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슬픈 거북이입니다.
제가 있었던 일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줘도 무서운데
지컨님이 꼭 제 사연을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일까 하고 이렇게 사연 적습니다.
친한 대학교 언니와 저랑 언니랑 친했던 동생과 함께 다 커플이었던 2년 전 여름, 이렇게 다 커플인 것도 신기하고 헤어지기 전에 한번 빠지에 한번 다녀오자며 신나게 약속을 잡았을 때 일입니다.
전라도 광주에서 가평까지 가는데 멀기도 더럽게 멀었고 커플이라 인원수도 많고 대학생이라 돈도 많이 없어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빠지보단 가성비 있게 놀다 오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다 언니가 숙소랑도 가깝고 괜찮은 빠지를 찾았다며 링크와 숙소 사진도 보내줬었는데
복합으로 된 빌라 펜션이었고 빠지에도 타는게 있을꺼 다 있다며 얼른 예약하자며 다들 좋아했었습니다.
커플이니까 방호수는 각자 다 다르게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가격도 너무 괜찮았고 복합인데다가 깨끗해서 너무 맘에 들었던 숙소였어요.
숙소도 좋지, 빠지도 좋지, 차도 빌렸겠다, 저희 6명은 신나게 가평으로 갔습니다.
빌라 펜션이라 3층에 한 커플 5층에 두 커플로 숙소 배정을 받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었어요.
짐도 많고 다들 높은 층 숙소를 쓰는 커플이 되기 싫어했고 각층에 방 2개밖에 없어서
바로 옆방에 있으면 소리도 들릴 수 있으니까 서로 가위바위보로 방을 정하자며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희 커플과 언니 커플이 딱 걸렸어요.
숙소를 들어가 보니
저 황토색 문을 열면 씻을 수 있는 화장실이었고 화장실 문 옆 부엌, 복층 구조라 2층을 올라가면 큰 욕조와 침대가 있어 분위기도 좋은 숙소였어요. 가격이 가성비가 좋아서 사실 별로 기대가 없었는데 저 복층구조 숙소를 한 커플씩 사용할 수 있어서 계단을 막 오르락내리락 하며 벽도 짚어보고 신나게 짐도 풀었습니다.
짐도 풀었겠다, 빠지도 다들 재밌게 놀았습니다.
빠지에서 돌아오니 5시, 6시쯤이었을까요? 다들 옥상으로 올라가서 구워 먹고 다 같이 언니 커플방에서 놀고 있는데 이제 술이나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근데 언니방은 에어컨을 틀어도 틀어도 너무 더운 거예요.
동생방은 3층이니까 술먹고 제방까지 올라가기 귀찮아서 바로 옆인 저희방에서 놀자고 했죠
다 같이 제방으로 옮겨서 술도 깔고 과자도 깔고 놀고 있는데 언니방은 에어컨을 틀어도 더운데 제방은 에어컨을 안 틀어도 시원한 거예요. 엄청 더웠던 여름이었는데도 불구하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제방으로 옮겨서 다행이라며 풍수지리가 그런가 보다, 내방이 남향인가 보다 히히 ^.^거리며 허튼소리를 하며 술 먹고 놀았어요.
이제 숙소 방구조를 보면 2층에 이제 난간이 있어 빠지에서 입었던 수영복을 말릴려고 널어놨거든요.
수영복 물이 떨어질수도 있으니까 언니랑 동생한테 말려놨던 곳에 앉지말라며 말려놨던 수영복 쪽 말고
다른쪽으로 다들 둥글게 앉아있었는데..언니가 자기쪽으로 자꾸 물이 떨어진다고 하는거에요.
언니쪽에는 난간도 없고 말려놨던 수영복 반대편에 앉아있었는데도 말이죠..
심지어 위에 물 떨어질만한곳도 없었고 2층 불끄는 조명 바로 아래 언니가 앉아있었어요.
저랑 동생은 겁이 많아서 "아 하지말라고" 전 " 아 여기서 잘껀 난데 어떡하냐" 며 소스라치게 반응했고
언니는 저희의 반응이 재밌다는듯 그 말을 계속하며 장난을 치며 술을 마셨어요.
어느정도 술을 다먹고 다들 각자 방으로 돌아갔고 잠들기전까지 그 물이 떨어진다는 느낌과 다른 커플들 방과 다르게 시원했던거에는 솔직히 술먹고 잠들기전까지 신경도 안쓰였어요. 한참 자고 있는데 욕조 있는 센서가 계속 켜지는거에요. 이게 욕조있는쪽이랑 침대랑 가까워서 따로 욕조 있는곳에 불끄는 것도 없었고 저도 빠지다녀와서 간단히 씻고 저녁먹기전 따뜻한물에 몸 지질때 여기는 욕조 센서가 따로 있다는걸 그때 알았거든요. 저는 잠잘때 예민해서 조금만 소리나거나 불이 켜지면 바로 아는데 그땐 정말 피곤했는지 옆 자고있는 남자친구한테 " 아저거 센서 고장났나봐 어떻게 해봐" 했는데 남자친구도 아무말도 없길래 '아 얘도 피곤하겠지..'하며 센서가 몇번 껐다가 켜지는 느낌이 드는걸 무시한채로 다시 잠들었던것같아요.
아침이 되서 남자친구한테 제가 "깨우는거 못들었어? 엄청 피곤했나보다 저거 센서 계속 켜졌다가 꺼졌다가 그러던데?" 라고 하니까 남자친구가 아예못듣고 잠들었다고 확인해보겠다며 욕조센서쪽으로 갔는데 아예 센서가 나가있더라구요..
분명 어제 저녁까지만해도 잘되던게 왜그렇지 뭐 배터리가 나가버렸나? 하고 1층으로 내려가는데..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벽 쪽 날카로운거에 파힌 자국이 있었습니다.
칼로 벽을 뚫었던 흔적같은거요.. 한개도 아니고 여러개가 푹푹 파여져있었습니다.
제가 짐풀었던 첫날 분명 숙소가 너무 좋다며 벽을 짚으면서 올라갔었을때만 해도 없던 자국이였어요.
제가 벽을 짚지 않았으면 몰랐겠거니 하겠는데 전 따라따라딴~~따라리라라 하면서 유튜버마냥 짚으면서 올라간게
정말 기억이 나거든요...
칼로 찌르지 않는이상 파혀보이는 자국을 보는데 술먹으면서 언니가 물떨어진다는 느낌, 에어컨을 틀지않아도 시원하던 방, 센서가 결국 나가버린 욕조가 다 너무 싸늘하게 다가와서 씻고있는 남자친구한테 말하지도 않은채 씻지도 않고 세수랑 이빨만 닦고 전 방에서 나와 차에 있었어요.
광주로 내려가는 길 고민하다가 말해봤지만 그냥 기분탓일꺼라며 넘겼는데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유튜브로 지컨님꺼보다가 사연남깁니다..
다른분들처럼 귀신이 나온게 아니지만 그때를 지금 생각해보고 다른사람에게 말해줄때면 저혼자 싸늘하고 오싹해져요..ㅜㅜ
잠자다가 욕실 센서가 켜질때 제가 눈을 떴었으면 귀신을 봤었을까요..? 그리고 하루만에 생긴 그 칼로 파지 않으면 생기지 않을 법한 파힌 자국은 도저히 뭐였을까요..?
첫댓글 햄치조 가독성..문장 간결하게 끊어줘 잘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