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먼바다에 위치한 충남 보령 외연도에 가다!
2024년 7월 26일
쇠 똥 구 리
'외연도外煙島에 간다!'
장마가 끝나면 '날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날짜를 잡았다.
다행히 장마는 끝나가는 듯 하였으나
태풍이란 놈이 대만을 지나 26일에는 중국 내륙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럼, 중국에 가까운 서해의 외연도는?
출발 당일인 26일 6시 15분이 되어야 '배를 띄울 수 있을 지'를 안단다.
5시에 광주에서 출발하고 만약에 갈 수 없다면 어쩌지?
대체 산행지를 준비하기는 하였지만,....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6시 15분에 연락이 왔다.
외연도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때는 아직 허락이 나지 않은 상태란다.
그래도 좋다!
'우리는 간다!'
'간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닌, 여태껏 그래왔던 하나의 일상일 뿐이다.
하나의 일상이 특별하고, 축복이고, 행복임을 느끼는 순간이다!
외연도 섬산행을 추진하신, 마음 졸였을 파란 하늘님 고맙습니다!
대천항에서 외연도까지는 뱃길로 53km이다.
8:00시에 출항하면 10:00시에 도착한다. 꼬박 2시간이 걸린다.
<사진1> '웨스트프론티어호'를 타다!
여객선의 크기가 비교적 작다.
외연도를 왕래하는 여객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여객들은 1층의 선실 안에만 타도록 되어 있다.
갑갑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먼바다에 나가면 놀이 심해 배멀미를 할 수도 있단다.
배의 앞쪽이나 양쪽 가는 놀이 심하고, 가운데나 뒷쪽이 덜하다는 안내방송에 따라 가운데 쯤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래간만에 먼바다까지 나가는 배를 타는가 싶다.
10시가 되니,
'웨스트프론티어호'는 우릴 외연도항에 내려 놓는다.
선실에 있느라 외연도항에 도착하는 순간을 놓쳤다.
해무에 쌓인 '신비한 외연도(?)'의 모습을 보지 못하였음이 아쉽다.
짙은 해무가 섬을 감쌀 때가 많아 연기에 가린 듯하다 하여 외연도外煙島라 이름을 붙였다 하지 않던가?
<사진2> 외연도항에 내리니
양쪽으로 높은 두 산봉우리, 망재산171m과 봉화산238m이 우릴 반긴다.
먼바다를 헤쳐왔지만 여느 섬들과 별반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오른쪽의 망재산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선창을 따라 망재산 아래 서쪽 방파제로 향한다.
우리는 시계방향으로 외연도를 한바퀴 돌아 나올 예정이다.
<사진3> 서쪽 방파제 방향으로 가다가
외연도항을 배경으로 선다.
뒤로 보이는 산은 외연도에서 제일 높은 봉화산238m이다.
<사진4> 외연도 항을 돌아보다!
<사진5> 망재산171m을 향하여 오르다!
망재산 들머리, 시누대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바닷바람이 시누대 밭을 뚫고 사각사각거리는 바람소리를 내며 올라온다. 시원하다.
귀가 더 시원하단다.
풀이 많이 자란 길을 뚫고 작은 능선을 오르니, 일출전망대 갈림길이 나온다.
<사진6> 일출전망대 갈림길
일출전망대로 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듯, 길 위에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한 두 사람이 앞서서 갔나보다.
잡초들이 넘어져 있는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간다.
일출전망대를 돌아 올라오는 회원에게 묻는다.
"일출전망대, 볼거리가 많던가요?"
"아무 것도 없어요!" 그런다.
보기 전에는 보고 싶어 아름답게 그리다간, 보고나니 아름답게 그리던 그 기대가 사라져 그렇게들 말하는가?
<사진7> 바닷가 일출전망대에서 본 풍경들이다!
저 아래 바위 위에서 태봉님께서 내려오라 부른다.
내려서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단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사진8> 일출전망대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본 외연열도外煙列島이다.
외연도는 여러 개의 섬이 모여 열도列島를 이루고 있다.
대청도, 중청도, 소청도, 외연도, 수도가 한 열을 이루고 있으며,
횡견도 외횡견도, 외오도, 오도와 황도, 당산왕도, 무마도, 석도 등이 또 한 열을 이룬다.
보이는 섬은 횡견도와 외횡견도이다.
다시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긴 해도 동백나무 등의 상록수림이 우거져 그늘을 만들어 준다.
산아래에서 불어 오는 바닷바람과 해안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어울려 한 여름임을 잊게 한다.
<사진9> 망재산171m 정상
정상은 숲이 많이 우거져 조망이 전혀 없다.
올라올 때 뒤에서 불어주던 그 시원한 바람도 없으니,...
곧바로 내려갈 수밖에!
<사진10> 망재산을 내려가다!
횡견도 등 외연열도를 내려다보며 망재산을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데다 미끄럽기까지 하다.
장마 중이라, 어제까지 비가 와서 물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진11> '고래조지'를 향하여
내려간다.
고래조지를 닮았남유?
<사진12> 고래조지의 제일 높은 곳
작은 바위 위에 서다!
