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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4회 :: 달콤 씁쓰름한 현실 】방송일: 2005.04.12.
씬1/ 헬스장 (N/ENG) - 후반에 정민사무실과 화면분할
미자와 윤아, 운동하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 동직이 아줌마팬들에게
둘러싸여있는 모습 보인다.
아줌마들, 하하호호 신기해하며 좋아하는
윤아 (동직 보면서) 오빠 인기 많네~? 계속 잘 나가서 스타되면.. 지영이랑 다시
되긴 힘들지 않으까?
미자 모르지..
이때 문자 착신음
미자, 휴대폰 보면
INS/ 액정
‘공주마마 편안한 저녁 되시옵소서 - 머슴 정민 올림’
미자, 어머? 풋.. 웃음이 나는데
(OFF에선 목소리만. 인물은 잡히지 않게!)
동직 (OFF) 뭐가 그렇게 좋아. 애인 생겼어?
미자, 힉? 놀라 보면 옆에 와 있는 동직,
누구에게서 온 문자인지 알만하지만 시침떼고 있는 표정
미자 아 뭐야아! (옆에 윤아있다 눈치주며) 놀랬잖아~
동직 니넨 왜 오빠 보고도 아는 척도 안하냐?
윤아 어디 껴들 틈이 있어야 인사를 하지~ 근데 오빠 진짜 인기 많네? (은근히 놀
리듯) 아줌마들한테.
동직 야, 내 팬까페엔 중고생 애들두 수두룩해~ 2.30대들두 물론 많구.... 다들 나
보구 오빠랜다...
윤아 와... 좋겠네~
동직 (미소 짓다가 갑자기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윤아 오빠?
동직 어... 갑자기.. 헐크라는.. 사람이 생각나서...
윤아 헐크?
동직 응... 아이디가 헐크라는 여잔데...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골때리는데
뭐랄까.. 단순히 팬이 아니구 진짜 인간 장동직을 좋아하는 거 같은 거 있지?
윤아 또또...
이러는 동안 미자, 슬쩍 떨어져나와
다시 문자를 보며 싫지 않는 미소
미자 웬 머슴? 잘 나가는 변호사께서.. (문득/E) 변호사? ...변호사라.. (ON) 변호
사면 상당히 괜찮은 거 아니야?
# 여기서 화면분할
미자, 혹하는 표정으로 곰곰 생각하는 표정 아래로
아래화면과의 경계선에 가늘게 흐르는 타이틀 줄
<달콤 씁쓰름한 현실 달콤 씁스름한 현실 달콤 씁스름한...>
그 아래 밀려들어오는 정민사무실
정민, 친구와 통화중이다.
정민 순수하구 착한 여자지~ (자세 고치며) 그 여자한테 감동 줄 수 있는거.... 울
다가 웃다가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거 뭐 없을까? 아무데서나 돈으루 살 수 있는 그런
거 말구.
씬2/ 원룸 침실 (N)
지영, 퇴근복장 그대로 핸드백은 옆에다 둔 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올리고 있다.
윤아, 운동가방 들고 들어오는
윤아 뭐해?
지영, 힉?? 얼굴은 놀라 기겁한 표정이지만
침착하게 모니터를 가린 채 창을 하나씩 닫아 내리자
윤아, 다가오고
윤아 뭐해? 옷도 안벗고?
지영 어~ 선배가 뭐좀 검색해달라고 해서~ (그제서야 핸드백 제 자리에 놓고 옷 갈
아입는) 아 피곤해-
윤아 (운동복 빨래 등 정리하느라 왔다갔다) 동직오빠 만났어.
지영 (뜨끔) 어, 그래?
윤아 오빠 인기 많더라? 아줌마들 아주 난리야~
지영 (훗.. 씁쓸하게 웃는)
윤아 (지영보고) 너 동직오빠한테 아주 맘 접었으면 모를까, 아니면 어떻게좀 해봐
야될 거 같애.
지영 응?
윤아 단순한 팬이 아니라 특별하게 구는 여자애들도 있나봐~ 동직오빠도 좀 넘어가
는 눈치고.
