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공기는 상쾌,통쾌..유쾌하다
찬바람이 겨드랑이를 스치면 더욱이나
콧바람도 쏘이고 토욜날 오면 서산이나 가자
경향신문에 보니 철새도 본다고 하니 망원경하나 달랑들고
어둡기전에 도착하여 일몰보고 새조개에 굴밥 먹고 쏘주 한잔이믄
일년이 거뜬 할건데...
일은 잘됬나 모르겄다 카페도 며칠은 너무 한가하고
일년을 마감하느라 바쁜하루중의 여유를 갖자..
‘저무는 한해…풍경이 되는 새떼’천수만의 겨울
▲서산 간척지 철새
한 무리의 새떼가 수면을 박차고 일제히 날아오른다. 해질녘 붉은 노을을 향해 날아가는 수만마리 가창오리떼. 북쪽에서 편대비행으로 날아온 기러기떼는 갈대밭으로 우수수 떨어져내린다. 오르고 내리는 새떼가 공중에서 작은 점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며 끼룩끼룩 소란한 군무를 펼쳐보인다.
동북아 최대의 겨울철새 도래지 천수만. 충남 서산·홍성 땅과 안면도 사이에 있는 서해의 좁고 긴 만(灣). 지난 1984년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인공 담수호인 간월호(A지구)와 부남호(B지구)가 생겨났다. 천수만 개펄과 간척지의 호수, 대규모 농경지, 갈대밭 등은 겨울철새들에게 천혜의 보금자리. 들판에 떨어진 낱알과 호수의 물고기, 개펄의 어패류 등을 먹으며 겨울을 난다.
천수만을 찾는 겨울철새는 대략 200종 50여만마리. 가창오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물닭 등 오리류가 가장 많다. 특히 가창오리는 전세계 20여만마리 중 95%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세계적 희귀조인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흰꼬리수리, 흑두루미 등 천연기념물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날개를 펴면 2m나 될 정도로 몸집이 커다란 큰고니. 잔잔한 부남호에서 긴 목을 세우고 유영하는 모습이 우아하다. 저어새는 이리저리 논밭을 뒤적이며 먹이를 찾는다. 요즘은 가창오리가 점차 남쪽으로 떠나고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등 기러기떼가 날아들고 있다.
철새의 화려한 비상을 감상하려면 일출과 일몰 시간에 맞춰야 한다. 낮에는 호수 한가운데서 무리를 지어 잠을 자고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찾아 이동한다. 요란한 울음소리와 함께 붉게 물든 하늘 너머로 날아가는 새떼의 실루엣이 장관이다.
▲간월도 일몰
서산 A, B지구 방조제의 한가운데 간월도가 있다. 간월도는 천수만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뭍이 됐다. 어리굴젓의 산지와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어리굴젓 기념탑이 서있다. 해는 천수만 건너 안면도쪽으로 진다.
간월암은 물이 들면 섬이 되고 빠지면 뭍이 되는 돌섬에 있다. 썰물 때는 개펄의 자갈길로 육지와 연결된다. 무학대사가 천수만에 내리는 달빛을 보고 홀연히 깨우쳤다고 해서 간월암(看月庵)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일제시대인 1914년 수덕사 주지였던 만공선사가 중건했다. 간월암에는 산죽 울타리, 해풍에 시달려 한껏 뒤틀린 모감주나무, 관음보살이 안치된 대웅전과 부속건물, 산신각 등이 있다. 그러나 간월암 마당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 풍경이 멋지다.
암자 뒤쪽에는 개펄과 포구가 펼쳐져 있다. 건너편 안면도 해안과 개펄, 어선들의 풍경이 그림같다. 일몰과 월출 풍광이 멋진 간월도에서는 매년 정월 보름께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제를 지낸다.
▲안면도 황도 일출
서산에서 시원하게 새로 포장된 방조제를 건너면 안면도다. 안면읍 황도리 황도는 천수만에 떠있는 안면도 속의 ‘개펄섬’. 천수만에서 가장 예쁜 ‘서해 일출’을 볼 수 있는 어촌마을이다. 황도 앞 천수만의 폭은 약 2㎞. 바로 앞에 조그마한 무인도인 솔섬(윽섬)이 떠있고 건너편이 간월도다. 천수만은 이곳에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을 불러들여 끝없는 개펄과 수평선을 연출한다.
