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투게더] 01
S#1. 잠실야구장 부감 (프로야구 개막전)
한낮의 태양이 내리쬐는 잠실야구장 부감. 깨알같이 박혀있는 꽉찬 관람석.
카메라 개막전 행사중인 잠실구장의 이곳저곳을 빠르게 훑는다.
양팀 치어걸의 화려한 율동 잡히고 지나가고 양팀 덕아웃,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도 잡힌다.
그 위에 다소 흥분조의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코멘트 (양팀 전적, 동계훈련 경과, 우수선수 소개등) 흐르고 있다.
갑자기 일시에 와아- 하는 환호 터지면서.
S#
관중들 일제히 일어나 그라운드 쳐다보며 손 흔들고 구호처럼 ‘000(가수 이름)’ 외친다.
흥분한 사람들 제치고 파고들면서 수하, 가수 모습 보려고 진투적이다!
수하, 드디어 보고 눈빛을 빛내며 흥분해서 구호 외친다! 000! 000! (*수하 바스트만 잡아서 아직 앉아있는 지석은 안보이게)
수하 :
어머머 웃나봐 오빠.
수하, 웬 낯선 남자의 팔을 꽉 움켜잡고 흥분하고 있었다!
수하, 놀라서 두리번거리다 옆좌석 내려다보면, 몰두한 지석이 사건자료철 훑고 있다.
수하 : (어이없어 잠시 쏘아보다가, 한심해져서 자리에 풀썩 앉는다)
지석 : (알지만 시선 고정하고 하던 일 계속)
수하 : (한숨 푹)
사람들 다시 환호한다. 모두 일어나 흥분하고 있는 관중들 속에 끼어, 앉아있는 수하와 지석. 그것도 각기 따로인 채로.
가수 000, 관람석 향해 볼든 손 흔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가수 000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투구모션 취하며 이윽고 시구한다. 공 던졌다!
포수의 긴장된 글러브. 그러나 폭투된 공 포수, 몸으로 막아낸다.
태풍 :
그라운드의 투수, 미안한 제스츄어 한다.
황랑하고 썰렁한 구리구장. 텅빈 스탠드.
태풍 :
아후- 저딴걸 대체 뭐얼 보고-
필중 :
쟨, 내년이믄 1군 뛰지만.
태풍 :
필중 :
태풍 :
필중 :
먹는것만 봐두
태풍 :
사팔뜨기두 아니고
필중 : 뭐-야?
타자 : (배트 흔들며) 아이 빨리 합시다 빨리!
태풍과 필중, 으르렁거리며 위치로. 위 아래서 일렬로 동시에 마스크 내리는 두사람.
탁-! 00팀 안타 터지고, 바쁘게 주루플레이 한다. 응원하는 치어걸들. 그 속에 문주 열심이다!
카메라 환호하는 00쪽 관중들 잡으면서 이동하면
주 응원석과 조금 떨어진 곳의 지석과 수하 보인다. 흥분한 주위 관중들과 달리.
지석 : (손목 시계 보고 다시 사건철 뒤적인다)
수하 :
지석 :
수하 :
지석 :
수하 :
넉넉잡구 3시간이믄 되는데
지석 :
수하 : (안받고 뾰루둥한)
지석 : (사건철 덮고 ‘자 됐지?’하는, 캔 다시 건넨다)
수하 :
장타 터져서 열광하는 사람들 속에.
수하 : 오빠?
지석 : (경기장에 시선 박고 건조하게) 응.
수하 :
지석 : (몰랐다! 흘낏 시선 던졌다 그라운드 본다. 그러나 신경쓰이는)
수하 :
지석 : (고개 돌려 옆모습 본다)
수하 : (지석 보지 않고 무표정하게 음료수 마신다)
기도자세로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는 태풍의 절실한 얼굴!
태풍 :
대답없이 맑기만 한 하늘. 그 위에
태풍(E) :
태풍, 헬멧 안의 사진 들여다 보는데 사진, 갓난아기 윤주(1)를 중심으로 태풍(12)과 문주(6) 활짝 웃고 있고
찬주(15)와 지석(12)은 조금 떨어져 퉁명스럽게 서 있다.