지영 (떵! 인상쓰며) 뭐??
윤아 (지영표정 보는)
지영 (태연한 척 빈정) 그렇겠지~ 왜 안그렇겠어~ 그 인간 바람기가 어디 가겠어?
(머리핀 빼는 등)
윤아, 휴... 더 이상 대꾸않고 나가버리고
지영, 화가 치밀어 올라 벗은 옷 확 내던지는
지영 (이 가는)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다구.
씬3/ 대문 앞 (N)
부록, 친구와 통화하면서 온다.
놀러갈 계획에 신난
부록 누구누구 간대! 어, 어, 이야~~ 종식이 그 놈 오랜만에 보네~ (사이) 그럼~
주중에 가야지 주말엔 길 막혀서 못간다! (사이) 야임마, 이 나이에 그 정도 스케쥴
조정도 못하겠냐? 월차 아니라 휴가도 낼 수 있지!
씬4/ 거실 (N)
영옥과 우현은 TV보고
혜옥은 영숙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영숙 아구구구.. 이젠 좀 두드려봐라.
혜옥 (씨.. 힘든) 언니. 나도 늙었어.
영숙 (뭐? 차.. 가소로운) 내가 너만할 때는 이집살림 다~허고 산에 뛰어올라 가서
약수까지 떠다 날랐어!
영옥 (영숙보고) 쯧쯧.. 내가 너만헐 때는 춤바람나서 디스코장 다녔다.
혜옥 진짜? 언제?
영옥 (둘 다 한심) 의그... 아 말이 그렇다고~
영숙 (혜옥에게) 얼른 좀 두드려!
혜옥, 으유! 신경질 나 쾅쾅 두드리면
영숙, 아이고! 아이고 나 죽네! 하며
둘 티격태격하는데
부록, 신난 표정으로 통화하며 들어온다.
부록 그래 여덟시에 거기서 보자. 어- (전화 끊고) 다녀왔습니다-
일동 어- / 왔나- / 오셨어요-
부록 (들뜬 표정으로 앉아) 어머니, 필용이랑 진섭이랑 그 중학교때 친구들 있잖습
니까.
영옥 (반가운) 어. 다들 잘 살지?
부록 예. 근데 그놈들이 내일 놀러를 가자네요? 그 가평쪽은 아직도 그렇게 물이
맑답니다.
혜옥 (부러운) 어머~ 재밌겠네~
영옥 아니, 내일이면 회사는 안가고?
부록 예. 월차 냈죠.
영숙 그래 다녀와- 우리들 때문에 어디 한 번 홀가분하게 놀러간 적이나 있었나.
부록 (좋은)
영옥 그래. 다녀와라. 가서 재미나게 놀고 와.
부록 예.
부록, 옷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가면
우현, 부러운 표정으로 쪼르르 따라들어가고
혜옥 언니, 우리두 어디 놀러가자~ 봄인데 꽃구경두 안가우?
영옥 (영숙보고) 쯧.. 몸이 성해야 어딜 가든가 말든가 허지..
영숙 (엥?? 의뭉스럽게 몸 펴며) 아유.. 좀 두드렸드니 몸이 핸결 낫네.
혜옥 (주먹들고 콱!) 더 두드려주까?
영숙 (움찔!) 으유!
씬5/ 부록방 (N)
부록, 놀러갈 때 입을 옷 이것저것 코디하고
모자도 써 보며 폼을 재는데
우현, 부러워서 뚱한
우현 나두 그 형들 다 아는데..
부록 근데~
우현 따라가면 안돼요?
부록 임마, 중학교때 빨개벗고 놀던 놈들끼리만 가기로 했는데 니가 거길 왜 껴~
우현 힉? 중학교때 빨개벗고 노셨어요?
부록 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쯧!
우현 치...
부록 마누라들도 다 떼놓고 딱 멤버들끼리만 가는거야~ 넌 다음에 데꾸 갈게.
우현 치..