<사진13> 외연열도
<사진14> 해변, 물가에 가고 싶다!
얼른 몸을 바닷물 속에 담그고 싶다!
고래조지에서 가는 길은 망재산 옆구리를 가는 길이다.
동백나무 숲을 지나고,... 이름 모를 상록 수림대를 지난다.
평지와 다름 없는 길이어서 걷기에 한없이 좋다.
<사진15> 나를 기다린 거지?
노란 꽃을 피운 원추리 하나, 길가에 피어 고개를 흔들고 있다.
누구를 기다렸니?
나를 기다린 거지?!
지난 번 도초도 큰산에 올랐을 때 정상으로 가는 바위절벽의 피어 있던 그 원추리와 같다.
원추리의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이다.
앞서서 간 이들이 해안을 따라 도는 둘레길이 풀들이 많이 자라 막혔으니,
다시 마을로 나갔다가 좋은 길을 찾아 해변으로 가자면서 돌아나온다.
돌아나와 정자가 서있는 테마공원에 이른다.
갯내음을 실은 바닷바람이 불어와 시원하고 시원하다.
<사진16> 외연도 테마공원
느티나무 아래에서 점심을 먹고나니,
바닷쪽에서 소나기를 품은 시커먼 비구름이 몰려온다. 거센 바람과 함께.
오후 2시경에 잠깐 비가 올 거라는 예보를 실행에 옮기려나보다.
이 소나기가 지나면 바다도 잠잠해지겠지?!
오후 2시에 대천항에서 출항한 여객선이 이곳 외연도에서 오후 4시 10분에 우릴 싣고 나가야 하는데,..
잠시 정자 밑으로 몸을 피한다.
거세게 몰아치던 소나기가 약해진다. 우린 다시 해변쪽으로 난 길을 간다.
<사진17> 당산과 누적금 갈림길
당산에서는 해마다
BC 202년 중국 제나라 전횡 장군이 제나라가 망하고 한나라가 둘어서자 그를 따르던 부하들과 함께
외연도에 정착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섬사람들은 전횡 장군을 추모하는 제사를 지내며 풍어를 기원하였다고 한다.
우린 해변가의 누적금 방향으로 내려간다.
<사진18> 누적금(몽돌해변)
와~!
툭 터진 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해변에는 몽돌들이 깔려 있다.
우리 이쁜 님들의 기원으로 비도 약해져 이젠 비옷을 벗어도 될 만하다.
우린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다.
시원하기 그지없다!
비로소 주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주위 풍경을 한 번 구경해보시더라고 잉?!
<사진19> 이렇게 아름답고 평온한 풍경들이
<사진20> 이들을 보더니만,...
<사진21> 이렇게 변해 있다?
이게 뭔 일이당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장소가 조작되었다는 것을!
한 곳은 누적금이고, 다른 한 곳은 명금(몽돌해변)이다.
<사진22> 노랑배 가는 길
노랑배까지의 둘레길은 걷기에 아주 좋다.
우리 ㅎㅁ님께서는 저곳까지 같다가는 다시 되돌아왔다 한다.
그 또한 좋은 선택인 듯하다.
<사진23> 이렇게 우리는,...
참나리 밭을 지나고,...
♡ 참나리에 얽힌 얘기 ♡
-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예쁜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행실이 나쁜 이 고을의 원님 아들이 이 처녀를 강제로 희롱하려고 했다.
그러나 처녀는 완강히 거절하고 자결로써 순결을 지켰다.
- 처녀가 죽은 뒤에야 원님 아들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처녀를 양지 바른 곳에 잘 묻어주었다.
얼마 후 그 무덤 위에는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었는데,
사람들은 이 꽃을 ‘참나리’라고 불렀다.
- 참나리의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
<사진24> 청파초등학교 외연도 분교장을 거쳐
♡ 현재, 학생수는 3명이란다. 교장선생님도 계신다고 ♡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던 한 분이 학교로 들어가 물어보셨다 한다.
교장선생님은 아마도 분교장장을 의미하는가 보다고.
우리는 오후 4시 10분에
외연도항에서 '웨스트프론티어호'를 타고 대천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사진25>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대천항에서 버스를 타고
무창포 해수욕장의 '무창포 삼시네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광주로 향하는 찻속에서 오늘을 돌아본다.
긴 장마가 끝나고,
26일 오늘, 태풍이 중국으로 올라가 소멸하는 시점에
서해 먼바다에 위치한 외연도엘 무사히 다녀 왔다. 꿈만 같다.
모든 회원님들과 이 여행을 추진하신 파란하늘님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특별히
하느님의 가호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오늘의 작은 일상이 내일도 똑같이 이루어지길!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의 길을 지켜주시는 하느님! 고맙습니다!
♡ 다음 주 8월 2일(금)에는 완도 약산 해안치유숲길에 갑니다!
첫댓글 회장님 이하 집행부 임원임들 장거리 섬산행 노심초사 진행 하시느라 맘고생 하셨네요~~^
덕분에 궁금했던 외연도 구경하고 아이스크림& 콜라도 사먹고 기억에 남을듯 ㅋ