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또와 나
김져니 지음
[그 겨울]
10년 전, 해리와 폴라리또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아니, 그건 우연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일이었다.
(30)스포츠 정신 - 김져니
「글로리 글로리 맨 유나이티드! 글로리 글로리 맨 유나이
티드~! 1】」
해리가 유일하게 흥분하고, 소리 지르는 날은 바로 영국 축
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가 시합을 하는 날이다. 해리가
제 한 몸을 다 받쳐 사랑했던 것이 있다면, 그것도 역시 축구
였을 것이다. 하지만, 폴라리또는 해리의 애정을 이해하지 못
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렇게 거친 게임에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꼭 승자와 패자가 나눠어야만
하잖아.」
폴라리또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러
고는 해리와 무릎을 서너 번 치더니,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
고는 이렇게 말했다.
………………………………
1】멘체스티 유나이티드 축구 구단의 응원가이다.
2】영국 맨채스터 있는 축구 구단이다, 해리는 단 한번도
영국에 가본적이 없지만, 혹여 가게 된다면, 그것은 맨채
스터에 있는 올드 트레퍼드 구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
드의 공식 용품들을 구매하기 위한 것일 것이다. 예를 들
면, 퍼거신 감독의 얼굴이 담긴 머그컵 같은.
「이렇게까지 입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니야?」
해리는 맨체스터가 경기를 하는 날에는 꼭 빨
간색 스트라이프 바지에 〈RED 4 MU〉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
었는데, 폴라리또는 이것 역시 못마땅해했다.
「폴라리또, 스포츠는 사랑과 열정, 그 뜨거운 감정의 어떤
결정체라고. 나는 이기는 것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고, 경기를
향한 열정에 열광하는 거야」
폴라리또는 귓등으로 듣는 등 마는 등. 해리 역시 경기를
보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날 앙또
니 마샬이 해트트릭을 했다는 사실이다.3】
「나는 그냥, 열정을 다해 좋아한 뒤 남는 씁쓸한 감정이 두
려워.」
폴라리또가 해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말해주었다. 해리는
두 눈을 살짝 감았다. 뜨며 대답했다.
「폴라리또, 그렇다고 사랑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야.」
………………………………
3】2020년 6월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앤서나 마샬
(해리는 앙또니 마샬이라 부른다.)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무려 3골을 득점하며, 해트트릭을 기록하였다.
▨앙또니 마샬의해트트릭
안또니 먀살이 세 번째 골을 넣는 순간, 해리는들고 있던 맥주잔
을 날려버렸고, 이 모습을 바라보던 폴리리또는 불안을 느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책속의 좋은글
잘보며 다녀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