앗! 이더님이 임영웅 팬이시나봐요.
제 누이도 임영웅 나오면 훈훈해서
조카 삼고 싶은 마음이라 그러더구요.
그래서 이더님도 누이처럼 여겨진다는,,^^
비님이 오락가락하는 토요일,
아랫쪽은 제법 비가 내리고 있네요.
장필순의 고사리 장마와 함께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월요일이 노동절이라 사흘 쉽니다.
다음달 도라지 장마 때 뵀으면 하네요.ㅎ
소낙비처럼 비가 내립니다.
장필순의 고사리 장마는 첨 들었습니다.
내가 머물렀던 제주의 유월이 떠오릅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
바다로 떨어지는 해.
바람,돌.파도.봉숭아 꽃물.사람들..그리고 고사리 음식들.
그들을 떠올리면 여지없이 고사리와 음식이 연상되죠~~
다시 한번 그런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고사리장마 - 장필순
부슬부슬 비가 오길래
홀로 숲으로 나갔어
그대와 늘 함께 걷던 길
놀랍게 달라 보여
그토록 찾아봐도 안보이더니
어느새 소리 없이
솟아올라 온 고사리들
당신을 보내고 난 뒤
이렇게 홀쩍 자랐네
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수없이 생각해봤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이렇게 살고 있어
그토록 찾아봐도 안보이더니
가희님 무척 낭만적인 분이시네요.
전 어릴 때 멸치나 갈치 같은 거 넣고 지진 고사리는 그런 대로 먹었는데
고사리 나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나이 들면 입맛도 변하는지 요즘은 나물에 젓가락이 먼저 가네요.
님이 머물렀던 제주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