태풍 :
00000 & 00 0000의 육성군 평가전 플래카드(또는 안내판) 보인다.
플래카드 보고 섰는 지윤(윤주)의 뒷모습. 지윤 옆에는 못생긴 강아지 해피 나란히..
해피 : (지윤을 올려다보고 있는)
지윤 :
너두 우리오빠 알지?
해피 : (산만하게 움직이는)
지윤 :
해피 : (멍멍 짖는다)
지윤 :
피크에 오른 그라운드. 멋지게 슬라이딩에 성공하는 주자. 북소리 응원소리 요란하다.
문주외 치어걸들 펄쩍펄쩍 뛰면서 음악 맞춰 율동중이다.
TV화면으로 문주외 치어걸들 장면 보인다. 선반 위에 놓인 폐품 직전의 고물 TV다.
채널 다른데로 돌리는 손이 있다.
손님(E) :
그 손 다시 야구 채널로 돌린다. 찬주다!
찬주, 데스크로 가 앉는다. 각종 만화책을 배경으로 우두망찰 무료하게 앉아있다.
TV를 향한 손님의 탄식과 욕설에 찬주 ‘참 흥분할 일도 없다’는 얼굴로 손님 얼굴 한번 보고는 무심히 TV 화면 본다.
00와 00, 접전중이다!
지석, 핸드폰 오프 시키고 사건철 가방에 넣으면서 일어난다.
지석 : 따라나오지 말구 끝까지 보구 와.
수하 : 한 두시간 늦음 큰일나는 사건이야?
지석 :
수하 :
지석 :
지석, 빠르게 걸어나가고 수하, 뒤따르고 있다.
수하 :
지석 : (간다)
수하 : 오빠?
지석 : (안 돌아보고 간다)
수하 : (지르는) 오빠?
지석 :
그때 깡패(마철주 부하)1, 2 건들거리며 ‘오빠’하는 수하 목소리 흉내내면서 지석 곁을 지나간다.
지석 : (거슬리나 참고)
수하 :
지석 :
(성큼성큼 걸어나간다)
수하 : (보며 서운하다)
지석 :
깡패2, 응원석의 문주 머리채를 사정없이 잡아 끌어내리고 있다.
문주 :
깡패2 :
(뺨 철썩철썩 때리며)
총출동한 거
사람들 웅성웅성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깡패1 :
요로코롬 소란을 펴서
(E, 문주쪽 상황 위에)
질이 겁나게 나빠뿐진
깡패1의 위 대사 들리는 가운데 문주, 게이트 안으로 질질 끌려가고 있다.
문주 :
깡패2 : (궁리하면서 놔준다)
문주 :
깡패2 :
문주 :
깡패2 : (주머니 뒤적뒤적)
문주 : (도망갈 눈치 살피는)
깡패2 :
문주 :
깡패2 : 저런 쌍! (뒤쫓는다)
문주, 뒤돌아봐 가면서 죽을 힘을 다해 뛴다.
깡패2, 조금 거리를 두고 쫓아온다.
다른쪽 문주, 죽어라 도망치고 있고 깡패1, 2, 쫓고 있다. 쫓고 쫓기는...
타석의 태풍, 잔뜩 긴장한 눈빛이다. 공 들어온다. 태풍, 크게 헛방망이질!
필중 : (우렁차게) 스트우-라이크!
태풍 :
야, 한번만 봐주라 어?
필중 :
태풍 :
투수, 발 들고 공 던진다. 스트라이크 존 꽉찬 직구로 오는데
태풍 : (배트 안휘둘고 꼼짝없이 서 있기만)
필중 :
태풍 :
코치, ‘넌 안돼 임마’ 하는 엑스표시. 감독은 목 자르겠다는 제스츄어 보낸다.
태풍 :
지윤 :
태풍, 배트 흔들어본다.
태풍 :
필중 :
태풍 : (결연한 눈빛으로 투수를 쏘아본다)
투수, 발 들고 공 슬로우로 들어온다. 힘차게 휘두르는 태풍의 배트! 공 배트 맞고 포물선 그리며 날아간다.
포수와 필중, 덕아웃 모두 놀라서 멍하니 본다.
