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부가 또 중환자실에 올라가고 상태가 좋지 않다해서 어제 고모랑 통화했습니다.
오늘 중환자실 면회하기로 했지요..
그런데, 엊그제 중환자실에 이교선권사님 남편께서 입원을 하면서 절친인 이권사님과 가족들을 만났다는데 이권사님 남편이 하루만에 별세하셨습니다.
이권사님이 중환자실에서 고모와 만났었으니 제일 먼저 고모와 통화했나본데 고모는 전화기를 붙잡고 대성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고모 큰오빠인 아빠가 천국 가시던 날도 제발 울지말고 "오빠 천국에서 만나" 하시라고 신신당부를 했어도 기어이 아빠가 숨을 멈췄을 때 대성통곡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절친인 두 분 남편들이 중환자실에 함께 있다가 먼저 돌아가시니 정말 마음이 아픈거 알지요....;;
그래서 아침에 전화했습니다.
고모부 중환자실 면회 마치고 장례식장 가시겠느냐고요.
그랬더니 보건소 가서 혈압약 받아야하는데, 어제 비, 눈이 내리는 날 보건소를 갔더니 이사를 해서 찾다 찾다 못 찾고 왔답니다.
오늘 새로 이사한 곳 보건소에 가서 꼭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기에 그러면 제가 차로 보건소 모시고 갔다가 중환자실 면회하고 장례식장에 함께 가기로 하고 다녀왔습니다.
중환자실 면회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병원 앞 약국에서 혈압약도 사드리고 면회하고 장례식장에 더 계시게 하고 오니 반나절이 뿌듯하기도 하고...
마음이 쨘...합니다.
고모가 백일이 안되었을 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큰 오빠인 아빠와 9살 차이가 났으니 오빠를 아빠처럼 기대어 자랐습니다.
할머니 혼자 삼남매를 키우느라 집을 비우고 장사하러 가면 어린 고모 혼자 놀다 배 곯기가 일쑤였고 동네 이웃들이 고모를 챙겨주었다 합니다.
학교 공부를 좋아라 하지 않아서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성실하고 따뜻한 맘을 가졌습니다.
엄마와는 시누이 올케이니 철없는 시누이 때문에 엄마가 좀.....애증의 관계이지요.
고모부가 사내조카들만 있는 처가에 유일한 딸조카인 저를 예뻐했고 고모도 어릴적부터 제게 참 잘하셨습니다.
그랬던 고모가 혈관성치매 초기 이고..
고모부도 치매에다 뇌수술까지 받으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오후에 통화할 때 지쳐서 잠들었다 일어나니 아침인지, 저녁인지 조차 모르겠다며 울먹이는데.....
차 안에서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숨을 자꾸 깊이 쉬어서 한숨 나올 때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시라구요..
깊은 한숨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요..
큰아들 현우가 94년 8월 4일에 고모 작은아들 문성이가 97년 8월 4일에 천국에 간 아픔이 우리에게 있는데 예고 된 죽음 앞에서 충분히 감사할 수 있지 않느냐구요.
우리 고모...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믿음의 눈 열어주셔서 천국의 소망 주소서.
중환자실에 가보니 고모부는 거짓말처럼 몇일 전 병실에서 만난 것처럼 의식이 회복되어 있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쯤 입원실로 옮기실 예정이랍니다.
감사! 감사!!!
하나뿐인 아들 내외와 손자들이 치매로 힘겹게 매순간을 버티는 고모를 이해하고 잘 돌봐주게 하소서.
고모가 힘겹게 살았지만, 이제 가지고 있는 것 누릴줄도 알게 해주소서.
걷다 자주 넘어져 다치는데 안전하게 늘 보호해 주소서.
갑작스럽게 당하는 어려움 앞에서 주만 바라보고 승리하는 은혜 주소서.
오전이 정신없이 지났지만 감사한 날입니다.
고모를 도울 수 있는 은혜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권사님댁 장례 예식 모든 절차 위에 성령님 충만하여 가족들이 지치지 않도록 힘 주소서. 잘 마치는 은혜 주소서.
치매 초기였어도 건강한 모습으로 청와대 갔을때 고모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