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선생의 여름나기 : 소서팔사(消暑八事)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무더위라고 말합니다. 1904년 기상관측 142년만의 무더위라고요,.
이번 주말이 지나면 조금은 누구러들 것 이랍니다. .
옛날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더운 여름을 이겨냈을까?
궁금해집니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것을 찾아봅니다.
얼음물 한사발 들이킨듯이 말입니다.
임금이 하사한 빙표로 장빙고에서 얻어온 얼음으로 .
석빙고, 서빙고동의 지명도 있고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소서팔사"에서 그 한 끝을 찾아봅니다.
푸른 물과 푸른 소나무숲.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낍니다.
- 2025.06 17.화. 다산 생가 방문시-
먼저 다산 선생의 <소서팔사>부터 살펴봅니다. .
여덟 가지 피서법이 무엇인지를
1. 송단호시(松壇弧矢).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2. 괴음추천(槐陰鞦遷). 홰(/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
3. 허각투호(虛閣投壺), 빈 정자에서 투호놀이하기.
4. 청점혁기(淸簟奕棋). 깨끗한 대자리 위에서 바둑두기.
5. 서지상하(西池賞荷). 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6. 동림청선(東林聽蟬). 동쪽 숲 속의 매미소리 듣기.
7. 우일사운(雨日射韻). 비 오는 날 시짓기.
8. 월야탁족(月夜濯足). 달밤에 발씻기
한국고전번역원의 여유당전서 1집 6권을 열어보면, <소서팔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따른 7언 율시 8수도 있고, 또 같은 제목과 운자(韻字)로 '재첩(再疊'), '삼첩(三疊)'하여 16수를 더 지었고,
그것도 모자라서 ' 우 소서팔사(又消暑八事)' 16수를 더 지어 모두 40수의 시가 있습니다.
우선 원자료부터 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더위를 없애는 여덟 가지 일(消暑八事)>
갑신년 여름
1. 송단호시(松壇弧矢)
양쪽 계단 짝지어 올라라 살그릇 가운데 있고 / 兩階升耦楅當中
오얏 담그고 오이 띄워라 술동이도 가득한데 / 沈李浮瓜酒不空
깁 휘장으론 솔 틈의 햇볕을 가렸고 / 紗帳交遮松罅日
과녁의 베는 정히 밤숲 바람에 배가 불렀네 / 布帿正飽栗林風
들 자리 더 넓히어 길 가는 손을 맞이하고 / 增開野席容賓雁
서늘한 시렁 매어서 늙은 곰 흉내도 내나니 / 且設涼棚學老熊
모두 말하길 뜨거운 여름도 소일하기 좋은데 / 總道炎曦消遣好
하필 추운 때에 활쏘기를 과시하려고 하네 / 雪天何必詫鳴弓
공쥬 고마나루에서 무령왕릉 가는 길에 만난 공주국궁장 모습입니다.
2. 괴음추천(槐陰鞦遷)
홰*나무 큰 가지 방초 언덕에 가로로 누워라 / 槐龍一桁偃芳隄
그넷줄을 드리우니 두 가닥이 가지런한데 / 垂下鞦遷兩股齊
바위 틈을 번개처럼 스쳐 가는 게 두렵고 / 直怕巖中飛電掣
하늘 밖의 푸른 구름 나직함도 언뜻 보이네 / 忽看天外碧雲低
굴러서 올 땐 자못 허리 굽은 자벌레 같고 / 跼來頗似穹腰蠖
세차게 갈 땐 참으로 날개 치는 닭과 같아라 / 奮去眞同鼓翼鷄
솔솔 부는 서늘 바람이 온 좌석에 불어 오니 / 習習涼颸吹四座
어느덧 뜨거운 해가 벌써 서쪽으로 기울었네 / 不知紅日已傾西
(* 槐 : 홰나무로 되어 있읍니다만, 필자 개인 생각으로는 느티나무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정자나무라고도 하고, 마을 입구의 서낭나무)
- 추천(鞦遷) 그네 타기)
3. 허각투호(虛閣投壺)
구리병의 두 귀가 자리 앞에 편평히 놓이고 / 銅壺兩耳席前平
물가의 대각엔 솔바람이 진종일 맑아라 / 水閣風松盡日淸
한점 한점씩 뚝뚝 누수 방울은 떨어지고 / 一點丁東銀漏滴
뭇 사람들 떠드는 소리는 죽루를 울리는데 / 衆聲鏜鎝竹樓鳴
따라가는 두 말이 세 말을 이루기도 하고 / 從行二馬成三馬