태풍, ‘아부지이’ 외치며 전력질주 하고 있다. 하늘 향해 ‘해냈다’는 제스츄어 하면서.
한데, 홈런성으로 뵈던 공 더 뻗지 못하고 팬스 맞고 3루 깊숙히 떨어진다. 수비수, 달려온다.
3루 베이스 밟은 태풍, 상황 일견하고도 홈을 향해 달려간다.
주루코치의 “야, 야, 임마! 돌아가 돌아가 임마!” 들리는 가운데 태풍과 공이 동시에 홈을 향하고 있다.
공이 먼저 홈에 도착하지만 포수가 잡다가 놓치면서 뒤로 좀 빠지고 태풍은 멋지게 슬라이딩을 시도한다.
그러나 태풍, 필중과 강하게 부딪히고 두사람 비명소리 내면서 나뒹군다. (위험스런 모습 슬로우 비디오로)
그 위에 달려온 1, 3루심 동시에 우렁차게 아웃 선언!
필중(얼굴에 거즈 부착, 오른팔에 기브스) 실은 침대 안에서 나오고 수하가 뒤따라 나온다.
필중 :
수하 :
필중 :
수하 :
필중 :
10년, 20년 뒤까지
수하 : 엄마 말룬 그럴수록 유비무환이래요.
필중 :
아프다구 징징거리기만 해 어디?
수하 : (엷은 미소)
그때 태풍(필중과 똑같은 자리에 거즈하고, 다리 기브스 한)의 침대 나오면
한쪽에 있던 지윤, 본능적으로 다가가려다 일순 멈춘다. 태풍, 잠들어 있다.
지윤, 조금 거리를 두고 따르다가 잠든거 알고 가까이로. 지윤, 안쓰럽다.
수하 :
필중 :
대한천지에 저놈 하나야!
수하 : (다시 돌아보는데)
지윤 :
수하 : (두사람 유심히 본다)
엘리베이터 열리고 침대 차례로 들어가는데 따르던 지윤은 선뜻 못 들어가고 문턱에 멈춰서서 망설인다.
침대와 침대 사이에 선 수하 못 들어오고 망설이는 젓은 눈의 지윤을 호기심으로 본다.
의료진들 채근하는 시선으로 지윤 보면
지윤 : (태풍 한번 보고 이내 시선 떨군다)
문 닫힌다.
지윤, 닫힌 문 슬프게 쳐다보며
지윤 :
오빠가 날 알아볼 수 있게
고개 푹 숙이고 어깨 들썩이며 우는 지윤의 뒷모습. 그런 지윤의 다리에 해피 안겨 붙는다.
코 드르렁 골며 세상 모르고 자는 태풍. 의료진들 좀 황당한 표정이고 필중, 군시렁대며 지청구한다.
수하, 재밌다는 듯 태풍을 쳐다본다. 온몸에 상처투성이인 태풍, 자면서 몸 슥슥 긁는다. 지저분하게. 그 모습 길게...
지석, 사격장을 걸어가 사선에 서며
지석 : 확실한 정보여야 합니다, 이형사님?
이형사 : 하문요. 틀림업십니다.
지석 :
이형사 :
아이믄요 내 손에
지석 : 8시 정각에 출발합시다!
이형사 : (놀라서) 그, 금사님도요?
지석 : (끄덕인다)
이형사 :
그란델 우얄라꼬요.
행사 할 일 따로 있고
지석 :
이형사 : (뭐시라? 떨뜨름해진다)
지석 :
마치 대한민국 검사와
(부드러운 어조이나 단호한)
이형사 :
지석, 예리한 눈으로 과녁을 향해 총을 쏜다. 탕 탕 탕! 명중한다!
물류창고 양동이째 확 끼얹어지는 물세례! 축 널부러져 있던 문주 겨우 눈을 뜬다. 치어걸 유니폼 차림 그대로.
얼굴은 조금 긁힌 정도지만 팔이며 다리는 온통 피멍투성이다.
깡패2, 일으켜세워 질질 끌듯이 데리고 나간다.
터지는 조명과 음악. 춤추는 사람들.
마철주 일당들 포진해 있는 가운데 마철주, 유쾌하게 웃고 있다.