새벽이면 거뭇거뭇한 개펄의 물이랑을 지우며 밀물이 빠르게 쳐들어온다. 아침 7시30분. 한순간 바다가 노란색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주홍색으로 변한다. 치마를 걷어올리듯 안개 속에서 고개를 쑤욱 내미는 홍옥 덩어리. 해는 남동쪽 보령의 오서산 위로 떠오른다. 한줄기 빛무리가 천수만을 가로질러 황금빛 잔물결로 일렁인다. 황도 일출은 장엄한 동해 일출과 달리 예쁘고 정겹다. 천수만 가운데 솔섬과 풍도, 안개가 살짝 걸친 오서산은 천수만 해돋이를 더욱 아름답게 꾸며준다. 간척지에서 날아온 청둥오리, 가창오리 등 철새떼가 해뜨는 바다를 무리지어 선회한다.
황도는 1982년 황도교가 완공되면서 안면읍 창기리와 연륙됐다. 섬 한가운데는 수령 500여년의 홰나무 고목으로 둘러싸인 당집이 있다. 해마다 음력 정월 초이튿날 ‘붕기 풍어제’를 올리는 곳. 아직까지 그 명맥이 잘 이어지고 있다. 인간문화재 김금화씨가 굿을 하는 성대한 풍어제에 맞춰 전국에서 사진작가와 민속학자들이 몰려든다.
황도는 1980년대 초반까지 안강망 어선이 호황을 누리던 큰 항구였다. 그러나 천수만 간척사업이 이루어지면서 개펄이 황도의 보물이 됐다. 앞개펄, 쇠시랑장펄, 서막금펄, 외섬펄, 뒤띠 등 섬을 둘러싼 기름진 개펄에는 질좋은 바지락과 굴, 꼬막, 키조개 등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썰물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주민 모두가 개펄 위에 쪼그려 앉아 바지락을 따고 굴을 캔다.
황도 외에 안면읍 정당리 안면암, 승언리 자연휴양림 뒤편 독개마을, 토끼섬·두지도·모래섬·곰섬 등에 둘러싸인 대야도 등에서 천수만 일출과 함께 개펄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고운 모래해변이 펼쳐진 안면도 서쪽 풍광의 으뜸은 낙조(落照)다. 특히 꽃지 앞바다 할미·할아비 바위, 바람아래와 삼봉 등은 대표적인 일몰 명소. 겨울 낙조의 순간을 잡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광활한 들판과 호수, 개펄과 수평선, 고기잡이배와 올망졸망한 섬들이 풍경화처럼 펼쳐지는 천수만. 일몰과 일출을 배경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전령처럼 철새떼가 날아오른다. 한해가 저무는 때의 천수만 풍경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여행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첫번째 4거리에서 좌회전~40번 국도 해미 방면~96번 지방도~서산간척지 A, B 방조제(철새도래지, 간월암)~원청3거리에서 좌회전~77번 국도~안면도 연륙교. 안면교를 건너 가다보면 백사장해수욕장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5분 정도 더 가면 3거리. 왼쪽으로 ‘황도’ 안내판을 따라 15분 정도 들어가면 황도교가 나온다. 77번 국도를 따라 오른쪽에는 백사장·삼봉·꽃지 등의 해수욕장, 왼쪽으로 꺾어들면 천수만의 안면암·독개·두산염전·대야도·영목항을 만난다.
서산 간월도리에 유니콘모텔(041-669-4466), 창리에 도희모텔(662-7434)이 있다. 안면도는 꽃박람회를 치르면서 숙박이 편리해졌다. 꽃지해변의 롯데오션캐슬(041-671-7000·www.oceancastle.co.kr)은 안면도의 대표적 숙박시설. 잘 꾸민 대형 해수 사우나 ‘아쿠아월드’는 들러볼 만하다. 승언리 자연휴양림(674-5019) 통나무집(2만~7만원)은 전기 온돌에 가스 레인지를 갖췄다. 황도에서는 언덕에서 개펄이 잘 내려다 보이는 씨&선펜션(672-5100)과 몰디브펜션(672-8161)이 깔끔하고 호젓하다. 자세한 정보는 태안군 문화관광과(041-670-2544)에서 얻을 수 있다.
간월도 굴밥이 제철이다. 굴·밤·은행·대추 등 10여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사계절식당(664-3090)과 맛동산(669-1910)이 잘한다. 1만원. 2월 말까지는 새조개가 많이 난다. 조갯살을 데쳐 먹는다. 간월도 어리굴젓은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 1㎏에 1만원. 안면도에서는 놀래미·우럭 등의 회와 대하, 꽃게탕, 바지락탕, 대합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천수만 간월도에서는 12월 말까지 ‘철새기행전’이 열린다. 탐조(探鳥) 버스를 타고 천수만 간월호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새들을 관찰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회 운행한다. 탑승료 3,000원. 생태관에서는 철새 사진과 박제를 전시하고 가창오리 군무 영상을 5분간 상영하고 있다. 입장료 3,000원. 철새축제추진위원회(041-669-7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