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86월드컵 결승전보다도 더 중요했던 8강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전.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82년 잉글랜드의 포클랜드 침공,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적국이 됩니다.
결국 잉글랜드가 아르헨티나를 박살내고 기어이 포클랜드를 잉글랜드령으로 복속시켰죠.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라면 치가 떨리던 시절.
그리고 하필 월드컵 8강에서 부딪히게 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또 다시 잉글랜드와 전쟁을 치르는 분위기였다고 회상하는 마라도나입니다.
어쩌면 마라도나와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가 86월드컵 8강에서 성사됩니다.
마라도나와 잉글랜드 수비진의 충돌.
경기 내내 잉글랜드 수비의 펜윅, 부처, 스티븐스 등은 우월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당연하게도 마라도나에게 린치를 서슴치 않습니다.
그리고 후반에 그 유명한 사건이 터집니다.
신의 손으로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앞서갑니다.
영국에게 복수를 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회고하는 마라도나.
어쩌면 부정한 방법이라 더 통쾌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그리고 3분 후 축구 역사상 가장 다이나믹한 장면이 다시 한번 경기장을 뒤집어 놓습니다.
이날 우루과이 해설자:
마라도나가 볼을 잡았습니다. 두명이 마크했지만 마라도나는 볼을 치고 나갑니다.
세계 축구의 천재가 오른쪽에서부터 가속력을 붙입니다.
벌써 세명을 제쳤습니다. 이제는 부루차가한테 패스할 겁니다.
아직도 마라도나입니다! Genio Genio Genio!!!
골!!!!!!!!!!!!!!! 울고 싶네요. 디에골!! 마라도나!! Goalazo!!
난 울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마라도나의 잊혀지지 않을 드리블입니다. 축구 역사상 최고입니다.
그 누가 한 국가 전체를 이렇게까지 열광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대체 마라도나는 어느 별에서 온 존재일까요.
신에게, 축구에게, 그리고 마라도나에게 감사합니다.
아르헨티나 2, 잉글랜드 0
마라도나는 혼자 무려 68미터를 드리블하면서 6명의 잉글랜드 선수들,
피터 비어슬리, 피터 리드, 테리 부처, 테리 펜윅, 개리 스티븐스, 피터 쉴튼까지
모두 돌파하면서 추가골까지 넣습니다.
이날 잉글랜드전 마라도나의 드리블 횟수는 총 19회로
아직까지도 월드컵 단일 경기 드리블 최다 기록입니다.
그리고 이 경기를 지켜본 다니엘 아르쿠치 기자의 회고.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신의 손과 68미터 드리블골을 모두 보여준 마라도나,
이기기 위해서라면 부정행위라도 기어이 저지르는 천재의 양면을 보여준다.
그가 사랑받으면서도 미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축구라기보다는 차라리 전쟁이었던 잉글랜드전을 2-1로 승리하면서
4강 진출, 그리고 4강에서는 붉은 악마 벨기에와 만나게 됩니다.
이날 잉글랜드 언론 왈,
악마와 신이 아즈테카에 동시에 강림했다.
첫댓글 타이밍이 참…. 오른손은 거들뿐인 골이 논란이 되려다가도
엄청난 다음 골이 나오는 바람에
사람들이 ‘ 그래 어차피 아르헨티나가 이길 경기였어’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어요.
그당시 다들 마라도나 손으로 넣다고 막 욕하다가 다음 골 얘기하면서
어차피 아르헨티나가 이길 경기였어
라고 마무리가 되었었죠.
축구광이었던 제 짝이 한 얘기로 마무리 하면
‘두번째 골은 그냥 2점으로 인정해야 해’
저정도면 2점짜리 골이 맞긴하죠.. ㅋㅋㅋ
잉글랜드 팬 입장에서 울화통이 터지겠지만요ㅋ
2점으로 인정해야해. 명언이네요 ㅋㅋ
2점ㅋㅋ
축구천재 중 가장 억척스러워요ㅋ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골과 최고의 골이 동시에 나왔죠. ㅎㅎ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부터 8강전 잉글랜드 vs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당시 아르헨티나의 주장이자 수비의 핵심인 안토니오 라틴의 퇴장을 두고 판정 논란이 있어 이때부터 악연이 시작되었다고 보기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