마철주 :
깡패1 :
그란께 힝사새낀 돌대가리
마철주 :
깡패1 :
마철주 :
문 열리고 닫는 소리 들린다.
깡패2(E) :
마철주 : (본다)
짙게 화장하고 슬립원피스 입은 문주, 깡패2 옆에 서 있다.
마철주 :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는)
깡패2, 문주 데리고 간다.
마철주, 일어나서 문주를 유심히 눈으로 손으로 훑는다.
문주 : (눈을 꼭 감고 견디려고 애쓰는)
경찰차 여러대 차례로 와서 멈춰선다. 긴박한 분위기.
당황한 안내부장 핸드폰으로 연락 취하려하고 또 한명은 안으로 뛰쳐들어가는데
그 핸드폰을 지석이 뺏고 안으로 들어가던 기도는 이형사에게 뒷덜미를 잡힌다.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지석. 그 뒤를 따르는 형사들.
문주, 마철주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다. 문주 몸을 제멋대로 만지는 마철주.
문주 :
마철주 :
문주 :
마철주 : 아니, 이년이- (하는데)
문주 :
마철주 : (순간 뻥한데, 쌍코피 흐른다)
깡패1 :
그때 문이 확 열리면서
이형사 :
잔챙이 부하들 엉겹결에 손 들고 여자들, 비명 지르며 탁자 밑으로 고개 숙인다.
깡패1 : 이것들은 또 뭐여? (하는데)
지석 :
죽으라고 고개 묻고 있던 문주, 화들짝 놀라서 고개 들고 본다.
침을 꼴깍 삼키며 저도 모르게 슬립 원피스 가슴께로 끌어올린다.
마철주 :
(지석을 쏘아보면서 입은 웃는)
(탁자 위에 음식들 발로 쓸고는
지석 :
이시간 이후 널 긴급체포 한다!
마철주 :
아이 검사님! 요즘 시상에
지석 : 불었어, 장기호가!
마철주 :
지석 : (강한 어조로) 마철주! (하는데)
마철주 :
참말로 이 나라가
지석 :
사복경찰들 움직이고 이형사는 마철주 붙잡는데.
마철주 :
지석 : (가스총 쏜다)
마철주 : (괴로워서 비틀거리다 풀썩 쓰러진다)
지석 : (이형사 향해) 연행하세요.
이형사 :
지석 : (보다가 여자들쪽으로 간다)
문주 : (죽자고 얼굴 숨긴다)
형사들, 깡패들 수갑 채워 끌고 나가는 가운데
지석 : 일어들 나세요, 안전합니다.
여자들, 쭈빗쭈빗 일어나는데 문주만 꼼짝 않고 있다.
지석 : (? 보는) 나가도 좋습니다.
여자들, 얼른 나가는데 문주, 꼼짝도 않는다.
지석 :
문주 : ...
지석 : 고개 들어. 집은? 가출 했어?
문주 : ...
지석 : 부모님 연락처 빨리 대봐, 얼른.
문주 : ...
지석 :
문주 : (움찍 놀라며. 어? 그러면 안되는데)
이형사 :
지석 : (가는데)
이형사 :
문주 :
이형사 :
딸자식 이래 되두룩
문주 :
지석 : (자긴줄 모르고 걸어나가는)
문주 : 지석오빠!
지석 :
문주 : (가슴께 끌어올린다)
지석 : (기가막힌듯 한동안 보고만, 그 위에)
이형사(E) :
지석 : (한동안 보다가, 굳어서) 수갑 채워요.
문주 : (지석을 노려본다)
지석 :
문주 :
S#28. 엄지만화방 앞 (밤)
‘엄지만화방’ 네온간판. 문 열리고 안에서 여학생, 책 꾸러미 들고 나오고 찬주, 배웅한다.
찬주 :
여학생 :
찬주 : 그래, 잘가. 골목길 조심하구.
여학생 :
찬주 : (잠시 보다가 들어가려는데)
경찰차 싸이렌 소리 들린다. 호기심으로 쳐다보는데 경찰차 만화방 앞에 댄다.
찬주 : ?
경찰차에서 내리는 지석.
찬주 : 어 지석아?
지석 :
찬주 : 왜 백차루 와? 퇴근이야?
