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충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피곤한 일이기도 하지요
더구나 잠자리와 음식을 가리고 부산스러움을 꺼리는 성향이라
평소 여행을 즐기지 않는 저로써는 집 나서고부터 많이 부대꼈습니다
건강이 좋지 못한 아내는 열흘 정도 지나고부터는
보름의 일정을 전부 소화하기 힘들어하여 3일을 당겨서 귀가했습니다
아내의 건강을 고려하여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를 찾아다니기보다는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으로 여정을 꾸렸어도
여러 지역을 거쳐야 하는 장거리 드라이빙이 아내를 힘들게 했던 모양입니다
그동안 아내와 딸아이의 성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특히 저희 가족은 스스로 본인을 지치게 하는 쉽지 않은 성격들이어서
숙소의 잠자리 탓에 애를 먹었습니다
딸아이도 저희 부부와 자신을 잘 알고 있기에
제가 생각해도 무리인 듯 보이는 여행지마다 최상의 숙소를 구했는데도
잠자리의 침구 적응하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모처럼 가족과 함께 일상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이 될 수 있었으니 긍정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아내와의 관계도 그렇지만 꺼내기를 망설였던 딸아이의 고민도
솔직하게 얼굴 맞대고 나눌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 여깁니다
집을 나서보니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일
평소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던 사실을 몸소 체득한 것도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바뀌어버린 세태들과
어느새 변해버린 관습과
세상의 중심에서 한참을 벗어나버린 제 자신이
아직도 세상의 중심인양 전부를 거머쥐려 하고
고집부리며 참견하고 나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모자라는 처신인가를 조금은 바라볼 수 있었으니까요
전부를 입에 올려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말없이도 나의 사랑과 본심과 진심은 그냥 전달될 것이며
당연히 가족은 그런 관계라는 신념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지만
세상, 참 많이 변했군요
이곳저곳 잠깐 스쳐 보았지만 어지러울 만큼 여러 것이 변했고
그런 변화의 뒷자리에서 인식하지 못한 채 옛 생각만 부여잡고 있었어니
제 자신 스스로 바뀐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휴게소에서는 딸아이가 당연히 음료수와 커피를 주문해 주지만
모처럼 제가 직접 아내와 딸에게 서빙을 하려고 하니
모녀는 못 미더운 눈치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불어만 사용하는 퀘벡주이며
그동안 여행중의 제가 어설퍼 보였ㅇ,니까요
자동차에 모녀를 쉬게 하고 커피전문점에 들러서 주문할 참인데
주문 데스크에는 사람이 없고 키오스크 머신 뿐입니다
난감한 순간이네요
키오스크 주문란에는 전부 불어뿐입니다
퀘벡주는 의식적으로 모든 것에서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곳입니다
한참을 헤매다 대강 스타트 버튼 비슷한 버튼을 누르니
랭귀지 선택 버튼이 표시됩니다
영어를 누르고
우여곡절 끝에 커피 음료수 간식거리를 주문한 다음 주문번호를 프린팅 헸습니다
그런데
픽업하는 곳에서는 주문한 번호를 표시하지 않고 직접 직원이 픽업 번호를 부르고 있습니다
제 번호가 2005입니다
제가 불어로 2005를 이해 할 수가 없어요
옆의 젊은 아가씨에게 번호를 보여주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대부분 젊은이들은 영어 불어를 할 수 있으니까요
두밀상 크 deux mille cinq
영어로는 two thousand five (2005)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젊은이들이 노숙 여행을 즐기는 세상이니
이제는 세상의 변화를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행자인지 노숙자들인지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
가재 요리 먹는 방법을 종업원이 불어로 설명하는 것을 못 알아듣는 제 모습이
몹시 겸연쩍해 하고 어색해하며 우스꽝스럽게 보였다며 딸아이가 찍은 사진입니다
귀가했더니 내심 걱정했던 집에 별일은 없습니다
경보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만
가끔 오작동으로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있어서
여행 떠날 때 경보 시스템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 알람이 울렸다고 연락을 받는다면 아주 곤혹스러웠겠지요
첫댓글 먼 길을 돌아,
집으로 돌아 오신 단풍님의 가족께
무사히 돌아오심을 환영해 드립니다.
여행을 통하여
가족간에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가족간의 알뜰한 시간이 좋아보입니다.
긴 여행,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생활이 시작되겠습니다.
글속에 묻어가는
가족간의 좋은 대화도 있을테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네 일상으로의 복귀입니다
며칠간 유난스러울 정도로 제 이야기를 많이 올렸습니다 ~~
수고 많이 하셨구 고생도 하셨지만
여행은 하고 나면 무언가 남습디다
훌륭합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ㅎ
까맣게 탄 얼굴이 가장 오래 남을것 같습니다 , 충성 ~~
젤 아래 사진
얼굴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요
여행 하시길 잘 하셨습니다
부럽네요~~^(^
후후
어리벙벙하게 보여서 술한잔 한듯 하지요
그동안 슬은 숙소에서만 한잔 정도 했습니다~
귀가 하셨군요.
아무리 시설 좋은 장소가 되더라도
내 익숙한 공간이 아니면
불편합니다.
그래서,저는 친정집에도
제,쓰던 앏은 이불, 베개 가지고
다닙니다.
두고두고 되새겨 음미하는
여행,추억은 달근한 에너지 될거에요.
푹 쉬십시오.
ㅎ
맞습니다
청결하게 매일 침구를 세탁한다고들 하지만
믿을수가 없어 찝찝하지요 ~ 고맙습니다
가재요리 좋아하지만 많이 비싸서 어쩌다가 먹는 것도 잘 못합니다.