부록, 콧노래를 부르며 폼을 재고
우현은 씨! 씨! 몸 뒤틀며 투정부려보지만
부록은 본체만체
씬/ 집 외경 (D)
씬6/ 주방 (D)
영숙, 혜옥, 놀러갈 차림의 부록, 앉아있고
우현, 뚱하게 아침상 차리는데
영옥, 찜찜한 표정으로 들어온다.
부록 안녕히 주무셨어요.
영옥 (표정 좋지 않은) 어..
부록 (응?) 어머니, 어디 편찮으세요?
영옥 아니.. (갸웃) 어제 꿈자리가 영 뒤숭숭해서..
영숙 거 어째 밤새 뒤척이드만.
혜옥 왜? 무슨 꿈인데?
영옥 (떠올리며) 그게.. 잔잔~한 강가가 보이는데, 아범이 거기 발을 담그고 있드
라구.
부록 (응?)
영옥 근데 갑자기 어디서 물뱀들 수십마리가 몰려오더니 아범을 죄 물어뜯어.. (끔
찍해 말을 못잇고) 아유 내가 어찌나 울었는지..
영숙 에유 무슨 그런 흉한 꿈얘길 식전 댓바람부터 하구..
영옥 꿈이 아주 생생한게.. (부록을 걱정스럽게 보며) 강가로 놀러간다 그랬지?
부록 예..
영옥 (아휴... 걱정스러운 한숨)
일동 (걱정스런)
영옥 탈이 나도 아주 크게 날 꿈인데... (가지말란 소린 못하겠고)
부록 (고민스럽다)
혜옥 보내놓고는 또 하루종일 걱정이 늘어지겠구만~ (밥먹는)
부록 (후- 갈등하다) 그럼... 가지 말죠 뭐..
영옥 응? (반갑다)
부록 (아쉽지만) 어머니 걱정시켜드리면서까지 갈 거 뭐 있겠습니까..
영옥 (반갑고 고마운) 응~ 아범 알지? 내가 꿈이 잘 맞는 편이라~
부록 예.. (영 실망스럽다)
씬7/ 부록방 (D)
부록, 시무룩하게 들어와 주저앉는다.
우현, 쪼르르 따라들어와서는
우현 진짜 안가실 거에요?
부록 (속상해 미치겠는 듯 발만 빡빡 문지르는)
우현 그냥 다녀오세요~ 조심하면 되죠~
부록 (괜히 화풀이하듯 버럭) 아 어머님이 저러시는데 어떻게 거스르고 가겠나!
우현 왜 괜히 저한테 그러세요~~
부록 (휴대폰을 들고 만지작만지작하다 전화거는) 어 난데.. 난 오늘 못갈 거 같은
데.. 어, 집에 일이 좀 생겨서~ ...미안하다.. 그래 재밌게 놀다와.. 그래...
부록, 전화 끊고는 에이! 속상해 끙끙 앓는 표정
씬8/ 연습실 (D)
미자, 곰곰 생각하는 표정에..
전체 바탕으로 정민의 흑백 스틸사진 들어와 깔리며
(얼굴부분은 미자 옆으로 오게)
정민의 얼굴 아래로 자막
‘김정민
나이 34세
미자 (E) 두 살 차이. 딱 좋고..
외모 - 여자들이 좋아할만 함
직업 변호사
부모님 직업 변호사’
미자 (E)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네. (문득) 내가 너무 기우나? (하다) 아니지. 내
가 어때서?
미자, 욕심나는 표정에서 상상. FLASH
씬9/ 거리일각 (D/ENG) - 상상씬
미자, 정민에게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걸어가는데
친구1,2(세련되고 얌체분위기)를 만난다.
여자들 호들갑
친구들 어머! / 미자야!
미자 (그대로 팔짱낀 채) 어~ 오랜만이다~
친구들 (응? 정민보는)
미자 (잘난 척) 어~ 여긴 우리 정민씨. 변호사야.
친구들 (샘나서 싹 굳어지는 표정)
씬8-1/ 연습실 (D)
미자, 통쾌하고 신나는 표정
미자 하! 경미, 윤경이, 잘난 척 하는 고것들 코를 콱! 납작하게 만들어버려?