지석 : (펄펄 뛰는) 누나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찬주 : 지석아?
지석 :
밖에서까지
찬주 :
경찰차 사라진 곳에 문주(지석 마이 걸친) 우두커니 서 있다.
찬주 : ? 문주야?
문주, 먼저 들어오고 찬주, 따라 들어온다.
찬주 : (무거운) 왜 니가 백차에서 내려?
문주 :
찬주 : (지석 마이 보며) 무슨 일이야.
문주 : (확 벗어제끼면)
가슴이 파진 슬립 원피스에 수갑 채워진 문주의 손목이 드러난다.
찬주 : (놀라고 어이없는)
문주 :
찬주 :
문주 :
맘만 먹으믄 언니 한달 매상을
찬주 : (질리는)
문주 :
어떡하니? 고명하신 검사님,
찬주 : (뺨을 후려치는)
문주 : (쏘아본다)
찬주 : (쏘아본다)
문주 :
왜 거기 있었냐구?
오빠두 언니두,
찬주 : ...
문주 :
맞아, 그랬어.
이렇게까지 고약한 얼굴루
찬주 : (홱- 하고 지석 마이 뺏아 안으로 들어간다)
문주 : (수갑 내려다보며 쓰게 웃는다)
S#
찬주, 2층으로.
찬주, 조심스럽게 지석방 앞으로 가서 노크한다. 반응없다.
찬주 : 들어가께. (열고 들어가는)
지석, 짜증스럽게 간단한 옷가지(속옷, 양말, 와이셔츠 한장 정도) 챙기고 있다.
찬주, 지석 잠시 보다가 지석 마이 걸며
찬주 : 많이... 곤란...하니? 부하들까지 다 안다믄서.
지석 : (시선 안주고 챙기는)
찬주 : 다시 나가야 돼? 철야니?
지석 : (멈추고) 왜 그래, 문준?
찬주 : 하루 이틀두 아니잖아.
지석 :
찬주 : 이정도까진 줄은 몰랐어.
지석 :
찬주 : 미안하다. 너한테까지 신경쓰이게 해서.
지석 :
찬주 :
지석 :
찬주 :
(착 가라앉은)
지석 :
길게 뻗은 선로에 무거운 어둠. (나레이션 편집시 수정)
윤주 :
윤주, 텅 빈 역사에 혼자 서있다.
윤주 : (소리) 어느날 갑자기, 한형제가 되었다.
윤주의 얼굴에서 디졸브 되는 태풍의 가족사진. 중간 중간에 형제들의 현재 모습 플래쉬 컷으로 들어가는 가운데
윤주 :
아빤 태풍오빨 데리고,
하지만 우린,
어둠뿐인 선로를 우두망찰 내려보고 있는 윤주. (F.O)
지석, 부장검사에게 막 보고 마친 듯 자세를 바로 잡는데.
부장검 :
지석 : (무슨 소린가?)
부장검 :
지석 :
부장검 :
지석 : (왜 이러나?)
부장검 :
법이란 말이야,
지석 :
막힌 곳을
부장검 :
검사노릇,
지석 : ...
지석, 지쳐서 걸어오고 있다. 경직된 표정이고. 핸드폰 울린다.
지석 : (귀찮은) 네, 서지석입니다.
수하(F) : 나야.
지석 : (한숨 푹 내쉬며) 어.
수하(F) :
지석 : 없어, 걱정.
수하(F) : 있어, 걱정.
지석 : (짜증조) 만들어야 돼?
수하(F) :
지석 :
수하(F) : 용건있어 전화한거야.
지석 : (피곤하다)
산책하는 환자들, 급하게 옮겨지는 위급환자들 등 병원뜰 풍경 속에 수하 통화하며 걸어온다.
수하 : 여기 병원이야.
몇 발자국 앞의 꼬마, 서너개 풍선이 한데 묶인 풍선줄을 들고 엄마랑 가고 있다.
수하 : (보고 미소) 아빠 입원중이셔.
지석(F) : 아버님이 왜?
수하 :
꼬마의 울음소리 터진다.
수하 : (보면)
꼬마의 풍선 공중으로 떠오르고, 도망가는 풍선들 보며 꼬마 울고 있다.