모여 선 붉은 기에 푸른 기도 섞이어라 / 簇立紅旌雜翠旌
격효에 대한 점수는 갑절로 계산하면서 / 就把激驍要倍算
온 좌중이 떠들썩하게 태감생을 웃는도다 / 哄堂一笑太憨生
4. 청점혁기(淸簟奕棋)
더운 날에 졸음이 와서 책 보기는 싫어라 / 炎天瞌睡厭攤書
손님 모으고 바둑 구경 그 계책이 괜찮구려 / 聚客看棋計未疏
대추씨로 요기한단 건 해자의 괴담이거니와 / 棗核療飢諧者怪
귤 속에서 세상 피한 건 사실인가 거짓인가 / 橘皮逃世理耶虛
뜨거운 햇볕 잊었는데 어찌 주미를 휘두르랴 / 已忘火傘寧揮麈
생선회 생각 간절하여 또 고기 내기를 해라 / 思切銀絲且賭魚
대국자나 방관자가 똑같이 배부르니 / 對局旁觀均一飽
물욕 끊고 한담이나 나누는 게 어떻겠는가 / 息機閒話復何如
5. 서지상하(西池賞荷)
수양버들 비 뒤의 바람이 푸른 못에 불어라 / 垂柳光風轉碧池
부용의 자태가 사람을 머뭇거리게 하누나 / 芙蓉顔色使人遲
막고의 빙설에다 생각은 세속을 뛰어나고 / 藐姑氷雪超超想
월녀의 치마 저고리에 자태도 얌전하구려 / 越女裙衫澹澹姿
술 마시기에 알맞은 코끼리코 술잔도 겸하였다네 / 一榼兼宜彎象鼻
온갖 꽃이 어찌 미인을 시샘할 수 있으랴 / 百花那得妬蛾眉
하늘이 이 아름다운 물건을 머물려 두어 / 天心留此娉婷物
더위로 고통받는 속인을 조용히 기다리었네 / 靜俟塵脾苦熱時
6. 동림청선(東林聽蟬)
자줏빛 놀 붉은 이슬 맑은 새벽 하늘에 / 紫霞紅露曙光天
적막한 숲 속에서 첫 매미 소리 들리니 / 萬寂林中第一蟬
괴로운 지경 다 지나라 이 세계가 아니요 / 苦境都過非世界
둔한 마음 맑게 초탈해 바로 신선이로세 / 鈍根淸脫卽神仙
묘한 곡조 높이 날려라 허공을 능가하는 듯 / 高飄妙唱凌虛步
다시 애사를 잡아라 바다에 둥둥 뜬 배인 듯 / 旋搦哀絲汎壑船
석양에 이르러선 그 소리 더욱 듣기 좋아 / 聽到夕陽聲更好
와상 옮겨 늙은 홰나무 근처로 가고자 하네 / 移床欲近老槐邊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한 매미 탈각직전 모습.
(* 매미의 5덕과 임금이 쓰는 익선관에서 매미의 이미지를 떠올려 봅니다.)
7. 우일사운(雨日射韻)
구수의 해학으로 장마 염천을 지내노라니 / 窶藪詼諧度潦炎
미인의 안색이 겹친 주렴으로 막혀 있는데 / 美人顔色隔重簾
경병이 온전히 율격 따른 것만 알았는데 / 唯知競病全依律
갑자기 과파가 끝을 반쯤 드러냄이 놀랍네 / 忽訝戈波半露尖
생각을 할 땐 눈으로 천 리를 다 바라보고 / 思路望窮千里目
의심이 날 땐 두어 가닥 수염을 꼬아 끊나니 / 疑山撚斷數莖髥
가장 좋은 건, 스스로 시 천 수를 짓고서 / 不如自作詩千首
어려운 운자를 손 가는 대로 집어 내는 거로세 / 難字還宜信手拈
( * 비 오는 여름날의 풍경 ; 처마의 빗소리 들으면서 시를 짓는 선비들의 모습을 )
8.월야탁족(月夜濯足)
나직한 집에서 걱정 풀고 석양을 보내노니 / 矮簷排悶送殘陽
하얀 달빛이 낚시터에 비추어 서늘하구려 / 素月流輝釣石涼
노야의 어부가에는 물 흐린 것이 걱정되고 / 魯野漁歌愁水濁
진정의 계 닦는 일엔 난초 향기가 생각나네 / 晉亭禊事憶蘭香
빙 돌아라 물결 따르는 오리를 배우려 하고 / 瀊回欲學隨波鴨
닦아 말림은 다시 물 싫어하는 염소 같아라 / 晞挋還如畏濕羊
친구들 서로 이끌고 모두 깊이 잠들었나니 / 社友相携渾睡熟
명아주 와상에 아침 해 비추는 것 안 부끄러워 /不羞紅旭照藜牀
(* 의관을 정제하는 이른바 옷갓하고 앉아 책읽는 선비들이 달밤에 발 씻는 모습 그려보기 입니다.
상투 틀고,,, 10일 (旬)에 한 번 집에 가서 머리감던 시절 목(沐) 대신,,
버선벗고 발만이라도 담그고 있으면 온 몸이 시원함을...)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1994
여름날 고결한 선비가 여름날 폭포수를 바라보면서 더위를 피하는 강희안의 <고사관수도가 떠오릅니다.)
작년( 2025년 ) 운일암 반일암 답사시 모습입니다.
대신 화양동계곡에 발을 담그고 여름을 씻어봅니다.
잠 못이루는 열대야,,폭염 중대 경보에 쉴 새 없이 날아노는 멧세지들
돌핀은 중국으로 가고,,, 비라도 한 줄기 시원하게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디 건강한 여름 나시기를 빕니다.
( 2026.08. 08. 토.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