미자, 통쾌해 흥분한 표정인데
현우, 대본들고 들어온다.
현우 왔어요? (하며 대본 주고는 앉는데)
미자, 현우를 응? 보는 투샷에서 스틸.
현우얼굴 아래로 자막 빠르게 쳐지는 자막
‘지현우
나이 29세
허우대 멀쩡. 멋있다고 하는 사람들 많음.
방송국 PD
그리곤 바로 FLASH
씬9-1/ 거리일각 (D/ENG)
현우에게 팔짱낀 미자.
친구1,2, 현우를 보며 부러운 표정
미자 (잘난 척) 우리 방송국 피디~ 세 살 연하야~ 스물아홉!
친구1 (샘나는) 능력있네..
친구2 (떫떠름) 키 되게 크다..
씬8-2/ 연습실 (D)
미자, 야릇한 미소지으며 현우를 보고 있는데..
현우, 미자의 시선에 놀란 듯 두근거리는 듯 보는 표정
미자 (순간 정신차리고 놀라) 어머!!
현우 (덩달아 놀라) 네?
미자 (놀라 얼른 고개 숙이고) 아니.. 제가 잠깐 딴 생각을 하느라구요..
현우 아 네... (두근두근)
이때 미자의 휴대폰 울리고
미자, 발신자를 보더니
슬쩍 현우의 눈치를 보며 나가는
미자 잠시만..
현우, 후... 아직도 두근두근 열오르는 듯
대본으로 부채질
씬10/ 연습실 앞 (D)
미자, 통화중
정민 (F) 미자씨, 나 밥 혼자먹는 거 (강조)너~~무 싫어 죽겠다!
미자 (황당) 에??
정민 (F) 이따 나랑 저녁좀 같이 먹어주라.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 응?
미자 (싫지 않은) 차...
씬11/ 방송국 부스앞 (D)
지영, 컴퓨터 앞에 앉아 눈에 독기를 품고
글을 올리고 있다.
지영 생각같아선 확 욕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INS/ 블로그에 쳐지는 글씨 보이며
지영 (E/편지읽듯) 장동직님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네요. 축하드려요! 사람들은
동직님의 터프한 이미지, 남자다운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는 동직님의 순정
파 이미지가 좋아요. 한 여자만 바라보고 지켜줄 것 같은 남자. 물론 실제도 그러실
거라 믿어요. 동직님 힘내세요!
지영, 엔터를 탁 치고는 다시 확인하며 읽는데..
휴대폰 울리고
지영 (받고) 여보세요-
윤아 (F) 야야, 너두 들어가서 봐봐~ 얘 진짜 웃긴다~
지영 무슨 소리야~
윤아 (F) 동직오빠가 말한 헐크라는 애~ 밤낮으로 글을 올리는데 지가 무슨 마누라
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 거 있지? 차~ 싸이코다 싸이코.
지영 (띵~) 오빠가 말한 애가.. 헐크야?
윤아 (F) 왜. 알어?
지영 아 아니~~ 이름이 이상해서..
윤아 (F) 얘 진짜 황당하다~ 글쎄 동직오빠가 순정파 이미지랜다. 말이 되니?
지영 (뭐라고 해야 좋을지) 어... 나 지금좀 바쁘거든? 그래- (끊고 어이없어 웃는
) 허! 그게 헐크였어? (하다 다시 화나는) 어쨌든 헐크는 내가 아니잖아. 내가 아닌
다른 여자..
씬12/ 부록방 (D)
부록, 속상해 널부러져 있는데
영숙, 드르륵 문 열자 부록, 벌떡 일어난다.
영숙 회사는 안가는 건가?
부록 예.. 이왕 월차낸 거 쉬려구요..
영숙 응...
부록, 으휴... 한숨쉬며 다시 눕는데
휴대폰 울린다.
부록 (받고) 여보세요..
휴대폰 밖으로
친구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새 나오고
친구 (F/약간 취한) 이야~ 여기 죽인다 죽여! (뭔가 본 듯) 으하하! 종식이 저거
저거 왜 저러냐!