수하 :
풍선들(한데 묶인) 바람을 타고 수하쪽으로 이동해 온다.
지석(F) : 계속 입원해 계셔야 되는거니?
수하 : (풍선 잡으려고 두손 공중으로 뻗친다)
지석(F) : 왜 대답이 없어?
풍선줄 유유히 이동하고
수하 : (열심히 쫓는다)
지석, 걸어나오다 멈추고 서서.
지석 : (?) 수하야? 진수하? 왜 그래? 수하야? (갸우뚱하며 핸드폰에 이상이 있나 확인한다)
꼬마의 풍선 유유히 떠다닌다. 그 풍선줄 잡으려고 각각 반대 방향에서 달려드는 남녀가 있다.
환자복 차림에 목발 짚은 태풍과 수하다! 태풍과 수하, 동시에 풍선줄에 손 닿으며 부딪혀 넘어진다.
두사람 다 풍선줄 놓치지 않으려고 한손은 뻗친채다. 두사람 동시에 서로를 마주보고.
태풍 : (첫눈에 반해서 넋이 나가고)
수하 : (알아보고) 어?
두사람 :
그 풍선줄 지나가던 꼬부랑 노인이 주워 아이에게 건네준다.
두사람 :
수하 :
이미 끊어져 있고. 수하 ‘내 정신 좀 봐’ 하는 기분으로 핸드폰 보다가 넣는다.
태풍 : (넋 놓고 바라보기만)
수하 :
태풍 : 예?
수하 :
태풍 : (황홀한)
수하 : 옷... 터셔야겠네요.
태풍 :
수하 :
태풍 :
수하 : 다리는- (하는데)
태풍 :
그 아이씨만 아녔어두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요,
수하 :
태풍 :
꿈뻑꿈뻑 물만 먹어요.
수하 :
태풍 : 예. 물만 계속- (하는데)
수하 : (급하게 걸어나간다)
태풍 : (다급하게) 저기 저 이봐요?
수하 : (돌아보지 않고 바쁘게 간다)
태풍 :
수하와 간격 더 멀어진다.
태풍 :
수하 :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태풍 : (무지 아쉬운)
태풍, 기운 빠져서 천천히 걸어온다.
한쪽에서 지윤, 마음의 준비하듯 가슴 한번 쓸고 태풍을 향해 걸어간다. 지윤, 태풍 바로 앞으로 가서 멈춰선다.
지윤 : (기대감으로 응시하는데)
태풍 : (힐끔 보고는 비켜나간다)
지윤 :
지윤, 뒤돌아보면 태풍의 뒷모습 저만치 가고 있다.
태풍, 축 쳐져 문 열고 들어간다.
들어오던 태풍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수하, 필중의 식사 먹이고 있다.
수하 : (보고 픽 웃는다)
태풍 : (입을 못다물고)
필중 : 너 왜 그래? 못볼거 봐?
태풍 : (눈 감았다 다시 떠서 보는)
필중 :
태풍 :
수하 : (입으로 들어가던 숟가락 확 빼며) 아빠?
필중 : 아이 참, 저 자식.
태풍 : (넋나간) 맞군요.
수하 :
필중 :
맨날 이놈 여편네 됐다
태풍 : (성큼성큼 다가와) 이름이 뭡니까?
필중 :
태풍 :
수하 : (왜 이러나?)
태풍 : (더 크게) 서태풍입니다. 이름이 뭡니까?
수하 : (기세에 눌려) 수하예요, 진수하.
태풍 :
필중 : 뭐 뭐야? 이놈이 지금 뭐라는 거야?
태풍 :
죽을때까지 수하씰 사랑하겠습니다.
수하 : (뻥한)
태풍 :
(F.O)
문주(F) : (지르는) 관둬! 관두랬잖아!
문주, 난한 차림으로 담배 꼬나물고 노려보고 있다.
옷장, 화장대 서랍 열려져 있는 가운데 옷가지며 화장품이 아무렇게나 담긴 트렁크 두개 보이고
표정없는 찬주, 그 트렁크에서 옷 꺼내 말끔하게 개어 한쪽에 쌓는다.
