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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페르시아 유물전’
○ BC 10세기 제작 ‘동물 장식 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 선보이는 유물 가운데 하나인 ‘동물 장식 잔’(높이 17.5cm·사진).
페르시아가 세계 제국을 건설하기 약 400년 전인 기원전 10세기 무렵 제작된 것이다.
이 잔은 금과 은 구리 등이 천연적으로 합금된 상태인 호박금(琥珀金)으로 만들어졌다. 페르시아 즉 지금의 이란에서 많이 산출되는 호박금은 구성 성분의 비율에 따라 색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잔은 위쪽 입구(구연부)와 아랫부분에 가는 선으로 끈 모양의 무늬를 정교하게 새겼다. 잔의 위와 아래를 2개의 단으로 나누어 각각 반대 방향으로 행진하는 상상의 동물을 돋을새김 기법으로 표현했다. 잔의 입구 부분이 약간 벌어져 안정감과 세련미를 보여준다.
여기 등장하는 네 발 달린 동물은 이마에 뿔이 달린 상상의 동물이다. 신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표현한 것으로, 이마의 뿔은 페르시아인의 용맹스러움을 상징한다.
잔에 장식된 동물의 표현을 보면 매우 정교하고 화려하며 전체적으로 조형미가 빼어나다. 목을 밑으로 내려 고개를 숙이고 걷는 동물의 모습이 다소 익살스럽지만 잔의 표면에 변화감을 주어 오히려 조형미를 더해 준다.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는 동물들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표면 장식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이 같은 돋을새김 기법의 잔은 오리엔트를 통일한 아케메네스 페르시아로 계승되어 페르시아 금속공예미술의 한 전형이 되었다.
전시는 22일부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1만 원. 02-6273-4242∼3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페르시아 황금’과 ‘페르시아 역사와 문화’로 두 개의 기획 전시실로 꾸며
김현정 학예사 “세계최초로 제국을 건설했다는 데 초점 맞춰 기획해”
기원전 6세기 세계 제국을 건설했던 페르시아의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는 특별기획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의 ‘황금 유물’들이 그 화려한 자태를 선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란국립박물관, 동아일보사, SBS방송과 공동으로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기획특별전 개막식을 4월 21일 오후 4시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개최했다.
2008년 첫 번째 기획특별전으로 열린 전시회는 약 3년간의 준비를 거쳐 열린 것으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소개되지 않은 페르시아와 이란의 문화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날개 달린 사자 모양 황금 각배’를 비롯 유물을 선보여
두 개의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분야를 나누어 전시했다. 1실에서는 ‘페르시아의 황금’이라는 주제로 이란국립박물관 최고의 소장품이자 이란을 대표하는 국보이며, 페르시아 문명을 대표하는 ‘날개 달린 사자 모양 황금 각배(角杯·뿔 모양의 잔)’를 비롯한 많은 유물을 선보였다. 화려한 색채와 정교한 조각미를 바탕으로 수소, 사자, 아이베스 등의 동물들을 형상화한 유물들은 2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정교함이 묻어났다.
이뿐 아니라, 양머리 모양의 황금 각배, 동물이 장식된 황금 잔,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BC 559∼BC 330)의 왕인 ‘크세르크세스(구약 성경 아하수에로 왕)’란 글자가 새겨진 황금 잔, 사자가 장식된 황금 잔, 가젤 신화의 장면이 새겨진 황금 잔, 손잡이 달린 은그릇, 손잡이 달린 주자 토기 등이 전시됐다. 황금보물의 아름다움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관람객들이 360도 황금유물을 볼 수 있도록 특수 진열장을 새로 제작했고 전체 황금유물을 원형으로 배치했다. 그 외에 페르시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신분과 증명의 상징으로 사용했던 다채로운 인장들과 아케메네스왕조(BC 559~330)에서부터 사산왕조(AD 224~651)까지 만들어진 금화와 은화가 같이 전시됐는데, 인장의 사용방법과 대표적인 페르시아 주화를 보여주는 특수 영상물이 관람객의 흥미를 더했다.
