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여보, 우리 내일 새벽에 할매재첩국 먹으러 가요'해서 가려고 하였더니
메뉴가 바뀐다. '점심에 예술의 전당에 있는 벨리니(02-580-1871)에서 파스타로.'
빈첸초 살바토레 카르멜로 벨리니는 도니체티, 로시니와 함께 벨칸토 오페라의 중심적인 작곡가로 평가된다.
10시경 예약 전화를 걸었더니 예약은 끝났고 오면 자리는 있을 거라 한다.
그러니까 일부는 예약을, 일부는 예약을 받지 않고 그냥 손님을 받는 모양이다.
처와 아들, 새벽부터 골프치러간 딸만 빠지고, 우리 식구 전부가 갔다.
창가의 좋은 자리는 예약석인 모양으로 안쪽의 자리에 안내를 받는다.
주문한 메뉴는 벨리니 피자 하나와 각각 원하는 파스타나 리조토로.
갈때 운전은 아들이 할 거니까 생맥주 한잔을 청하고

손을 대어 보니 빵은 따끈.
우리 조금만 먹자. 왜냐하면 피자도 큰 게 나올 것이고
파스타도 양이 적지 않을 것이니까.

루꼴라가 얹혀진 피자.
나는 도가 바싹하고 얇은 피자를 좋아 한다.
나의 식성에 딱 맞게 나왔다.


전에는 이런 피자를 시켰는데 메뉴에 없다.
피자로 생맥주 한잔은 끝내고 또 한잔 더.


처와 아들은 각각 이름이 다른 토마토 소스의 파스타를 시켰으나 내가 보기에는 거의 비슷.

내가 시킨 해물 리조토.
내가 리조토를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하나.
이건 숫갈로 퍼 먹을 수 있어 먹기가 편하다.
면을 포크로 감아 스푼에서 돌려 먹는 건 귀찮아 하니까.
처가 덜어준 파스타는 면은 뜨겁지 않았고 작은 전복 한마리가 들어있다.
전에는 새우가 통째로 나와 손에 소스를 묻히며 먹기 불편하였으나 오늘은 껍질은 까서 나왔다.
내 리조로의 쌀은 정통 이태리식당의 찰기 없는 롱 그레인(long grain, 일명 안남미)와 달리
쫀득한 우리 쌀(short grain)로 맛이 더 좋다.
종업원을 불러 부탁한다.
바로 우리 옆자리에서 떠드는 젊은 애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며.
처에게 말하기를 돌아가신 문인 공초 오상순선생은 하루에 담배를 열갑씩 피웠는데
이는 아침에 눈뜨고 밤에 잘때까지 말할 때와 먹을 때 외에는 늘 담배를 물고 있었다.
하도 크게 지치지 않고 말하는데 들리는 내용을 들어보면 교수님 어쩌고 뭐고 하여
아마 정식교수는 안된 모양이고 언급하는 대학들은 모두 소위 일류대학은 아니다.
디저트로 처와 아들은 셔벳으로
나는 커피를 시켰더니 셔벳은 안되고 아이스크림만.
주차 할인권까지 받아서 나오며 계산은 합이 8만 7천원,
점심치고는 조금 세었으나 즐거운 가족 모임이라 오케이.


처와 아들의 뒷 모습만.


내가 좋아하는 케밥이 있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일본과 값이 비슷하게 3천 오백원, 일본은 300엔.

가을에 단풍이 들면 아름다운 감나무에서 바람불어 감이 하나 떨어진다.

이걸 소금물에 안쳐서 삭혀 먹을까?
요즈음 사람들은 이 말의 뜻은 알고 있을까?

날이 더워 사람들이 광장에는 별로 없고
내가 앉아 있는 걸상 뒤에는 웬 수다쟁이 할머니가 계속 전화로 시시콜콜 언니한테 말하더니
집에 가서 전화를 할께. 하며 전화를 끊더니 다시 수첩을 뒤직여 전화를 건다.
아까 놈이나 지금 ?, 둘다 남을 배려 못하는 천한 것들.
식당이나 이런 광장도 공공장소이니 지켜야 할 공중도덕은 지켜야 한다.
아니면 경범죄로 처벌하던가.
시원한 리사이틀 홀과 콘서트 홀이 있는 작은 음악당으로 들어왔다.
프로그램에 바이올린을 하는 후배 딸의 연주회가 내일이란게 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유진과 세기의 로맨티스트 시리즈 1'

내가 여러번 가보았는데, 나중 전화로 초대장을 보내어 주지 않았다고 따져야지.

지나가다 본 예술의 전당 옆 폭포 육교에 간만에 물이 흐른다.
첫댓글 때 마침 배가 고픈 판국에 입 안에 침이 가득.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식사는 언제나 의미가 넘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어떤 경우라도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고 했다.
나무로 땐 화덕에서 갓 구워 나와 치즈가 지르륵하며 따라 나오는 피자 한조각과 찬 맥주 한잔은 환상적인 콤비.
85년 멜본의 이태리식당 맛을 못잊어 6년 뒤 주임교수 정년퇴직때 초청받아 갔을 때.
일부러 택시를 타고 그 교외 식당에 가서 먹었지요.
주문해서 가져온 눅눅한 피자는 나는 먹질 않아요.
난, 주변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그냥, 재수없는 자리에 앉았다고 생각하고, 버팁니다. 그래서는, 정의구현이 안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