문주 :
찬주 :
열일곱서부터 지금껏
다른 부모들만큼 내 인생 희생했어.
문주 :
난 한번두
찬주 :
문주 :
찬주 : (고집스레) 언니야, 언니라구 해.
문주 :
찬주 :
문주 :
찬주 : 난 안버렸어! 내가 버린게 아냐!
문주 :
할머니 생각,
찬주 :
잊자 우리.
문주 :
반드시 찾구 말거야, 난.
찬주 : ...
문주 :
찬주 : ...(한없이 무거워지는)
문주, 잠시 우울하게 집을 바라보다가 무겁게 걸어나간다.
지윤, 웅크리고 누워있다. 기침 심하게 콜록인다.
지윤, 슬픈 눈이다. 뭔가 생각하는 듯하고...
지윤, 태풍 바로 앞으로 가서 멈춰서나 태풍, 지윤을 못 알아보고 가볍게 목례하고 비켜간다.
단독주택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셋집.
지윤, 셧트 내리고 기타를 둘러맨채 나온다. 지친몸 다잡고 시계 보고 뛰어가는.
수많은 인파들속을 바삐 걷는 지윤. 기침이 심하고 가끔 어지러운지 이마에 손을 갖다 댄다.
아르바이트중인 지윤. 어딘가에 기타 보이고 다가서는 헬맷차림의 손님.
신엽 :
비싼 오토바이와 신엽. 신엽의 손에 든 아이스크림이 그냥 녹아내린다.
태풍, 필중 침대에 걸터앉아 공손히 두손 내밀고 안주 대기중이다.
필중 : (소주잔 들이키는)
태풍 :
필중 : 캬-
태풍 : (재빠르게 안주 입에다 갖다댄다)
필중 : (넙죽 받아먹는다)
태풍 : (잔 내밀며) 저두 한잔.
필중 :
태풍 : (누르며 따른다) 처언천히 드십시오 어르신.
필중 : (니 속을 내 다 안다!)
태풍 : (참자! 또 참자!)
필중 :
태풍 :
필중 : (따르며) 내딸한테 신경 꺼!
태풍 : (마시며) 저한테 신경 끄십시오!
필중 : 사귀는 사람 있어. 가을엔 식 올려.
태풍 :
필중 : 한골 먹었다고 김병지 바꾸냐?
태풍 :
필중 :
태풍 :
필중 :
태풍 :
케익상자 든 수하, 만화방으로 들어간다.
마루 찬주, 유리문 바싹 가까이에 무릎 세우고 앉아 멀리 시선 던지고 있다. 딱히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온다.
수하(E) : 언니!
찬주 : (미동없다)
수하 : (다가와서) 찬주언니!
찬주 : (그제서야) 어, 수하야! 어서 와!
수하 :
찬주 :
수하 :
찬주 : 응....
수하 :
그래두 맘은 안 그럴거야.
찬주 : (엷게 미소)
수하 :
찬주 :
수하 : (웃으며) 너무 띄웠나?
찬주 : 의심중이야. 진심인가 보험용인가.
수하 : 좋을대루. (웃다가) 준비 안해? 뭐 도와줘?
찬주 : 준빈. 지석인 오늘두 못 들올거구 문준...
수하 :
그리구 지석오빠두
내가 전화 넣을게.
찬주 : (어떻게 해야 되나? 복잡하다)
찬주와 수하 함께 장 보고 있다. 수하의 명랑함에 점차 찬주 기분도 밝아진다.
케익상자가 먼저 보이고 찬주, 양념한 음식 그릇에 옮기고 비닐장갑 뺀다.
다른 음식거리 준비하다가 잠시 생각하는 얼굴 되고 이내 수화기 들고 번호 누른다.
찬주 : 여보세요? 서지석 검사 부탁합니다.
황계장(F) :
찬주 :
황계장(F) :
찬주 :
찬주, 시계 보고 뒤돌아 밖으로 시선 던지다 나간다.
찬주, 문은 열어 놓는다. 지석과 문주를 기다리는 찬주.
문주, 포켓볼 치고 있다. 마치 공을 깨부수는듯이.
3남매의 다정한 한때를 담은 사진액자. (지석 대학졸업식 정도)가 먼저 보인다.