부록 (부러워 죽겠는) 이 자식들이 낮술이나 하고.. (애써 호탕한 척) 나 없이 노
니까 재밌냐 이눔들아?!
이럴 때 우현, 조용히 들어오는
부록 조용히들 놀아라 조용히. 조심하고.. 그래~ (끊고는 한숨)
우현 (또랑또랑 보며) 아쉬우세요?
부록 (응? 째려보는)
우현 많이 속상하시죠?
부록 (갑자기 화가 치미며) 그래! (우현 멱살잡고) 무지하게 속상하다! 고소해 죽
겠냐?
우현 왜 이러세요~~ 형님 못가서 저두 속상하단말이에요~~
부록 (어.. 멱살 놓는)
우현, 아이참.. 하며 일어나 나가다
킥킥 댄다.
부록, 으휴... 맥빠지는 듯 드러눕는
씬/ 도시전경 (N)
씬13/ 까페 (N/ENG)
미자와 정민, 저녁식사중인데
미자, 사진을 들고 놀란 표정
INS/ 정민과 미자, 다정하게 찍은 사진
정민이 뒤에서 미자를 안은 듯한 포즈
정민 (미자반응에 뿌듯) 진짜 같이 찍은 거 같지.
미자 (신기한) 어떻게 한 거야?
정민 미자씨 블로그에서 퍼다가 합성했지~
미자 (의심스럽게 보며) 뭐야.. 무슨 괴소문을 내고 다닐라구?
정민 (섭섭) 하참! 괴소문이라니~ 미자씨 재밌게 해줄라구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
데. 쯧.. 그런 식으로 말하냐?
미자 (감동..미안한) 미안.. 그니까 바쁜데 뭐하러 이런 걸.. (다시 보며) 근데 대
단하네? 정민씨 기술 좋다~
정민 (흐뭇, 뻐기는) 흠.. 내가 한 그래픽 하지.
이때 정민의 전화벨 울리자 미자, 주는
정민 (받고) 여보세요.
친구 (F) 어때? 감동 빡이지?
정민 어? 어...
친구 (F) 얼마 줄거야.
정민 나중에 전화하자.
친구 (F) 야임마! 그거 하느라 반나절 공쳤는데 일당은 줘야지~~
정민 알았어~ 알았다니까~
미자 (E/무심히 바라보며) 변호사면.. 연봉은 얼마쯤 될까?
정민 끊어. (끊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미자보며) 왜? 그렇게 감동적이야?
미자 (헉! 찔려서) 응?
정민 (흐뭇한 듯 다시 사진 보는)
미자 (착잡한/E) 아니. 난 정민씨 연봉이 얼마나 될까 그딴 거 궁금해하구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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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4/ 할머니방 (N)
영숙, 조는 듯 모로 누워있고
부록, 영옥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영옥 놀러 못가서 서운하지..?
부록 아니에요~ 놀러야 담에 또 가면 되죠..
혜옥 (OFF/다급한) 언니--
혜옥, 호들갑떨며 뛰어들어온다.
혜옥 언니언니 큰일났어!
영옥 뭐어~~
혜옥 내가 깜빡 잊어먹었어 어뜨케~~
영옥 아 뭘~~
혜옥 저번에 방이 할머니랑 현숙이 엄마랑 온천가기로 했던 거~~ 그거 내일인데!
영옥 뭐??
혜옥 나보고 가서 전하라 그랬는데 깜빡하구!
영옥 의그... 하여간 너는.
영숙 (생기가 도는 표정으로 슬금슬금 일어나며) 이제라도 들었으니 다행이네. (다
락여는)
영옥 뭐할라구?
영숙 짐 싸야죠..
영옥 (어이없는) 차.. 이럴 땐 재빠르다 재빨라..
부록 (약간 씁쓸한 표정)
씬15/ 부록방 (N)
부록, 들어오는데 우현, 따라들어오는
우현 할머님들 온천 가신대요?
부록 응..
우현 나두 따라가믄 안되나..
부록 쯧.. 여자들끼리 가는데 어딜.
