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기분 좋으리만치 상큼한 새벽공기를 태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준다 빨간 장마꽃송이가 빨간 단풍나무이파리가 파란 풀이파리가 간들간들 얄랑얄랑... 불협화음 새들의 지저귐이 오늘도 시끄럽다 시나브로로 밀려난 어둠의 자리로 불그스레 먼동이 터오고 그윽한 5월의 향기가 5월의 꽃향기가 은밀하게 농밀하게 흩뿌려진 가로길을 따라 공원길을 따라 황소걸음 걷는다 출근을 한다 5월의 마지막 일요일... 출근하는 사람이 그 무엇이 언감생심일까만은 누군가는 삶의 현실속으로 들로 산으로 방콕으로 일상속으로 떠날 수 있는 그래도 왠지 알 수 없이 일요일 설렌다 황금같은 일요일에 반갑잖은 비가 부질없이 내린다 메구대로 내린다 제아무리 하늘의 뜻이라지만 자연의 섭리라지만 너무 자주 내리니는 비비비 이해도 안 되고 납득도 못하고 좀 궁상스럽고 을쓰년스럽고 추적추적 비 내리는 풍경이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어느새는 일요일이 어둑어둑 어스름속으로 시나브로로 젖어든다 어둠이 내려앉는다 어스름에 가려진 빗방울은 보이질 않고 추녀끝에 물방울만 뚜닥뚜닥... 초연하게 낭만의 계절 장미의 계절 신록의 계절 그 정취를 품었던 5월의 마지막 주말도 찔지럭한 빗속으로 스멀스멀 사라져간다 5월의 추억거리는 그리 못 만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