생일상 차려져 있고 찬주, 멍하니 앉아있다. 벽시계 9시 10분 향하고 있다.
찬주, 갑자기 벌떡 일어나 수화기 든다. 번호 누르고 신호 가는데
찬주 : (이내 수화기 놓으려는데)
지석(F) :
찬주 : ...누나야, 지석아.
지석(F) :
찬주 : 들어올려면 아직 멀었니? 일이 많아?
지석(F) :
찬주 :
지석(F) :
찬주 : (그냥 수화기 놓는다)
찬주, 사진액자 일견한후 앉아서 식사한다. 세사람분의 밥과 국, 많다 싶을정도의 음식양.
지석, 화가 치민 얼굴로 쏘아보고 있다. 조서 신경질적으로 넘기며
지석 :
구체적으로
마철주 :
이놈의 설렁탕은 워째 이래
지석 : (치미는)
마철주 :
지석 :
너 빵에 박혀서
마철주 : (기죽는)
지석 :
개선의지 교정노력 반성의 빛
황계장 : 예.
마철주 : (두려운)
지석 :
수많은 사람들 속 문주, 외롭게 춤추고 있다.
파김치가 된 지석, 나와서 복도 끝 유리창쪽으로. 지석, 담배 꺼내 물며 불 붙인다. 몹시 피곤해 뵌다.
벽에 기대고 유리창 밖 바라본다. 핸드폰 요란하게 울린다.
지석 : 예, 서지석입니다.
수하(F) : 어디야, 집이야 오빠?
지석 : 아직 청이야. 못들어가, 오늘.
수하(F) :
지석 : (이제사 생각나고)
수하(F) :
찬주언니 되게 섭섭했겠다.
지석 : 알았어. 끊자. (끊고)
지석, 아까의 찬주 전화 생각나고 좀 난감하다. 지석, 어렵게 번호 누르는데 통화중이다! 뚜 뚜 뚜...
지석 : ?
(F) 뚜 뚜 뚜...
치우지 않아 그대로인 생일상 위에 (E) 뚜뚜뚜... 들리다가 카메라 이동하면
찬주, 수화기 들고 노래하고 있다. (전화 노래방)
갸우뚱하며 핸드폰 들고 있는 지석. 계속 통화중 신호.
지석, 의아해하며 핸드폰 끈다. 지석, 손목시계 보면 12시가 넘은 시간이다. 이상하고...
전화 노래방 안내멘트 들리고 찬주, 안내에 따라 선곡한다.
반주 나오고 맞춰서 노래하는 찬주. 감정 제대로 잡고 몰입해서 수화기에 대고 노래 부르고 있는 찬주.
마치 액자 속의 지석과 문주가 그녀의 관중인 듯... 그 모습 길게.
필중 침대엔 소주병 서너개 굴러다닌다. 필중, 엎어져 잠든 듯...
태풍, 비틀거리며 그 소주병 바닥으로 내려놓으며
태풍 :
아직은 또옥같이
나안 서태풍입니다, 서태풍.
필중 :
태풍 :
태풍, 비틀대며 자기 침대로 가면서
태풍 :
(풀썩 쓰러져 눕는다)
필중 : (조금 뒤척)
태풍 : (눈이 감기는)
두사람 각각 기브스한 모습으로 축 늘어져 누워있는 가운데
필중 :
태풍 :
필중 :
태풍 :
누나두 있구, 동생두 있구...
(잠이 드는데,
(F.O)
수하 걸어오다 멈추는데 태풍과 풍선건으로 부딪혀 넘어졌던 장소다.
풍선건으로 태풍과 수하가 부딪혀 넘어진 장면.
병실에서 수하 향해 사랑을 고백하던 태풍 장면.
수하, 계속 웃음이 일고 미소 띈 얼굴로 걷는다.
수하 걸으면서 핸드폰 들고 노려보며
수하 :
하나, 두울, 셋, 넷
태풍, 지석(E) : (동시에) 수하씨 / 수하야!
수하, 놀라서 고개 들고 보면 수하를 가운데 놓고 반대 방향에서 부르고 있는 지석과 태풍.
태풍과 지석, 조금 거리를 두고 서로를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