우현 (부록표정 살피며) 형님은 좀.. 그러시겠어요?
부록 뭐가.
우현 형님은 못가게 하시구선 할머님들은 놀러가시고.
부록 (그렇긴 하지만) 어머님이 못가게 했나.. 내가 안간다 그런 거지. 어머님이라
도 가셔서 바람 쐬고 좋은 경치도 보고 오시면 좋지~ (문득 생각난) 아! 여비좀 드려
야겠네. (지갑에서 돈 꺼내 봉투에 넣는)
우현 참... 형님같은 효자도 잘 없을 거에요..
부록 (돈 넣으며 흐뭇한)
씬16/ 거리일각 (N/ENG)
걷고 있는 미자, 착잡하다.
미자 (NA) 도대체 인간이 왜 이 모양이 된 걸까.. 아직 내 마음을 알 수도 없는데
친구들한테 뻐길 생각이나 하고. 연봉이 얼만지나 궁금해하고.. 난 더 이상 로맨티스
트가 아닌 걸까? 나의 순수의 시대는 가버린 걸까?
미자, 코너를 돌고
미자 (NA) 삼각관계의 짜릿함은 환타지고, 선택이 현실이다. 내 나이에 순수 연애
는 환타지고 결혼이 현실이다. 윤아라면 가능하겠지만, 나는 결혼생각 없이 연애만 할
주제도.. 양다릴 걸칠 주제도 못된다.
미자, 서서는 답답한 지 하늘을 보는
미자 (NA) 그런데 그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로맨티스트가 아닌 천박한 속물이 되
었다. 답답해하다... 아무하고나 터놓고 얘기하고 싶다...
문득 휴대폰 주소록 뒤져 눌러보는
씬17/ 점집 대기실 (N/ST) - 일반 주택의 거실
미자, 점보러온 아줌마들 몇몇 사이에 앉아있다.
미자 (E) 내가 얘기상대로 정한 사람은..
씬18/ 신방 (N/ST)
미자, 역술인 앞에 앉아있다.
*역술인의 차림은 무당처럼 요란하지 않게
개량한복이나 일상복차림
미자 (E) 이 분이다.
역술 (가만 보다가) 남자문제네.
미자 (뜨끔) 네..
역술 남자가 둘이지?
미자 (헉! 놀라) 네!
역술 (적으려고) 이름 대봐.
미자 ... 김정민..
역술 또.
미자 ... 지현우..
역술 나이는.
미자 김정민은 칠이년.. 서른 넷이구요, 지현우는 스물 아홉..
역술 (뭔가 마구 적으며 풀어보는) 흠...
미자 (떨리는)
역술 (이 사람이라는 듯) 김정민 이 사람 천성이 베푸는 성격이라 주위에 사람이
많네.
미자 (맞다..)
역술 그래서 여자도 많아. 여자를 좋아해. 여자한테 잘 하고. 그랬는데... 이제 맘
잡았어. 맘 잡았으면 허튼짓할 사람은 아니야.
미자 (그럼 김정민인가?)
역술 (갸웃하며 꺾어) 근데 지현우 이 사람은 아주 신중해. 나중에 (강조) 크~~게
될거야. 두고봐.
미자 (헛갈리는)
역술 이 사람이, 머리가 굉장히 좋아. 남들이 하나 생각할 때 이 사람은 다섯여섯
을 생각해.
미자 (맞다..)
역술 성격이 대쪽같고 바람기도 없어. 선비같은 사람이지.
미자 (그럼 지현우??)
역술 (갈등) 근데 김정민 이 친구가 참 재밌는 친구.네.. 사람이 지루하질 않아.
남자 중에 남자고.
미자 (??)
역술 (고민스런) 그렇다고 지현우 이 친구가 또 남자가 아니냐. 남자지! 암~ 책임
감이 워낙 강해서 절대 지 여자 고생하는 꼴은 못볼 성격이야. 부인을 왕비로 만들어
주겠네!
미자 (??)
역술 (또 끄적거리며) 둘 다 건강에 문제 없고...
