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www.style.co.kr/vogue/tv/tv_view.asp?menu_id=02080200&c_idx=01100404000010001
잡지가 나올 때쯤 드라마에선 송중기가 한석규로 나이 들어 있겠지만, 11월 수능일이면 송중기가 첫 주연을 맡은 영화도 개봉한다. 한예슬과 함께한 <티끌 모아 로맨스>다. 여러분은 콘돔 살 돈 2천원도 없는 찌질한 청년백수 송중기를 보게 된다. 아마 송중기가 지금만큼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그는 연예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대기업에 원서를 내며 어중간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친구들을 만나면 아무래도 취업 얘길 많이 해요. SAAT, CPA, 이런 얘기들도 하고. 그 세계를 모르진 않아요. 학교에서는 아나운서를 했고, MBC 피디 공채에 지원한 적도 있거든요. 계속 이 언저리에 관심이 있었던 셈이죠.” 송중기가 평범한 성균관대 경영학과 학생이었을 때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한 장면을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다. 운동을 하다 경영학과 학생이 됐고, 친구들이 취업 준비를 시작하던 무렵 연기 학원에 다니면서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했으니, 그는 어릴 때부터 끼가 많아서 천상 연예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타입과는 좀 다르다.
그러나 청춘의 인상이 대개 모호함과 불안함을 안고 가는 반면에 송중기에겐 그런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끼 없음’에 대한 콤플렉스를 얘기하다가는 “콤플렉스 있는 게 배우에겐 더 좋은 것 같아요. 그게 없으면 고민할 게 없어지잖아요?” 연예인으로서, 연기자로서 지금 자신의 좌표에 대해서는 “남들이 배우를 평가할 땐 어떤 단계가 있다고 생각들 하는데 저는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거죠 뭐” 같은 식이다. <티끌 모아 로맨스>에서 국보급 짠순이로 등장하는 한예슬은 쉬는 시간이면 송중기에게 ‘너, 너무 더럽다’고 농담을 던졌단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지난날 거울 보며 단장하던 ‘꽃돌이’ 대신 야식으로 부은 얼굴의 백수를 떠올리며 “멋있거나 달달한 모습을 보여준 후엔 한번쯤 망가지는 모습도 보여주는 게 스타로 가는 정석이죠”라고 얘기했을 때는 이런 반응이 왔다. “인기를 얻으려고 그렇게 하는 건 단기적인 방법 같고요, 흔히 말하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봐야겠죠. 그런 추세에 따라가려는 건 짧은 생각이에요.” 맙소사. 혹시 우리는 미소가 달콤한 남자의 얼굴을 보며 그의 성정도 마냥 달콤할 거라고 착각하진 않았나. 하기야 스위트함과 스마트함이 공존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그러니 송중기가 능글맞은 구용하를 연기했을 때 슬쩍 흘렸던 여유로운 내공은 응당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화는 이렇게 흘렀다. “사회정의, 세계평화, 저는 이런 데 별로 관심 없어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건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만 생각하다 죽어도 짧은 생이에요.” 여기서 개인의 행복이 실현되려면 당신이 살고 있는 구조가 행복해져야 가능하다는 반론은 제기할 필요가 없겠다. 그는 짧은 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 거기까진 생각 안 할 것이고, 언젠가 아버지에게 좋은 집을 사드릴 것이며, 자신의 여자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벌 것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엔 <런닝맨>에 함께 출연했던 이광수와 희희덕거리고 놀 것이다. 인터뷰 중에도 이광수에게 전화가 왔다. “빈 시간엔 광수와 놀아요. 광수랑 놀고, 또 놀고….” 송중기는 부러운 연기자 선배로 차태현을 꼽았다. 연기하는 스타일로 본 차태현은 송중기의 롤 모델이 아니다. 그러나 차태현의 한결같음, 굳이 어떤 이미지를 만들려는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굳어진 배우의 모습이라는 점을 부러워한다. 아마 그건 차태현의 얼굴이라서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말이 나오자, 송중기는 드라마 <하얀거탑>을 떠올렸다. 그가 전 회를 열 번 가까이 봤다는 드라마. 성공을 위해 극한으로 치닫는 김명민의 치열한 캐릭터가 탐이 나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힘들 때는 시골 엄마 집에 가서 대문만 한 번 보고 돌아서는 김명민을 보며 저렇게 강하고 이기적인 사람도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 그게 여린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고 매력을 느꼈다. 아마 몸의 껍데기만 남긴 채 캐릭터의 영혼으로 그 속을 채우는 배우가 맡음직한 역할을 송중기가 맡으려면, 싱그러운 청춘을 즐기고픈 우리들에게도, 송중기에게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이야기는 다시 송중기의 얼굴이 풍기는 곱상한 이미지로 돌아왔다. “그걸 깨보려고도 했고, 더욱 살리려고도 해봤어요. 이번 영화를 선택한 것도 망가지는 걸 하면서 깨보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더 망가졌어도 될 뻔했어요.” 송중기는 외모가 주는 뉘앙스보다 훨씬 단단하고 어른스러우며 때로 냉소적이다. 그 때문에 건방지다는 오해도 받지만, 굳이 자신을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보시다시피 마냥 순진한 남자는 아니기에. “사람들이 으레 짐작하는 제 모습이 있잖아요. 막상 저를 만나면 생각과는 다르다는 얘길 많이 해요. 저 스스로도 그런 반응을 즐기고 재밌어 하는 것 같아요. 약오르지롱, 이런 거죠.” 연예인 송중기와 인간 송중기가 크게 다르지 않길 바란다더니 모순 아닌가. “음, 차태현 선배 얘길 꺼냈던 이유도 그런 경계가 없는 분 같아서예요. 언젠가 그 둘이 충돌하면 그때 가서 고민이 생기겠죠. 근데 뭐 충돌해 보라죠.” 그렇다면 그걸 부러워하면서 짐짓 무심한 듯 즐기고 있는 건 또 뭔가. “네, 재밌잖아요.” 송중기라는 젊은 배우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금으로선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의욕에 넘쳐 야심을 티 내지 않는 것에서 솔직하면서도 정돈된 청춘의 모습을 확인할 뿐이다. 다 자란 남자들은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말간 청춘의 얼굴 말이다.
배우 송중기
첫댓글 하..이 오빠도 수염...이....ㅜㅜㅜ
ㅋㅋㅋㅋㅋㅋㅋ수염없는게 좋지만.. 상상 안되지만... 그래도 수염까지 사...사...좋아할게 중기쨔응...ㅋ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