페르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볼 수 있게 구성
2실은 이란과 페르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리아 민족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동물 모양의 토기 및 곡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토기와 루리스탄청동기(이란서부지역의 청동유물을 통칭하는 명칭)로 대표되는 금속유물, 그리고 메소포타미아지역과의 긴장과 교류를 통해 성장한 엘람(‘높은 산이 있는 지역’이란 말. 이란 서부지역의 여러 작은 국가를 총칭하는 표현)과 메디아왕국(BC 9세기에 이란 북부에서 성장한 국가, 좋은 말의 산지로 유명)을 보여준다. 벽면에는 선사시대부터 각 시대의 특징을 소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시실의 중심부에 페르시아 제국을 세운 아케메네스왕조의 유적과 유물을 배치했다. 이 유물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의 건물에서 모티브와 색상을 따온 진열장 안에 전시하여 분위기를 살렸으며 대형 석조유물들은 노출 전시하여 그 질감을 생동감있게 관람할 수 있게 했다.
페르시아 유물이 경주에서 발견돼
그 뒤로 우리 국민들에게는 다소 낯선 파르티아(BC 247 ~ AD 224)와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다양한 유물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파르티아코너에서는 그리스 문화와의 결합을 보여주는 헬레니즘 조각들과 이란다운 특징을 강조하는 파르티아적인 조각을 대비하여 전시했으며, 사산왕조 페르시아 영역에서는 당시 금속공예의 정화라고 할 수 있는 금과 은으로 만든 사냥무늬 접시가 대표적이며 특히, 고구려 무용총의 사냥장면과 유사한 문양의 접시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신라시대 경주에서 출토된 다양한 페르시아와 서역계통 유물을 진열하여 실크로드를 통해 이루어진 동서교류의 양상을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페르세폴리스를 실감나게 재연해
이번 전시는 페르시아 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페르세폴리스 유적을 관람객에게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하여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같이 특수영상을 제작하여 상영했는데, 세계를 지배했던 페르시아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HD화질의 초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했다.
사상왕조와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까지 교역로 확장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전시회의 기획의도에 대해 서울중앙박물관 김현정 학예사는 “서아시아 지역과 한국의 문화교류가 필요해서 이 지역의 유물들을 전시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전하며 “최초의 문명이 생기는 문명의 요람으로 페르시아가 중심에 있었고, 세계최초의 제국을 건설했다는 점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페르시아 제국에 대해 그는 “옛날 페르시아 시대에는 모든 길의 중심은 페르스폴리스가 있을 정도로 융성했으며, 모든 종족을 다스리면서 또한, 그들의 언어를 인정하면서 세금을 받았다. 페르시아는 1월 1일을 춘분날로 전해 페르스폴리스로 모든 나라에서 조공을 바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페르시아 제국이 기본적인 관료체계를 확립하고, 도로를 건설하며, 도량형을 통일하면서 기본적인 것들을 갖춘 후 방대한 영토를 정복해 감으로써 강대함과 강력함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유지하는데는 관용적인 정책을 베풀었는데, 고레스대왕(히로스왕)은 복속한 민족의 언어와 종교를 허용하고, 성전을 짓게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페르시아와 신라와의 관계에 대해 그는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아키메네스 왕조가 무너져서 동양의 오리엔트와 서양의 그리스 문명이 결합된 헬레니즘 문화가 나타나게 되었고, 이후 사산왕조를 통해 실크로드 서쪽의 끝자락부터 대륙의 끝 동쪽의 끝인 신라까지 연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황금의 제국’이라는 부제를 단 이유에 대해 김 학예사는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황금유물이다. 지금은 유물로 남아 있지만, 당시에는 뿔잔들을 통해 그 당시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황금유물이기 때문에 하나의 대제국을 이루었던, 제국의 문명을 보여주는 유물이기에 황금의 제국이라고 붙였다”고 소개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교육팀에서 개발한 각종 교육프로그램은 전시품과 연계된 실습과 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전시품을 모티브로 직접 만들어 보는 공예 체험프로그램이 열리며, 전시에 입장하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재미있게 퀴즈를 풀어가며 전시를 볼 수 있는 전시활동지가 제공된다. 이외에 전시기념 특별강연회, 페르시아 문화 연속강좌 등 학술프로그램이 국내외 전공연구자들과 공동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란전통공연과 이란음식으로 선보이는 페스티벌도 전시 기간 중에 열릴 예정이다.