미자 그래서 저는 누구랑 잘 맞을지..
역술 (미자보며 난감한 듯 울상) 그게 문제네. 둘 다 인연인데... (고민스러운) 거
참...
미자 (황당)
역술 (미자보고) 어떡하지?
미자 (울상) 그걸 저한테 물으시면 어떡해요..?
씬19/ 거리 일각 (N/ENG)
미자, 점집을 나서는데 맥이 탁 풀리면서
짜증나는 얼굴이더니 스스로에게 환멸을 느끼는
미자 (NA) 로맨티스트라고 자부하던 여자는 용하다는 역술인에게 두 남자를 물어보
고 말았다. 그것도 비교해가면서.. (ON) 야.. 너 지금 뭘 하고 돌아댕기는 거냐.. 어?
미자, 터덜터덜 걷는
미자 (NA.)내가 이러고 다니는 걸 두 남자는 알까.. 내가 이렇게 속물이고 한심한
인간인 걸 알면... (으으으~몸서리 치고/ON) 정이 확 떨어지겠지. 나도 나한테 정이
떨어지는데.
씬20/ 동직방 (N/ENG)
동직, 컴퓨터 앞에 앉아 헐크의 글을 읽고 있다.
응?? 자기가 생각해도 웃긴
동직 내가 순정파 이미지? 진짜? 크흐흐.. (웃다 뚝) 지영이가 들으면 웃겠네.
동직, 손가락을 마구 풀더니
후.. 폼 잡고 답글을 쓴다.
독수리타법인데 꽤 빠르다.
동직 (E) 헐크님은 저를 꼭 잘 아시는 분 같아요. 사실 제가 순정 하나로 살아온
남자거든요. 사랑하면 그 여자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죠..
INS/ 블로그에 써지는 글씨도 보이고
동직 (E) 그런 사랑.. 한 번 해봤는데 슬프게도 지금은 그 여자가 떠나고 없네요.
다시 그런 사랑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동직, 흐뭇한 표정으로 엔터를 탁 치는데
씬21/ 원룸침실 (N)
지영, 눈 부릅뜨고 동직의 글을 읽더니
분노가 치밀어 올라 어쩔 줄 모르는
지영 다시 그런 사랑이 찾아오길?? 와-- 이 인간 이거! 그래~ 나랑은 완전 쫑내고
딴 여자 찾아보겠다 이거지?? 하! 근데 참~~ 안되셨네요! 헐크가 딴 여자가 아니라서!
지영, 어쩔 줄 모르고 왔다갔다 하는데
윤아, 퇴근해 들어오는
윤아 뭐해?
지영 (뜨끔!) 어~ 오늘 운동을 안가서 운동하느라구...
지영, 왔다갔다 하던 동작을 변형해
테크노춤식으로 춘다.
윤아, 황당하고 웃긴
지영, 화난 표정으로 열심히 테크노춤 추는 모습
씬/ 집외경 (D)
씬22/ 주방 (D)
부록, 들어오는데 영옥, 물마시고는 있다.
부록 안녕히 주무셨어요?
영옥 (물 마시고는 허... 땅이 꺼져라 한숨)
부록 왜요? 잘 못주무셨어요?
영옥 아유.. 요새 자꾸 왜 꿈이 그렇게 뒤숭숭한지..
부록 또 꿈꾸셨어요?
영옥 응~ (기억해내며) 시--꺼멓게 끝도 안보이는 바다에 글쎄 내가 빠진 거야~ 아
이구 어지나 무섭든지! 나올라고 막 허우적거리는데 누가 내 발목을 그냥 막 끄집어댕
기지 뭐냐.
부록 어휴.. 잘 못주무셨겠어요..
영옥 새벽부터 깨갖구 으찌나 기분이 안 좋든지..
씬23/ 부록방 (D)
우현, 대자로 누워있는데
부록, 들어오는
부록 왜 이러구 있어?
우현 (무심하게 줄줄) 다들 나가는데 저 혼자 집 지키고 있을 생각하니까 짜증나서
요.
부록 (훗 웃고) 온천 안 가실 거 같애.