파리에서 에스까르고 처음 봤을때
달팽이 나사 방향이 포크를 왼쪽으로 돌리면 되겠다는 것은 순간적으로도 짐작이 되었는데
집게 방향을 모르겠어서 서빙해준 분께 집어보이면서 Right? 하면서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수 십년 지난 지금도 집게 잡는 방향은 잊어버리지 않고 있답니다.
긍정의 시간이었고 안전한 여행이었다 하셔서 제 마음도 좋습니다.
오지랖 같지만 아네분의 건강이 많이 걱정되었었습니다.
가재요리 좋아하시는군요
제가 바닷가 출신이라 해산물을 육류보다 좋아하지만
랍스터, 그냥 게맛과 유사하지요
제가 다녀온 북대서양쪽이 유명한 랍스터 산지입니다
산지 가격은 한국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싸긴 하더군요
파운드당 15,000원 정도이니 한국의 절반가격일것 같지요
해도님께서 제 아내 건강 걱정해주시다니
아주 고맙습니다
제 아내도 이번의 여행을 부대껴할 정도였으니
이번을 계기삼아 건강관리 열심히 하겠다고 합니다
불어 못알아 들으면 어때요
가재 옛날 시골에서 가재잡아 먹던 기억으로 손으로 뜯어먹으면 되지요
저희 동생은 퇴직하고 뉴욕으로 들어가서 한진그룹에 재취업 했답니다
단풍님 보면 늘 동생가족이 생각나요
ㅎㅎ 맞습니다
이제는 제가 말귀 못알아 듣는다고 주눅들 나이는 아니니까
게의치는 않습니다
그래도 워낙 눈치없이 행동한다고 딸에게 잔소리는 많이 들었어요
퇴직하고 그룹계열회사에 재취업은 잘된 일입니다
숱많은 까만 머리의 젊어 보이고 자신만만한 미남 동생이
이젤님과 흡사 닮은것 같지요 ㅎㅎ
넉넉한 중년의 모습, 단풍들것네 님의 얼굴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비록 가족이라고 해도 아내나 자식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과 잣대로
대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트러블도 생기고 화해의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신 것 축하드립니다.
TV에서 방영하는 프로에서 캐나다의 명승지를 소개하는 방송을 보았습니다.
땅이 넓으니 별별 것이 다 있더군요. 섬처럼 생긴 도시도 있더군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셨으니 푹 쉬시고 좋은 글 계속 올려주세요. 잘 보았습니다.
아고오, 죄송합니다
염치없이 몇장의 제 사진을 올렸습니다
맞습니다
여행중 1시간을 당기고 늦추기도 했으니 광활한 나라입니다
동서 시간차이가 3시간이고 하네요
편도 2,300 킬로를 드라이빙 했지만
이나라 횡단거리는 6,000키로가 넘는다고 하니 겨우 1/3정도 했을뿐입니다
네,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자주 들리겠습니다
여행은 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이라고 하였어요.
가족과의 여행으로 더욱 화목해지시고 좋은 추억을 남겼으니 결산은 100점입니다.ㅎ
ㅎㅎㅎㅎ
100점으로 보입니까, 땡큐~~~~
가재 드시는데 양념통이 많네요.
아직 가재는 안 먹어 봤습니다.
해체가 어려운 것 같아
안 사 지더군요.
게는 엄청 사 먹습니다.
새우 게 이런 것 좋아해서리.
턱받이 하시고 얼굴 뒤로 턱 제끼고 앉으신
폼이 큰 애기 같아 웃네요.ㅎㅎ
표정에 흡족함도 보이고
여행이 즐거우셨다는 걸 대번 압니다.
여러모도 의미있는 여행같아요.^^
여행지가 유명한 가재 홍합 굴 고등어 산지라
북대서양쪽의 州들은 거리표지 식당 대부분이 가재 그림이었어요
가재를 발라서 요리도 하지만 소금물에 쪄서 아무런 양념없이 통째 내놓는게 가장 대중적이라고 하데요
저는 아이스박스에 가득 담아 오고 싶었는데 장거리 여행이라 아내가 안된다고 했어요
모녀는 가재를 비리다며 싫어하고 저도 별로 즐기지는 않았구요
가재보다는 서해안쪽에서 잡히는 우리게가 훨씬 나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홍합을 매우 좋아합니다
근데 우리의 큼직한 양식홍합과는 달리 콩알만한 천연홍합이라 실망스러웠어요
굴은 제철이 아니라며 아내가 극구 반대해서 입에 대지도 못했습니다
흡족하게 보입니까?
웃는게 아니고
"머씨 이리 비싸노" 라고 한마디 했다가 딸내미 한테 잔소리 듣고는 겸연쩍은 표정입니다
사진마다 쭈글거리는 주름에 험상굿은 본모습이 사실적으로 나타나는데
우짠일인지 주름이 없는 사진이 겨우 한장 보여서 올린거지요 ~ 우헤헤헤~~
@단풍들것네 미남에다 동안이십니다.
우헤헤헹~~~~~
많은 분들이 댓글을 해 주시고
단풍님이 대답을 해주신것으로
여행 소감을 대충 알겠습니다 .
가족간의 여행은 윤활류 몫을 하지요.
단풍님 사진을 처음으로 똑바로
본것 같은데요 .
잘 생기셨네요.
글과는 좀 느낌이 다르다고 할까 ?
ㅎㅎㅎ
ㅎ 힘들었어요
아내도 무척 힘들어했고
그동안 제 사진 몇장 올렸는데
우찌 한번도 안보았습니까
글과 느낌이 다른가요
글이 낫다는 말인지 얼굴이 글보다 낫다는 말인지
제 나이가 69이니
실물은 실망스러울 만큼 주굴거리고 많이 험상굿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