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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고를 사닉스컵 우승으로 이끈 이규준 감독 ⓒ스포탈코리아 |
일본에서 열린 2009 사닉스컵에 참가하게 된 것은 의외였다. 그 동안 이 대회는 한국에서도 2차례 초청받은 적이 있었는데, 모두 U-16 대표팀이 참가했었다. 2004년에 U-16 대표팀이 참가해 8강전에서 AC 밀란 U-17팀에게 0-1로 패했었고, 작년에는 4강전에서 도쿄 베르디 U-18팀에게 패하면서 3위를 차지했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수준이 있는 대회였기 때문에 단일팀인 장훈고가 초청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 동안 우리가 일본 전지훈련을 많이 갔었고, 현지 팀들과도 많은 연습게임을 치렀었는데, 그 과정에서 경기력을 좋게 평가받았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었다.
이렇듯 뜻하지 않게 참가한 대회에서 일본 U-17 대표팀을 9-0으로 대파하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었다.
A조에서 힘든 출발을 하다.
사닉스컵은 후쿠오카현 우나카타시의 글로벌 아레나 스포츠센터에서 열렸다. 이 센터는 사닉스컵 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2009 사닉스컵은 4팀씩 4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조 1-2위팀이 8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는 A조에 속해 일본 U-17 대표팀과 뉴질랜드 U-17 대표팀, 태국 U-18 선발팀과 조별리그를 펼쳤다.
또 한 가지 독특한 것은 조별리그의 경우 전후반 35분씩 치러지며, 하루에 2경기를 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8강 토너먼트부터는 전후반 40분씩 경기를 펼쳤다.
19일 12시에 열린 1차전 상대는 태국 U-18 선발팀이었다. A조 최약체로 평가받은 팀인데, 의외로 경기를 쉽게 풀지 못했다. 잔디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았고, 경기 자체는 압도하면서도 득점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역습을 허용해 2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1골을 쫓아갔지만, 주전 센터백인 박동훈이 퇴장 당했고, 후반 추가시간에 1골을 더 내줘 1-3으로 졌다.
스타트가 좋지 않았던 탓에 무거운 분위기 속에 오후 4시에 뉴질랜드 U-17 대표팀과 2차전을 치렀다. 이 경기 역시 경기를 주도해나갔지만, 골이 잘 터지지 않았고, 후반 20분에야 1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에 1골을 내줘 1-1이 되었고,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 대회는 70분 안에 승리할 경우 승점 4점, 승부차기로 이길 경우 1.5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시되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맞붙는 상대는 일본 U-17 대표팀이었다. 절대절명의 순간이었고, 어떻게든 승리를, 그것도 다득점으로 이겨야 8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