크세르크세스가 새겨진 황금의 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의 출품작 가운데 하나인 크세르크세스가 새겨진 황금의 잔 좁은 잔 바닥에서 부드럽게 넓어졌다가 입구로 올라오면서 다시 좁아지는 수려한 곡선, 잔 바깥쪽에 돋을새김 기법으로 조각한 여러가 닥의 꽃잎 모양 덕분에 활짝 핀 한 송이 `황금 꽃'을 보는 듯하다.
잔 입구엔 고대 페르시아어와 바빌로니아어, 엘람어 등 세 개의 언어로 `크세르크세스 위대한 왕'이라고 새겨져 있다. 엘람 제국은 기원전 4000년~기원전3000년 이란 고원에 정착한 세력이다. `크세르크세스'는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기원전559년~기원전 330년)의 왕인 크세르크세스 1세(기원전519년~기원전465년)를 지칭한다.
다리우스 1세의 아들인 크세르크세스 1세는 아버지에 이어 페르시아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 이 황금 잔처럼 생긴 모양의 술잔을 피알레(phiale)라고 부른다. 고대의 신이나 왕에 대한 의례를 지낼 때 사용 했다. 의례 때 음료나 술을 뿔잔에 부어 뿔잔 아래쪽에 난 구멍으로 흘러내리면 피알레로 받아 마시는 것이다.
이 황금잔은 크세르크세스 1세를 위한 의식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황금 잔이 출토된 하마단은 아케메네스 왕조의 여름 궁전 이었고 사산조 페르시아가 멸망한 7세기 이후에는 이슬람 세계의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 이란 하마단 주의 주도이며 옛 이름은 에크바타나다.
쌍사자 장식 팔찌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 선보이는 대표적 황금 유물 중 하나인 `쌍사자 장식 팔찌". 기원전 9세기~ 기원전 8세기에 제작됐다. 페르시아가 세계 제국을 건설하기 300년 전이다. 이란 고원과 터커, 아르메니아 지방에서 번성했던 우라르투 왕국의 유물이며 이란 북서부 코르데스탄 지방에서 출토됐다. 이 팔찌는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고 균형있는 곡선이 인상적이다. 팔찌에 양끝에 이빨을 들어내며 으릉렁거리는 사자의 얼굴을 표현했다. 팔찌의 곡선은 양끝 사자장식으로부터 부드럽게 내려오다가 한가운데 아래에서 단면이 삼각형으로 넓어지면서 독특한 조형미를 뽐낸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사자 장식은 갈기와 이빨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사자의 눈, 피부, 이빨 사이로 내민 혀까지 정교하게 조각돼 2900여년 전 이미 금속 세공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세밀하게 조각 된 갈기와 사자 머리 표현은 우라르투의 미술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사자는 페르시아인들의 힘과 위용, 왕권을 상징한다. 이 팔찌를 착용했던 사람은 우라르트 왕국의 왕족이었을 것이다. 우라르트 왕국은 기원전 8세기에 번성하면서 이란 고원에서 메다이인, 아시라인들과 전투를 벌였다. 히타이트의 뛰어난 철기문화를 계승해 뛰어난 금속문화를 이룩했다. 기원전 6세기 아케메네스 왕조의 캄비세스 1세에 의해 멸망했지만 우라르투인들의 금속 세공 기술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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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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