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
월드컵 본선 티켓의 주인이 가려지기까지 딱 1경기가 남은 상황 (1위부터 4위까지 본선 직행, 5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함)
아르헨티나는 승점 25점으로 6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남미 예선은 브라질과 우루과이를 제외한 나머지 두자리를 놓고 역대급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남미 전통의 강호인 아르헨티나가 수월하게 올라갔어야할 남미 예선이었지만
보기좋게 개똥을 싸는 바람에 조순위가 완전히 혼돈이 돼버렸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최종전을 앞두고 메시가 건재한 아르헨티나가 6위에 있는게 말이냐 방귀냐 싶은데
공교롭게도 메시가 부상때문에 예선 초반 경기를 대부분 나오지 못했고 메시가 빠진 아르헨티나는 상당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구에로까지 잃으면서 아르헨티나는 매경기 졸전을 펼치고 있었다
다시 조 순위로 돌아와서
1경기를 남겨놓고도 직행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 다섯팀이나 된다는 것,
3위팀과 7위팀의 승점차이가 고작 2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 이 남미 예선이 얼마나 지옥의 조가 됐는지 알 수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하고 있던 아르헨티나가 진짜 나락에 갈 위기에 몰린 것이다
<남미 예선 최종전 대진>
콜롬비아(4위) vs 페루(5위)
칠레(3위) vs 브라질(1위)
우루과이(2위) vs 볼리비아(9위)
파라과이(7위) vs 베네수엘라(10위)
그리고
에콰도르(8위) vs 아르헨티나(6위)
아르헨티나에겐 더 이상 기회가 없었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고
이 경기를 승리한다하더라도 자력 직행은 불가능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최종전의 상대가 이미 예선 탈락이 확정된 에콰도르라는 것
아르헨티나는 에콰도르보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었고 당시 에콰도르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과 슈퍼 컴퓨터가 아르헨티나의 본선 직행을 비관적으로 봤던 이유는
에콰도르의 홈경기장이 백두산 꼭대기보다도 훨씬 높은 고산지대에 위치해있으며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에콰도르 원정만 오면 힘을 전혀 쓰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이 에콰도르 원정에서 무려 18년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도 메시팬들은 고산지대 원정(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을 혐오한다
모든 이가 마지막 경기를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진짜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의 얼굴을 못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인지 경기 시작 38초만에 선취골을 처먹히는 아르헨티나. 환장한다.
하지만 12분만에 메시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기사회생하는 아르헨티나.
그리고 전반 20분, 아르헨티나 멱살 끄댕이잡는 메시의 역전골.
환호하는 아르헨티나 팬과 선수들, 선취골을 내줬을 땐 진짜 지옥에 내몰린 기분이었을 것이다
후반 17분, 쐐기골을 작렬시키며 해트트릭 달성, 스코어 1-3을 만드는 메시
진짜 나락으로 갈뻔한 아르헨티나를 기어코 구해낸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최종 승점 28점으로 3위에 올랐으며
1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성공한다
콜롬비아와 페루는 서로 비기면서 승점 1점씩을 챙겼다 (콜롬비아 27점, 페루 26점)
칠레는 브라질에게 패배하며 승점 26점으로 머물렀고
파라과이는 베네수엘라에게 패배하면서 승점 24점에 머물렀다
페루와 칠레는 동점이었지만 페루가 골득실에서 앞서며 페루가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최종전 직전에 3위였던 칠레는 6위로 추락하며 탈락했다...
이 남미 최종 예선 에콰도르와의 마지막 경기는 의미가 상당히 남달랐다
늘 고대하던 순간을 놓칠 때보다 늘 당연하게 얻고 있던 순간을 놓치는 것이 상실감이 더 크다고,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월드컵에서 볼 수 없을뻔 했다는 그 자체가 많은 팬들을 불안에 내몰았다
만약 에콰도르전을 이기지 못했고 월드컵 본선을 가지 못했더라면
메시 팬들에겐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경기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기어코 메시는 나락에 몰려있던 아르헨티나를 구해냈고
이 경기로 인해 메시의 국가대표 입지를 지지하는 층이 더욱 두터워졌다
첫댓글 '해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ㅠㅠ 디마리아나 라우타로가 이젠 좀 같이 해줘야 되는데...
아직도 라우타로가 기가막히게 놓치고 메시가 허탈한 표정을 짓는게 생각나네요 ㅡㅡ^
'아 이번엔 이 자식인가?'라는 생각을 하는듯한 표정..
@Lakers&Eagles 라우타로 폼 좀 올려주려고 메시가 챙겨주는 것 같은데 너무 기회를 못살렸어요. 예전만 못해도 여전히 만만찮은 네덜란드 상대로는 어떨지...
@욕쟁이아가 더구나 수비엔 반다이크가 있고 미들엔 데용이 있는데 어찌될지..
@Lakers&Eagles 노페르트도 월드컵에서 A매치 데뷔한거라는데 골키퍼 잘하더라고요. 네덜란드가 조별리그부터 시작해서 16강에서도 가장 대진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어딘지 의문스러운 경기력이라 네덜란드가 유리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든데 이게 그저 역레발이길 바랄 뿐이죠. ㅎㅎ
@욕쟁이아가 맞아요..키가 크다고 들었는데 A매치 데뷔라고 하기엔 엄청 잘 막더라구요..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비해 플레이가 답답한데 잘할수 있을지..
메시가 월드컵을 들어 올렸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근데 진짜 만약 에콰도르도 동기부여가 된 경기였으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수도 있었죠...다행이 이미 탈락한 상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