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올라오다가 옆 아파트 지하수퍼로 들어간다. 붕어빵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함이다. 이걸 아이스크림으로 불러야 하는지 아이스케키로 불러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이스크림이 낫겠다.
요즘 이 붕어빵 아이스크림에 맛을 들여서 매일 너댓개씩 사 와서 입이 심심하면 또는 식후 데저트로 먹으니 아주 맛있고 좋다. 수퍼 아저씨보고 맛을 들여서 요즘 자주 먹게 된다고 하니 그럼요 이게 중독성이 있어요 하고 웃는다. 육천원에 다섯개를 사서 달랑 달랑 들고 올라온다.
우리 아파트로 들어서는데 뒷뜰에서 빼빼한 노인이 낙엽을 쓸고 있다. 아저씨 이거 하나 드실래요 하니 한 개만 주세요 한다. 하나 드리고 걷다보니 문 입구에 경비 아저씨가 청소를 하고 있다. 이거 하나 들어보세요 하니 싱긋이 웃으면서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든다.
다섯개 중에 두개가 없어지고 세개만 들고 집에 들어간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무슨 제법 좋은 일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낙엽 치우는 그 할아버지 매우 부지런한 할아버지예요 한다. 할아버지라고 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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