우현 에? (일어나) 왜요?
부록 또 꿈자리가 뒤숭숭하시다네..
씬/ 집 외경 (D) - 짧게
씬24/ 거실 (D)
부록, 출근하려고 방에서 나오고
우현도 따라나오는데
영숙과 혜옥, 화려한 나들이차림으로 나온다.
부록, 응?? 놀라는
부록 아니.. 가시게요?
영숙 응~ 늦었어. (방에다 대고) 아 뭐해요! 빨리 안나오고!
영옥, 한껏 멋부리고 나왔다.
부록 (황당한) 아니 어머니.. 꿈이 뒤숭숭하시다면서..
영옥 (웃으며) 아 늙은이 꿈이야 맨날 걱정하는 꿈밖에 더 꿔? 그런 거 저런 거 다
상관하단 꼼짝도 못하지. 내 다녀오마~
할머니셋, 다녀올게- 하며 신나서 나가고
우현 다녀오세요-
부록, 그 자리에 굳었다. 배신감에 부르르 떨며
창문너머로 가는 할머니들을 보는
우현 (부록보고) 매형?
부록 (억울해 울먹울먹) 어머니께서 이렇게 내 뒤통수를 치실 줄이야.. (주저앉으
며) 나두 가구 싶었는데.. 나두 얼마나 가구 싶었는데에!
부록,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리고
우현, 매형~~위로하는데서
씬25/ 녹음실 (D)
현우, 부스밖에 있고
부스안에선 미자, 올드미스 녹음하고 있다.
미자 이 세상에 노래와 춤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살맛이 안날까요. 노래처럼
사람을 순수하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요? 아바가 노래 띄웁니다. THANK YOU FOR THE M
USIC.
음악 흐르고 미자, 감상하며 생각중.
현우, 무슨 생각을 저렇게 하나.. 보는 중인데
미자의 가방에서 휴대폰이 울린다.
현우, 어? 어쩔까 하는데..
기술 (시끄러운) 받아서 나중에 걸라고 하죠?
현우 아 네. (미자가방에서 휴대폰 꺼내 받는데)
정민 (F/노래 ‘그대와 영원히’사비부분) 저 붉은 바다 해 끝까지-
현우 (엥?? 뭐야 이거?)
정민 (F/노래 계속) 그대와 함께 가리-- 이 세상이 변한다 해도---
현우 (황당하고 기가 막힌다)
정민 (F/클라이막스) 나의 사랑-- 그대와!
현우 (이때!) 지금 녹음중이거든요?
씬26/ 회사 옥상 (D/ENG)
정민, 눈감고 목이 터져라 열창하다가
엥?? 황당해 그대로 뚝 멈추고
정민 너 누구야!
현우 (F) 지현웁니다.
정민 (난처하고 민망) 아씨..
현우 (F) 미자씨 스케쥴도 모르시나보죠? 지금 녹음중인데.
정민 씨.. (버럭) 근데 왜 남의 전활 함부로 받고 그런데? 꺼버리면 그만이지. (팍
끊고는 씩씩) 아씨! 다시 부르기도 뭐하고..
씬24-1/ 녹음실 (D)
현우, 부글부글 끓는 표정으로
미자의 휴대폰을 보다가
부스 안의 미자를 뚫어지게 보는..
뭔가 작심한 표정에서
F.O.
씬27/ 미자방 (N) - 에필로그(스크롤)
F.I. 미자, 응?? 모르는 번호인 듯 받는
미자 (받고) 여보세요? ... 네? (하다 놀라) 아 네~
역술 (F) 어떻게, 맘은 정했어?
미자 아니요. 아직..
역술 (F) 아니 내가 도대체 신경이 쓰여서 일이 손에 잡혀야 말이지. 신발이 안받
어.
미자 (황당)
역술 (F) 나도 생각해보겠지만, 그 쪽도 결정하면 연락좀 줘요.
미자 (황당) 네..
역술 (F) 아~~ 거참 둘 다 괜찮은데 말이야..
미자, 어이없는 표정으로 전화를 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